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0. 27. 선고 2021나11144 판결

주문

1.

이 법원에서 추가하거나 감축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18,181,072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2. 15.부터 2022. 10. 27.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 중 4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항소취지 및 부대항소취지

1.

청구취지 및 부대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주위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32,141,872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0. 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는 이 법원에서 원금에 대하여 제1심의 청구취지를 감축하였고, 지연손해금에 대하여는 부대항소를 제기하였다). 예비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20,359,291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2.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는 이 법원에서 2015. 1. 31.까지만 근로자성이 인정됨을 전제로 한 예비적 청구원인을 추가하였다).

2.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피고는 서울 C, D, E 등에 카드채권부, 은행채권부, 신용조사부, 마케팅추진부, 통신채권부, 예보채권부, 캠코채권부, AMC사업부 등 8개의 부를 두고 있고, 지방에 9개의 지점(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수원, 성남, 안양, 의정부)을 두고 있다.

다.

원고는 2005. 4. 1.경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그때부터 2019. 10. 14.까지 카드채권부에서 채권관리 및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라.

한편, 피고는 2012. 6. 25. 채권추심원들에게 적용되는 위임직 운용규정을 폐지하고, 2015. 2. 1. 채권추심원들과 체결하는 위임계약서의 양식을 전면 개정(이하 2015. 2. 1. 자로 전면 개정된 위임계약을 ‘개정 양식의 위임계약’이라 한다)하였다. 개정 양식의 위임계약은,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제반 규정이 적용되지 않음을 명시하고(제3조 제2항), 관련 법규에서 정한 시간적, 장소적 제약에 따라 위임업무를 진행하되 그 외에는 채권추심원이 자유재량에 따라 업무시간과 장소를 결정하고(제6조 제2항), 추심활동 비용은 수임인이 부담하도록 정하였다(제7조 제4항). 그리고 관련 법규에서 겸업을 제한하는 경우 외에는 다른 사업 내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제9조), 수임인이 보증보험에 가입하여 재정보증을 하도록 하며(제13조), 본 계약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은 민법 위임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도록 명시하였다(제14조).

바.

원고는 2015. 2. 1. 피고와 개정 양식의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38호증, 을 제2, 4, 10, 11, 20, 27, 28, 2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비록 위임계약의 형식으로 피고 회사에 입사하였으나,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2019. 10. 14.까지의 퇴직금으로 32,141,87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설령 원고의 근로자성이 2015. 1. 31.까지만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20,359,29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원고는 피고와 대등한 입장에서 위임계약을 체결한 독립사업자로서 자신의 사업을 영위한 것이다.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2)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을 근로자로 인정한 대법원 판결 이후 2012. 6. 25. 채권추심원에게 적용되는 위임직 운용규정을 폐지하고 2015. 2. 1. 관련 위임계약서를 전면 개편하였다. 또한 채권추심원들의 입·퇴실 시간을 구속하지 않고 개인별 회수 계획과 실적 등을 일체 보고받지 않는 등 광범위한 제도 개선을 하였다. 따라서 피고가 위임계약서를 전면 개편하여 원고와 새로이 위임계약을 체결한 2015. 2. 1. 이후부터는 근로자성이 인정될 수 없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3.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

가.

관련 법리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또는 위임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6998 판결 등 참조).

2)

채권추심회사에 근무하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전혀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11655 판결 등 참조).

나.

2005. 4. 1.부터 2015. 1. 31.까지의 기간에 대한 근로자성 인정 여부 : 인정

이 부분에 관한 이 법원의 판결 이유는, 제1심판결 5면 1행의 “14년 7개월간”을 “9년 10개월간”으로 고치는 것을 제외하고는 제1심 판결 이유 4면 아래에서 5행부터 7면 12행까지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다.

2015. 2. 1. 이후의 위임계약 기간에 대한 근로자성 인정 여부 : 부정

1)

개정 양식의 위임계약의 내용과 성격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이 근로자임을 전제로 제기한 종전의 퇴직금 소송에서 근로관계를 인정하는 판결이 선고되자 위임직 운용규정을 폐지하고 위임계약의 실질에 맞게 계약 내용을 수정하는 방식으로 위임계약서의 내용을 변경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개정 양식의 위임계약은 수임인에게 취업규칙 등이 적용되지 않고 민법상 위임에 관한 규정이 적용됨을 명시함으로써 당사자의 지위를 명확히 하고, 관련법규의 제약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업무의 시간과 장소를 수임인이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겸업을 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추심활동 비용을 수임인이 부담하고 신원보증이 아닌 보증보험의 가입으로 재정보증을 하도록 정하였다. 이처럼 개정 양식의 위임계약은 종전 양식의 위임계약 및 위임직 운용규정과 달리 수임인을 근로자로 볼 수 있는 요소를 배제하고 위임관계의 실질에 맞게 변경하였으므로, 그 계약의 내용 자체만으로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상당한 지휘․감독에 관한 근거 규정을 발견하기 어렵다.

2)

개정 양식의 위임계약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근무 방식이 유지되었는지 여부

원고는 위임계약의 내용이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근무 방식이 유지되었고,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로 볼 수 있는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실질에 있어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는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인 갑 제3 내지 18, 34, 35, 39호증은 개정 양식의 위임계약 이전에 작성된 자료에 불과하여 2015. 2. 1. 이후의 근무 방식에 대한 증거로 사용할 수 없으며, 그 외 갑 제36, 40호증 등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개정 양식의 위임계약 체결 이후의 근무기간에 대하여도 원고가 종전과 마찬가지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위 기초사실, 앞서 든 증거, 을 제5, 12 내지 15, 17, 19, 30 내지 3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개정양식의 위임계약 이후 원고의 근무방식이나 근무환경 등이 위임계약의 실질에 부합하도록 상당 부분 변경된 것으로 보인다.

①

피고는 2012. 6. 25. 채권추심원들에게 적용되는 위임직 운용규정을 폐지하는 등 2012년경부터 제도 개선을 시작하였다. 이러한 제도 개선에 따라 2013. 1. 18.경 전부서에 ‘채권추심원을 포함한 자산관리사들에 대한 지휘․감독으로 오인될 만한 행동을 금지하고, 자산관리사들을 지원 및 보좌하는 정도에 한하여 업무를 처리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였고, 2015. 2. 1. 위임계약서를 전면적으로 개정하였으며, 2015. 8.부터는 채권자로부터 수임한 추심대상 물량을 채권추심원 인원수대로 건수와 금액을 가급적 동일하게 나눈 후 채권추심원들이 나눈 묶음을 직접 선택하도록 채권 배정 방식도 변경하였다.

②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의 실적과 관련하여서도, ㉠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경고하거나, 서면보고 받는 것을 폐지하였고, ㉡ 실적표를 게시하거나 출력하는 것을 폐지하고, ㉢ 개인별 목표를 배정하거나 관리대장으로 기록하는 것을 폐지하였으며, ㉣ 실적 관련 회합을 폐지하는 등 실적에 대하여 일체 관여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를 변경하였고, ㉤ 실적 부진을 계약 해제 사유에서 제외하였다. 업무 방식에 있어서도 관계 법령 등에서 금지하는 행위 등을 제외하고는 채권추심원들의 자유재량에 따라 추심활동을 진행하도록 개정하였다.

③

출퇴근 시간에 있어서도, 출퇴근시간으로 오인할 수 있는 일체의 공지 등을 금지하고 출근부, 출장기록부 등을 전면 금지하고 폐지하여,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이 출퇴근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도록 조치하였다. 또한 관계법령에서 금지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채권추심원들이 자유롭게 겸업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④

피고는 본사 차원에서 각 영업부․점에 ‘위임직 관련 금지 및 준수사항 영업부․점 자체 체크리스트’를 배포하였고, 각 영업부․점에서는 위 체크리스트를 주기적으로 작성하여 제도 개선 사항이 실질적으로 유지되도록 조치하였다.

⑤

피고는 2015. 3. 1. 이후로는 독촉장 발송비용에 대하여도 원고를 비롯하여 채권추심원 각자가 부담토록 개정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에게 수수료를 지급할 때 독촉장 발송비용을 공제하여 지급하였다. 이 외에도 피고는 채권추심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추심활동 비용을 채권추심원들이 직접 부담하도록 개정하였다.

한편, 원고는 사무실 임대료 등의 비용, 채무자 주민등록초본 발급비용, 법조치 비용 등 추심업무에 필요한 비용 일체를 피고가 부담하였으므로 피고의 근로자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사무실 임대료 등의 비용은 채권추심 관련 법령 및 가이드라인 등을 준수하기 위하여 지출되는 것으로 채권추심위임업무의 적정한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가 법조치 비용을 부담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채무자 주민등록초본 발급비용은 건당 몇 백 원 수준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한다면,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⑥

원고는 피고가 보증보험가입을 강제하였으므로 여전히 종속성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보증보험은 피보증인의 제3자에 대한 범죄행위 또는 중과실 등으로 피보험자가 제3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입은 손해 등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손해보험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점, 이는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의 채권추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법행위 등을 대비하기 위한 것일 뿐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피고에게 종속된 근로자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⑦

그 밖에 원고가 피고로부터 매월 정기적으로 수수료를 지급받았다는 사정, 과거와 마찬가지로 피고가 수직적인 형태의 조직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정 등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2015. 2. 1. 이후에도 원고가 과거와 마찬가지로 실질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와 위임업무를 수행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라.

소결론

원고가 2015. 1. 31.까지 근로를 제공하였던 기간에 대하여는 피고와 근로관계를 인정할 수 있으나, 2015. 2. 1. 이후로 개정 양식의 위임계약을 체결하여 근무방식, 근무환경 등에 있어 상당한 변경이 이루어진 기간에 대하여는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와 근로관계가 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하에서는 2015. 1. 31.까지만 원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된다는 전제에서 피고의 퇴직금 지급의무에 관하여 본다.

4.

피고의 퇴직금 지급의무에 대한 판단

가.

퇴직금의 산정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관계가 인정되는 기간에 대하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퇴직금 산정의 기준시점인 2015. 1. 31. 당시 1일 평균임금이 61,565원임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며, 2005. 4. 1.부터 2015. 1. 31.까지의 원고 총 재직일수가 3,593일임은 계산상 명백하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18,181,072원(= 1일 평균임금 61,565원 × 30일 × 총 재직일수 3,593일 ÷ 365일, 원 미만 버림)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소멸시효 항변에 대한 판단

1)

피고 주장의 요지

위임계약에 관한 제도 개선에 따라 늦어도 2015. 2. 1. 이후에는 원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는데, 원고는 퇴직금 청구권이 발생한 2015. 2. 1.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20. 2. 24.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원고의 퇴직금 청구권은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

2)

판단

근로자의 퇴직금 청구권은 퇴직일로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하여야 하는데(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 원고는 2015. 2. 1.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20. 2. 24.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32332 판결 등 참조). 위 기초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①

피고는 2012년부터 위임계약의 실질에 맞게 제도를 개선하면서 원고를 포함한 채권추심원들의 업무수행방식과 근무환경을 변경하였으나, 원고로서는 그로 인하여 곧바로 원고의 지위가 법률적으로 어떻게 변경되는지, 어느 시점에 근로관계가 종료되어 퇴직금청구권이 발생하는지를 알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②

원고는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추심업무를 하여 오던 중 2015. 2. 1. 이후 개정 양식의 위임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계속하여 피고의 채권추심원으로 일하다가 2019. 10. 14. 위임계약을 해지하였다. 원고가 계속 근무하는 동안에는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을 청구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에 대하여는 법률적으로 다툼이 있을 수 있고, 법원의 최종적인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그 결과를 알기 어렵다. 원고가 개정 양식의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하는 기간을 포함하여 3년 내에 그 전의 기간 동안에 발생한 퇴직금을 청구하였어야 한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원고는 최종적으로 위임계약 관계가 종료된 때로부터 3년이 경과하기 전에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다.

④

원고는 2015. 2. 1. 이전까지 피고의 근로자로 상당 기간 근무하였는바, 원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경우 그 퇴직금청구권을 보호하여야 할 필요성이 크다.

3)

소결

피고는 퇴직한 근로자인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18,181,072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5. 2.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여부 및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2. 10. 27.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부대항소 및 피고의 항소를 각 일부 받아들여 이 법원에서 추가하거나 감축한 원고의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주문과 같이 변경한다.

판사 김창형(재판장) 당우증 최정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