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는 철근콘크리트 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2017년경부터 이천 소재 B반도체 공장의 신축공사 중 일부 공구 부분을 도급받아 시공하였고(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 원고들은 2017년경 내지 2018년경부터 피고와 1개월 단위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철근콘크리트 공사의 철근공으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각 근로계약 중 2019 ~ 2020년도에 체결된 근로계약상 계약기간과 임금, 근로시간에 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원고들과 피고는 각 원고별로 2019년 3월<1>과 2020년 1월에 작성한 근로계약서만 제출하였으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별, 시기별로 기본일당과 포괄일당의 액수만 다를 뿐 그 밖의 주요 내용은 원고들이 피고 소속으로 근무한 2017년경부터 2020년경까지 동일하게 유지된 것으로 보이고, 당사자들도 이 부분에 관하여 다툼이 없다).
2019년도 근로계약
2020년도 근로계약
피고는 원고들에게 1개월 단위로 원고들의 일별 출역공수를 산정하여 이를 합산한 후 '공수단가'(원고별, 시기별로 차이가 있으나, 원고 G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경우 일당 180,000원 내지 270,000원이고, 원고 G의 경우 일당 100,000원 내지 150,000원이다)를 곱하여 산정한 금액을 월 급여로 지급하였다.
피고 취업규칙의 임금에 관한 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별지3 관계 규정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29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서 정하고 있는 주휴수당, 휴일근로수당,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이하 통틀어 '이 사건 각 수당'이라 한다)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들에게 각 원고들이 근무한 기간 동안 1공수의 대가로 지급하기로 정한 공수단가를 통상임금으로 하여 산정한 이 사건 각 수당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이 사건 각 수당을 포함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재산정한 퇴직금과 기지급금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서 정하고 있는 포괄일당은 실제 급여 지급 과정에 반영되지 않았으므로 포괄일당 방식에 의한 임금 지급 약정은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의 내용이라고 볼 수 없고, 설령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포괄임금제 약정이 성립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무효이다.
피고
원고들의 근로는 대부분 옥외 공사현장에서 진행되어 날씨와 공정 정도에 따라 근무의 가부가 달라지고, 이 사건 공사의 규모가 매우 큰 관계로 이 사건 공사에 투입된 건설근로자들을 관리 · 감독할 수 있는 피고 직원이 부족하여 피고가 소속 건설근로자들의 연장근로, 휴일근로 등을 모두 관리 · 감독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였다. 피고는 이러한 원고들 근로의 특성을 고려하여 원고들의 명시적 동의를 받아 포괄임금제약정을 한 것으로, 위 약정은 유효하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포괄임금제 약정에 따른 임금 및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원고들에게 추가적으로 지급할 임금 및 퇴직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판단
포괄임금제 약정의 성립 여부
위 기초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은 피고와 정해진 일당에 1개월 단위로 산정된 출역공수를 곱한 금액으로 월 급여를 지급하기로 함으로써 기준 근로시간을 초과한 각종 근로 등에 대한 제 수당을 모두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약정(이하 '이 사건 포괄임금제 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취업규칙 제31조 제2항은 "직원의 동의를 얻어 기본급에 주휴일, 연장, 휴일근로 등 법정 제수당을 포함하여 임금을 산정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포괄일당에 출역공수를 곱하여 월급을 산정 지급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취업규칙 제32조 제5항은 "전 1항, 2항, 3항의 법정수당은 직원의 동의를 얻어 공수에 출역공수를 곱하여 임금을 산정하는 경우에는 포괄일당에 미리 포함하여 산정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원고들은 재직기간 동안 피고와 사이에 1개월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본일당 및 포괄일당이 달라질 때마다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근로계약서에는 임금 및 이 사건 각 수당을 포함한 제 수당이 명시되어 있고, '임금은 1일 8시간 기본일당에 이 사건 각 수당 등 법정수당을 포함한 포괄일당을 정하고, 이에 출역공수를 곱하여 산정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위 각 근로계약서에는 '근로자는 포괄일당 방식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부동문자 옆에 원고들의 자필 서명이 있고, 원고들은 피고와 최초 근로계약 체결 당시부터 새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때마다 근로계약서의 해당 내용에 자필 서명을 하였으며, 피고에서 퇴사할 때까지 아무런 이의 없이 장기간 위와 같은 방식으로 정한 월 급여를 지급받았다.
원고들의 근로 형태, 원고들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담당한 철근콘크리트 공사의 특성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매일 작업량과 출근일수가 일정하지 않고, 날씨나 자재 공급, 공정 정도 등에 따라 갑자기 근로할 수 없게 되는 상태가 수시로 발생하는 반면 정해진 공사 일정이 있어 연장 · 야간 · 휴일근로가 어느 정도 고정적으로 발생할 것이 당연히 예상된다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들도 철근공으로서 위와 같은 근로시간 ·형태 · 내용을 이미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실제로 원고들에게 1개월 단위로 원고들의 일별 출역공수를 산정하여 이를 합산한 후,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포괄일당이 아니라 '공수단가'를 곱하여 산정한 금액을 월 급여로 지급하였는데, 이 역시 포괄임금제 약정 방식에 따른 것이고 구체적인 일당의 액수만 다를 뿐이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실제로 지급한 급여가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포괄일당의 액수를 기준으로 산정한 급여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포괄임금제 약정이 체결되었음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 포괄임금제 약정의 유효 여부
관련 법리
감시 · 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4다234971 판결, 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19다24151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제3의 가항에서 든 사실 내지 사정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의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상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워 포괄임금제 약정의 필요성과 합리성이 인정되고, 이 사건 포괄임금 약정이 원고들에게 불이익하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 사건 포괄임금제 약정은 유효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매일 작업량과 출근일수가 일정하지 않고, 날씨나 자재 공급, 공정 정도 등에 따라 갑자기 근로할 수 없게 되는 상태가 수시로 발생하는 반면 정해진 공사 일정이 있어 상시로 연장 · 야간 · 휴일근로가 예정되어 있었다. 또한 원고들과 피고는 기본적으로 1개월 단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필요시 합의에 따라 이를 갱신하여 온 점, 이 사건 공사현장의 규모와 이에 투입된 건설근로자의 수, 피고의 인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피고가 모든 건설근로자들의 근태를 관리하면서 실 근로시간을 측정하고 이에 맞추어 제 수당을 계산하여 지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원고들은 피고가 실제로 원고들별로 일별 출역공수를 체크하여 이를 기초로 월 급여를 지급한 점을 들어 원고들의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원고들의 일용노무비 지급명세서(을 제16 내지 29호증)에는 일별 출역공수만이 기재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근로시간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피고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하였던 다른 건설근로자들도 원고들과 같은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았고, 이 사건 공사현장의 다른 건설회사 상당수도 위와 같은 방식으로 근로자들의 임금을 지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 피고는 실제로 원고들에게 1개월 단위로 원고들의 일별 출역공수를 산정하여 이를 합산한 후,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포괄일당이 아니라 '공수단가'를 곱하여 산정한 금액을 월 급여로 지급하였는데, 공수단가는 원고별, 시기별로 차이가 있으나, 원고 G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경우 일당 180,000원 내지 270,000원이고, 원고 G의 경우 일당 100,000원 내지 150,000원으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원고들의 포괄일당(2019년 3월에는 일당 100,000원 내지 105,000원, 2020년 1월에는 원고 G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일당 180,000원 내지 190,000원, 원고 G는 일당110,000원)보다 높게 정하여 지급한 점, ㉡ 피고는 1일 8시간을 1공수로 하고, 연장 및 조출근무의 경우 2시간당 0.5공수를 가산하여 추가근로에 대한 수당을 지급하였는데(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 및 피고 취업규칙 제31조 제3항 참조), 이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장 · 야간근로수당의 가산율(100분의 50)을 상회하는 점, ㉢ 피고는 원고들이 출근하였는데 날씨나 현장 상황으로 인하여 작업이 중단되는 경우에도 출근한 자체만으로 0.3 내지 0.5공수를 인정하여 주었다고 주장하고, 원고들의 일용노무비 지급명세서에도 일부 일자에 0.3공수 또는 0.5공수로 기재되어 있는 점(원고들은 피고의 위 주장에 대해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아니하였다)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출역공수 산정 및 임금지급 방식이 합리적 이유 없는 일방적인 것으로 보기 어렵고,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포함하는 등 원고들에게 불이익하거나 부당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피고가 연차휴가미사용수당도 포괄임금에 포함하여 산정한 것은 근로자들의 휴가권을 박탈하는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주장하나, 연월차휴가수당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간을 근로하였을 때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당사자 사이에 미리 그러한 소정기간의 근로를 전제로 하여 연월차휴가수당을 일당임금이나 매월 일정액에 포함하여 지급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고(대법원 1982. 3. 9. 선고 80다2384 판결, 1987. 6. 9. 선고 85다카2473 판결, 1992. 2. 28. 선고 91다30828 판결 등 참조), 포괄임금제란 각종 수당의 지급방법에 관한 것으로서 근로자의 연월차휴가권의 행사 여부와는 관계가 없으므로 포괄임금제가 근로자의 연월차휴가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으므로(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포괄임금제 약정이 체결되었고, 이 사건 포괄임금제 약정은 유효한바, 원고들이 지급받은 임금에는 근로기준법상 지급하여야 할 이 사건 각 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들의 구체적인 시간외 근로시간 등을 인정하고 포괄임금으로 지급된 제 수당과 시간외 근로 등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수당과의 차액의 지급을 명할 수 없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다16958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최윤영 김수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