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6. 29. 선고 2021가합55406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상시 18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신문발행업, 도서, 잡지 출판업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8. 6. 16. 피고에 입사하여 피고의 회계, 재무, 노무, 계좌의 입출금 등을 담당하는 경영기획팀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의 횡령행위 등

1)

원고는 2016. 5. 4. 피고의 계좌에서 임의로 원고의 남편인 C의 계좌로 6,500만 원을 이체하였고, 2016. 7. 11. 같은 방식으로 피고의 계좌에서 C의 계좌로 1,000만 원을 이체하는 등 합계 7,500만 원을 원고의 부동산 매매계약금 지급 용도로 사용하였다(이하 ‘횡령행위’라 한다).

2)

원고는 피고의 계좌에 2016. 9. 2. 6,500만 원을, 2016. 10. 28. 500만 원을 각 이체하여 합계 7,000만 원을 반환하였으나, 위 7,500만 원 중 나머지 500만 원은 반환하지 않고 있던 중 2018. 1.경 피고로부터 이러한 사실이 발각되어 2018. 9.경 피고에 500만 원을 추가로 반환하였다.

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 및 원고의 구제신청

1)

피고 경영기획팀의 직원인 D이 2020. 6. 5. 피고에 ‘원고로부터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하였고, 피고는 2020. 6. 12. 고충처리위원회를 통하여 원고와 면담 조사를 하고 2020. 6. 29.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020. 6. 30. 원고에게 징계파면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1차 징계처분’이라 한다).

2)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피고 인사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기각되어 2020. 8. 24.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2020. 9. 4. 원고에게 이 사건 제1차 징계처분 통보서에 징계사유가 누락된 절차상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이 사건 제1차 징계처분을 취소하고 2020. 9. 9.자로 원고의 복직을 명하는 내용의 복직통보서를 발송하였다.

3)

피고는 2020. 9. 9. 위 복직명령에 따라 복직한 원고에게 징계처분이 확정될 때까지 대기발령을 명하였고, 2020. 9. 21.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020. 9. 22.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징계파면을 통보하였다(이하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 징계파면처분을 ‘이 사건 해고’라 한다).

4)

원고는 2020. 9. 29.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재심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020. 10. 13.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에 원고는 2020. 12. 17.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2. 19.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F).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G)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고, 원고는 위 판정서를 송달받기 전인 2021. 6. 25. 재심신청을 취하하였다.

라.

원고의 횡령행위에 대한 형사사건의 경과

한편 피고는 2021. 4.경 원고를 업무상횡령 혐의로 고소하였고, 원고는 2021. 11. 15. 업무상횡령으로 공소가 제기되어 2022. 1. 25.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으며(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고단6550호), 원고가 이에 항소하였으나 2023. 6. 8. 항소기각판결이 선고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2노283호).

마.

관련 규정

이 사건 해고와 관련된 피고의 취업규칙, 표창징계규정, 상벌규정의 내용은 별지 관계 규정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21, 38, 40, 41호증, 을 제1 내지 3, 7, 21, 2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가.

피고는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로 ‘협력사원에 대한 성희롱 및 갑질을 한 행위’, ‘회사공금을 횡령한 행위’, ‘사무실 내에서 직장질서를 문란케 한 행위’(이하 순서대로 ‘제1 징계사유’ 내지 ‘제3 징계사유’라 한다)를 들고 있으나, ① ㉠ 피고가 이미 원고의 횡령행위에 대하여 원고로부터 사유서와 사직서를 제출받고 엄중경고를 하였고, 원고가 보유 중이던 피고의 주식을 반납받고 원고의 연봉인상률을 최저 수준으로 제한함으로써 견책, 감봉 또는 정직에 준하는 징계처분을 하였음에도 다시 이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이중징계에 해당하고, ㉡ 피고는 원고의 횡령행위를 2018. 1.경 인지하였음에도 상당 기간 징계를 하지 않고 오히려 원고의 급여를 인상하고 승진시켰으며 이 사건 제1차 징계처분 당시에도 이를 징계사유로 삼지 않았는바, 그 징계시효가 완성되었거나 피고가 징계권을 묵시적으로 포기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제2 징계사유를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로 하는 것은 부당하고, ② 원고가 D을 붙잡고 원고와 먼저 얘기하자고 한 사실은 있으나 이러한 행위가 직장질서의 문란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제3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으며, ③ 제1 징계사유만으로 원고에게 가장 불이익한 해고처분을 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하여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다.

나.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이 사건 해고에 따라 피고가 지급하지 아니한 2020년 10월분부터 2020년 7월분까지의 급여 합계 41,814,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며, 2021. 8. 1.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원고가 피고로부터 2020년 지급받은 임금의 월 평균액인 4,181,4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3.

판단

가.

제2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1)

이중징계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이중징계를 한 경우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그 징계처분은 무효이나, 이와 같이 이중징계에 해당하려면 선행 처분과 후행 처분이 모두 법적 성질상 징계처분이어야 하고, 선행 징계처분이 취소됨이 없이 유효하게 확정되어야 하며, 선행 징계처분과 후행 징계처분의 징계혐의사실이 동일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두10902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0, 11, 2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① 원고는 피고로부터 횡령행위가 발각된 직후인 2018. 1. 10. 피고에게 횡령행위의 경위와 횡령금액, 반환시기 등을 기재한 사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같은 날 ‘2018. 1. 31.자로 사직하겠다’는 취지의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 ② 원고는 2018. 1. 31.경 피고의 대표이사인 E에게 원고가 보유 중이던 피고의 주식 2%를 액면가 상당액인 200만 원에 양도한 사실, ③ 피고는 직원들의 2018년 연봉을 적게는 3%에서 많게는 11.6%까지 인상해 주었는데, 원고의 2018년 연봉은 전년 대비 3% 인상한 4,738만 원으로 정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의 횡령행위 당시 시행되던 피고의 상벌규정은 피고의 직원을 징계하기 위해서는 당해 직원의 소속부서장이 상위자에게 보고하고 참고자료를 첨부하여 인사담당 부서에 제출하면 인사담당 부서가 이를 검토하여 징계 상신을 하고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당해 직원을 징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상벌규정 제14조, 제15조, 제17조)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설령 위 인정 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대표이사가 원고가 보유 중이던 피고의 주식을 액면가에 양수하고 피고가 원고로부터 사유서와 사직서를 제출받고 다른 직원들에 비하여 원고의 2018년 연봉인상률을 최저 수준으로 정한 것이 원고에게 일부 불이익한 처분이라 하더라도 피고가 상벌규정에서 정한 위 징계절차를 거쳐 위와 같은 처분을 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법적 성질상 징계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선행 처분이 징계처분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징계시효 완성 여부 및 피고가 징계권을 묵시적으로 포기하였는지 여부

가)

먼저 징계시효가 완성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의 횡령행위 당시 시행되던 피고의 상벌규정 및 취업규칙 등에는 징계시효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피고가 원고의 횡령행위가 발생한 때로부터 4년 이상 경과한 2020. 9. 22. 이 사건 해고를 하면서 제2 징계사유를 해고사유로 삼았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징계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법무사의 징계에 관한 대법원 1995. 11. 7. 선고 95누10167 판결 참조).

나)

다음으로 피고가 징계권을 묵시적으로 포기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4 내지 16, 2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① 피고는 원고의 횡령행위를 2018. 1.경 인지하였고 원고로부터 2018. 1. 10. 사유서와 사직서를 제출받았음에도 이 사건 제1차 징계처분 이전까지 원고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하지 않았고, 이 사건 제1차 징계처분에서도 원고의 횡령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지는 않은 사실, ② 피고는 원고의 횡령행위를 인지한 후에도 2018. 4. 원고에게 10년 근속에 대한 표창장을 수여하였고 성과급도 지급하였으며 2019. 8.경 직제개편을 하면서 원고를 차장에서 부장으로 승진시켰고 2020년까지 원고의 급여를 매년 인상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원고로부터 사유서와 사직서를 제출받고 원고에게 징계를 하지 않겠다고 명시하였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고, 오히려 ㉠ 원고가 피고로부터 횡령행위가 발각된 직후 자신의 횡령행위를 모두 인정하고 앞으로 피고에 더욱 열심히 근무하겠다는 내용의 사유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점, ㉡ 원고는 피고가 설립된 무렵 피고에 입사하여 피고가 원고의 횡령행위를 인지한 2018. 1.경을 기준으로 9년 이상 근속한 점, ㉢ 원고는 위 2018. 1.경을 기준으로 횡령금액 중 7,000만 원을 피고에 반환하였고, 이후 나머지 500만 원도 피고에 반환한 점 등을 고려하여 향후 원고의 근무태도 등을 지켜본 후 원고의 횡령행위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고 징계를 유보한 것으로 보이는 점(피고는 2020. 10. 13. 원고의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재심신청을 기각한다고 통보하면서 그 이유로 ‘징계대상자의 회사공금 횡령행위가 상당한 기간을 경과하였으나 회사 규정상 징계시효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고 또한 당시 사직서 및 사유서를 제출하였으나 이를 보류하고 사직 수리 또는 징계하지 아니하였던 것일 뿐, 징계대상자에 대한 징계권을 포기하거나 종결 처리한 사실이 없다’라고 기재하였다),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상벌규정 및 취업규칙 등에 징계시효에 관한 규정이 없는바, 피고가 원고의 비위행위를 인지하고 약 2년 8개월이 경과할 때까지 원고를 징계하지 않았다고 하여 원고에게 징계를 받지 않을 것에 대한 법적으로 보호받을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및 ③ 원고의 횡령행위의 가벌성과 중대성, ④ 피고가 횡령행위를 인지한 시점부터 이 사건 해고에 이를 때까지 소요된 기간 등을 종합하면, 위 인정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횡령행위에 대한 징계권을 묵시적으로 포기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소결론

위 기초 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횡령행위는 ‘형사소추의 원인이 되는 부정ㆍ불법한 행위’이자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업무상의 장해나 분쟁을 발생케 하여 피고에 중대한 손해를 초래한 경우’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피고의 상벌규정 제12조 제1, 4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이는 이중징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징계시효가 완성되었다거나 피고가 징계권을 묵시적으로 포기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제2 징계사유는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나.

제1, 3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1)

인정 사실

위 기초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5, 7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D은 1995년생으로, 2020. 5. 11.경 피고의 파트타임 직원으로 입사하여 원고가 속한 경영기획팀의 협력사원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②

원고는 2020. 6. 1.부터 2020. 6. 4.까지 D과 다음과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③

D은 2020. 6. 4. 위와 같이 사직 의사를 밝히고 원고에게 사원증을 반납한 후 퇴근하였고, 원고는 2020. 6. 4. 18:30경 D에게 카카오톡으로 “대표님껜 연락했어? 안했으면 안해도 돼. 난 아직 말씀 안드리고 퇴근해서. 내일 아침에 할건데 뭐라 했는지 알려줘. 안했다면, 공부에 집중한다고 퇴사했다고 할게.”,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이렇게 괴롭히는 거야? 난 생일선물 준다고 여러번 물어보는게 이상하다 생각할거 같아서. 아무한테나 막 그런 사람으로 보일까봐 너무 창피해서. 20년 사회생활하며 한번도 한적없는 행동해가며. 그냥 바라는거 없이 있는 동안 친하게 지내고 잘 해주고 싶었던 건데. 내시간 내돈 써가면서 잘해준게 그렇게 큰 범죄였던거야? 내 행동이 티날까봐. 조심해도 너무 찔려서. 제발 이상하게 보지 말란건데. 이해해준다며 아니었네. 연말까지 절대 그만두지 않는단 약속도 안지키고. 업무시간 중간에 나가면서 집에 가고 싶다고 퇴사한다고. 내가 본 D이가 맞나 싶다. (생략)”라는 메시지를 발송하였다.

④

D은 다음 날인 2020. 6. 5. 오후경 출근하였는데, 원고와 D은 2020. 6. 5. 14:29경부터 14:42경까지 다음과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⑤

원고는 D과 위 카카오톡 대화를 마친 직후 사무실로 들어와 D에게 다시 밖으로 나가서 이야기하자고 하였으나, D은 이를 거절하고 14:50경 피고의 대표이사 E에게 원고와 있었던 일들을 신고하려고 대표이사실로 향하였고, 원고는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소란이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소란행위’라 한다).

2)

제1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위 인정 사실과 D은 2020. 9. 8. ‘원고가 위와 같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외에도 “엄마랑 둘이 사네?”, “너희 집 주소를 검색해 봤다. 불쌍한 애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네.”, “고딩 같다. 우리 회사 대표는 임시직이다. 내가 더 실세이고 오래 다녔다. 나는 소유욕이 강하다. 내 편이 돼라.”, “대표가 왜 불렀나? 무슨 얘기 했나? 앞으로 이런 일 있으면 보고하라.”라고 하였다’, ‘원고에게 싫다고 거부했는데도 계속 생일선물을 하겠다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고 지나친 호감을 내비쳐서 사회초년생인 저로서는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혼란스러웠고 부담스러웠으며 굉장히 불쾌하고 불편했다. 저보다 20살이나 많은 사람이 밤중에 나를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것 같아서 정신적 혼란과 충격에 빠졌고, 성적 모욕감과 수치와 혐오감을 느꼈다’라는 내용의 진술서(갑 제5호증)를 작성하여 피고에 제출한 점, D은 2020. 6. 8. 원고로부터 정신적 피해를 받았음을 이유로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서 배제 급성 스트레스 반응 등의 진단을 받은 점 및 원고와 D의 관계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앞서 본 바와 같이 2020. 6. 1.부터 2020. 6. 5.까지 경영기획팀의 협력사원인 D에게 한 언동은 경영기획팀장으로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서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피고의 취업규칙 제47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고, 피고의 취업규칙 제5조, 제6조를 위반한 것일 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로서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제12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직장 내 성희롱’에도 해당하며, 이는 표창징계규정 제11조 제1호, 제11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3)

제3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D은 2020. 9. 8. 이 사건 소란행위에 관하여 ‘자리에서 일어나 대표이사실 쪽으로 향하려고 통로로 나섰는데 원고가 자신을 붙잡고 “왜 이래, 왜, 왜, 일단 나가서 얘기해.”라고 소리치며 막아섰다. 자신은 대표이사실 쪽으로 걸어갔으나 원고가 대표이사실 입구에서도 자신의 옷과 팔을 계속 잡아당기며 소리를 쳤고 자신도 이를 뿌리치면서 “제발 좀 놔 주세요.”라고 소리쳤다. 당시 대표이사가 방에 없었고, 원고가 자신의 팔뚝을 끌어 채며 잡아당기면서 끌어내 어쩔 수 없이 끌려 나왔고 “제발 이러지 말아주세요.”라고 울먹이며 호소했다. 그때 대표이사가 사무실로 들어와서 이 광경을 목격하고는 원고에게 “잠깐 놔봐”라고 하셨고, 자신에게 대표이사실로 들어가 있으라고 하였다. 대표이사실로 들어가서 문을 닫고 잠갔는데, 직후 누군가가 대표이사실의 문을 쾅쾅 두드리며 문고리를 흔들었다.’라는 내용의 사실확인서(을 제3호증의 2 29쪽)를 작성하여 피고에 제출하였고, 피고의 직원인 K, L이 원고가 신청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절차(G)에서 작성하여 제출한 확인서(을 제4호증의 1 119쪽, 120쪽)에도 위와 같은 내용을 직접 목격하였고, 갑작스러운 몸싸움과 실랑이로 인한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공포감을 느꼈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D의 위 진술 내용은 구체적인 정황과 세부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으며, 허위로 원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드러나지 않는 점, 원고도 이 사건 소송에서 이 사건 소란행위에 관하여 ‘원고가 D이 E에게 피해 사실을 보고하겠다며 사무실로 들어가려는 것을 막다가 우격다짐이 발생하였고, 원고가 D을 붙잡고 자신과 먼저 얘기하자고 지시한 사실은 인정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하면 그 신빙성이 충분히 인정되고, 위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및 원고가 이 사건 소란행위를 하였을 당시 D과 이를 목격한 피고 직원들의 반응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이 사건 소란행위는 경영기획팀장으로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서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피고의 취업규칙 제47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고, 피고의 취업규칙 제5조, 제6조를 위반한 것으로 표창징계규정 제11조 제1호, 제11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사내질서를 문란하게 하여 직원 간의 단합을 해하는 행위로서 표창징계규정 제11조 제3호의 징계사유에도 해당한다.

다.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1)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한편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을 제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가 징계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 제2 징계사유는 원고가 피고의 경영기획팀장으로서 자금관리업무와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도 이러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피고의 공금 7,500만 원을 횡령한 것이고, 위 7,500만 원 중 500만 원은 횡령행위 이후에도 계속 반환하지 아니하다가 피고로부터 횡령행위가 발각된 이후에야 반환한 점, 원고는 횡령행위로 인하여 징역형의 유죄판결을 받았고, 피고의 취업규칙에는 ‘형사상 금고형 이상의 확정판결을 받았을 때’ 징계퇴직으로 처리되지 아니하는 경우 당연퇴직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그 비위행위의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아니하고, ㉡ 제1, 3 징계사유도 원고가 피고의 경영기획팀장으로 근무하면서 같은 팀 내 모범을 보여야 할 직책에 있었음에도 피고의 파트타임 직원으로 입사한 지 불과 3주 지난 젊은 남성 하급자인 D을 상대로 업무시간뿐만 아니라 업무시간 종료 후 늦은 시각까지 수차례에 걸쳐 생일선물을 주겠다거나 따로 만나자고 하면서 연애감정이 느껴지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성적인 함의를 불러일으키거나 성적 굴욕감을 유발하여 D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피고의 대표이사에게 직접 고충 신고를 한 점, 원고는 D에게 위와 같은 성적 함의를 가진 언동을 하면서도 “어제 얘기 누구 다른 사람에게 한 적 있어? 회사나 친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혹시라도 말하면 내가 너 자를 거야.”라고 하는 등 직급을 이용하여 D의 자기결정권을 방해하는 행위를 한 점, 원고로부터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입은 D이 대표이사에게 신고하려는 것을 몸으로 저지하며 소란을 발생시켜 사내질서를 문란하게 한 점 등을 고려하면 그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할 것이며, 이러한 원고의 비위행위로 인해 피고의 기업질서가 크게 훼손되었다.

②

원고가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횡령행위를 한 자체가 피고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에 해당하나, 피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횡령행위를 모두 인정하였고, 피고가 설립된 무렵 피고에 입사하여 9년 이상 근속한 점, 횡령금액을 반환한 점 등을 고려하여 횡령행위에 대한 징계를 유보하여 원고에게 피고와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원고는 제1, 3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고, 피고는 2020. 9. 22.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하고 2021. 4.경 원고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하여 원고가 유죄판결을 선고받기에 이르렀는바, 원고의 제1 내지 3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일련의 행위로 인하여 피고와의 근본적인 신뢰관계는 완전히 파탄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③

원고는 E을 상대로 ‘E이 원고에게 이 사건 제1차 징계처분 통보서에 강제로 서명날인하도록 강요하였고, 원고의 제1 징계사유에 관하여 발언한 내용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강요,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2021. 6. 22. 혐의없음(범죄인정안됨)의 불기소처분이 내려진 점, 원고는 2020. 6. 12. 피고 고충처리위원회와 면담 조사 당시 제1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질문에 잘 모른다거나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만 답변하였고, 이후에도 원고가 팀장으로서 팀원인 D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그러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일 뿐 D이 성희롱으로 받아들일 줄 몰랐고, D이 느낀 불쾌감은 과하다는 취지로 답변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이 사건 해고 과정에서 자신의 비위행위를 인정하고 진지한 반성 태도를 보였다고 보기 어렵다.

④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 E이 원고의 횡령행위를 계기로 원고를 압박하여 원고가 보유 중이던 피고의 주식을 액면가에 양수하였고, 피고 내부 규정을 위반하여 피고로부터 자녀 학자금을 초과 수령하였으며, M에게 교열비 명목으로 필요경비를 초과하여 지급하게 함으로써 부당한 이득을 취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의 자금관리 담당자로서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던 원고를 해고할 충분한 동기가 있었으며, 이러한 개인적 목적으로 징계권을 남용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갑 제18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 내용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는 피고가 원고와 비슷한 시기에 횡령행위가 발각된 피고 직원인 N에 대해서는 징계 없이 권고사직 처리를 하였고, 피고 직원인 O, P이 피해자인 다른 성희롱 사안들에 관하여도 아무런 징계를 하지 않았음에도 원고에게만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도 주장하나, 갑 제24, 25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N이 횡령을 하였다거나 O, P이 피고의 다른 임직원으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최윤영 김수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