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1. 7. 1.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21. 7. 30.부터 이 사건 판결 확정일 또는 원고의 복직일 중 먼저 도래하는 날까지 월 8,000,00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2021. 7. 30.부터 이 사건 판결 확정시까지 월 8,800,00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인터넷시스템 구축 및 솔루션 제공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C”라는 상호를 사용하는 개인사업자이다.
원·피고는 2019. 12.경 원고가 피고의 기획, 홍보, 마케팅 등의 업무를 담당하기로 합의하고, 2020. 3.경부터 매월 다음과 같은 내용의 용역계약(계약기간: 1개월, 이하 원·피고 사이에 매월 체결된 용역계약을 ‘이 사건 용역계약’으로 통칭한다)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용역대금 명목으로 2020. 3.경부터 2021. 6. 30.경까지 매월 8,8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을 지급하였다.
피고는 2021. 7. 1.경 원고에게 이 사건 용역계약의 해지를 통보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는데,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21. 7. 1.자 해고는 무효이므로, 이 사건 해고의 무효확인 및 2021. 7.분부터의 급여 지급을 구한다.
피고는 원고를 해고하면서 서면으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통지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절차적 하자가 있어 무효이다.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가 아닌 수임인에 해당한다고 보아 아무런 이유 없이 원고를 해고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않는 실체적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이다.
피고
원고는 피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기획, 홍보, 마케팅 등의 업무를 도급받아 수행하는 수급인이지,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다.
판단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7,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피고 사이에 이 사건 용역계약이 체결된 사실, 원고는 피고에게 매월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용역대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으며, 그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매월 용역대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한 사실, 원고가 계약기간 동안 피고의 사무실에 상주하지는 않았던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3, 5 내지 13호증, 15 내지 2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피고 사이 체결된 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원고는 대내외적으로 피고의 “CCO(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라는 직함을 사용하였고, 이와 같이 기재된 명함을 사용하였다(갑 제6호증의 13, 14, 갑 제15호증). 또한 원고는 원고와 함께 마케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할 피고 직원의 채용에 관여하였으며, 피고 직원들 역시 원고도 피고의 직원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갑 제18 내지 20호증).
피고 대표이사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원고에게 마케팅, 홍보 등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하였고, 원고로부터 수시로 회의 내용 및 업무 진행상황을 보고받는 등 원고를 관리·감독하였다.
원고는 여러 차례 피고 대표이사에게 고용안정성을 보장해줄 수 있는 근로계약의 체결을 요구하였고, 피고 대표이사 역시 원고에게 그와 같은 근로계약의 체결 및 4대 보험의 가입을 약속하였으며, 원고를 “(피고의) 직원”이라고 하거나 원고에게 금원을 지급하는 날을 “월급날”로 지칭하기도 하였다(갑 제5호증, 제6호증의 2, 6, 14, 17, 제8, 13호증 등). 피고의 회사소개 및 직원 현황에도 원고는 피고의 직원으로 기재되어 있었다(갑 제15, 16호증).
원고는 피고로부터 2020. 3.경부터 매월 고정적으로 동일한 금액(8,800,000원)을 지급받았고, 마케팅 성과(보험 문의 또는 가입건수) 등이 원고에게 지급하는 금원의 액수에 영향을 미치지는 아니하였던바, 이윤 창출과 손실 발생 등의 위험을 원고가 스스로 부담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위 금원은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양과질에 대한 대가로서 임금의 성격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피고는 원고에게 업무에 필요한 노트북, 편집 프로그램, 책상 및 법인카드를 제공해주었다(갑 제10호증의 5 내지 7, 제22호증).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복무(인사)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피고 스스로도 인정하는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에서 근무하는 동안에 피고 내부에 취업규칙이나 복무(인사)규정 자체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다. 원고가 피고에 상근하지는 않았으나, ① 피고가 그 직원들과 체결한 근로계약 제2조 제2항에서도 “회사의 사정에 따라 담당 업무와 근무장소는 변경이 가능하다”고 정하고 있어,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피고의 직원들도 업무특성, 회사사정에 따라 근무장소를 피고 사무실이 아닌 곳으로 정할 수 있었던 점, ② 원고는 피고 독일 법인의 홍보 및 마케팅 채널의 운영업무를 담당하여, 독일과의 시차 때문에 통상적인 근로시간에 맞추어 근무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갑 제21호증 1면), ③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는 “영상은 갑 측의 상주출근이 아닌 을의 소장 및 임대장비를 이용으로 제작 납품한다.”고 정하고 있었던바, 앞서 본 근로계약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원고의 업무특성을 고려하여 근무장소를 달리 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상근여부를 근로자성 판단의 주된 요소로 보기 어렵다.
피고가 그 직원들과 체결한 근로계약 제8조 제5항에서 “사원의 업무상 저작권은 회사에 귀속된다.”고 정하고 있는 반면, 원고가 피고를 위하여 제작한 “D” 캐릭터(디자인)의 저작권이 원고에게 귀속되기는 하였다. 그러나 저작권법 제9조에 의하면 법인 등 명의로 공표되는 업무상저작물이더라도 계약 등을 통해 그 저작자를 법인이 아닌 자로 정할 수 있는바, 원·피고가 합의로써 위 “D”의 저작권을 원고에게 귀속시키기로 하였다는 사정을 근로자성 부정의 근거로 삼기는 어렵다.
원고가 4대 보험에 가입되어있지 않았고, 개인사업자로서 부가가치세 및 종합소득세를 납부하였으며, 피고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아니하였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가 원고를 채용하면서 그 외관만을 독립한 개인사업자로 하여 용역을 주는 형태를 취함에 따라 발생한 사정이므로[피고 대표이사는 원고에게 ‘연봉이 높아 4대 보험을 가입하면 내(회사)가 내야할 돈이 많으므로 4대 보험에 가입시켜주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하였다(갑 제5호증)], 이를 이유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쉽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는 사실, 피고가 원고에게 2021. 7. 1.경 실질적으로 원고에 대한 해고에 해당하는 이 사건 용역계약의 해지를 통보하면서(이하 이를 ‘이 사건 해고’라 한다),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
미지급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원·피고가 계약기간을 1개월로 정하여 매월 용역계약을 체결한 사실, 원고는 2019. 12.경부터 2021. 6. 30.경까지 피고의 근로자로 업무를 수행한 사실, 이 사건 용역계약상 계약해지나 갱신조건에 관한 내용은 전혀 없는 사실, 피고는 매월 25일에 용역대금 명목의 금원을 원고에게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거나 갑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매달 반복적으로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형식이었으나, 이는 형식에 불과하고, 실질적으로는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없었더라면 원고는 계속하여 근로를 제공할 수 있었을 것이고,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일 이후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인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피고로부터 받을 수 있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원고는 원고의 월 급여가 8,800,000원임을 전제로 피고에 대하여 2021. 7. 30.부터 8,800,000원의 비율에 따른 금원의 지급을 구하나, 피고가 원고에게 매월 지급한 8,800,000원 중 800,000원은 부가가치세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거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월 급여는 8,000,000원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일 이후인 2021. 7. 30.부터 이 사건 판결 확정일 또는 원고의 복직일 중 먼저 도래하는 날까지 월 8,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이 사건 판결 확정일까지의 지급을 구하나 위 인정범위를 초과한 임금지급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최윤영 김수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