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 및 이 법원에서 확장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차량번호 1 생략), (차량번호 2 생략) 차량(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에 관하여 피고 회사와 차량현물출자 및 관리 위․수탁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여 이를 갱신하여 왔는데, 2020. 1. 1. 피고 회사와 체결한 계약의 내용은 아래와 같고, 그 이전에 체결한 계약의 내용도 대체로 같다.
개인사업자로 등록을 한 원고는 피고 회사로부터 위탁받은 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운송료를 지급하면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다.
1) 원고는 2018. 7. 20. C 울산공장 수출 야적장에서 신조차인 D 차량(차대번호 E)을 이 사건 차량에 상차시켜 운송하기 위하여 위 D 차량을 운전하여 이 사건 차량으로 가던 중 마침 그곳을 지나던 신조차인 F 차량(차대번호 G)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차량에 관하여 H 주식회사와 적재물배상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이 사건 사고는 위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금 지급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피고 회사는 2019. 2. 27. C에 손해배상으로 13,823,712원(C가 입은 전체 손해액 중 D 차량 운전자인 원고의 과실을 60%로 적용하여 계산한 금액이다)을 지급하였다.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운송료를 지급하면서 2020. 8. 사고비 명목으로 8,000,000원을 공제하고 지급하였고, 2020. 9. 사고비 명목으로 5,823,712원을 공제하고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1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피고 회사의 근로자에 해당한바, 피고 회사는 2020. 8월분 임금 13,818,860원 중 8,000,000원을 일방적으로 공제하고 지급하였고, 2020. 9월분 임금 11,932,132원 중 5,823,712원을 일방적으로 공제하고 지급하였으므로 그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원고의 업무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작업을 하다가 발생한 것이므로, 원고의 근로자성은 인정되어야 한다(주위적 청구).
설령 원고가 피고 회사의 근로자로 인정되지 못하더라도, 피고 회사는 미지급한 용역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원고의 업무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작업을 하다가 감독 소홀 등 피고의 과실이 개입되어 발생한 것이므로,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피고 회사는 C에 지급한 전액을 원고에게 청구하거나 상계할 수 없고,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미지급한 용역비의 80%인 11,058,969원을 지급하여야 한다(예비적 청구).
피고 회사의 주장 요지
원고는 개인사업자로서 수탁자의 지위에서 운송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하였을 뿐 피고 회사의 근로자가 아니다. 이 사건 계약 당시 원고가 이 사건 차량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사고가 발생하여 제3자에게 피해를 입힌 경우 원고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기로 약정하였는바(제8조 제3항), 원고가 C에 손해를 입혀 피고 회사가 이를 배상하였으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 대한 구상금 채권과 원고에게 지급할 운송수수료를 대등액에서 상계한 것일 뿐이다.
판단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을 보아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근로를 제공하는 자가 기계, 기구 등을 소유하고 있다고 하여, 곧바로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안는 사업자라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0. 1. 18. 선고 99다48986 판결,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화물운송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화물차량의 실제 소유자는 원고로서, 피고 회사가 외부적으로 이 사건 차량의 소유자로 등록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 사건 차량은 원고가 피고 회사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소유권을 이전한 차량으로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내부적으로는 원고가 차량의 소유권을 행사하며 차량에 대한 제세공과금 및 차량유지비를 모두 부담하기로 한 점, ②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출발(상차)장소, 도착(하차)장소, 도착시한을 지정하여 주기는 하였으나, 피고 회사는 화주와 화물운송계약을 체결한 계약당사자로서 그 운송을 직접 수행할 원고에게 화물운송의 시간과 장소를 지정하여 운송을 의뢰하고 그 준수를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이는 화물운송계약의 기본적인 내용에 속하는 사항인 점, ③ 피고 회사가 원고의 차량 관리 상태를 통제하고, 원고의 교통법규 위반 등에 대하여 일정한 제재를 가할 수는 있으나, 이는 피고 회사가 대외적으로 차량에 대한 소유자로 인정되거나 원고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부담할 수 있기 때문으로, 이 또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서로 간에 양해된 사항이라고 할 것인 점, ④ 운행 도중 사고나 특이 상황이 발생하였을 경우 피고 회사에 통지하여 그 지시에 따르도록 한 것은 피고 회사가 대외적으로 이 사건 차량에 대한 소유자로 인정될 뿐만 아니라, 사고 등으로 인하여 정하여진 운송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므로, 이를 들어 원고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피고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는다고 볼 것은 아닌 점, ⑤ 원고에게는 통상의 근로계약에서 볼 수 있는 승진, 징계, 직급 등의 제도가 적용되지 않는 점, ⑥ 이 사건 계약에는 원고가 제3자를 고용하여 화물운송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제3자를 고용하여 화물운송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규정들이 존재하는 점(제8조 제4항, 제10조 제1항), ⑦ 원고가 피고 회사로부터 운송수수료 명목으로 지급받은 금원이 매월 일정하지가 않고 상당한 편차(최대 4배 차이)가 있으며, 원고는 피고 회사로부터 실제 운송횟수(=화물운송업무라는 일의 완성 결과)에 따라 운임을 지급받아 온 점, ⑧ 원고는 운송료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였을 뿐, 근로소득이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피고 회사와 사이에 화물운송업무를 수행하고 그에 대한 용역비를 지급받기로 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와 달리 원고가 피고 회사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 회사의 근로자로 볼 수 없는 이상 사용자의 피용자에 대한 구상권 제한 법리(대법원 1987. 9. 8. 선고 86다카1045 판결 등 참조)는 적용되지 않고, 이 사건 사고는 원고의 과실로 발생한 것이므로, 원고는 피고 회사에 대하여 13,823,712원의 구상금 채무를 부담하고, 달리 원고의 책임을 제한할 만한 사정도 없으므로, 피고 회사의 상계는 적법하다.
따라서, 원고의 예비적 청구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 및 이 법원에서 확장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이관형(재판장) 이상아 조성필
각주1) 지연손해금 부분에 관한 청구취지도 항소취지에 따라 확장된 것으로 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