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의 본소 청구를 기각한다.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43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5. 8.부 터 2022. 1. 20.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반소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기초 사실
피고는 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망 C(2020. 5. 16. 사망하였다)가 1987. 10. 21. 설립한 회사이고, 원고는 C의 3녀이자 피고에서 2012. 2. 7.경부터 2021. 3. 30.까지는 감사로, 2016. 4.경부터는 부사장으로 근무하다가 2021. 11. 12.경 퇴직한 사람이며, D은 C의 차남이자 원고의 오빠이고, 2003. 12. 18. 피고의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래 현재까지 피고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2018년 및 2019년에는 연 9,000만 원의 급여를 지급받았고, 2020. 7.경까지 같은 액수의 월 급여(세후 약 597만 원)를 지급받았는데, 2020. 8.경 급여가 삭감되어 2020년 8월분부터 2020년 11월분까지 월 급여로 세후 약 521만 원을 지급받았고(다만 2020년 9월분 급여는 지급받지 못하였다), 2020. 12.경 급여가 추가 삭감되어 2020년 12월분 급여로 세후 4,606,329원을 지급받은 후 2021년 1월분 급여부터는 지급받지 못하였다.
피고의 정관 제37조 제1항은 이사의 보수와 퇴직금에 관하여 "임원의 보수 및 퇴직금은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하되 특이 사항이 없을 경우는 일반사원의 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하여 지급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정관 제49조 제1항에서 감사의 보수와 퇴직금에 관하여 정관 제37조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정하고 있다.
한편, 원고는 2020. 2. 12. 의료법인 E으로부터 대전 서구 F에 있는 G 제4층 H호(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를 매매대금 940,000,000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위 매매대금의 지급을 위하여 2020. 5. 8. 피고로부터 변제기 및 이자의 정함이 없이 435,000,000원을 차용하였는데, 이와 관련하여 그 전날인 2020. 5. 7. C와 D을 각서인으로 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각서(이하 '이 사건 각서'라 한다)가 작성되었다.
[인정 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8, 19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명목상으로는 피고의 감사로 등기되어 있었으나 실질적으로는 피고 대표이사인 D의 지휘 · 감독 아래 영업부서에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지급받았으므로, 근로기준법상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설령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 피고의 임원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피고의 정관에서 임원의 보수와 퇴직금을 일반사원의 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하여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임원의 근로의 대가가 유상임을 전제로 한 것이고, 원고는 2012. 2. 7. 감사로 취임한 이래 2020. 12.경까지 상당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보수를 지급받아 왔으므로 묵시적 보수지급의 특약이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할 경우) 또는 보수(임원에 해당할 경우) 합계 160,949,061원{= ① 2020년 9월분 및 2021년 1월분부터 원고가 퇴직한 2021. 11. 12.까지 미지급 임금 또는 보수액 합계 85,500,000원[= 월 급여 7,500,000원 × (11 + 12/30)개월] + ② 2020년 연말정산 환급액 3,768,000원 + ③ 퇴직금 71,681,061원(= 1일 평균임금 244,565원 × 30일 × 3566/365)}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근로자로서의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 · 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다61312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 · 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 · 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 · 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그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 · 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기초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1호증, 을 제7, 8, 1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2012. 2. 7. 피고의 감사로 선임되어 피고에서 근무를 시작하였는데, 2012. 2. 8. 피고의 법인등기사항증명서에 감사선임등기를 마친 이래 2021. 3. 30. 감사 임기가 만료될 때까지 계속하여 등기임원으로 재직한 점, ② 원고는 피고 서울사무소의 총책임자로서 직원 인사 관리, 신규거래처 발굴 및 기존 거래처 관리, 직원 판매 실적 관리 등 관리업무를 총괄하여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따르더라도 원고는 피고 대표이사로부터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받으면서 정해진 노무를 제공한 것이라기보다는 특정 부분에 관한 업무 전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이를 총괄하면서 상당한 정도의 독자적 권한과 책임을 바탕으로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③ 원고에게는 피고 직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복무규정, 근태관리 등이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원고는 2021. 5. 19.부터 2021. 6. 12.까지 17영업일 동안 피고에 연차신청을 하지 않고 개인 용무를 목적으로 미국에 다녀오기도 하였고, 피고가 2021. 7. 26.부터 피고의 서울사무소 직원들에 대하여 근태관리 방식을 기존의 출근부 날인 방식에서 지문인식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사전 연차신청을 하지 않고 지문인식을 하지 않을 경우 무단결근으로 처리되어 무급 처리된다고 고지하였으나, 원고는 서울사무소에 근무하면서도 2021. 8. 2.부터 2021. 8. 30.까지 지문인식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바도 없는 점, ④ 원고는 2021. 3. 30. 감사 임기가 만료된 이후에도 2021. 11. 12.경까지 피고에 근무하였으나, 위 기간 동안 원고가 담당한 업무 내용이 무엇인지, 종래와 같은 내용의 업무를 수행하였는지, 이에 관하여 피고 대표이사와 사이에 사용종속관계가 있었는지 여부 등에 관하여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는 점 및 원고와 피고, C, 피고 대표이사 D과의 관계, 원고가 피고에 근무하게 된 경위,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급여와 피고의 다른 임원들의 급여 규모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갑 제4, 11, 12, 14, 15, 17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및 원고가 근로소득으로 세금신고를 하고 피고가 원고의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임원으로서의 미지급 보수 청구에 관한 판단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상법 제415조는 위 규정을 감사에 준용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이사 · 감사의 보수에는 월급 · 상여금 등 명칭을 불문하고 이사· 감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대가가 모두 포함되고, 퇴직금 내지 퇴직위로금도 그 재직 중의 직무집행의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이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98720 판결 등 참조). 위 규정은 이사 · 감사가 자신의 보수와 관련하여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는 폐해를 방지하여 회사와 주주 및 회사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이다. 따라서 정관 등에서 이사 · 감사의 보수 또는 퇴직금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 그 금액 · 지급시기 · 지급방법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면 이사 · 감사는 보수나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으며, 이사 · 감사는 그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에 관하여 증명책임을 진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다213308 판결, 대법원 2019. 7. 4. 선고 2017다17436 판결 등 참조).
먼저 원고가 보수 지급을 구하는 기간 중 피고의 감사로 재직했던 기간(2020년 9월분 및 2021년 1월분부터 2021년 3월분까지)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의 정관에서 감사의 보수와 퇴직금에 관하여 "임원의 보수 및 퇴직금은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하되 특이 사항이 없을 경우는 일반사원의 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하여 지급한다."라고 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감사의 보수액 · 지급시기 · 지급방법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는 위 기간 동안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다[원고는 주주총회의 결의가 없더라도 피고 정관에 따라 '일반사원의 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하여 보수 및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는 듯하나, 위 정관 규정의 문언상 정관에 이사 · 감사의 보수 및 퇴직금액을 모두 '일반사원의 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하는 것으로 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정관에 이사 · 감사의 퇴직금을 원칙적으로 '일반사원의 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하는 것으로 정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기는 하나, 피고의 '일반사원의 퇴직금 지급규정'이 있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고, '일반사원의 퇴직급 지급규정'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을 의미한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될 수 있는 평균임금에 준하는 보수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도 없는 이상 감사인 원고의 퇴직금 청구 여지는 없다(실제 지급된 보수가 있다고 하더라도 상법 제388조의 강행규정성을 고려할 때 주주총회의 결의가 없는 이상 그 보수를 평균임금에 준하는 것으로 취급하여 퇴직금을 산정할 수는 없다)].
다음으로 원고가 보수 지급을 구하는 기간 중 나머지 기간(2021년 4월분부터 2021. 11. 12.까지)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2016. 4.경 피고의 감사 겸 비등기임원인부사장으로 임명되었다가 2021. 3. 30. 감사 임기가 만료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위 기간 동안의 보수 청구는 피고와 위임 관계에 있는 비등기임원으로서의 보수(민법 제686조)의 지급을 구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러나 위임계약에서의 수임인은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위임인에 대하여 보수를 청구하지 못하는바(민법 제686조 제1항),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 기간 동안 부사장으로서의 보수에 관한 약정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원고는 2012. 2. 7. 감사로 취임한 이래 2020. 12.경까지 상당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보수를 지급받아 왔으므로 묵시적 보수약정이 있었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피고로부터 보수를 지급받은 기간은 원고가 피고의 감사 겸 부사장으로 근무하던 기간으로서, 원고는 감사 임기가 만료된 후 피고와 부사장으로서의 업무 및 이에 대한 보수 등에 관하여 위임계약을 체결한 바 없고 피고로부터 퇴직할 때까지 실제로 보수를 지급받지도 못하였으므로, 원고가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는 부사장으로서의 보수에 관한 묵시적 보수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는 위 기간 동안의 보수를 청구할 수도 없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본소 청구는 이유 없다.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본안전 항변의 요지
피고는 반소로 구하는 대여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항변을 하나, 원고가 본소로 구하는 미지급 임금 또는 보수채권은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여 이를 수동채권으로 한 상계는 법률상 허용되지 않으므로, 위와 같이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상계항변에 바탕을 둔 피고의 반소 청구는 본소 청구의 항변사유와 대상이나 발생원인에 있어 공통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반소로 구하는 대여금 청구는 원고의 본소 청구 또는 그 방어방법과 관련이 없으므로 이 사건 반소는 부적법하다.
판단
반소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반소의 목적이 된 청구가 본소의 청구 또는 방어방법과 서로 관련(견련관계)이 있어야 하는데(민사소송법 제269조 제1항), 본소 청구와의 견련성이란 청구와 동일한 법률관계의 형성을 목적으로 하거나 그 청구원인이 동일한 경우, 청구원인이 동일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대상이나 발생 원인에 있어서 주된 부분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공통되는 경우를 의미하고, 본소의 방어방법과의 견련성이란 반소 청구가 본소 청구의 항변 사유와 대상이나 발생 원인에 있어서 공통성이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435,000,000원을 대여하였으므로 위 대여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가 본소로 구하는 미지급 임금 또는 보수채권과 상계한다고 항변하고 반소로 상계 후 남은 대여금채권의 지급을 구하고 있는데, ① 피고는 위 상계항변 및 반소를 제기하면서 '원고는 명목상 임원이었을 뿐 임원으로서의 실질적인 직무를 수행하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구하는 미지급 임금 또는 보수채권은 민사집행법상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지 않아 이를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가 금지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바(피고의 2022. 1. 19.자 준비서면 2~3쪽), 원고가 구하는 위 채권이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본안에서 판단함이 타당한 점, ② 설령 원고가 구하는 위 채권이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그 범위는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에 한정되므로(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 본문), 적어도 위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한 상계는 허용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반소 청구는 원고의 본소 청구 또는 방어방법과 견련성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피고가 2020. 5. 8. 원고에게 변제기 및 이자의 정함이 없이 435,000,000원을 대여(이하 '이 사건 대여' 또는 '이 사건 차용'이라 한다)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한편 피고는 법인등기를 마친 주식회사로서 회사는 상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상인으로 보게 되고(상법 제5조 제2항), 상인의 행위는 상행위로 추정되며(상법 제47조), 상인이 영업에 관하여 금전을 대여한 경우 법정이자를 청구할 수 있는바(상법 제55조 제1항),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자 약정이 없다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에게 상사법정이율에 따른 법정이자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대여금 43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대여일인 2020. 5. 8.부터의 이자 내지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의 항변 요지
이 사건 각서는 'C가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차용금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고, C의 유고 시 D이 C로부터 이 사건 차용금채무를 승계한다'는 내용으로, C, D과 피고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채권자인 피고도 C, D이 이 사건 차용금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는 것을 승낙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고는 더 이상 피고에 대해 이 사건 차용금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판단
채무인수가 면책적인가 중첩적인가 하는 것은 채무인수계약에 나타난 당사자 의사의 해석에 관한 문제이고, 채무인수에 있어서 면책적 인수인지, 중첩적 인수인지가 분명하지 아니한 때에는 이를 중첩적으로 인수한 것으로 볼 것이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다36228 판결, 2012. 1. 12. 선고 2011다76099 판결 등 참조).
원고와 C, D 사이에 이 사건 차용금채무에 관하여 면책적 채무인수가 이루어지고 그에 대하여 피고가 승낙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0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각서에는 피고 법인인감의 날인이 없는 점(이 사건 각서의 각서인으로 C, D이 기재되어 있고, 그 옆에 C와 D의 개인 도장이 날인되어 있는바, C와 D이 각 피고의 회장, 대표이사 지위에서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② 이 사건 각서 제1항의 문언상으로도 '원고의 부친인 C가 생전에 이 사건 차용금에 대한 이자와 원금 변제를 책임지고 변제한다'라고만 되어 있을 뿐이므로, 이로써 원고의 이 사건 차용금채무가 완전히 면책되고 피고가 오로지 C에게서만 변제받겠다는 취지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③ 원고 등이 D을 상대로 제기한 유류분반환청구 사건(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가합553323호)에서 D이 'C가 원고에게 이 사건 차용금 상당액을 증여한 것으로 볼 수 있고, D이 이 사건 각서에 따라 위 증여채무를 승계하였으므로 이 사건 차용금 상당액은 특별수익에서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원고와 C, D 사이의 증여채무 및 그 승계에 따른 특별수익 인정 여부에 관한 것일 뿐 이 사건 대여금채권의 채권자인 피고의 면책적 채무인수에 대한 승낙 여부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점, ④ 원고는 피고가 회사 사정이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원고의 보수를 삭감하고 2021. 1.경부터는 보수를 전혀 지급하지 아니하면서도이 사건 각서가 작성된 후 원고에게 이 사건 차용금채무의 이행을 최고한 바가 없다고 주장하나, 피고는 2021. 7. 26. 이 사건 대여금채권을 청구채권으로 하여 원고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가압류신청을 하여 2021. 7. 28. 가압류결정을 받은 후(대전지방법원 2021카단52923호) 같은 날 이 사건 부동산에 가압류등기를 마쳤고, 오히려 원고가 현재까지 위 가압류결정에 대한 이의나 취소신청을 하지 않아 위 가압류등기가 말소되지 않고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C 사이에 이 사건 차용금채무에 관하여 면책적 채무인수가 이루어지고 그에 대하여 피고가 승낙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피고와 C, D 사이의 계약에 의하여 면책적 채무인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위 채무인수가 면책적 인수인지, 중첩적 인수인지는 분명하지 아니한바, C와 D이 이 사건 차용금을 C가 변제하고 C 유고 시 D이 변제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 면책적 채무인수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는 없고, 다만 이를 중첩적 채무인수로 볼 수 있을 뿐이므로, 원고의 항변은 이유 없다.
소결론
피고는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의 지연손해금을 구하나,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대여 당시 변제기를 정하지 아니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소비대차에서 반환시기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대주는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반환을 최고하여야 하고(민법 제603조 제2항), 차주는 최고를 받은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면 변제기가 도래하며, 최고의 방법에 있어서는 아무런 규정이 없으므로 소장 송달로써도할 수 있는바(대법원 1969. 1. 28. 선고 68다231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대여금의 변제기는 이 사건 대여금의 반환을 구하는 피고의 의사표시가 담긴 이 사건 반소장 부본이 원고에게 송달된 2021. 12. 20.부터 상당한 기간으로 인정되는 1개월이 경과한 2022. 1. 20. 도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의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위 2022. 1. 20.까지의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은 이유 없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대여금 43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대여일인 2020. 5. 8.부터 위 2022. 1. 20.까지 원고가 구하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법정이자를,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피고의 반소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반소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되, 소송비용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101조 단서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최윤영 김수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