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8. 10. 선고 2022가합51918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C대학교와 D 중·고등학교를 경영하는 학교법인으로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E을 생산하는 F을 운영하고 있다. 피고는 2013. 6. 1.경 G 주식회사(이하 ‘G’라 한다)와 사이에 F이 생산하는 E을 보급소에 공급하기 위한 운송도급계약을 체결한 뒤, 현재까지 계약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나.

원고는 G와 사이에 차량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한 지입차주로서, 지입차량을 이용하여 F이 생산하는 E을 운송하는 업무에 종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원고와 피고는 2013. 9. 3. 다음과 같은 내용의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다.

피고는 2021. 8. 26.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서 제2의 라. 등에 의거하여 이 사건 합의를 2021. 9. 1.자로 해지한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냈다(이하 ‘이 사건 해지 통보’라 한다). 피고가 보낸 내용증명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라.

피고는 2020. 9. 1.부터 원고에게 F이 생산한 E에 대한 운송업무를 맡기지 않고 있다.

[인정 근거] 갑 제1 내지 7, 12 내지 1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 요지

원고는 1988년부터 2021. 8.말경까지 약 30년간 피고가 생산한 E을 운송하는 운송기사로 근무하였는데, 피고는 이 사건 해지 통보를 통해 원고를 해고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해지 통보에서 해고 사유로 든 협박 행위 등을 한 사실이 없는바 피고의 위 해고 처분은 위법하여 효력이 없다.

3.

판단

가.

근로관계의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과 같은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5두51460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합의의 해지에 관한 통보를 받기 전까지 피고가 생산한 E을 운송하는 업무에 종사하여 온 사실은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갑 제7, 11, 15, 16, 18, 22 내지 25호증, 을 제1 내지 6,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고는 G와 사이에 피고의 E 운송에 관하여 운송도급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합의 외에 피고의 E 운송에 관하여 직접 어떠한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

②

피고가 이 사건 합의를 통해 원고에게 매월 고정적인 운송비를 보장해준 것은 사실이나, 원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피고가 위와 같이 고정적인 운송비를 보장하여 준 것은 피고가 저지른 잘못으로 인한 원고의 손해를 보전해주어야 했기 때문인바 이 사건 합의 전과는 달리 직접 원고와 사이에 E 운송에 관한 근로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③

피고는 운송비를 원고가 아닌 G에 지급하였고, G는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운송비를 다시 원고에게 전달하였는데(갑 제11호증 참조), 원고와 피고 사이에 직접 근로관계가 성립하였음에도 피고가 위와 같이 제3자인 G를 통하여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할 특별한 이유를 찾아보기 어렵다.

④

원고는 이 사건 합의 전후로 G와 차량 위·수탁관리계약(갑 제16호증 참조)을 체결한 지입차량을 이용하여 피고의 E을 운송하였고, 피고가 위 차량 위·수탁관리계약 체결 과정에 관여한 바는 없다.

⑤

이 사건 합의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의 도급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하여 원고가 도급계약<1>에 따라 피고의 E을 운송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고, 통상적인 근로계약과는 다르게 원고가 매월 준수하여야 하는 운행횟수를 구체적으로(52회)정하고 있는바 피고가 원고에게 매월 지급하기로 한 운송비는 근로제공에 대한 임금이 아니라 일의 완성에 대한 보수라고 봄이 타당하다.

⑥

피고는 ‘공정배차 위원회’에 참여하여 원고의 운송노선을 정하는데 관여하였고, 피고의 물류팀 직원은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원고로부터 운송결과를 보고받거나 원고를 포함한 화물운전기사들에게 배송할 화물이 있는지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였으며 배송시 주의사항 등에 관한 공지를 하였다. 도급계약에 있어서 도급인은 계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범위 내에서 수급인 또는 수급인에게 고용된 근로자에게 적정한 지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고, 화물을 운송할 경로나 운송하여야 하는 화물이 남아 있는지 여부 등은 G가 운송도급계약에 따라 피고의 E을 운송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보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피고는 도급인으로서, 수급인인 G와 차량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하고 화물운송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원고에게 도급계약의 이행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별도로 근로계약이 체결된 사실이 없음에도 피고의 위와 같은 행동을 사용자로서 원고를 지휘·감독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⑦

원고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듯이 원고는 피고의 E 운송업무를 수행하는 기간 동안 지입차량을 이용하여 피고의 E 외에 다른 화물을 운송하면서 상당한 수입을 얻어왔던바, 원고가 피고에게 전속되어 화물운송용역을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나.

소결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하지 아니한 이상,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정회일

판사 이진희 김창수

각주1) 앞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합의 외에 원고와 피고 사이에 직접 어떠한 계약이 체결된 사실은 없으므로 피고와 G 사이에 체결된 운송도급계약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