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결정을 취소한다.
피고인에 대한 이 법원 2020고단3384, 2020고단4657(병합) 근로기준법위반 등 사건의 판결에 관하여 피고인의 상소권을 회복한다.
위 판결은 이 결정 확정일까지 그 집행을 정지한다.
이유
관련 법리
피고인이 소송이 계속된 사실을 알면서 법원에 거주지 변경 신고를 하지 않은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상소제기기간이란 상소의 대상이 되는 판결의 선고일자를 기준으로 정해지는 것인데, 공판의 진행과 판결의 선고에 절차상 위법이 없었다면 그 판결이 그 날짜에 선고될 수는 없는 이치로서, 그러한 법원의 직무상 위법과 피고인이 상소제기기간을 지키지 못한 것 사이에 관련이 없다고 보기 어렵고, 공판과 판결의 절차에 명백한 위법이 있음에도 거주지 변경 신고의무의 해태라는 본인의 잘못을 이유로 불복의 기회를 박탈한다면, 이는 비단 피고인의 권익 보호 차원에서 부당할 뿐만 아니라 소송절차상 위법의 통제라는 형사 상소제도의 목적에도 반하며, 형사소송법 제345조의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라 함은 본인 또는 대리인에게 귀책사유가 전혀 없는 경우는 물론, 본인 또는 대리인의 귀책사유가 있더라도 그와 상소제기기간의 도과라는 결과 사이에 다른 독립한 원인이 개입된 경우를 배제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법한 공시송달에 터 잡아 피고인의 진술 없이 공판이 진행되고,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기일에 판결이 선고된 이상, 피고인은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상소제기기간 내에 상소를 하지 못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6. 2. 8.자 2005모507 결정 참조).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63조 제1항에 의하면, 형사소송절차에서 피고인에 대한 공시송달은 피고인의 주거, 사무소, 현재지를 알 수 없는 때에 한하여 이를 할 수 있다.
인정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이 법원 2020고단3384 근로기준법위반 등 사건의 제1심 법원(이하 ‘제1심 법원’이라 한다)은 공소장부본, 의견서 등을 피고인의 주소지인 ‘서울 강동구
B
, 호’로 송달하였고, 피고인이 2020. 5. 29. 이를 직접 수령하였다.
C
그 후 제1심 법원은 위 피고인의 주소지로 피고인소환장을 송달하였고,
D
이 2020. 6. 4. 이를 수령하였다.
피고인은 제1심 법원에, 2020. 6. 5.에는 재판관련 자료인 ‘안내문’을 우편으로 제출하였고, 2020. 6. 10.에는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피고인은 2020. 7. 20.자 제1회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제1심 법원은 2020. 7. 21. 피고인에 대한 2020고단4657 근로기준법위반 등 사건에 관하여 병합결정을 하고 위 병합사건에 대한 병합결정, 공소장부본 등을 피고인의 주소지로 송달하였으나 2020. 7. 28., 2020. 8. 11., 2020. 8. 25. 각 폐문부재로 송달불능되었다.
제1심 법원은 2020. 8. 5. 공소장에 기재된 피고인의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소환을 시도하였으나 통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에 제1심(전화번호 1 생략)
법원은 2020. 9. 9. 피고인에 대하여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강동경찰서장에게 소재탐지 촉탁을 하였다.
한편, 2020. 10. 22.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다는 내용의 소재수사 결과 보고가 제1심 법원에 제출되었고, 제1심 법원은 2020. 10. 23. 재차 피고인의 휴대전화로 통화를 시도하였으나 통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화번호 1 생략)
피고인에 대한 소재탐지촉탁 및 구속영장 발부 등의 조치를 취하였음에도 피고인의 소재가 파악되지 아니하자 제1심 법원은 2021. 3. 15. 피고인에 대한 공시송달결정을 하여 피고인소환장 등을 공시송달한 다음,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에 의하여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을 진행하여 변론을 종결하고, 2021. 4. 22.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런데 이 법원은 공시송달에 앞서 피고인의 직장주소인 서울 강남구
, 5층(2020고단4657 증거기록 1권 172, 174쪽)으로 우편송달을 하거나 피고인 E
의 직장 전화번호인 (2020고단4657 사건의 증거기록 1권 183쪽, 3권 90(전화번호 2 생략)
쪽)로 연락하는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판단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것과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법원으로서는 피고인에 대한 송달을 공시송달로 할 것을 명한 이후라고 하더라도, 검사로부터 피고인에 대한 증거기록을 제출받아 피고인의 직장주소, 직장 전화번호를 확인한 이상, 위 주소지로 송달이 가능한지 여부를 살펴보거나, 직장 전화번호로 통화를 시도하여 피고인의 소재지를 알아보는 등 피고인이 송달받을 수 있는 장소를 찾아보는 조치를 취했어야 함에도,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다고 단정하여, 피고인에 대한 공시송달 결정을 유지하고,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선고기일 소환장을 송달한 후 피고인이 불출석한 기일에 판결을 선고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규칙 제18조, 제19조 제1항을 위반한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더군다나 피고인으로서는 이 법원 2020고단4657 사건에 대한 병합결정, 공소장부본 등을 송달받지 못한 관계로 위 사건에 관한 공소제기 사실은 물론이고, 위 두 사건의 각 죄에 관하여 형법 제37조 전단에 따라 하나의 형이 선고된 사실을 알지도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이 소송이 계속된 사실을 알면서 법원에 거주지 변경 신고를 하지 않은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위법한 공시송달에 터 잡아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기일에 원심판결이 선고된 이상, 피고인은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항소제기기간 내에 항소를 하지 못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이 사건 즉시항고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414조 제2항에 따라 원심결정을 취소하고, 피고인에 대한 이 법원 2020고단3384, 2020고단4657(병합) 근로기준법위반 등 사건의 판결에 관하여 피고인의 상소권을 회복하며, 이 결정 확정일까지 위 판결의 집행을 정지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1. 8. 26.
판사 전연숙(재판장) 차은경 김양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