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2020고단2793 사건)에 관한 공소를 기각하고, 근로자 E, G, F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 F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2020고단150 사건)에 관하여 유죄를 선고하고, 사기의 점(2019고단6834 사건)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사만이 유죄부분 및 무죄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므로 피고인과 검사가 모두 항소하지 아니한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었다. 따라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2020고단150 사건) 및 무죄부분(2019고단6834 사건)에 한정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2019고단6834 사건)
피고인은 별다른 재산이 없었고, 당시 인건비를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회사 상황이 어려웠으며 차용 당시 피고인 운영 회사가 투자금을 받을지 여부가 불분명하였으므로 피고인은 피고인의 변제능력에 대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였고, 피고인에게 편취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음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2020고단150 사건)
원심의 형(벌금 4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2019고단6834 사건)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피고인의 편취 범의가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이 5,000만 원을 빌려 주면 며칠만 쓰고 바로 변제해주겠다“고 기망한 것으로 적시되어 있으나, 피해자의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인은 당시 피해자에게 ”투자금이 곧 들어올 예정이니 투자금이 들어오면 빠른 시일 내에 돈을 변제해주겠다“고 말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원심 법정에서 “2017. 6.~7.경 벤처기업 대회에서 제일 높은 점수로 상을 받았고, 이후 J라는 K에서 지원을 받았으며 그와 같은 수상을 하면 보통 투자유치가 수월하게 진행되는 게 업계의 정석이었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의 변호인이 제출한 참고자료에 의하면 피고인은 실제로 이 사건 차용 당시 ㈜L와 1억 원 투자에 대한 협상이 진행 중이었고, 재단법인 K에서 지원하는 사무실에 입주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던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 경영 ㈜D는 이 사건 차용 당시 M건물 지하에 반찬 매장을 운영하였고, N백화점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비록 영업손실이 더 크긴 하였으나 2017년 약 2억 원, 2018년 약 6억 상당의 매출액을 올렸다. 그리고 이 사건 차용 무렵인 2017. 8.경 M건물와 N백화점 등에서 약 3,500만 원 상당의 매출대금이 회사 계좌로 입금되기도 하였다.
이 사건 차용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는 연인관계에 있었고,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 “그냥 좋은 감정에 있던 상대가 돈을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주었다, 그냥 그 사람이 너무 힘들어서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빌려주었다”라고 진술하였다. 한편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는 대여금의 사용처를 알지 못한 채 빌려주었다고 진술하였으나 수사기관에서는 “피고인이 직원들의 월급을 못준다고 해서 빌려준 것이다”라고 진술한 점에 비추어 당시 대여금의 사용처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실제로 피고인은 이 사건 차용금의 대부분을 직원 급여로 지출하였다.
피해자는 금융권으로부터 대출받아 이 사건 차용금을 피고인에게 대여하였는데, 피고인은 대출 다음 달인 2017. 9.부터 2019. 5.경까지 이자 명목으로 피해자에게 총 3,953,471원을 변제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한편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는 사기죄의 주관적 요소인 범의를 인정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5. 10. 14. 선고 2005도12 판결,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도14731 판결 등 참조).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는 그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소비대차 거래에서 차주가 돈을 빌릴 당시에는 변제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비록 그 후에 변제하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이는 민사상의 채무불이행에 불과하며 형사상사기죄가 성립하지는 아니한다. 따라서 소비대차 거래에서, 대주와 차주 사이의 친척․친지와 같은 인적 관계 및 계속적인 거래 관계 등에 의하여 대주가 차주의 신용 상태를 인식하고 있어 장래의 변제 지체 또는 변제불능에 대한 위험을 예상하고 있었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경우에는, 차주가 차용 당시 구체적인 변제의사, 변제능력, 차용 조건 등과 관련하여 소비대차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허위사실을 말하였다는 등의 다른 사정이 없다면, 차주가 그 후 제대로 변제하지 못하였다는 사실만을 가지고 변제능력에 관하여 대주를 기망하였다거나 차주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도14516 판결 참조). 더욱 이 사업의 수행과정에서 이루어진 거래에 있어서 그 채무불이행이 사전에 예측된 결과라고 하여 그 사업경영자에 대한 사기죄의 성부가 문제가 된 경우에, 거래시점에서 그 사업체가 경영부진의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사정에 따라서는 채무불이행에 이를 수 있다고 예견하고 있었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사기죄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하는 것은 발생한 결과에 의하여 범죄의 성부를 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부당하다. 위와 같은 경우에 사업경영자가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태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한 정도로 있다고 믿고, 성실하게 계약이행을 위한 노력을 할 의사가 있었을 때에는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4187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위 법리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검토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판단한 원심의 조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2020고단150 사건)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고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당심에서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조건에 변화가 없고, 검사가 양형부당 사유로 주장하고 있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의 양형사유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체불한 임금 및 퇴직금의 총 액수가 그리 크지 않은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및 경위, 범행의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차은경(재판장) 김양섭 전연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