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소품조화 도 · 소매업 및 무역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1. 12. 20. 피고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지입차량 운전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후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다음과 같이 변경된 내용의 지입차량 운행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피고와 체결한 차량 운전계약 내지 운행계약(이하 '이 사건 운행계약'이라 한다)에 따라 광주시 C에 위치한 피고의 물류창고에 보관되어 있는 조화, 화분 등을 피고의 거래업체들에게 배송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운행계약은 계속 연장되어 오다가 2019. 9. 30. 종료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운행계약 기간 중 피고의 물류창고에 상시 근무하면서 피고의 지휘 · 감독 하에 배송할 물품, 수량, 배송지 등을 특정하여 운송을 지시받으면 이를 배송하는 업무 및 물류창고 정리 · 관리 업무 등을 수행하였고, 피고로부터 고정된 월 급여를 받았는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라 계산한 퇴직금 22,571,29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등 참조).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9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운행계약에 따라 정해진 시간 동안 피고의 물류창고에 보관되어 있던 물품을 거래업체들에게 배송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피고로부터 월 고정된 금액을 지급받은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 및 제1심 증인 D의 증언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정해진 운행시간 이외에는 다른 배송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고, 특별한 일정이 없는 경우 배송업무를 모두 마친 후 물류창고에 복귀하지 않더라도 피고가 이를 문제삼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는 업무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었다.
원고가 피고로부터 월 고정된 금액을 지급받은 것은, 피고로서는 상시 안정적인 운송수단을 확보하여 둘 필요성이 있었고, 원고로서는 안정적인 운송수익을 유지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원고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자신의 비용으로 차량을 유지 · 관리하면서(피고로부터 요청받은 물품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지출한 유류비, 통행료, 주차료를 제외한 보험료, 수리비 등은 모두 원고가 부담하였다), 물품배송 중 사고로 인한 책임이나 그로 인하여 발생한 비용도 모두 원고가 부담하였다. 반면 피고는 원고가 운행한 차량의 관리 등에 관하여 직접적인 책임을 지지 아니하고 별도의 비용도 부담하지 아니하였다. 이와 같이 원고는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운송사업을 영위하였고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 및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운행계약에 따라 피고가 요청한 물품을 배송하는 업무를 수행하였으나, 배송업무를 함에 있어서 구체적인 운행내역 등을 보고하거나 이에 관한 피고의 지휘 · 감독을 받은 사실은 확인할 수 없다. 또한 원고는 배송업무 외에 물류창고의 정리 · 관리 등의 업무를 부정기적 · 한시적으로 보조하였을 뿐, 물류창고의 정리 ·관리 등의 업무를 상시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금액에 대하여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았고, 산재보험, 고용보험 등에 피고의 근로자로서 가입되어 있지 않았으며, 피고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이와 같이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를 전제로 피고에 대하여 퇴직금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성철(재판장) 권혁준 박미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