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6. 17. 선고 2021가합51476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의 C센터 관리․운영

피고는 국내외 박람회, 국내외상품 전시회 개최업, 부동산 수탁관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2016. 1. 1.부터 경상남도 및 창원시로부터 창원시 성산구 D 소재 C센터(이하 ‘이 사건 센터’라고 한다)의 관리․운영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여 왔다.

나.

이 사건 센터 시설물에 관한 종합관리 용역계약 체결

1)

피고는 2015. 12.경 이 사건 센터 시설물의 종합관리(시설관리<1> 및 일반관리<2>) 업무를 수행할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을 실시하였고, 2015. 12. 31. 위 입찰에서 공동수급체로서 낙찰자로 선정된 주식회사 E(이하 ‘E’이라고 한다) 및 F 주식회사(이하 ‘F’이라고 한다)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6. 1. 1.부터 2018. 12. 31.까지로 정한 ‘시설물 종합관리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E 및 F은 2018. 12. 24. 실시된 입찰에서도 이 사건 센터 시설물의 종합관리 용역업무의 낙찰자로 선정되어 2018. 12. 31. 피고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9. 1. 1.부터 2020. 12. 31.까지로 정한 ‘시설물 종합관리 용역계약’(이하 위 2015. 12. 31.자 용역계약과 통틀어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용역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3>.

본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경상남도, 창원시로부터 적법한 위임을 받은 피고(이하 ‘도급인’이라고 한다)와 공동수급(분담이행) 대표사 E 및 구성원 F(이하 ‘수급인’이라고 한다)과 수급인

(가)

시설관리(대표사) : 건축ㆍ기계ㆍ전기ㆍ방재ㆍ회의실A/Vㆍ주차정산ㆍ승강기 등 시설운영관리 전반 분야

(나)

일반관리(구성원) : 청소ㆍ경비ㆍ주차유도ㆍ안내 등 일반관리 전반 분야

제5조(인원 및 용역비)

(1)

용역비의 구체적 산출내역은 별첨에 따른다.

(2)

용역업무 수행인력은 70명(시설관리 33명, 일반관리 37명)이고, 계약내용의 변경에 따라 증감될 수 있다.

(3)

용역비는 인건비 및 경비, 이윤 등 일체의 비용을 포함한다.

(5)

인원의 증감이 있을 경우 계약내역서의 증감분야 인원금액을 적용한다.

제10조(용역업무 수행방법)

(1)

‘도급인’은 ‘수급인’ 또는 ‘수급인’의 현장대리인에게 작업요청서 또는 구두로 용역업무의 제공 및 변경, 수행시간 등의 업무요청을 한다. ‘수급인’의 현장대리인은 ‘도급인’에게 의사를 전달함에 있어 ‘도급인’이 지정하는 관리자를 그 통로로 한다.

(4)

‘수급인’은 용역업무의 이행에 따른 각종 보고사항을 약정된 기간 내에 반드시 제출하여야 한다.

(5)

‘도급인’은 필요한 경우 위탁업무의 상황에 대해 조사하고, ‘수급인’에게 업무의 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

(6)

‘수급인’의 수행인력이 업무능력 부족, 근무시간 중 음주 및 취침, 폭력행사 등으로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어려운 경우, ‘도급인’은 정상적 업무수행을 위한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으며, ‘수급인’은 수행인력 교체를 포함한 적절한 시정조치를 수행하여야 한다.

제12조(작업계획서 등의 제출)

(1)

‘수급인’은 매월 30일까지 익월의 작업일정표를 ‘도급인’에게 제출하고, 이후 보존ㆍ관리하여야 한다.

(2)

‘수급인’은 전일의 업무내용 및 인원현황이 포함된 일지를 작성 제출하고, 이후 보존ㆍ관리하여야 한다.

(3)

‘수급인’은 시설의 안전관리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하여 연 1회 이상 현장근로자의 정기 안전교육과 직원의 자질향상을 위한 자체 기술 및 서비스교육을 실시하며, 연간 교육계획을 매년 1/4분기 중에 수립하여 ‘도급인’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제17조(현장책임자)

‘수급인’은 계약업무를 이행함에 있어 현장책임자를 선임하고, 다음 임무를 담당하게 한다.

2)

피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의 기간 만료가 가까워진 2020. 12.경 이 사건 센터시설물의 종합관리 용역에 관한 입찰을 다시 실시하였는데, 위 입찰에서는 G 주식회사가 낙찰자로 선정되었고, 이에 따라 피고와 G 주식회사는 2020. 12. 29. 계약기간을 2021. 1. 1.부터 2022. 12. 31.까지로 정한 ‘시설물 종합관리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와 F 사이의 근로계약 체결 및 원고의 환경미화 업무 수행 등

1)

원고는 2018. 2. 22. F과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8. 2. 22.부터 2018. 12. 31.까지’, 근로장소를 이 사건 센터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계약기간을 ‘2019.

1. 1.부터 2019. 12. 31.까지’, ‘2020. 1. 1.부터 2020. 12. 31.까지’로 각 정하여 F과 사이의 위 근로계약을 두 차례 갱신하였다.

2)

원고는 위 근로계약에 따라 2018. 2. 22.부터 2020. 12. 31.까지 이 사건 센터에서, F이 이 사건 용역계약에 의하여 피고로부터 도급받은 이 사건 센터 시설물의 일반 관리 업무 중 청소 관련 업무(이하 ‘환경미화업무’라고 한다)를 수행하였다.

3)

원고는 2020. 11. 27. F에 계약기간만료를 이유로 한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2020. 12. 31. F에서 퇴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별도로 가지번호를 기재하지 아니하는 한 같다), 을 제1 내지 4,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고용의사표시청구

피고와 F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용역계약은 실질적으로「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 한다) 제2조에서 정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한다. 사용사업주인 피고는 근로자파견사업의 허가를 받지 않은 F으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았을 뿐만 아니라,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인 원고를 사용하였으므로,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3호 및 제5호<4>에 따라 원고를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피고는 위 파견법의 규정에 따라 원고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

나.

손해배상청구

피고는 위 파견법상 고용의무규정에 따라 원고를 고용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원고의 근로계약이 종료한 다음 날인 2021. 1. 1.부터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받아야 할 임금 상당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근로자파견관계의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①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②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③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④ 계약의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⑤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한편 이와 같은 근로자파견관계 성립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5호증, 을 제5 내지 14, 16, 17, 22, 23, 2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이나 제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고용의사표시청구 및 손해배상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1)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는지 여부

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 중 피고의 상당한 지휘․명령에 관한 증거는 갑 제5호증이 유일하다. 그런데 갑 제5호증은 원고와 마찬가지로 F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센터에서 환경미화업무를 수행하였던 근로자들이 작성한 사실확인서로서, ‘이 사건 센터<5>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았고, 이 사건 센터는 F의 현장책임자를 통하여 업무를 감시․감독하였다’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 피고의 업무지시 내용, 경위 등을 추단할 만한 구체적인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아, 위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업무수행 자체에 관하여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나)

F은 소속 근로자인 H을 이 사건 용역계약 계약일반사항 제17조에 따른 현장책임자(이하 ‘현장소장’이라고 한다)로 임명하였고, 원고에 대한 업무지시는 모두 위 현장소장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F은 원고의 업무수행에 대한 지휘․명령권을 행사하였다. F 소속 현장소장이 원고에 대하여 행사한 지휘․명령권이 피고의 결정사항을 전달한 것에 불과하다거나 그러한 지휘․명령이 피고에 의하여 통제된 것이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다)

피고가 작성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된 과업이행요청서(을 제2호증의 3)에는 피고가 요구하는 환경미화업무의 수행방법이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도급관계에서도 도급인은 계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급부의 종류, 범위, 시간과 장소, 순서,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급인에게 적정한 지시를 할 수 있는바<6>, 과업이행요청서를 통한 피고의 위와 같은 지시가 도급계약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지시를 넘어 수급인인 F에 다른 재량의 여지를 남기지 않을 정도로 구체적인 작업조건을 결정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F은 위 과업이행요청서에 따른 피고의 지시사항을 충족하는 범위 내에서 용역수행계획서[과업이행요청서 Ⅱ. 일반사항, 3. 용역수행방법, 가. 일반사항 1)항 등 참조] 또는 작업일정표(이 사건 용역계약 계약일반사항 제12조 제1항 참조) 등을 작성한 후 이에 따라 이 사건 용역계약을 이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가 수행할 작업량과 작업방법, 작업순서, 작업속도, 작업장소, 작업시간 등은 F이 작성한 위 용역수행계획서 또는 작업일정표에 따라 구체적으로 정해졌던 것으로 보인다.

2)

원고가 피고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는 등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가)

이 사건 센터의 환경미화업무는 전부 원고를 비롯한 F 소속 근로자들이 수행하였고, 피고 소속 근로자 중 해당 업무를 수행한 사람은 없었다[피고 소속 직원 1명(K 차장)이 F의 이 사건 용역계약 이행 전반에 관한 관리․감독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이다]. 이와 같이 이 사건 센터에서 원고가 수행한 업무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와 업무장소 및 내용의 측면에서 서로 구분되었다.

나)

그 밖에 피고 소속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와 원고의 업무 사이에 밀접한 연관이 있고 위 업무들이 상호 연동되어 분업적 협업관계가 있다는 등 원고가 그 업무 수행 과정에서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3)

F이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는지 여부

가)

피고는 원고가 수행하였던 환경미화업무를 담당할 근로자의 자격조건으로 ‘중학교 졸업 이상으로 청소업무 유경험자일 것’만을 요구하였고(을 제2호증의 3 참조), 그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에 관한 결정 권한은 F이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는 과업이행요청서에 환경미화업무를 담당할 근로자의 근무시간을 ‘주간조 :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야간조 : 오후 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상황 및 여건에 따라 근무시간 신축 조정 운영’으로 기재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특정 날짜에 주간조 또는 야간조 중 어디에 소속되어 근무할지에 대하여까지 피고가 관여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F은 위 과업이행요청서의 내용과 달리 주간조의 근무시간을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야간조의 근무시간을 ‘오후 3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정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환경미화업무를 수행하였다(을 제12호증 참조). 이와 같이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에 관하여도 F이 상당 부분 독자적인 결정 권한을 행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

F은 이 사건 용역계약 계약일반사항 제12조 제3항에 따라 원고에 대한 교육을 직접 실시하였고, 원고는 휴가 또는 결근 등을 F이 선임한 현장소장에게 신청하였으며, 원고에 대한 근태관리 역시 위 현장소장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피고는 F이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용역비를 청구하면서 그 근거자료로 ’근태현황표‘를 제출하여 이를사후에 확인하였을 뿐인바,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근태를 직접 관리․감독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라)

F은 매일 실제 수행한 환경미화업무의 내용 및 작업인원, 청소 소모품 등을 기재한 ‘미화업무일지’(을 제12호증)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보고하였다<7>. 그러나 위 ‘미 화업무일지’에는 작업인원의 수만 기재되어 있을 뿐 어떠한 근로자가 작업을 수행하였는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는 않은 점, F 소속 근로자가 수행한 환경미화업무의 내용 역시 대략적으로만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이는 피고가 도급인으로서 수급인인 F이 수행한 업무가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확인․검수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일 뿐, 원고를 비롯한 F 소속 근로자의 근태를 관리․감독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4)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원고가 맡은 업무가 피고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여부

가)

원고가 수행한 업무는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구체적으로 정한 범위로 한정된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맡은 환경미화업무는 피고 소속 근로자가 이 사건 센터에서 수행한 업무와 구별된다.

나)

원고가 수행한 환경미화업무에 특별히 전문성이나 기술적 숙련도가 요구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도급대상 업무가 반드시 전문성이나 기술성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판례가 파견의 징표로 전문성과 기술성을 드는 이유는 사용사업주와의 관계에서 파견사업주 또는 파견근로자의 전문성과 기술성이 특징적으로 구별될 경우 그만큼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지휘․명령하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되는데, 앞서 본 것처럼 원고의 업무에 대한 피고의 상당한 지휘․명령이 있었다고 볼 수 없는 이상, 환경미화업무에 전문성이나 기술성이 요구되지 않는다는 사정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하는 독자적인 요소로 고려하기 어렵다.

5)

F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

가)

원고가 환경미화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필요한 자재를 피고가 제공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을 제2호증의 3 참조). 그러나 도급관계에서도 도급인은 수급인에게 장비와 자재를 제공할 수 있고, 피고 역시 원고에게 도급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협조하는 차원에서 자재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므로,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곧바로 F이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지 못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나)

F은 사업시설 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을 주된 사업으로 하여 1999. 5. 17. 설립된 회사로서, ① 2016. 12. 21. 대구광역시 L와 CCTV 통합관제센터 관제인력 용역계약(계약기간 : 2017. 1. 1.부터 2017. 12. 31.까지), ② 2018. 12. 27. 전라남도 M과 CCTV관제업무 위탁관리용역계약(계약기간 : 2019. 1. 1.부터 2019. 12. 31.까지), ③ 2019. 1. 1. N 주식회사와 경비도급계약(계약기간 : 2019. 1. 1.부터 2019. 12. 31.까지), ④ 2020. 1. 1. O 주식회사와 청소용역계약(계약기간 : 2020. 1. 1.부터 2020. 12. 31.까지) 등을 각 체결하고 이에 따른 용역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또한 F은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직접 임금을 지급하였고, 위 근로자들을 위한 4대 보험에도 가입하였으며, 별도의 취업규칙을 마련하여 근태관리를 하거나 인사권, 징계권을 행사하기도 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F은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었던 것으로 보인다.

6)

그 밖의 사정들

가)

원고는 피고가 작업물량에 관계없이 ‘인건비’를 기초로 도급액을 지급하였으므로, 이는 실질적으로 도급계약에 따른 도급액의 지급이 아닌 원고의 근로 제공에 대한 대가의 성격을 가진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 사건 용역계약이 ‘해당 업무에 소요될 인건비에다가 경비, 재료비, 관리비, 이윤 등을 더한 정액의 돈’을 도급액으로 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이 사건 용역계약과 같은 ‘청소, 경비 등 용역’에 대한 도급은 그 성질상 작업물량 등 유형적인 성과에 따른 적정 도급액을 책정하기 어려워, 결국 투입되는 인력에 대한 인건비를 기준으로 도급액을 책정하는 것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더욱이 이 사건 용역계약상 F의 예상 인건비는 도급액 책정의 한 요소에 불과하였고, 피고와 F은 예상인건비 외에도 경비, 재료비, 관리비, 이윤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도급액을 합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와 F이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도급액을 합의함에 있어 인건비를 그 주된 근거로 삼았다는 사정만으로 위 도급액이 ‘일의 완성에 대한 대가’가 아닌 ‘근로제공 자체에 대한 대가’로 지급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나)

원고는 피고가 F에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도급액을 지급함에 있어 국민연금보험료, 국민건강보험료, 노인장기요양보험료를 사후 정산한 점도 근로자파견관계를 나타내는 한 징표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가 위 각 보험료를 도급액에서 사후정산한 것은 이 사건 용역계약에 적용되는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집행기준’<8>에따른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근로자파견관계의 성립을 뒷받침할 만한 사정으로 보기 어렵다.

다)

원고는 ① 원고를 비롯한 F 소속 근로자들이 F의 사업장이 아닌 이 사건 센터 내에서 현장소장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점, ② 원고가 근로계약기간 만료 이전에 F의 사무실에 방문한 적이 없는 점, ③ 원고가 F이 아닌 G 주식회사로부터 해고통보를 받은 점 등도 근로자파견관계를 뒷받침하는 사정으로 들고 있으나, 갑 제5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9>, 위와 같은 사정들은 그 자체로 근로자파견관계의 성립 여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현석(재판장) 오주훈 성창희

각주1) ‘건축․기계․전기․방재․회의실A/V․주차정산․승강기 등 시설운영관리 전반’을 의미한다.

각주2) ‘청소․경비․주차유도․안내 등 일반관리 전반’을 의미한다.

각주3) 2018. 12. 31. 체결된 ‘시설물 종합관리 용역계약’의 내용인데, 2015. 12. 31. 체결된 ‘시설물 종합관리 용역계약’의 내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각주4) 파견법 제6조의2(고용의무) ① 사용사업주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 3. 제6조 제2항을 위반하여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5. 제7조 제3항을 위반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 제7조(근로자파견사업의 허가) ①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려는 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후략) ③ 사용사업주는 제1항을 위반하여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아서는 아니 된다.

각주5) 위 근로자들은 ‘이 사건 센터’와 ‘I’를 혼용하고 있는데, ‘I’는 이 사건 센터의 영문 명칭인 ‘J’의 약자이다.

각주6) 민법 제669조는 ‘수급인이 완성한 목적물의 하자가 도급인이 제공한 재료의 성질 또는 도급인의 지시에 기인한 경우에는 수급인의 책임이 면제된다’는 취지로 규정함으로써 도급관계에서 도급인의 지시가 있을 수 있음을 예정하고 있다.

각주7) 피고는 위 미화업무일지가 ‘F이 매일 수행할 용역내용을 사전에 보고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용역계약 계약일반사항 제12조 제2항에서 ’수급인은 전일의 업무내용 및 인원현황이 포함된 일지를 작성 제출‘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각주8) 제8절(보험료 사후정산 등) 1. 국민건강보험료․노인장기요양보험료․국민연금보험료․퇴직급여충당금․건설근로자퇴직공제부금 사후정산 가. 계약담당자는 공사, 용역 및 물품제조 계약에 있어 국민건강보험료, 노인장기요양보험료, 국민연금보험료, 퇴직급여충당금 및 건설근로자 퇴직공제부금(이하 “국민건강보험료 등”이라 한다)의 반영, 입찰 및 대가지급에 관하여는 이 절에서 정한 바에 따라야 한다.(단, 퇴직급여충당금의 경우 시행규칙 제23조의2 각 호에 해당하는 용역계약에 한하여 적용한다) 나. 계약담당자는 국민건강보험료 등을 건설산업기본법령 등 관련법령에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예정가격에 각각 반영한다. 다. 입찰공고 시 안내 등 계약담당자는 국민건강보험료 등의 사후정산과 관련하여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입찰공고 등에 명시하여 입찰에 참가하려는 자가 미리 열람할 수 있게 해야 한다. 1) 국민건강보험료 등은 건설산업기본법 등 관련법령에서 정한 바에 따라 정산하게 된다는 사항(다만, 관련법령이 없는 경우에는 입찰공고에 따라 사후정산을 하게 된다는 사항)

각주9) 원고는 G 주식회사로부터 해고통보를 받았다는 주장과 관련하여 휴대전화 통화내역(갑 제4호증)을 제출하였으나, 위 통화내역에는 날짜가 표시되어 있지 않고, ‘G.용역’으로부터의 ‘수신’ 통화내역이 아닌 ‘G.용역’에 대한 ‘발신’ 통화내역만 2회 확인되는바, 원고의 위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볼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