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해자는 피고인의 재정상태 및 피고인이 운영하던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 경영상황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지 못하였는데, 피고인의 ‘기존 은행 환율보다 우대를 받아 환전을 해주겠다’, ‘월 3,000만 원 정도의 순수익을 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부 자금만 있으면 금방이라도 회사를 일으켜 세울 것이다’, ‘돈을 빌려주면 매달 300만 원씩 줄 수 있고, 원금도 바로 돌려줄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듣고 피고인의 경력과 능력을 신뢰하게 되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금원을 피고인에게 지급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당시 돈을 환전하여 피해자에게 지급하거나 빌린 돈을 갚을 수 있는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따라서 피고인의 기망행위 및 편취의 범의가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검사의 의견서는 항소이유서에 기재된 항소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 판단한다]
직권판단
직권으로 본다.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2. 8. 12.자 사기의 점을 아래 [다시 쓰는 판결 이유]의 범죄사실란 본문 및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1 기재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편취 금액을 축소하는 내용에 불과하다)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의 대상이 변경되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위 2012. 8. 12.자 사기의 점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2012. 8. 12.자 사기의 점 부분에 관하여는 위와 같이 공소사실이 변경되었음을 전제로 하여 판단하고, 나머지 사기의 점 부분에 관하여는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에 대하여 살펴본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환전한 돈을 반환하거나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를 편취할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면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환전 부분(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1 부분)에 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환전한 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 및 그에 대한 고의도 인정된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말을 한 사실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피해자로부터 달러를 가지고 있는데, 환율이 좋지 않아 속상하다는 말을 듣고 당시 피고인이 유학원을 운영하고 있어 달러를 필요로 하는 학생들에게 직접 환전을 해 주면 피해자가 돈을 더 받을 수 있을 것이므로, 피해자에게 아는 학생들을 통해 환전해주겠다’고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2012. 8. 21.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1 기재와 같이 피고인 명의의 C은행 외화계좌로 29,991.17달러를 입금하였고, 이에 위 계좌의 잔액은 기존의 잔액과 합하여 30,524.01달러가 되었다. 피고인은 위 외화계좌에서 2012. 8. 22.부터 2012. 8. 27.까지 피고인 명의의 C은행 원화 계좌로 합계 21,400달러를 송금하였는데, 위 달러가 입금된 C은행 계좌는 원화 계좌였으므로, 당시 환율이 적용된 원화가 입금되었다.
피고인은 또한 위 C은행 외화계좌에서 2012. 8. 22 2회에 걸쳐 합계 9,063달러를 인출하였다(달러화로 인출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은행을 통해 달러를 환전할 경우 수수료 등을 부담하게 되므로, 그 수수료 등을 줄이기 위해 피해자로부터 달러를 송금받은 것이고, 학생들에게 달러를 환전을 해주려면 달러를 보유하고 있어야 함에도 위와 같이 송금받은 달러 중 약 70%에 해당하는 달러를 피고인의 원화 계좌로 송금하는 방법으로 바로 원화로 바꾸어 버렸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29,991.17달러를 입금받은 날인 2012. 8. 21. 피해자에게 환전금 명목으로 600만 원을 지급하였을 뿐, 나머지 환전대금을 전혀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피고인이 환전을 시도했다고 볼 자료도 없다. 위와 같이 피해자에게 환전금 명목으로 지급한 600만 원은 피고인이 피고인의 외화 계좌에서 원화 계좌로 돈을 송금한 후 그 원화 계좌에서 피해자의 계좌로 이체하는 방법으로 지급된 것이므로, 피고인이 실제로 유학원의 학생들을 상대로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피고인이 피고인의 외화 계좌에서 달러화를 인출한 것이 있으므로, 학생들을 상대로 그 달러화를 환전하였을 수 있으나, 송금 당일 바로 피해자에게 송금된 점에 비추어 그럴 가능성은 떨어져 보인다).
피고인은 피고인의 C은행 원화 계좌로 21,400달러에 해당하는 원화가 입금되자 그 돈을 위와 같이 피해자에게 환전금 명목으로 600만 원을 지급한 외에는 임대료, 건강보험료, 광고료, 카드대금 등의 명목에 사용하였다.
위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달러 환전 명목으로 돈을 받더라도 아주 일부만을 피해자에게 환전금 명목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유학원 운영 등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의사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피고인이 사용하던 계좌가 압류되는 바람에 환전을 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피고인 명의의 C은행 외화계좌와 원화계좌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하여 2012. 7. 10. 압류되었다가 2012. 7. 11. 위 압류가 해제되었고, L의 신청에 의한 압류명령으로 2012. 9. 4.(압류통지가 은행에 도착한 날이다) 압류되었다가 2012. 9. 27. 위 압류가 해제되었다. 그런데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위와 같이 달러를 송금받은 이후 위 2개 계좌의 돈을 대부분 사용하여 2012. 9. 3. 기준 위 외화계좌의 잔액은 52.18달러, 위 원화계좌의 잔액은 2,350,076원에 불과하였다. 이에 의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압류는 피해자가 달러를 송금하기 전에 해제되었으므로, 이 사건과 무관하고, 채권자를 L으로 하는 압류명령에 따른 압류의 통지가 있은 날을 기준으로 위 2개 계좌의 잔액이 아주 소액이므로, 압류 때문에 환전을 하지 못했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사실관계가 위와 같음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통장이 압류되는 바람에 환전을 하지 못하였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피고인이 운영하던 유학원인 주식회사 D(이하 ‘D’라고만 한다)는 2011년경 피고인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경영상황이 급격히 악화되어 위 회사는 사실상 폐업 상태에 이르러 근로자들의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였다. 피고인은 2012년경 대부업체에 1억 원 이상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신용등급이 7등급일 정도로 신용이 좋지 못하였다.
차용금 부분(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2 내지 8 부분)에 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피해자를 기망하여 돈을 지급받은 사실 및 그에 대한 고의도 인정된다.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당시 D 사업계획을 말하면서 사업자금으로 돈을 쓰고 학생들이 등록하기만 하면 바로 원금을 변제하겠다고 말하였다’고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피고인 역시 검찰에서 피의자 신문을 받으면서 ‘피해자에게 원금 및 더 많은 수익금을 돌려주기로 하고 받은 것은 맞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돈을 줄 당시 피고인이 어느 정도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피고인이 오랜 기간 유학원을 운영하여 경력이 있고, 자신이 있다고 하여 그 말을 믿고 돈을 주게 된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대부업체에 1억 원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으며, 신용등급이 7등급 정도로 좋지 아니하였다. 뿐만 아니라 D 운영자금이 부족하여 사채업자로부터 돈을 빌려 운영비로 사용하고 있었다. 또한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면 2009년 무렵 해외유학 거품이 꺼지면서 2006년 대비 2011년에는 유학생 수가 절반가량 줄었고 유명 유학원들이 폐업을 하는 등 국내 유학 시장은 불황이었다는 것이다. 피고인은 유학원을 운영하다가 사기 등으로 많은 손해를 입었고, 2011년에는 뇌졸중으로 쓰려져 한동안 유학원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으며, 직원 급여를 제대로 주지 못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처벌받기도 하였다. 그런데 피해자는 별다른 직업이 없이 아이들을 키우는 주부로 유학원 운영에 관하여 제대로 모르고 있었고, 단지 피해자가 오랜 기간 유학원을 운영하였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피고인으로부터 D의 위와 같은 어려운 경영 상황을 제대로 설명 받지 못한 채 피고인으로부터 ‘재정난이 있으나 오랜 경험과 능력이 있으니 유학원 운영으로 돈을 벌어 원금과 수익금을 줄 수 있다’는 말을 믿고 피고인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돈을 주었다.
피해자는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돈을 준 이후에 피고인이 운영하는 유학원에 전화를 하면, 피고인이 출근을 안 하거나 외부에 있는 경우가 많았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사무실에 찾아 간다고 하면 피고인이 여러 핑계를 대면서 오지 못하도록 하거나 만나주지 않았는데, 이런 점에 비추어 나중에야 피고인 운영의 D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는데, 위 진술이 실제 경험하지 않으면 진술하기 어려운 내용인 점에 비추어 위 진술은 신빙성이 있고, 이에 의하면,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돈을 지급할 당시 D의 운영 상태가 매우 어려웠던 사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였음을 알 수 있다.
피해자는 피해자 소유의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후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7, 8 기재와 같이 피고인에게 합계 약 2억 원을 송금했는데, 피고인 주장처럼 피해자가 D 운영이 아주 어려운 것을 알면서도 피고인의 경험과 능력만 믿고 돈을 투자하기에는 위 금액이 매우 큰 금액이라는 점에서 피해자는 피고인 운영의 D의 어려운 경영 상황을 제대로 모르면서 피고인에게 돈을 준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검찰에서 ‘피해자에게 사업이 한창 좋을 때는 돈을 잘 번다고 했고 실제로 유학업계가 호황일 때는 월 3,000만 원 정도 순수익을 올렸다’고 진술하였는데, 이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D의 어려운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자신의 과거 경력 내지 능력만을 지나치게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연인관계에 있는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호의로 투자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해자는 당시 미국에 거주하는 이혼한 배우자로부터 매달 달러화로 생활비를 지급받고 있었고 그 외에는 수입이 없었음에도 주택을 담보로 추가대출을 받는 등으로 피고인에게 송금할 이 사건 돈을 마련하였는바 피해자가 단순히 호의로 피고인을 도와주고자 이 사건 돈을 교부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가 금원 대여를 결심하게 된 주된 이유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약속한 원금반환 및 수익금 지급 약속 때문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2013. 10. 15. 피해자로부터 9,600만 원을 받은 후 그 돈을 피고인이 기획하던 필리핀 여름캠프 준비를 위해 사용하였으나 그 후 갑자기 필리핀에 쓰나미가 와서 위 캠프를 위해 사용한 돈을 돌려받을 수 없게 되었고, 그 사용 내역 중에는 항공기 예약을 위해 H에게 지급한 3,000만 원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D 명의의 F은행 통장 사본을 제출하였는데, 위 통장 사본에는 2013. 10. 15. 3,000만 원이 송금된 것과 관련하여 ‘I – 항공계약금’이라 인쇄되어 있다(피고인에 대한 경찰 2회 피의자신문조서에 첨부). 그러나 피해자는 2013. 10. 15. D 명의의 F은행 계좌로 9,600만 원을 송금하였는데, 피고인은 같은 날 위 돈 중 3,000만 원을 D 명의의 I은행 계좌로 송금하면서 위 F은행 계좌의 통장에 ‘I - 항공계약금’이라고 기재되도록 한 사실, 그러나 위 I은행 계좌에 3,000만 원이 입금된 직후 피고인은 위 돈 중 1,020만 원을 M에게, 1,200만 원을 G에게, 600만 원을 N에게 송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의하면, 피고인은 당시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것임에도 마치 항공 계약금으로 사용한 것처럼 하기 위하여 통장의 적요란에 실제와 다른 내용이 기재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위 1)항 환전 부분에 관한 판단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환전을 해주겠다고 속인 후 피해자로부터 돈을 편취하였고, 그 후 피해자로부터 환전금의 지급을 독촉을 받았을 때 계좌가 압류되었다는 등의 핑계를 댔고, 피해자는 이를 그대로 믿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그 경험을 통해 피해자가 피고인의 말을 잘 믿는 것을 알게 되어 이를 이용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로부터 돈을 편취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2012. 8. 12.자 사기의 점에 관하여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고, 나머지 점에 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