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인력 및 각종 업무제공 용역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서 2009.5. 29. 원고와 사이에 간병인으로서 원고의 용역을 제공받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2022. 7. 31.까지 피고가 지정하는 C병원 등에서 간병인으로서 근무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한 대가로 피고로부터 2009. 6. 5.부터 2022. 8. 4.까지<1> 총 271,263,020원을 원고 명의의 국민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지급받았다(해당 월의 3 내지 5일 사이에 대가를 지급받았다). 원고가 그 대가를 정산받기까지의 과정은 아래 그림과 같다.
[인정 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를 따로 표시하지 아니하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주위적 주장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계약은 근로계약에 해당하고, 원고가 1년 이상 피고에 재직하며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피고는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 주장
설령 원고에게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아 원고와 피고의 관계가 직업소개에 따른 계약관계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직업소개사업자로서 수령할 수 있는 수수료를 현저히 초과하여 수령하는 등 사실상 원고의 몫을 횡령 내지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으므로, 원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판단
주위적 주장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를 고려하여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증거에 갑 제8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① 피고는 직업안정법 제18조, 제19조에 따른 직업소개사업을 신고(등록)한 자로서 피고의 간병협회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 간병협회는 간병인을 회원으로 하여, 그들에게 간병일자리를 소개해주고, 월회비 등(직업소개요금, 직업안정법 제19조 제3항 및 동 시행규칙 제1조 제3항)을 수입원으로 하는 유료직업소개소에 해당한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근로계약서가 작성된바 없는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피고의 인사규정 등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지 않았으며, 피고가 어떠한 이유로든지 원고에 대해 징계나 불이익 등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거나 실제 이와 유사한 권한을 행사하였음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
원고는 피고를 통하여 지정받은 병원으로부터 공동병실을 배정받아 그곳에서 근무하며 환자들의 간병을 해왔고, 그 과정에서 병원이 제공한 각종 비품을 사용하였다. 이와 같은 근무형태의 지정 또는 비품지원 등은 병원측이 직접 한 것이지 피고가 직접 관여한 것이 아니고, 설령 피고를 통하여 지정받은 병원에서 한 것이므로 피고의 일부 관여가 있다고 보더라도 여러 환자들이 동시에 간병을 받는 과정에서 간병인이 담당할 병실을 지정하는 것은 질서유지를 위해 필요하고, 간병에 필요한 각종 비품을 각 간병사가 소지하고 다니면서 간병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병원에 비치된 비품을 사용하게 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사정들을 근로계약관계의 직접적 징표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
원고는 간병인 준수사항(갑 제1호증 참조)이나 공동간병 준수사항 자가점검표 (갑 제7호증 참조) 등을 근거로 피고가 원고에 대한 지휘·감독을 한 것처럼 주장하나, 간병인의 업무수행은 병원 안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의료행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므로, 병원 시설의 관리, 원활한 업무협조와 환자들의 편의 등을 위한 차원에서 간병인에 대한 일정한 규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위 준수사항이나 자가 점검표는 이러한 취지에서 공유되고 비치된 것인바, 기본적인 최소한의 준수사항을 환기하는 것을 두고 간병인의 업무수행과정에서 그 업무의 수행방법이나 내용에 관하여 피고가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시를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또한 출·퇴근확인서(갑 제8호증)는 원고에 대한 정산자료로 사용된 것으로 보일 뿐, 피고가 위 서류를 근거로 실제 원고의 출·퇴근 등의 근태를 관리·감독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근태를 이유로 피고가 원고에게 징계 기타 불이익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수단이나 실제 사례도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
원고는 일 간병료에서 수수료 등을 정산한 금액을 간병료로 지급받았을 뿐, 피고로부터 따로 기본급이나 고정급 기타 수당 등을 지급받지 않았다. 원고와 같은 간병사들이 지급받은 간병료는 간병사별로 상이하고 원고가 지급받은 간병료도 자신이 담당한 환자수에 따른 편차가 있었다(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로부터 간병료를 별도로 지급받지 아니하였던 2010. 3.부터 2010. 7.까지는 별도로 간병사 업무에 종사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스스로 간병을 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 자신의 의사에 따라 대체 간병인을 둘 수 있었고, 이는 피고의 사전승인 없이 단순 통보 내지 보고만으로 가능하였으며, 대근비는 원고가 직접 대근자에게 지급하도록 하였다(갑 제8호증 참조). 즉 원고는 자유직업소득자(프리랜서)로서 간병인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일 뿐 전속적인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원고는 간병료에 대해 근로소득세를 납부한 사실이 없고,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피고와 유사한 지위에 있던 간병인협회에 대하여 그 소속 간병인들을 협회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형사판결이 선고되고, 확정된바 있다(대법원 2009. 3.12. 선고 2009도311 판결 참조).
예비적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증거에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C병원에 대한 사실조회회신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들, 즉 ① 피고가 C병원과 간병비를 나누어 착복하였다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C병원의2023. 6. 8.자 사실회신서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별다른 증거 없이 이를 쉽사리 믿기 어려운 점, ② 원고는 피고가 착복한 수수료의 액수를 주장하는 과정에서 근무한 병실에 항상 8명 이상의 환자가 입원하여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원고가 매월 수령한 간병비의 액수도 다를 뿐만 아니라 그 편차도 작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그러한 주장을 그대로 인정하기 부족하고, 구체적으로 2019년도부터의 거래내역을 살펴보더라도 피고의 현금인출액을 중개수수료 상당분으로 보아 총 입금액 중 그 비율을 계산해 보더라도 그 비율은 총 입금액의 30%에 미치지 않는 바, 피고가 직업안정법이 정하는 중개수수료 비율을 초과하였다고 인정하기도 어려운 점, ③ 원고는 피고의 대표자인 D, 피고의 직원인 E, F 및 C병원의 대표인 G을 업무상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였는데, 위 고소사건에서 주장한 업무상횡령의 내용은 이 사건 원고가 주장하는 예비적 주장의 내용과 다르지 않은바, 피고소인들은 2024. 5. 14.자로 업무상횡령 고소사건에 관하여 '혐의없음'의 불송치결정을 받았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직업소개사업자로서 수령할 수 있는 수수료를 현저히 초과하여 수령하는 등 사실상 원고의 몫을 횡령 내지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예비적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박창우
각주1) 2010. 3.부터 2010. 7.까지는 대가를 지급받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