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4. 20. 선고 2022가합503394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A에게 64,485,206원, 원고 B에게 149,530,808원, 원고 C에게 98,348,586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1. 10.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변경 전 상호: E 주식회사)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금융위원회로부터 허가를 얻어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 A는 2003. 5. 2., 원고 B은 2007. 2. 14., 원고 C은 2001. 3. 26. 피고와 사이에 각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피고가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수탁받은 채권의 관리 및 추심업무(이하 '채권추심업무'라고 하고, 위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을 '채권추심원'이라고 한다)를 수행하다가 2021. 9. 30. 각 위임계약을 해지하였다.

다.

원고들이 2016년 이후 피고와 사이에 체결한 위임계약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형식적으로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법정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피고는 관련 법령과 위임계약에 따라 위임인으로서 필요 불가결한 최소한의 관여만 하였을 뿐 원고들을 지휘・감독한 사실이 없고, 원고들에게 업무 내용이나 업무수행 시간과 관계없이 채권추심실적이나 임대차조사실적에 따른 수수료만을 지급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3.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또는 위임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2009. 5. 14. 선고 2009다6998 판결 등 참조).

2)

채권추심회사에 근무하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결과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전혀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11655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5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배정받은 채권에 관한 추심업무를 수행하였는데, 피고는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로 하여금 매일의 실적과 채권관리 현황을 피고가 제공한 컴퓨터를 통하여 내부전산관리 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하였다.

②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제공받은 사무실의 지정된 자리에서 근무하였고, 피고로부터 책상, 컴퓨터, 전화기 등의 사무집기를 제공받았다.

③

피고는 각 지점에 지점장을 두고 그 아래에 채권추심원을 몇 개의 추심팀으로 나누어 배치한 뒤 각 팀의 팀원에게 팀장, 차장, 과장 등의 직위를 부여하는 방식의 서열식 인사조직체계를 갖추고, 지점장과 중간관리자인 팀장 등을 통하여 피고의 영업방침을 각 지점에 통일적으로 전달하였다.

④

피고는 각 지점장에게 내부전산관리 시스템에 채권회수계획을 입력하도록 하였고, 실적이 부진한 채권추심원들에 대해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조치나 해촉 조치와 같은 대책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실적이 우수한 채권추심원에 대하여는 포상도 실시하였다.

⑤

피고는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을 대상으로 신용정보법,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과 관련된 유의사항, 불법추심 근절에 관한 사항 외에도 채권추심활동에 필요한 전반적인 내용 및 영업성과 증대를 위한 추심기법 등을 정기 또는 수시로 교육하였다.

⑥

원고들은 피고의 승낙 없이는 제3자를 고용하여 채권추심업무를 대행하도록 할 수 없었다.

⑦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의 정함이 없이 본인의 채권회수액에 대한 일정률의 수수료를 매달 15일 정기적으로 지급받았다.

2)

원고들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들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배정받은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는 구체적인 내용을 내부전산관리 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하고, 각종 업무상 지시, 관리기준 설정, 실적관리 및 교육 등을 함으로써 원고들이 수행할 업무 내용을 정하고, 원고들의 업무수행에 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②

원고 A는 약 18년 5개월, 원고 B은 약 14년 8개월, 원고 C은 약 20년 6개월 동안 계속하여 피고 채권추심원으로 종사하여 업무의 계속성이 인정된다.

③

원고들은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으나 수수료는 건별이 아닌 월별로 산정되어 매월 정해진 날짜에 정기적으로 지급되었고, 산정기준이 되는 수수료율과 할당 채권의 수는 피고의 업무수행과정에 대한 평가를 포함하여 등급별로 정해지게 되므로, 수수료가 업무수행의 결과물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 원고들이 제공한 노무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서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④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은 채권의 회수계획, 회수방법과 관련하여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나, 이는 추심 대상 채무자와의 상호관계, 위임채권의 종류 등에 영향을 받는 채권추심업무의 특성에 기인한 것일 뿐,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는 없다.

⑤

2016. 4. 이전에는 피고가 채권추심활동을 위한 비용을 전부 부담하였다. 원고들이 2016. 4. 이후부터 일부 비용을 스스로 부담한 면이 있더라도, 피고가 원고들에게 사무집기를 제공하고, 내부전산관리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하였으며, 원고들로서는 피고가 배정한 채권의 추심과 관련하여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할 수도 없었다는 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⑥

원고들이 근무시간이나 근무장소에 대하여 피고의 엄격한 제한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이는 잦은 외근이 이루어지는 채권추심업무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에 불과하다.

⑦

원고들이 피고의 취업규칙을 적용받지 않았고,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 않았으며, 피고로부터 받은 수수료 등과 관련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다른 사회보장제도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들은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하다.

⑧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이 2016년 이후 피고와 사이에 채권추심업무 '위임계약서'를 새로 작성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미 원고들이 약 15년 이상 종속적인 지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여 온 이상, 위임계약서 작성만으로 원고들의 지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

다.

소결론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계속하여 채권추심업무 등을 수행하다가 퇴사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 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원고들의 근로자성이 인정될 경우 퇴직금의 액수는 별지 기재 각 원고별 '퇴직금'란 기재와 같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퇴직금으로 원고 A에게 64,485,206원, 원고 B에게 149,530,808원, 원고 C에게 98,348,586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된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날인 2021. 10.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이진희 김창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