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7. 25. 선고 2021가합542378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27,898,046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7. 1.부터 2024. 7. 25.까지는 연 6%, 2024. 7. 26.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30%는 원고가, 7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병원과 의원(이하 ‘병의원’이라고 한다)을 주고객으로 하여 조세에 관한 신고, 신청, 청구 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세무법인이고, 피고는 2013. 10.경 원고에 수습세무사로 입사하여 원고의 인천지점(인천 남동구 소재)에서 근무하다가 2021. 1. 29. 퇴사하고, 원고의 인천지점 인근에 사무소를 개업한 세무사이다.

나.

피고는 2014. 11. 24. 원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근로약정을 체결하였는데, 피고가 자필로<1> 피고의 주소, 주민등록번호, 이름을 기재하고 서명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약정’이라고 한다).

다.

피고는 원고를 퇴사할 무렵 피고가 직접 수임한 병의원 업종 거래처 103개와 병의원 외 업종 거래처 34개를 담당, 관리하고 있었다. 피고는 2021. 1. 27. 원고에게 위 거래처를 이전해가겠다고 통지하였다.

라.

피고가 원고를 퇴사한 이후 원고의 기존 병의원 업종 거래처 중 105개(피고가 직접 수임한 병의원 업종 거래처는 102개<2>), 병의원 외 업종 거래처 38개(피고가 직접 수임한 병의원 외 업종 거래처는 33개<3>)가 피고로 이전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내지 10, 18, 19호증, 을 제1, 4,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 제3항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를 퇴사할 경우 피고가 원고에서 근무하면서 직접 수임한 거래처 중 ‘고객매출액’을 기준으로 하여 병의원 업종은 최대 1/3, 병의원 외 업종은 최대 40%의 매출에 해당하는 거래처를 원고로부터 무상이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의 동의 없이 피고가 원고에서 근무하면서 직접 수임한 병의원 업종 거래처 102개, 병의원 외 업종 거래처 33개와 피고가 직접 수임하지 않은 병의원 업종 거래처 3개, 병의원 외 업종 거래처 5개를 이전해갔다. 이에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 제5항에 따라 ‘고객매출액’을 기준으로 하여 병의원 업종 거래처는 1/3을, 병의원 외 업종 거래처는 40%를 각 초과하는 매출액의 1.5년에 해당하는 기장료, 조정료(성실신고확인비용 포함) 상당의 돈을 지급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489,560,411원(= 병의원 업종 거래처 418,057,770원 + 병의원 외 업종 거래처 71,502,64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

1)

이 사건 근로약정서의 무효 주장

가)

이 사건 근로약정서는 원고가 다수의 근로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제공한 것으로 약관에 해당하는데,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는 원고의 근로자인 피고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서 불공정약관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나)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 제5항은 피고와 같이 원고에서 퇴직하고자 하는 자에게 과도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방식으로 원고에서의 근로를 강요하는 것으로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여 무효이다.

2)

이 사건 근로약정서가 피고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는 주장

가)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근로약정서의 중요 내용인 퇴사 시 관계, 조정료에 성실신고확인비용이 포함되는지 여부 등에 관한 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따라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이라고 한다) 제3조 제4항에 의하여,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를 이 사건 근로약정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나)

이 사건 근로약정서는 피고가 원고에 입사하기 전인 2011년에 그 내용이 확정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근로약정서의 내용을 정하는데 관여한 적이 없었으므로 피고에게 이 사건 근로약정서가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

다)

이 사건 근로약정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4년 연봉근로계약서를 체결하면서 그 외의 사항을 정하기 위해 체결된 것이다. 원고와 피고는 매년 연봉근로계약을 갱신하였으나 근로약정서는 갱신한 적이 없다. 2014년 연봉근로계약과 함께 체결된 이 사건 근로약정서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2015년 연봉근로계약 갱신으로 그 효력이 소멸하였다.

라)

피고가 원고의 세무사로 근무하는 동안 원고가 피고에게 이전해준 거래처가 없다. 즉, 피고는 원고의 도움없이 홀로 수임활동을 하여 고객을 유치하였기에 원고의 노하우, 브랜드가치를 활용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의 취지를 고려하면, 위 조항은 피고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

3)

예비적으로, 원고 청구금액 산정방법의 위법성에 관한 주장

가)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 제3항의 “고객의 1/3”은 ’고객매출액의 1/3‘이 아닌 ’고객 수의 1/3‘로 해석하여야 한다.

나)

“기장료 및 조정료”의 합계액이 위약금 산정의 기초가 되므로 성실신고확인 비용은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

다)

원고는 피고와의 합의없이 임의로 피고에게 무상이전 할 거래처를 선정하여 청구금액을 산정하였으므로 청구금액이 명확하게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

라)

이 사건 근로약정서에 의하면, 과세팀에 대하여는 고객의 40%를 이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는 과세팀 소속이 아닌 피고에 대하여 병의원 외 업종 거래처를 정하면서 이를 적용하였다.

마)

피고와 특수관계에 있는 거래처는 무상이전이 허용되므로 무상이전이 가능한 거래처를 산정하는데 있어 처음부터 제외되어야 한다.

4)

예비적으로, 손해배상액 감액에 관한 주장

이 사건 근로약정서에 따른 위약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이고, 피고는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서 원고의 부당한 압박으로 이 사건 근로약정을 체결하였으므로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위약금은 감액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 제3항, 제5항에 규정된 ‘고객’의 의미

처분문서는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의 내용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그러나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9다262193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1, 20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 제3항, 제5항의 “고객”의 의미는 ‘고객매출액’이 아닌 ‘고객 수’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퇴사 시 무상이전 받을 수 있는 거래처의 수는 피고가 원고에서 근무하면서 직접 수임한 병의원 업종 거래처의 1/3, 병의원 외 업종 거래처의 40%에 해당하는 거래처의 수이다.

①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 제5항은 “만일 피고가 퇴사 시 퇴사일로부터 2년 내에 원고로부터 지급받기로 한 고객의 수를 초과하여 이전한 경우에는 약정위반에 대한 제재의 의미로 초과 이전된 고객의 1.5년의 기장료 및 조정료의 합계액을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명백히 약속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피고가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 제3항에 의하여 이전할 수 있는 거래처와 이를 위반하여 초과 이전하였을 경우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돈이 ‘고객 수’를 기준으로 산정되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②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퇴사 시 이관할 수 있는 거래처를 ‘고객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경우 ‘고개 수’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경우에 비하여 피고에게 불리하게 되는데, 이 사건 근로약정서에 ‘고객매출액’을 기준을 산정한다는 내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근로약정서의 내용을 근로자인 피고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해석할 수는 없다.

③

원고에서 근무한 다른 세무사들이 피고가 퇴사하기 이전 ‘고객매출액’을 기준으로 거래처를 산정하여 이전받은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위 세무사들이 원고에게 별도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가 위와 같은 사례를 알고 있거나 원고로부터 들은 상태에서 이 사건 근로약정서를 작성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④

한편 “과세팀 40%”라는 문구의 해석에 관하여, 원고는 병의원 외 업종 거래처를 과세팀이라고 원고 내에서 편의상 표현하므로 피고가 원고로부터 병의원 외 업종거래처의 40%까지 무상이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피고는 피고가 원고의 과세팀 소속이 아니었으므로 피고에 대하여는 40%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피고의 주장대로라면 피고는 병의원 외 업종 거래처의 경우에도 고객 수의 1/3만을 무상이전 받을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피고 스스로에게 불리한 주장이다. 나아가 원고의 세미나 발표 자료에 의하면, 원고는 세무사들에게 병의원 업종 거래처는 1/3, 병의원 외 업종 거래처는 40%까지 무상이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해왔는데, 병의원 업종 거래처는 병의원 외 업종 거래처와 달리 부가가치세를 면세받는 점을 고려하여 이 사건 근로약정서에서 병의원 외 업종 거래처를 ‘과세팀’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가 병의원 외 업종 거래처에 관하여 40%를 적용하여 청구금액을 계산한 것은 정당하다.

2)

조정료에 성실신고확인비용이 포함되는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4 내지 2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 제5항의 조정료에는 성실신고확인비용이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소득세법 제160조는 “사업자는 소득금액을 계산할 수 있도록 증명서류 등을 갖춰 놓고 그 사업에 관한 모든 거래 사실이 객관적으로 파악될 수 있도록 복식부기에 따라 장부에 기록ㆍ관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제1항), 업종ㆍ규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종별 일정 규모 미만의 사업자인 ‘간편장부대상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간편장부를 갖춰 놓고 그 사업에 관한 거래 사실을 성실히 기재한 경우에는 위 장부를 비치ㆍ기록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고, ‘간편장부대상자’가 아닌 사업자는 ‘복식부기의무자’로 분류하고 있다(제2, 3항).

한편 ‘복식부기의무자’는 종합소득세 신고 시 조정계산서를 제출하여야 하는데, ‘복식부기의무자’ 중에서도 소득금액의 계산을 위한 세무조정을 정확히 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자(이하 ‘외부조정대상자’라 한다)의 경우 세무사법에 따른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세무사 등이 작성한 조정계산서(이하 ‘외부조정계산서’라 한다)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소득세법 제70조 제4항 제3호, 제6항 참조), ‘외부조정대상자’ 중에서 성실한 납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어 수입금액이 업종별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자(이하 ‘성실신고확인대상사업자’라 한다)의 경우 외부조정계산서 외에도 종합소득세 신고 시 계산한 사업소득금액의 적정성을 세무사 등이 확인하고 작성한 확인서(이하 ‘성실신고확인서’라 한다)를 함께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소득세법 제70조의2 제1항 참조).

②

이에 따라 원고를 비롯한 세무법인에서는 세무대행 약정을 체결한 고객들에게 외부조정계산서를 작성하여주는 대가로 세무조정수수료를, 성실신고확인서를 작성하여 주는 대가로 성실신고확인비용을 지급받아 왔다. 그중 성실신고확인비용의 경우에는 세무조정수수료와 달리 납부액의 상당 부분이 세액공제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외부조정대상자였던 고객이 성실신고확인대상사업자로 변경되는 경우, 세무법인은 고객의 세무조정수수료를 감액하거나 면제하여 주는 대신 성실신고확인비용을 추가하여 지급받음으로써 고객의 실질적인 수수료 부담을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세무법인의 매출을 증대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③

위와 같이 세무조정수수료와 성실신고확인비용을 서로 연동하여 매출액을 조정하는 세무법인 업계의 실태,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 제5항이 ‘기장료 및 세무조정수수료’가 아니라 “기장료 및 조정료”라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 제5항은 피고가 같은 조 제3항을 위반한 경우 초과하여 이전한 거래처에서 발생한 모든 “기장료 및 조정료(성실신고확인비용 포함)”의 1.5년에 해당하는 금액 상당을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한 취지의 조항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④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 제6항에 의하면, 피고는 퇴사 시 자신이 직접 수임한 병의원 업종 거래처의 1/3, 병의원 외 업종 거래처의 40%에 해당하는 거래처를 무상이전 받는 대신 위 거래처의 1년에 해당하는 기장료 및 조정료 상당의 돈을 지급받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다. 만약 피고가 무상이전 대신 위 조항에 의한 돈을 지급받기로 선택하는 경우에는 조정료에 성실신고확인비용이 포함되는 것이 유리하므로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 제5항의 조정료에 성실신고확인비용이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근로자인 피고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3)

피고가 무상이전 받을 수 있는 거래처의 산정 및 약정금의 계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에서 근무하면서 피고가 직접 수임한 병의원 업종 거래처의 1/3, 병의원 외 업종 거래처의 40%를 원고로부터 무상이전 받을 수 있다. 한편 피고가 직접 수임한 병의원 업종 거래처가 103개, 병의원 외 업종 거래처가 35개인 사실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로부터 직접 수임한 병의원 업종 거래처 35개,<4> 병의원 외 업종 거래처 14개를 무상이전 받을 수 있다.

한편 피고가 직접 수임하지 않았지만 이전해 간 병의원 업종 거래처 3개, 병의원 외업종 거래처 5개는 이 사건 근로약정서 문구 자체에서 피고가 무상이전 받을 수 있는 거래처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전부 약정금 지급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원고와 피고 사이에 피고가 어떤 거래처를 무상으로 이전받을 수 있는지에 관하여 합의나 기준이 존재하지 않고, 피고도 이에 관한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한 적이 없다. 이에 피고가 무상이전 받을 수 있는 거래처를 결정하는 기준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근로약정서에 그에 관한 명시적인 정함은 없으나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 제3항이 원고에서 퇴사하는 자에게 근무 중 직접 수임한 고객의 1/3(과세팀 40%)을 이전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원고에게는 해당 고객을 그 세무사에게 넘겨주어야 할 의무를 부담시키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점,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 제7항에 의하면, 위와 같은 권리는 근무기간이 3년 이하인 근무세무사에게는 인정되지 않고 3년을 초과하여 근무한 팀장세무사에게만 특별히 주어지는 점, 위 권리는 세무사가 직접 수임한 고객에 대하여만 인정되는데 이는 세무사의 원고에 대한 기여를 근거로 하여 인정되는 성질의 것인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로부터 퇴사하는 자는 자신이 원고에서 근무하는 동안 직접 수임한 병의원 업종 거래처 수의 1/3, 병의원 외 업종 거래처의 40% 범위 내에서 무상이전 받을 고객을 선택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피고와 특수관계에 있는 거래처는 무상이전이 허용되므로 이러한 거래처는 약정금을 산정함에 있어 처음부터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근로약정서나 세무사법 제16조의12는 위와 같은 예외사항을 명시하고 있지 않은 점, 피고가 세무사라는 점과 무관하게 관계를 형성한 특수관계에 있는 거래처는 사회통념상 무상이전이 허용되어야 한다고 보더라도 이러한 특수관계에 관한 증명책임은 피고에게 있다고 보이는 점, 피고는 거래경로를 기재하여 작성한 을 제4호증을 제출하였을 뿐 특수관계에 관한 구체적인 증명을 하지는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이전해 간 병의원 업종 거래처 105개 중에서 피고가 직접 수임한 102개<5>의 거래처를 기장료, 세무조정수수료, 성실신고확인비용의 연간<6> 합계가 높은 순서에 따라 분류하면 별지1 표 순번 1 내지 102번 기재 각 거래처와 같고, 피고는 위 102개의 거래처 중 매출액이 높은 순으로 35개의 거래처(별지1 표 순번 1 내지 35번 기재 각 거래처)를 무상이전 받을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범위를 초과하여 이전해 간 별지1 표 순번 36 내지 102번 거래처와 피고가 직접 수임하지 않은 별지1표 순번 103 내지 105번 거래처의 1.5년 치 기장료, 세무조정수수료, 성실신고확인비용 합계액인 269,506,77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가 이전해 간 병의원 외 업종 거래처 38개 중에서 피고가 직접 수임한 33개<7>의 거래처를 기장료, 세무조정수수료, 성실신고확인비용의 연간 합계가 높은 순서에 따라 분류하면 별지2 표 순번 1 내지 33번 기재 각 거래처와 같고, 피고는 위 33개의 거래처 중 매출액이 높은 순으로 14개의 거래처를 무상이전 받을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범위를 초과하여 이전해 간 별지2 표 순번 15 내지 33번 거래처와 피고가 직접 수임하지 않은 별지2 표 순번 34 내지 38번 거래처의 1.5년 치 기장료, 세무조정수수료, 성실신고확인비용 합계액인 58,391,276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327,898,046원(= 269,506,770원 + 58,391,276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1. 7. 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4. 7. 25.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근로약정서가 무효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근로약정서가 불공정약관이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약관법 제30조 제1항에 의하면, 근로기준법의 분야에 속하는 계약에 관한 것일 경우에는 약관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는 원고의 직원이 원고와 근로계약을 맺고 원고에 근무하면서 직접 수임한 고객 중 그 직원이 퇴사하면서 이전해 갈 수 있는 고객의 범위에 관하여 약정한 것으로 원고와 직원 사이의 근로관계를 전제로 하여 그 종료 시의 권리・의무관계를 규정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약정서는 근로기준법 분야에 속하는 계약에 관한 것으로 약관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직업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 제5항은 원고 직원의 퇴사 및 이직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고, 이직․개업하더라도 원고의 거래처 중 일정 범위를 초과하는 거래처는 무상으로 이전받을 수 없다는 것에 불과하다.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 제5항의 존재로 인해 원고에서 퇴사하는 자는 새로운 거래처를 모색하여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나, 이는 근무하였던 세무법인을 나오는 데 당연히 수반되는 위험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 사건 근로약정서가 피고에게 효력이 없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설명의무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약정서는 약관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설명의무 위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는 이 사건 근로약정서 내용에 관여한 적이 없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 소속세무사들이 공통적으로 서명한 이 사건 근로약정서의 내용을 확정하는데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이 사건 근로약정서의 내용을 확인하고 직접 자필로 피고의 주소,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고 서명하였다.

따라서 피고에게도 이 사건 근로약정서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할 것이며,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2015년 연봉근로계약서 갱신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근로약정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4년 연봉근로계약서를 체결하면서 그 외의 사항을 정하기 위해 체결된 것으로, 2015년 연봉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그 효력이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근로약정서는 2014년 연봉근로계약서의 부속문서로서의 효력에 그친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 오히려 이 사건 근로약정서는 원고와 원고의 소속세무사 사이에서 “상호간의 지속적인 발전을 추구”하기 위하여 체결되어 소속세무사의 퇴사 시의 권리관계, 성실․비밀유지 의무 등의 원고와 직원의 근로관계가 유지되는 동안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에서 계속 근로할 의사를 가지고 원고와 연봉근로계약을 갱신하고 근무한 기간에는 계속하여 유효하게 그 적용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피고는 원고의 도움없이 수임활동을 하였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가 원고의 직원이 원고에서 퇴사하면서 무상이전 받을 수 있는 고객의 범위에 관하여 정하면서, 원고의 모든 고객은 원고의 브랜드 가치 및 노하우(know-how), 수임자 개인의 노력을 바탕으로 수임된 것임을 상호 인정하고, 수임되는 모든 고객의 귀속은 원고에 있음을 확인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피고가 원고에 입사한 이후 원고로부터 이전받은 거래처가 없다는 점을 토대로 한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가 원고로부터 직접 이전받은 거래처가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거래처와 수임계약을 체결한 이상, 피고의 수임활동에 원고의 브랜드 가치 및 노하우 등의 기여가 전혀 없었다고 볼 수는 없으며, 이는 원고가 세무법인 업계에서 상당히 규모가 있는 인지도 높은 법인이라는 피고의 주장을 고려할 때, 더욱 그러하다. 또한 피고가 직접 수임한 거래처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원고의 소속 직원, 시설 등의 물적․인적 자원을 활용하였으리라는 점도 고려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손해배상액 예정 감액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 제3항은 피고가 퇴사하는 경우 피고가 직접 수임한 병의원 업종 거래처의 1/3, 병의원 외 업종 거래처의 40%를 초과하여 이전할 수 없다는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같은 조 제5항은 피고가 위와 같은 의무를 위반하였을 경우 초과하여 이전한 고객의 1.5년에 해당하는 기장료, 조정료 상당의 금원을 원고에게 지급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 제5항은 민법 제398조 제1항에서 말하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한다.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이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부당히 과다한 경우'라고 함은 채권자와 채무자의 각 지위, 계약의 목적 및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채무액에 대한 예정액의 비율, 예상 손해액의 크기, 그 당시의 거래관행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일반 사회관념에 비추어 그 예정액의 지급이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뜻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0. 7. 28. 선고 99다3863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세무사법 제16조의12 제2항은 원칙적으로 세무법인 소속세무사가 세무법인에 소속한 기간 중에 수행한 업무는 퇴직 후에 수행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 제3항을 마련하여 피고로 하여금 일부 거래처를 무상이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같은 조 제5항에서 위 범위를 초과하여 이전한 경우를 대비하여 초과 이전 거래처에 관한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것인 점, 피고는 거래처의 무상이전 대신 이에 상응하는 돈을 선택할 수도 있는 점, 그 밖에 이 사건 근로약정서의 작성 경위, 손해배상액을 예정하게 된 동기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약정서 제1조 제5항에 따른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강대현 백승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