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C과 D가 2020. 1. 18. C이 D에게 농업회사법인 E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의 경영권과 주식 100%를 양도하는 내용의 경영권 및 주식 양수도계약을 체결한 사실, 당시 피고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던 사실, 원고는 위 양수도계약 체결 후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여 2020. 4.경까지 상무로 근무한 사실, 그 후 원고가 F, G, H와 함께 이 사건 회사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체불임금을 신고하였고, 피고는 2020. 12. 17. 진정인측 노무사 I, 피진정인측 노무사 J의 입회하에 진정인측 대표 원고와 함께 ‘피고가 진정인 F의 임금 2,800,000원, 진정인 G의 임금 3,150,000원, 진정인 H의 임금 2,500,000원, 진정인 원고의 임금 4,500,000원 등 합계 12,950,000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하고, 미지급시 민․형사 책임을 엄수함을 확약한다’는 내용의 확인서(이하 ‘이 사건 확인서’라고 한다)를 작성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확인서에 기한 합의금으로 4,5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피고는 이 사건 청구가 임금 청구라는 전제 하에 원고가 2020. 1.경 이 사건 회사의 경영권이 양도된 후 상무로서 D와 함께 이 사건 회사를 경영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는 명목상 등기된 대표이사에 불과하고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인 경영자가 아니어서 원고를 고용하거나 원고의 업무를 지휘․감독한 바 없으며, 임금 청구의 상대방은 피고가 아닌 이 사건 회사가 되어야 하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다투나, 원고가 소장에 기재한 청구원인에 의할 때 이 사건 청구는 이 사건 확인서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회사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2020. 4.분 급여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는 내용일 뿐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거나 피고가 원고를 고용한 사용자라는 점을 전제로 임금을 청구하는 것이 아니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확인서의 효력이 없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먼저 이 사건 확인서는 피고가 원고 등의 체불임금 신고로 궁박한 상태에서 근로감독관의 강박에 의하여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처벌받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작성하였으므로 이 사건 확인서에 기한 합의는 효력이 없어 원고에게 합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궁박한 상태에서 또는 근로감독관의 강박에 의하여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상계 주장에 대한 판단
또한 피고는, 이 사건 확인서에 따른 합의금 채무가 인정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가지는 이 법원 2021가소1213618호 판결에 기한 대여금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에 대한 위 합의금 채무와 대등액에서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쌍방이 서로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채무를 부담한 경우 쌍방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에는 각 채무자는 대등액에 관하여 상계할 수 있고(민법 제492조 제1항), 민법 제492조 제1항에서 정한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이행의 청구를 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하였음을 의미하고 채무자가 이행지체에 빠지는 시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2021. 5. 7. 선고 2018다25946 판결 참조).
살피건대, 을 제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이 법원 2021가소1213618호로 대여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위 법원이 2021. 4. 23. 원고로 하여금 피고에게 5,39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4. 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도록 명하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그 무렵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되고 반증이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위 판결에 따라 피고에게 5,39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4. 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원고의 위 합의금 채권은 이 사건 확인서가 작성되어 원고가 피고에게 그 지급을 청구할 수 있게 된 날인 2020. 12. 17.에, 피고의 위 대여금 채권은 늦어도 위 대여금 원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이 기산되는 전날인 2021. 4. 7.<1>에 각 변제기에 도달하였다 할 것이므로 위 각 채권은 2021. 4. 7.경 상계적상에 있었으며,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위 대여금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원고에 대한 합의금 채무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의사표시가 기재된 피고의 2021. 7. 15.자 준비서면이 같은 날 원고에게 송달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다. 이로써 원고의 위 합의금 채권 4,500,000원<2>은 상계적상일인 2021. 4. 7.에 소급하여 피고의 위 대여금 채권 5,390,000원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상계되어 모두 소멸하였으므로, 피고의 위 상계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이상아(재판장) 조성필 이관형
각주1)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대여금 채권의 변제기가 언제였는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으나, 위 대여금 5,390,000원에 대하여 2021. 4. 8.부터의 지연손해금이 인정되는 이상, 늦어도 그 전날인 2021. 4. 7.에는 변제기에 도달하였다 할 것이다.
각주2) 이 사건 확인서가 작성된 2020. 12. 17.부터 원고가 위 합의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게 되었음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이 사건 소장이 피고에게 송달된 2021. 5. 20. 이전에 원고가 피고에게 위 합의금의 지급을 청구하여 피고의 위 합의금 채무가 이행지체에 빠지고 지연손해금이 발생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