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1. 23. 선고 2022가합514844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 중 별지 기재 규정 무효 확인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조합원에게 필요한 보증과 자금의 융자 및 공제사업 등을 행함으로써 조합원의 자주적인 경제활동과 경제적 지위향상을 도모하여 건설업의 건전한 발전을 기함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조합이고, 원고는 피고 근로자들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다.

나.

피고는 관리직원의 3급 이상 직급으로의 승진제도를 인사규정 제24조에서 정한 해당 직급 승진필요최저년수를 채운 사람 중 종합근무평정점수가 높은 순위별로 종합근무평정규정 제5조 제3항에서 정한 ‘직급별 승진될 인원의 배수’로 승진대상자를 선발하여 그중에서 최종적으로 승진자를 선발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오다가, 2022. 2. 10.경 승진필요최저년수를 없애고, 총 근무연수가 충족될 경우 모두 3급 이상 직급의 승진대상자가 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승진대상자 수를 ‘직급별 승진될 인원의 배수’로 제한하지 않는 등의 내용으로 인사규정, 인사규정 시행세칙, 종합근무평정규정을 개정하고, 보수규정 시행세칙 및 징계규정 중 승진필요최저년수와 관련된 부분을 개정하였다. 이 사건과 관련된 규정의 개정 전후 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하 아래와 같이 개정된 인사규정, 인사규정 시행세칙, 종합근무평정규정, 보수규정 시행세칙, 징계규정의 규정을 ‘이 사건 승진규정’이라 하고, 개정 전 규정은 ‘기존 승진규정’이라 하며, 2022. 2. 10.경 이루어진 이 사건 승진규정으로의 개정을 ‘이 사건 개정’이라 한다).

<1><2><3>

다.

원고 지부의 상급단체인 C노동조합과 피고 사이 체결된 단체협약 제6조에서는 “공제조합은 조합원의 근로조건, 급여, 복리후생, 인사 등에 관한 규정 및 방침의 제정 또는 개폐시 동 사항이 기존의 근로조건보다 저하될 경우에는 노조와 사전합의하며, 기타의 경우에는 사전에 노조의 의견을 듣고 이를 수용토록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8, 9, 11,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

1)

이 사건 개정으로 인하여 승진필요최저년수를 없애고, 총 근무연수가 충족될 경우 모두 3급 이상 직급의 승진대상자가 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승진대상자 수를 ‘직급별 승진될 인원의 배수’로 제한하지 않음으로써 승진 경쟁률이나 가능성을 예측할 수 없게 되었고, 승진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따라서 이 사건 개정은 근로조건의 저하에 해당함에도 피고는 그 과정에서 원고와 사전합의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개정된 이 사건 승진규정은 단체협약 제6조에 반하여 무효이다.

2)

피고는 이 사건 개정과정에서 원고의 단체교섭권 및 협약체결권을 침해하였으므로,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금으로 원고에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승진규정 무효 확인 청구 부분에 대한 본안전항변

가)

확인의 소의 대상은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존부에 대한 것이어야 하는데, 이 사건 승진규정의 무효 여부는 일반적·추상적인 법규 자체의 효력을 다투는 것이므로,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승진규정이 직접 적용되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개정으로 인하여 원고의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야기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에게는 이 사건 승진규정의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

다)

원고가 개별 근로자들로부터 소송신탁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신탁법 제6조에 반하는 소송행위를 목적으로 한 신탁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2)

이 사건 소 중 손해배상청구 부분에 대한 본안전항변

원고는 자연인이 아니어서 정신적 고통을 느낄 수 없고, 달리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증명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피고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의 배상을 청구한 것은 부적법하다.

3)

본안에 관한 주장

가)

승진제도는 기업에게 재량권이 인정되는 인사권의 행사일뿐, 근로조건이라고 볼 수 없다.

나)

피고는 이 사건 개정에 앞서 원고와 협의절차를 거쳤다.

다)

단체협약 제6조는 채무적 부분에 해당하므로, 이를 위반하였다고 하여 개정된 이 사건 승진규정을 무효로 볼 수는 없다.

라)

이 사건 개정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이 사건 소 중 승진규정 무효 확인 청구 부분에 대한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먼저, 원고에게 이 사건 승진규정의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확인의 소에서 확인의 이익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그 불안·위험을 제거하기 위하여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만 인정된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09다67115 판결 등 참조).

나.

노동조합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로서(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제2조 제4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등이 정하는 일정한 권리의무의 주체가 되고, 노동조합원의 임금협상의 당사자가 되거나 취업규칙의 변경에 동의할 수 있는 지위에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승진규정은 해당 근로자에게 직접 적용될 뿐이고 원고는 이 사건 승진규정이 직접 적용되는 지위에 있지 않아 이 사건 승진규정으로 인하여 원고의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적 지위에 위험이나 불안이 야기된다고 볼 수 없다[원고의 주장 역시 이 사건 승진규정이 개정되는 과정에서 원고의 단체교섭권 및 협약체결권이 침해되었다는 것이지 이 사건 승진규정으로 “인하여” 원고의 권리나 권한이 침해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나아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승진규정의 유효 여부가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판결의 효력은 이 사건 승진규정에 의하여 직접 권리관계를 맺고 있는 해당 근로자들(원고의 조합원들)의 권리관계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

따라서 원고에게는 이 사건 승진규정의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으므로, 이 사건 소 중 승진규정 무효 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

4.

이 사건 소 중 손해배상청구 부분에 대한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는 조합이라는 하나의 추상적 실체로서 비록 정신적 고통을 느낄 능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비재산적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있으므로(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73974 판결의 취지 등 참조),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느낄 능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가 부적법하다고 볼 것은 아니다. 나아가 정신적 손해의 증명은 청구의 인용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할 것이지 소의 적법여부 단계에서 고려할 것은 아니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5.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본안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다17898 판결 등 참조). 여기서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기득의 권리나 이익이란 종전 취업규칙의 보호영역에 따라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을 가리킨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다28078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피고의 단체협약 제6조에서 “공제조합은 조합원의 근로조건, 급여, 복리후생, 인사 등에 관한 규정 및 방침의 제정 또는 개폐시 동 사항이 기존의 근로조건보다 저하될 경우에는 노조와 사전합의하며, 기타의 경우에는 사전에 노조의 의견을 듣고 이를 수용토록 한다.”라고 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개정은 승진필요 최저년수를 없애고, 총 근무연수가 충족될 경우 모두 3급 이상 직급의 승진대상자가 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승진대상자 수를 ‘직급별 승진될 인원의 배수’로 제한하지 않기로 한 것인데, 이는 오히려 승진의 기회를 넓히는 것으로서 근로자들에게 유리하다고 볼 여지도 있는 점, ② 기존 승진규정에 의하더라도, 4급 이상 관리직원의 차상위 직급으로의 승진은 승진필요최저년수 이상 실제로 근무한 자 중에서 종합근무평정규정이 정하는 종합평정결과에 의하여 실시되며, 관리직 3급 직원으로의 승진은 책임자 자격고시에 합격한 자만 그 대상자가 될 수 있는바, 이 사건 개정 전 승진필요최저년수를 충족한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곧바로 승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근로자들에게 기존 승진규정에 따른 기득의 권리나 이익이 존재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개정이 기존 승진규정 등에 따라 보호되는 피고 근로자들의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을 박탈하는 것으로서 기존의 근로조건보다 저하되는 개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개정은 단체협약 제6조의 원고와의 사전합의가 필요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6.

결론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승진규정의 무효 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최윤영 김수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