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1. 22. 선고 2022가단505537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C’라는 상호로 이삿짐센터업을 영위하면서 2020. 10. 3.부터 2021. 7. 12.까지 원고의 아버지인 D(이하 ‘망인’이라 한다)를 비정규직으로 고용하였던 사람이다.

나.

망인은 2021. 7. 12. 08:00경부터 서울 도봉구 E에 있는 건물 3층에서 이삿짐 운반 작업을 시작하였다. 사다리차를 이용하여 약 2시간 동안 3톤 정도의 이삿짐을 3.5톤 화물차에 싣는 상차 작업을 마친 후 이동하여 목적지인 포천시 F에 11:00경 도착하였다. 주차 후 점심 식사를 위해 인근 식당에 가서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아 기다리던 11:20경 망인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옆으로 쓰러지면서 숨을 못 쉬게 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망인은 구급차로 11:30경 포천 G병원에 이송되었다가, 12:20경 급성 심정지로 구리 H병원으로 전원하여 스텐트 삽입시술, 대동맥풍선펌프삽입술 등을 시행하였으나, 결국 2021. 7. 15. 11:28경 급성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인성 쇼크로 사망하였다.

다.

근로복지공단은 망인의 사망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업무상 사유에 의한 사망으로 인정하고, 요양급여 1,622,990원, 휴업급여 209,280원, 유족급여 123,370,000원, 장의비 11,729,120원 합계 136,931,39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 2, 4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망인은 평소 충분한 휴식 없이 월평균 24.5일씩 근무하다가 이 사건 사고 당일 포천지역에 체감온도 33.6℃, 습도 82%로 폭염특보가 내려진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이삿짐을 나르는 고강도의 육체노동으로 인해 심장에 급격한 무리가 오게 되었는바, 피고는 망인이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망인의 상속인(상속분 2/5)인 원고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망인의 일실수입의 상속분 63,188,754원[= 망인의 일실수입 225,674,124원 × 70%(= 망인의 과실비율 30% 공제) × 2/5], 망인의 위자료 상속분 32,800,000원(= 82,000,000원 ×2/5), 원고 고유 위자료 20,000,000원 합계 115,988,754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3.

판단

보호의무위반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또한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망인의 작업환경이나 근로시간 등의 관리하면서 어떠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①

망인의 근무형태는 일용직, 근무시간은 보통 08:00부터 16:00까지(휴게시간은 1시간)였고, 이 사건 사고 전 망인의 12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26시간 35분, 4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25시간 55분, 1주간 업무시간은 23시간 30분으로, 이 사건 사고 무렵 망인에게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가 있었다거나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②

이 사건 사고 당일의 업무환경에 관하여 보면, 이 사건 사고 발생 시점인 10:00부터 12:00까지 무렵 이 사건 사고 발생지역인 의정부시 인근지역인 동두천시의 기온은 28.4℃에서 29.8℃, 습도 82%에서 76%로 고온다습한 환경이었으나, 이삿짐 옮기는 작업이 실내에서 이루어졌고, 물과 음료가 준비되어 있었으며, 작업 중 힘들 때마다 자율적으로 10분 정도씩 쉴 수 있었다.

③

이삿짐 운반 업무가 고강도의 육체적 업무이기는 하나, 이 사건 사고 당일에는 망인을 포함하여 4명(남자 3명, 여자 1명)이 3톤 정도의 이삿짐 물량을 운반하는 작업을 하였는데, 통상 위와 같은 4명의 작업인원이 5톤 정도의 물량을 운반하는 점에 비추어 이 사건 사고 당일 망인이 과중한 업무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이 사건 사고 전 망인에게 별다른 건강상 특이사항이 있지 아니하였고, 피고를 비롯한 망인의 동료들과 망인의 가족인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전 망인의 건강상태에 대해 듣거나 아는 바가 없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원지

각주1) 제37조(업무상의 재해의 인정 기준) ① 근로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부상ㆍ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 다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상당인과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 업무상 질병 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물리적 인자(인자), 화학물질, 분진, 병원체, 신체에 부담을 주는 업무 등 근로자의건강에 장해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을 취급하거나 그에 노출되어 발생한 질병 나. 업무상 부상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 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따른 직장 내 괴롭힘, 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

각주2) 라. 그 밖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