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5. 20. 선고 2021노3071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에게는 C연구원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의사를 가지고 노동조합 대표자인 D에 대한 인사발령을 통하여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에 개입하려는 고의가 미필적으로라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이에 대하여 자세히 설시하여 그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미필적으로나마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의사를 가지고 노동조합 대표자인 D에 대한 인사발령을 통하여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에 개입하였다고 보인다.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1)

근로시간 면제자에 대하여 단체협약은 제8조 제4항에서 정상 임금 지급 보장, 임금 인상의 경우 동일 직급 조합원과의 동등 수준 보장, 근무기간 근속년수에의 산입을 규정하고, 동조 제7항에서 승진에 있어서의 동등지위 보장을 규정하며, 제9조에서 노동조합 전임자 및 근로시간면제자에 대한 부당한 인사·처우를 금지함으로써 조합의 임원 및 간부가 정당한 조합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단체협약 제8조 제3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근로시간 면제자가 근로시간 면제 해제시에 복귀할 '원직'을 형식적으로 '근로시간 면제 해제 당시의 원직'으로 볼 것은 아니다. 근로시간 면제자가 실질적으로 근로하였던 업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상적인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원직 복귀를 가능케 하는 것이 단체협약의 규정 취지라고 보인다.

2)

D은 2012. 3. 12.부터 2014. 3. 13.까지는 IP법제연구팀, 2014. 3. 14.부터 2016. 12. 31.까지는 연구기획팀, 2017. 1. 1.부터 2018. 9. 4.까지는 조사분석팀에 발령되었다가, 2018. 2. 22.부터 근로시간 면제자로 지정되었고 2018. 9. 5.부터 2018. 12. 31.까지는 경영지원실, 2019. 1. 1.부터 2019. 4. 7.까지는 연구기획실, 2019. 4. 8.부터 2019. 11. 28.까지는 노동조합으로 인사발령 된 사실이 인정되는 바, 단체협약의 규정 취지 및 노동조합이 C연구원의 조직개편 상 정식부서에 포함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D의 원직을 노동조합으로 인식하였다고 믿기 어렵다.

3)

C연구원은 2018. 8.경 조직 개편 추진안에 조직개편의 방향 중 하나로 '정당한 평가와 언로 확보로 사기진작과 유대감 강화'를 설정하였고 개편안의 주요 내용에는 검사혁신역에 관한 유일한 사항으로 "'검사혁신역' 설치를 통한 상시적 내부 감사 체제 구축"이 기재되어 있다. 검사혁신역에는 기존 직원이 2명뿐인데 C연구원 담당자별 사무분장에 의하더라도 2명 모두 감사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검사혁신역을 맡으면 노동조합 활동이 힘들어지게 된다. 피고인을 비롯한 C연구원 측에서 D에게 '혁신' 업무와 관련한 구체적인 업무지시 내지 고지를 하지 않아 D을 비롯한 노동조합 측으로서는 인사발령으로 인하여 D이 감사업무를 맡으리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인사발령 때 D이나 노동조합과 사전 협의가 없었고, 인사발령 이후 D의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의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이전인 2019. 12. 2.까지 사후 면담도 없었다.

4)

인사발령은 D이 당초 통보했던 근로면제 시간이 지났음을 이유로 한 것이었는데 당시 C연구원과 노동조합 간 임금교섭이 타결되지 않았고 D이 근로면제 시간 조정을 통보했으나 피고인이 이에 동의하지 않는 등 C연구원과 노동조합은 갈등을 겪고 있었으므로 노동조합 위원장인 D의 원직 복귀 자리가 어디인지가 중요한 상황이었다. 피고인을 비롯한 C연구원 측은 D에게 검사혁신역 업무를 수행하게 하더라도 이해충돌이 없도록 근태관리나 감사업무 등은 업무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협의를 한 후에 인사발령을 내는 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미리 협의를 하지 않았다.

5)

C연구원 측은 근로시간 면제시간 전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노무사와 법무법인에 검토의견을 요청하였으면서, 근로시간 면제시간을 전용하는 것에 부동의함에 따라 촉발된 D의 원직 복귀를 명하면서는 사전 협의가 필요한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6)

변호인은 피고인이 근로면제 시간이 소진된 D에 대해 어떤 인사발령을 하더라도 D이 원직 복직을 거절하고 무급으로 노조전임자 활동을 선택한다면 그 인사발령을 강제할 수 없으므로 인사발령이 법리적으로 부당노동행위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임금은 근로자의 적정임금의 보장과 생활보장과 관련한 근로자의 핵심 권리 중 하나로서 D은 사실상 이 사건 인사발령에 따라 현업에 복귀할 수밖에 없는 점을 고려하면 이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률(재판장) 원정숙 정덕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