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3. 28. 선고 2021가합571055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A에게 230,000,000원, 원고 B에게 230,000,000원, 원고 C에게 430,000,000원, 원고 D에게 220,0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21. 10. 3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소외 F의 G 도시개발사업 사업권 취득 등

1)

성남시는 2005. 6. 29.경 당시 건설교통부로부터 성남시 분당구 H 일대를 사업부지로 하여 성남시 도시기본계획을 승인받아 도시개발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을 추진하였다. 위 토지의 소유자들은 2008. 3.경 환지방식에 의한 도시개발사업(이하 ‘이 사건 민간개발사업’이라 한다)을 추진하기 위하여 추진위원회를 설립하였으며, 위 추진위원회는 2009. 6. 20.경 주식회사 I과 도시개발 시행업무 대행계약을 체결하였다.

2)

J은 이 사건 민간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2009. 11. 18.경, 2009. 12. 29.경, 2010. 6. 4.경 자신이 실제로 운영하는 주식회사 I, 주식회사 K, 주식회사 L(2011. 7. 12.경 주식회사 M로 상호를 변경하였다. 이하에서는 위 회사를 ‘L’라고만 하며, 위 3개 회사를 통칭할 때에는 ‘이 사건 회사들’이라 한다)를 통하여 1,805억 원 상당의 브릿지 자금을 대출받았는데, 2011. 3.경 위 대출의 만기 연장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F에게 이 사건 회사들의 주식 및 이 사건 민간개발사업의 사업권을 양도하였다.

나.

F과 피고의 사업권 양수도계약 체결 및 원고들과 피고의 합의서 작성 등

1)

피고는 2011. 7. 12.경 F과, F이 피고에게 F이 보유하고 있던 이 사건 회사들의 주식 및 이 사건 민간개발사업의 사업권을 양도하기로 하는 계약(이하 피고와 F 사이 주식매매계약 및 사업권 양도 관련 합의를 ‘이 사건 양수도계약’으로 통칭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각 주식매매계약서 특약사항에서는 아래와 같이 정하고 있었다.

2)

피고는 같은날 L의 임·직원인 원고들<1>과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 등을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하며, 위 내용이 기재된 합의서를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를 하였는데, 그 구체적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이 사건 사업의 경과

성남시는 이 사건 사업을 공공개발 방식으로 추진하면서 위 추진위원회의 이 사건 민간개발사업 신청을 수차례 반려해오다가, 재정문제로 2014년경 이 사건 사업을 민관합동 개발방식으로 전환하였고, 2015. 3. 30.경 성남도시개발공사 및 Q은행 등 민간 금융기관이 주주로 있는 ‘R 주식회사’를 이 사건 사업의 시행자로 선정하여 위 사업을 진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 1, 2,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들

이 사건 합의서 제4항의 “피고 또는 이 사건 사업을 양수받아 진행하는 모든 주체가 이 사건 사업에 대한 브릿지론 실행시”는 제1 ~ 3항 기재 금원의 지급기한을 정한 것인데(불확정기한), 이 사건 사업방식이 민관합동 투자방식으로 변경됨으로써 “피고 또는 이 사건 사업을 양수받아 진행하는 모든 주체가 이 사건 사업에 대한 브릿지론 실행”이 불가능해진 때에 이 사건 합의서 제4항에서 정한 이행기가 도래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합의서 제2항에서 정한 바에 따라 각 월 급여 3개월분의 퇴직금 및 원고들이 각자 정한 퇴직위로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이 사건 합의서 제4항은 이 사건 개발사업이 민간개발방식으로 진행되어 성공한 경우에만 지급의무가 발생한다는 ‘정지조건’을 규정한 것이다. 이 사건 사업방식이 민관합동 투자방식으로 변경되어 위 조건이 성취되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합의서 제2항에서 정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2)

설령 이 사건 합의서 제4항을 지급기한을 정한 것으로 보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은 3년 또는 5년이고, 위 채권들의 이행기인 “피고 또는 이 사건 사업을 양수받아 진행하는 모든 주체가 이 사건 사업에 대한 브릿지론 실행”이 불가능하게 된 때는 2014. 5. 30.경 또는 2015. 2. 13.경이므로, 위 채권들은 그로부터 이미 위 3년 또는 5년이 도과함에 따라 소멸하였다.

가)

원고 B, D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합의서 제2항에서 정한 위 원고들의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은 3년이다(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10조).

나)

피고가 F과 체결한 이 사건 회사들의 주식 및 사업권 양수도계약은 피고가 영업으로 이 사건 사업을 영위하기 위하여 한 준비행위로서 보조적 상행위에 해당하는데, 이 사건 합의는 위 양수도계약에 부수하여 체결한 것이므로 이 역시 보조적 상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에 의거한 원고들의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 채권의 시효기간은 5년이다(상법 제64조).

3.

판단

가.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 지급의무 발생여부

1)

관련법리

부관이 붙은 법률행위에 있어서 부관에 표시된 사실이 발생하지 아니하면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도 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한 경우에는 조건으로 보아야 하고, 표시된 사실이 발생한 때에는 물론이고 반대로 발생하지 아니하는 것이 확정된 때에도 그 채무를 이행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한 경우에는 표시된 사실의 발생 여부가 확정되는 것을 불확정기한으로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불확정기한의 경우 그 사실이 발생한 때 또는 발생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확정된 때에 기한이 도래한다(대법원 2003. 8. 19. 선고 2003다24215 판결,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16643 판결 등 참조).

처분문서는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의 내용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그러나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9다262193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합의서 제4항의 성격이 정지조건인지 불확정기한인지 여부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이 사건 합의서 제4항의 부관은 퇴직금, 퇴직위로금뿐만 아니라 제1항에서 정한 원고들의 미지급 급여와 업무상 사용한 경상비의 지급에도 함께 붙어있는 것인데, 위 미지급 급여 및 경상비는 피고가 F과 체결한 주식매매계약 특약사항에 따라 이미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금원이었고, 실제로 피고는 이 사건 합의 직후 위 미지급 급여 및 경상비를 원고들에게 지급한 점, ② 이 사건 합의서 제4, 6항에서는 피고가 사업권을 제3자에게 양도할 경우 이를 양도받은 제3자가 원고들에게 퇴직금 등을 지급할 의무를 승계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이는 원고들에게 확정적으로 퇴직금 등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로 보이는 점, ③ 피고가 이 사건 합의서 제4항을 정지조건으로 보아야 한다는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이 사건 사업이 민간개발방식이 아닌 민관합동개발방식으로 진행되게 된 경위는 이 사건 합의 이후의 사정에 불과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합의 당시 원고들과 피고는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 지급의무의 변제기를 피고가 브릿지론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때로 유예하기로 하는 의사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합의서 제4항의 “피고 또는 이 사건 사업을 양수받아 진행하는 모든 주체가 이 사건 사업에 대한 브릿지론 실행시”는 제1 ~ 3항 기재 금원의 지급기한을 정한 것으로서 불확정기한에 해당한다.

3)

소결

이 사건 합의서 제2항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월 급여의 3개월분을 퇴직금으로 지급하고, 이와 별도로 퇴직위로금 10억 원을 원고들이 각자 정한 지급금액에 따라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 늦어도 2015. 2. 13.경에는 이 사건 합의서 제4항의 “피고 또는 이 사건 사업을 양수받아 진행하는 모든 주체가 이 사건 사업에 대한 브릿지론 실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정된 사실, 이 사건 합의서 작성 당시 원고 A, B, C의 월 급여는 각 1,000만 원, 원고 D의 월 급여는 667만 원인 사실,<2> 원고들은 위 퇴직위로 금 10억 원 중 원고 A, B, D이 각 2억 원, 원고 C가 4억 원을 지급받는 것으로 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거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브릿지론의 실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정된 때에 이 사건 합의서 제2항 기재 금원의 이행기가 도래하였으므로, 피고는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으로, 원고 A, B에게 각 2억 3천만 원[= 2억 원 + (1천만 원 × 3)], 원고 C에게 4억 3천만 원[4억 원 + (1천만 원 × 3)], 원고 D에게 2억 2천만 원[= 2억 원 + (667만 원 ×3)]<3> 및 위 각 금원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 채권의 소멸시효 완성여부

1)

관련법리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대규모 회사의 임원이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 업무의 경영을 위하여 특별히 임용되어 해당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등기 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왔고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은 경우에는, 이러한 구체적인 임용 경위, 담당 업무 및 처우에 관한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지를 가려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한편, 영업을 준비하는 행위가 보조적 상행위로서 상법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행위를 하는 자 스스로 상인자격을 취득하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므로, 어떠한 자가 자기 명의로 상행위를 함으로써 상인자격을 취득하고자 준비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상인의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를 하는 것에 불과하다면, 그 행위는 행위를 한 자의 보조적 상행위가 될 수 없다(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1다43594 판결 등 참조). 회사가 상법에 의해 상인으로 의제된다 하더라도 회사의 기관인 대표이사 개인이 상인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대표이사 개인의 행위가 상행위로서 상법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그 행위가 영업으로 상행위를 하는 경우에 해당되어 상인자격을 취득할 것을 전제로 하고, 여기서 ‘영업으로 한다’고 함은 영리를 목적으로 동종의 행위를 계속 반복적으로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대법원 2020. 3. 12. 선고 2019다283794 판결 등 참조).

2)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 채권의 성격

가)

살피건대,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 및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 B, D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증명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 원고들의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 채권을 근로기준법 내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 퇴직금(퇴직급여)로 볼 수 없다.

나)

나아가 이 사건 양수도계약은 F이 피고에게 이 사건 회사들의 주식과 사업권을 양도하는 계약으로, F은 이 사건 회사들의 대표이사로서 상인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는 이 사건 회사들의 대표이사 내지 주주로서의 지위를 얻기 위하여 이 사건 양수도계약을 체결한 것이지 스스로 상인 자격을 취득하는 것을 전제로 행위한 것이 아니며, 위 계약 체결 행위는 영리를 목적으로 동종의 행위를 계속 반복하는 것이 아니어서 상행위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양수도계약에 부수하여 체결된 이 사건 합의 역시 피고나 원고들이 상인에 해당하지 않으며, 피고가 스스로 상인 자격을 취득하는 것을 전제로 체결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합의 제2항에 따른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 채권은 상사채권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

따라서 원고들의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 채권에는 민법에 따른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고, 피고가 소멸시효 기산점으로 주장하고 있는 2014. 5. 30.경 또는 2015. 2. 13.경으로부터 위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이 도과되기 이전인 2021. 9. 30. 원고들의 이 사건 소장이 제출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들의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 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피고의 항변은 이유 없다.

다.

소결론

결국 피고는 원고 A, B에게 각 2억 3천만 원, 원고 C에게 4억 3천만 원, 원고 D에게 2억 2천만 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1. 10. 3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최윤영 김수현

각주1) 원고 C는 등기이사이자 경영지원팀장, 원고 B는 비등기 이사이자 인허가담당팀장, 원고 A는 비등기 이사이자 토지주관리팀장, 원고 D은 경영지원팀 부장의 지위에 있었다.

각주2) 피고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위 금액에 관해 명백히 다투지 아니하였다.

각주3) 2억 2천 1만 원이나, 처분권주의에 따라 원고 D이 구하는 2억 2천만 원만을 인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