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2. 15. 선고 2021노2126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4개월에 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주장

1)

2019고단7628 사건

①

피고인이 피해자 C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할 당시 피고인이 운영하는 B 주식회사는 흑자를 달성하고 있었고, 위 금원 차용 이전부터 실제로 수익이 예상되는 사업을 진행하여 차용금을 변제할 능력과 의사가 있었던 점, ② 피해자는 스스로의 판단으로 피고인에게 금원을 대여해주었을 뿐이고, 피고인은 금원 차용 당시 피해자 C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기망행위를 한 사실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C을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기망한 사실 및 그 편취의 범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은 심리미진 등으로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2020고단3931 사건

피고인은 피해자 J로부터 금원을 차용할 당시 차용금의 사용 명목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설명한 적이 없고, 피고인은 위 차용 당시 B 주식회사가 진행하던 각종 민사소송, 피고인이 AM에게 대여한 돈의 반환 등을 통해 변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으며, L을 연대보증인으로 하여 피해자 J에게 충분한 담보를 제공하였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 J를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기망한 사실 및 그 편취의 고의가 없음에도 불 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은 심리미진 등으로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주장

원심의 양형(징역 1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 부분

1)

2019고단7628 사건에 대하여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각 사실 내지 사정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 C을 기망하여 돈을 편취한 사실 및 그 편취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하면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①

피고인은 2015. 3. 17. 피해자 C에게 카카오톡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내용과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당시 피고인은 재무자문과 경영컨설팅을 하는 B 주식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피해자 C에게 B 주식회사의 구체적인 사업내용이나 투자상황 등을 알리지 아니한 채 연 10%의 이자를 지급하고 원금을 1년 후에 지급하겠다고 말하여 2015. 4. 3. B 주식회사 명의의 예금계좌로 1억 1,000만 원을 지급받았다. 그 당시 피해자 C은 피고인이 B 주식회사를 운영하면서 많은 수익을 얻는 등으로 상당한 자산을 보유한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었고, 함께 M단체 활동을 하며 신뢰하고 있던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B 주식회사의 구체적인 사업내용이나 투자상황 등을 확인하지 아니한 채 위와 같이 B 주식회사 명의의 예금계좌로 돈을 송금하였다. 그 이후에도 피해자 C은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별지일람표 기재와 같이 수회에 걸쳐 B 주식회사 명의의 예금계좌로 돈을 송금하였으나 그 때마다 B 주식회사의 구체적인 사업내용이나 투자상황 등을 전해 듣지는 못하였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피해자 C은 피고인이 경영컨설팅과 재무상담 등을 통해 상당한 고수익을 얻고 있다고 생각하여 자신도 피고인을 통해 은행이자보다 훨씬 높은 고수익을 얻고자 피고인이 요청하는 대로 돈을 대여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 C의 이러한 판단에는 피고인 개인에 대한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 있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②

B 주식회사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매출액이 계속하여 급격히 감소하였고, 이에 따라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계속 적자가 되는 등 B 주식회사의 영업실적은 계속하여 나빠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 주식회사의 자산ㆍ부채 규모는 증가하였는데, 이는 영업실적이 나빠졌음에도 빚을 내어 회사 규모만 키운 꼴이다. 자산ㆍ부채의구체적 내용을 보면 단기차입금이 급증한 반면 외상매출금의 잔액은 그대로 유지되어 기존 매출채권이 제대로 회수되지 않고 단기대여금, 선급금, 무형자산만 증가할 뿐 현 금성자산이 확보되지 않아 유동성이 급격히 나빠져 단기차입금을 제대로 변제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ㆍ악화됨을 알 수 있다.

피고인은 B 주식회사의 직원 N에게 2015. 8.부터 2016. 3.까지의 임금과 퇴직금 합계 약 3,300만 원을 지급하지 못하였고, 이로 인해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벌금 350만 원을 선고받았는바(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9. 26. 선고 2018고정2514), B 주식회사는 2015. 8.부터 임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상황이 매우 나빴다.

B 주식회사는 피해자 C에게 연 5~10%의 이자를 보장하고 원금을 1년 정도 뒤에 변제하기로 약정한 것이고, 피해자 C은 피고인을 재무 전문가로 알고 있었으니, B 주식회사가 피해자 C의 위 대여금을 제때 변제할 수 있도록 적절한 영업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B 주식회사의 영업실적이 매우 열악한데다가 유동성도 매우 나빠서 피해자 C의 위와 같은 기대를 충족시키기는 어려웠다. 피고인이 피해자 C에게 약속한 변제조건을 충족시키려면 B가 안정적인 영업수익을 얻을 수 있었어야 하는데 뒤에서 자세히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은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올리지 못한 채 도리어 위험성이 매우 높은 곳에 투자한 꼴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그 영업은 실패하고 말았다. 이는 피해자 C이 피고인에 대해 재무 전문가로서 기대하였던 것과는 전혀 다른 행위태양으로 보인다.

③

B 주식회사는 O(이하 ‘O’이라 한다)과 사이에 ㉮ B 주식회사가 O에 경영 및 재무적 사안에 대한 실사보고서를 제공하는 내용의 2015. 2. 6.자 재무컨설팅계약(수수료 미화 80,000달러), ㉯ B 주식회사가 O에 제반 재무자문 업무를 수행하는 내용의 2015. 3. 20.자 재무자문계약(수수료: 계약금조로 미화 100,000달러를 계약일에 지급하고 매월 5일 미화 10,000달러를 지급), ㉰ B 주식회사가 O의 총 발행주식 100,000주의 매각에 관한 자문 업무를 수행하는 내용의 2015. 4.경 기업매각자문위임계약{수수료 : 매각금액(80억 원)의 7%로 하되 매각금액이 80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초과하는 금액에 대하여 67%}을 각 체결하였다.

이와 별도로 B 주식회사는 O과 사이에 ㉮ B 주식회사가 O에 1억 1,000만 원을 대여기간 2015. 4. 1.부터 2016. 3. 31.까지, 이자 연 10%로 정하는 대여하는 내용의 2015. 4. 1.자 금전소비대차계약, ㉯ B 주식회사가 O에 1억 2,000만 원을 대여기간 2015. 4. 24.부터 2015. 7. 23.까지 이자 연 10%로 정하여 대여하는 내용의 2015. 4. 24.자 금전소비대차계약을 각 체결하였고, 위 각 금전소비대차계약에 따라 2015. 4. 3. 및 2015. 4. 24. Q에게 합계 2억 3,000만 원을 송금하였는데, 그 중 1억 1,000만 원은 피해자 C으로부터 차입한 돈이다. 피고인은 피해자 C에게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로 “P호 텔 Q 회장 계좌로 입금 완료했습니다”라고 알려주었지만, 피해자 C에게 그 사업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B 주식회사는 2015. 7. 13. O과 사이에 위 재무자문계약 중 수수료를 ‘투자금액의 5%’로 조정하는 합의를 하였고, 피고인은 2015. 7. 14. Q에게 “7. 13. 기준으로 8. 13.까지 한 달 동안 5억 원의 론을 유치하고, 8. 13. 이후 한 달 동안 6억 원의 론을 유치하겠다. 만일 최종 2달 동안 10억 원의 론을 유치하지 못할 경우 R회계법인 실사비용 원금을 제외한 모든 비용을 돌려드리겠다”고 약정하였는데 2015. 9. 13.까지 10억 원을 유치하지 못하였다.

그 후 B 주식회사는 O과 Q을 상대로 위 대여금 2억 3,000만 원의 반환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O에 대하여만 일부 승소판결을 선고받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 11. 선고 2018가합519972 판결).

O이 B 주식회사와 위와 같은 거래관계를 맺게 된 것은 B 주식회사의 자문에 따라 필리핀 호텔매각이 원활하게 진행되어 성공할 것을 목표로 한 것으로 보이나, 피고인이 2015. 9. 13.까지 10억 원을 유치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함에 따라 위 거래관계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였고, 피고인 측에서 O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고서야 비로소 대여금을 일부 반환받는 판결을 선고받게 된 것으로 보인다.

B 주식회사가 위 거래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받아 영업수익을 얻으려면 피고인이 필리핀 호텔매각을 성공시켜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피고인이 이를 성공시키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 거래를 성공시키기 위하여는 피고인이 외부자금 10억 원을 조달할 능력이 되어야 하는데, B 주식회사의 재무구조나 피고인의 자력상태와 능력 등이 비추어 외부자금 조달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추단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은 사정을 제대로 알리지 아니한 채 평소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있던 피해자 C으로부터 1억 1,000만 원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④

B 주식회사는 2015. 7. 20. 캐나다 법인인 S(대표자 T, 이하 ‘S’라 한다)와 사이에 ‘B 주식회사는 아시아 시장 및 V 음악 컨텐츠 제작을 의뢰하며 제작비 2억 원을 지급하되 그 제작된 컨텐츠의 인접권과 소유권을 갖고, S은 1년 안에 음악컨텐츠 12곡을 완성하여 납품’하는 내용의 2015. 7. 20.자 제작의뢰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계약에 따라 B 주식회사는 S에 2억 원을 지급하였는데, 그 중 3,500만 원은 피해자 C으로부터 차입한 돈이다.

B 주식회사는 2015. 7. 27. 피해자 C으로부터 9,000만 원을 차입하여 그 중 3,500만 원을 S에 지급하였고, 3,000만 원을 P 선급금조로 지급하였으며(피고인은 위 3,000만 원이 필리핀 호텔매각 관련된 돈으로 사용되었다고 주장한다), 2,250만 원을 피고인에 대한 가수금 반환조로 지급하였고, 나머지를 임차료 등으로 사용하였다.

피고인은 앞서본 바와 같이 필리핀 호텔매각에 관한 자문업무 등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그 업무가 제대로 진행되지 아니한 상황에서 S과 위와 같은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피고인은 S에 2억 원을 지급하고 S이 제작한 음반을 활용하여 수익을 얻고자 하였다. 피고인은 중국시장을 염두에 두고 위 음반의 제작을 의뢰하였는바, 위 음반을 활용하여 수익을 얻고자 하는 구체적인 사업내용이 명확하지는 않다. 피고인은 이른바 사드배치 문제로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되어 사업추진이 제대로 되지 아니한 것이라는 식으로 변명하는바, 사드 배치와 관련된 한국과 중국 간의 긴장관계는 2015년 초기에 이미 각종 국정회의 및 담화 발표 등을 통해 예상 가능하였고, 재무자문 전문가로 행세한 피고인이라면 위와 같은 국제정세를 고려하여 경제상황을 예측하고 그에 따른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관련 투자를 진행할 필요가 있었고, 피해자 C으로서는 피고인이 위와 같은 위험요소도 고려하여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서 B 주식회사에 위와 같이 돈을 대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은 위험요소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사업추진을 한 것으로 보이고, 결과적으로 S을 통해 음반을 제작하고서도 그 음반을 활용한 사업수익을 내지 못하게 된 것이다. B 주식회사는 자본금 규모에 비해 상당한 누적 손실이 있었고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통한 매출창출도 하지 못하던 상황이었으므로, 신규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특히 중국시장을 상대로 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으니, 재무전문가로 행세한 피고인으로서는 사업의 성공가능성을 면밀히 살펴 사업을 추진하였어야 하고, 피해자 C으로부터 돈을 차용함에 있어서도 피해자 C이 그와 같은 상황에 처한 B 주식회사에 돈을 대여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였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피고인은 B 주식회사의 영업손실이 누적되고 매출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에서 피해자 C이 B 주식회사에 입금한 돈 중 일부를 자신의 가수금 변제조로 곧바로 인출하였는바, 피해자 C이 B 주식회사의 재무상태와 경영실적 및 가수금 변제조로 일부 출금되는 사정 등을 알았다면 9,000만 원을 위와 같은 조건으로 대여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⑤

피고인은 한국조폐공사-주식회사 X, 주식회사 X-Y 주식회사, Y 주식회사–B 주식회사 사이에 순차 진행된 ‘Z(이하 ’기념메달‘이라 한다)’ 관련 사업을 언급하면서, B 주식회사가 2016.경 기념메달 제작사업을 위해 Y 주식회사에 3억 5,000만 원을 투자하였는데 그 중 2억 원은 S이 제작한 음원을 2억 원으로 계산하여 양도하는 방법으로 지급하였고 1억 5,000만 원은 현금으로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바, ㉠ 현금 1억 5,000만 원의 송금내역은 확인되나 음원에 관하여는 2015. 12. 31. 현재 대차대조표에 선급금 204,028,850원과 무형자산 2억 4,000만 원이 기재된 이후 2017. 12. 31. 현재 대차대조표에도 선급금 204,028,850원과 무형자산 2억 4,000만 원이 계속 존재할 뿐 위 선급금과 무형자산이 줄어든 흔적이 없고 그 외에 달리 B 주식회사가 Y 주식회사에 음원 2억 원을 양도하는 방법으로 지급하였음이 재무제표에서 확인되지 아니하는 점에 비추어 과연 B 주식회사가 Y 주식회사에 음원 2억 원을 양도하는 방법으로 지급하였는지 의문이고, ㉡ 설사 B 주식회사가 Y 주식회사에 3억 5,000만 원을 투자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B 주식회사가 위 사업에 투자하였는데 사드 문제로 인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아 피해자 C에게 변제하지 못한 것이라는 취지로 변명하나, 이에 관한 판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한편 피고인은 2016. 1. 27. 이후 피해자 C으로부터 받은 돈을 대부분 자신의 가수금 변제에 사용하였는바, 피해자 C이 B 주식회사의 재무상태와 경영실적 및 가수금 변제조로 출금되는 사정 등을 알았다면 그와 같은 조건으로 대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도 앞서 본 바와 같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사기죄의 요건인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소극적 행위를 말한다.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 따라서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거래로 재물을 받는 자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도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 한편,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고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한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7도20682 판결 등 참조).

재산권에 관한 거래관계에 있어서, 일방이 상대방에게 그 거래에 관련된 어떠한 사항에 대하여 이를 고지하지 아니함으로써 장차 그 거래관계의 효력 또는 채무의 이행에 장애를 가져와 계약상의 채권을 확보하지 못할 위험이 생길 수 있음을 알면서 이를 상대방에게 고지하지 아니하고 거래관계를 맺거나 그러한 상태를 묵비하여 상대방으로부터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받고 상대방은 그와 같은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당해 거래관계에 임하지 아니하였거나, 이를 지속하여 재물 등의 교부를 하지 아니하였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한 경우, 그 재물의 수취인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할 것이고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은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84. 9. 25. 선고 84도882 판결 참조).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인바,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7도6646 판결,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1도731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각 사실 내지 사정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 C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더라도 그에게 약속한 수익을 돌려줄 수 없음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 C을 기망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의 편취범의 또한 인정된다.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여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해자 C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2015. 3.경 ‘피고인이 B 주식회사를 운영 중인데 좋은 투자처가 있다. 가입해 있는 연금보험을 인출하여 빌려주면 연 10%의 이자를 보장하여 주고, 원금은 1년 후에 갚아 주겠다’고 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그 진술이 일관적이며 구체적인바, 달리 위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피해자 C은 피고인이 비록 구체적 투자처를 말하지는 않았지만, B 주식회사에게 금원을 대여할 것을 요구하며 자신이 투자기법을 많이 알기 때문에 이에 따라 투자하겠다고 하면서 현재 진행하는 사업을 설명하여, 피해자 C은 자신의 대여금이 그 사업에 쓰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피해자 C은 2016. 9.경 ‘피고인이 매년 연말에 많은 예술 공연이 있으니 그곳에 투자하라’고 하였다고 진술하는데 그 진술이 일관적이다. 피고인은 2016. 10. 8. 피해자 C에게 전화통화로 1,300만 원에 대해 투자 전략이 있으니 자신에게 송금하라는 취지로 말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해자 C은 피고인이 자신에게 돈을 대여해주면 자신의 투자기법을 이용해 위 자산을 운용하여 원금과 고이율의 이자를 보장해주겠다고 하여 금원을 대여해준 것으로 보인다.

②

피해자 C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은 피해자 C에게 투자를 권유하며 피고인 자신은 100억 원대 자산가라고 하며 자신을 설득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과 피해자 C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문자메시지에 의하면 피해자 C은 2017. 1. 11.경 피고인에게 모든 계약을 정리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을 비롯하여 줄 곧 피고인에게 대여금에 대해 이자의 결산 및 원금의 변제를 요구하였으나, 피고인은 ‘지금 좋은 소식이 있다’, ‘곧 결산하여 주겠다’며 호언장담을 하면서도 피해자 C에게 대여금을 전혀 변제하지 않았고, ‘AR에 금 18톤이 있어서 이것이 매각이 되면 피해자 C이 투입한 자산 및 이자를 결산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 C에게 피고인 자신의 자산도 100억 정도 된다고 했던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하며 피해자 C에게 금 보증서를 보내주기도 하였다. 이처럼 피고인은 피해자 C이 대여금의 변제를 요구할 때마다 이와 같은 변명을 하며 피해자 C을 안심시켰는데, 피고인이 피해자 C에게 보내준 금 보증서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을뿐더러 피고인이 위 금에 대해 매각의뢰를 받았다거나 피고인이 위 금의 일정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③

피고인은 B 주식회사의 경영이 악화된 것은 사드 배치 등 이 사건 금원 차용 당시 예측 불가능하였던 외부사정으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1심에서 적절하게 설시한 바와 같은 B 주식회사의 재무상태, 2015. 8.경부터 직원 월급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던 사정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각 대여 당시 B 주식회사의 경영상황이 건실하였다고는 믿기 어렵다.

④

아래 각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추진하였던 사업들의 수익성이 높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 피고인은 피해자 C이 2015. 4. 3. 피고인에게 대여한 1억 1,000만 원을 O에게 대여하였는데, B 주식회사는 O과 수수료 미화 8만 달러 상당의 재무컨설팅계약, 수수료 계약금 10만 달러 및 매월 10,000 달러 상당의 재무자문계약(위 수수료는 이후 피고인이 유치한 투자금액의 5%로 조정되었다) 및 O 소유 필리핀 P 호텔(이하 ‘P 호텔’이라 한다)의 최소 매각대금 80억 원 중 7%를 수수료로 받는 기업매각자문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P 호텔 매각을 위한 실사 과정에서 O의 대표 Q이 구두로 이야기한 위 호텔의 재무 상황과 실사로 파악된 실제 재무 상황 사이에 차이가 있었고, R회계법인으로부터 위 호텔의 재무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매각이 어렵다는 의견을 받아 피고인이 직접 금원을 대여해야 할 상황이었다는 것으로, O이 B 주식회사에게 위 거액의 수수료를 지급할 능력이 있다거나 P 호텔의 매각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이에 따라 Q이 피고인에게 대여금을 변제할 능력이 있었다고는 보이지 아니한다. 재무 전문가로 행세하는 피고인으로서는 R회계법인의 실사까지 동원한 이상 이러한 O의 재무상황 및 사업의 위험성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 B 주식회사는 2015. 7. 27. 피해자 C으로부터 9,000만 원을 차입하여 그 중 3,500만 원을 S에 지급하였으나, 당초 예정하였던 음원 판매 사업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인은 한국 제작사들의 어려움과 음반을 제작하기로 한 T가 뇌경색으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는 등의 외부적 상황으로 인해 사업이 진행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T가 뇌경색 증세를 보인 것은 2018년으로 이는 B 주식회사와 T 사이의 제작 의뢰 계약상 음반 제작 기간이 지난 이후이고, 그 외 외부적 상황에 대해서는 ‘한국 제작사들의 갑작스런 어려움으로 계약이 집행되지 않았다’는 T의 일방적인 이메일 외에는 그 경위를 설명할 자료가 전혀 제출되지 아니하였다. T가 음원 제작을 완료하였다는 것 또한 그의 확인서 외에 음원파일 등 이를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전혀 제출되지 않은바, S에 2억 원을 투자하는 사업의 수익성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적 상황으로 인해 실패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그 설득력이 떨어진다.

㉢ 피고인은 기념메달 중국독점판매 사업에 3억 5,000만 원을 투자하였으나 사드배치 문제를 둘러싼 한중 갈등으로 위 판매 사업이 중단되었다고 주장하나, 위 기념메달 중국독점판매사업을 주도하였던 Y 주식회사의 대외적 대표인 AD는 원심 법정에 출석하여 B 주식회사가 Y 주식회사에게 투자금을 지급한 내역 및 T가 제작한 음원에 대한 2억 원 상당의 권리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증언하여 B 주식회사가 Y 거액의 수수료를 지급한다는 것이 현실성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주식회사에 2억 원을 음원에 대한 권리를 양도하는 방법으로 지급하였다는 것에 의문이 든다. 또한, 주식회사 X와 메달제작 계약을 체결한 한국조폐공사는 AT이 피고인을 상대로 제기한 이 법원 2016가단5217331 손해배상 사건에 한국조폐공사 자체적으로 중국에 기념메달을 판매하고 있지 않으며, 중국 기업들로부터 수십억 원 이상의 선주문이 있었다는 점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회신한 점(2019고단7618 사건 증거기록 2책 1권 270, 271쪽) 등에 비추어 볼 때 실제로 Y 주식회사나 B 주식회사가 기념메달 중국독점판매 사업을 진행하였다는 점 및 중국 기업으로부터 수십억 원 이상의 선주문이 있었다는 점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2)

2020고단3931 사건에 대하여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피해자 J는 피고인으로부터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말을 듣고 돈을 빌려주었다고 진술하고 있고, L도 그에 부합하는 증언을 하고 있는 점, ② 피고인이 생면부지의 피해자 J로부터 돈을 빌리면서 돈을 빌리는 이유나 사용처 등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고, 피해자 J는 물론 L도 허위 증언을 할 특별한 이유가 없는 점, ③ 피고인은 단기간만 사용하기로 하고 돈을 빌렸는바, 그 돈을 빌리면서 단기간 내에 변제할 수 있는 사정을 피해자 J 측에게 알렸을 것으로 추단되는 점 등 피고인이 급전을 빌리게 된 경위, 그 당시 피고인 개인과 피고인이 경영하던 B 주식회사의 각 재정상태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 J을 기망하여 돈을 편취한 사실 및 그 편취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하면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위 2.의 가.1).나).(1)항에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L과 피해자 J는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말을 하였다고 일치하여 진술하고 있는데 위 진술은 매우 구체적이고 일관되어 그 진술의 내용은 피해자 J가 직접 경험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한 점, ② A와 L 사이의 문자메시지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해자 J를 만나기 전 날인 2018. 5. 22. L에게 구비해야 할 서류를 알려주면서 약속 장소로 카페를 제시한바, 이는 피고인과 피해자 J가 카 페에서 만나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것과 그 정황이 부합하는 점, ③ 피고인은 피해자 J로부터 금원을 차용할 당시 별다른 재산이 없었고, 시중금융권에서 대출이 이루어지지 않을 만큼 신용이 좋지 않았으며, B 주식회사 또한 AW은행 등에 대한 채무를 연체하여 채무불이행자로 등록되는 등 기업신용등급이 매우 낮았던바 피고인이 3달 만에 차용금을 변제할 수 있었을 것으로는 보기 어려운 점, ④ 설령 피고인의 주장대로 피고인이 L 및 피해자 J 등에게, 민사소송을 통해 O 및 Q과 주식회사 AU 등으로부터 받을 돈이 있으니 7,000만 원을 빌려주면 3개월 안에 갚겠다고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해자 J로부터 금원을 차용한 시점은 피고인이 주식회사 AU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의 1심 판결이 선고되기 전이었으므로 아직 그 승소를 확신할 수 없었고, 위 1심의 원고(이 사건 피고인) 승소 판결은 결국 서울고등법원 2018나2039219 사건으로 파기되어 원고 패소 판결이 2019. 6. 8. 확정되었는데, 이에 의하면 B 주식회사와 주식회사 AU 사이의 자문계약은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는 것으로, 무효인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인 피고인으로서는 위 소송에서 피고인이 패소할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으며, 피고인이 O 및 Q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은 2018. 10.경 이후에야 변론이 종결되어 피고인이 피해자 J로부터 금원을 차용한 시점에서는 그 승소 여부 및 집행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려웠던 점, ⑤ 피고인은 AM에게 돈을 빌려주어 그로부터 반환받을 대여금이 약 4억 원 정도 있었다고 주장하면서도, 거액을 빌려준 피고인은 차용증조차 작성하지 않았으며 AM의 연락처 및 그가 하는 일에 대하여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바, AM에게 반환받을 대여금이 존재하는지도 의문일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AM은 2017. 11. 및 12.경 피고인으로부터 위 금원을 차용하고 2달 안에 갚겠다고 하면서도 피고인이 피해자 J로부터 돈을 차용한 2018. 5. 23.경까지도 이를 갚지 않고 있어, AM이 이로부터 3달 내로 돈을 갚았을 확률은 낮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⑥ 피고인은 자신 명의의 통장이 압류가 될 것을 염려해 피해자 J로부터 받은 대여금을 자신의 처인 AV의 계좌로 이체한바 피고인의 자금상황이 원활하여 그에게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하는 점, ⑦ 이와 같이 피고인이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 없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발언으로 피해자 J를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한 이상, 피고인이 L을 연대보증인으로 설정한 사실은 그 편취의 범의를 인정하는 것에 아무런 영향이 없고, L이 피고인의 채무를 연대보증하게 된 것 또한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발언으로 L을 기망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 J를 기망한 사실 및 그 편취 범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여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 부분

편취 금액이 4억 2,300만 원으로 다액이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한 점, 특히 피해자 C에 대하여 여전히 상당 부분의 피해 변상이 이루어지지 아니한 점,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 C에게 공소제기 이전에 일부 이자를 지급하다가 공소제기 이후에 1억 8,000만 원을 지급하였고 피해자 J에게 공소제기 이후에 7,000만 원을 지급하는 등 피해변제를 위하여 노력한 점, 2회의 벌금형 전과 이외에는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건강, 성행과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방법, 범행 후의 정황 등 제반 양형조건을 아울러 참작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