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우리의 문화재를 보호·보존하고, 전통생활문화를 창조적으로 계발하여 이를 보급·활용함으로써 우수한 우리의 민족문화를 널리 보전·선양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재단이고, 원고는 2009. 6. 1.부터 현재까지 피고에 재직 중인 근로자이다.
소외 C의 고충신고 및 피고에 대한 고충심의위원회 개최 등
피고의 근로자였던 소외 C은 2021. 8. 17.경 피고에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원고로부터 직장 내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였다는 취지로 고충신고를 하였다. 그 중 직장 내 성희롱 관련 고충진술의 요지는 '2019. 12.경 원고와 유네스코 무형 유산자문기구 활동사업과 관련하여 제14차 정부간위원회 참석 차 콜롬비아로 출장을 갔는데, 원고가 본인(C)에게 수일동안 지속적으로 자신의 방에서 함께 룸서비스를 시켜먹을 것을 권하였다. 출장 마지막 날 모든 일정을 마치고 본인은 정부간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지인(여성, D대 국제지역대학원 소속 참관 연구생)과 둘이 술자리를 가지려 하였으나, 정중하게 거절하였음에도 원고가 무리하게 술자리에 동행하였고, 계속하여 자신의 호텔방에서 2차 술자리를 갖자고 강권하였다. 원고와 본인은 향후 팀장과 팀원으로서 한 팀에서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본인과 연구생 지인은 어쩔 수 없이 원고와 동행하여 2차 술자리를 갖게 되었고, 그로 인하여 오랜 기간 정서적 고통을 느꼈다'는 것이었다.
피고는 2021. 9. 1.경부터 2021. 10. 22.경까지 소외 C의 신고내용에 관하여 C, 원고, 참고인(피고 직원 14명, 피고 직원이 아닌 참고인 2명)을 상대로 대면·서면 조사를 진행한 뒤, 2021. 10. 29.경 원고의 위 '국외출장 시 신고인에게 본인의 호텔 룸에서 식사를 주문해서 같이 먹자고 제안한 행위'의 직장 내 성희롱 해당여부와 '신고인의 재택근무 시 30분가량 연락이 되지 않았던 사유로 사무실 출근 명령을 한 행위'의 직장 내 괴롭힘 해당여부를 안건으로 하는 고충심의위원회를 개최하였다.
고충심의위원회는 2021. 10. 29.경 '국외출장시 신고인에게 본인의 호텔 룸에서 식사를 주문해서 같이 먹자고 제안한 행위'의 직장 내 성희롱 인정 여부에 관하여는 재적위원 6명 중 5명이 언어적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고, '신고인의 재택근무시 30분가량 연락이 되지 않았던 사유로 사무실 출근명령을 한 행위'의 경우 6명 중 3명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고충심의위원회는 2021. 11. 4.경 위와 같은 심의결과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원고에 대한 징계결의 및 징계처분 등
고충심의위원회는 직장 내 성희롱 혐의만을 인사위원회에 상정하기로 하였고, 피고 이사장은 피고의 인사위원회에 2021. 11. 4.경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피고의 성희롱·성폭력 및 직장 내 괴롭힘 예방지침 제17조, 인사규정 제45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다.
이에 피고 인사위원회는 2021. 11. 5.경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출석을 통지하였는데, 위 2021. 12. 5.자 출석통지서의 출석이유에는 "2021년 제2차 고충심의위원회 결과에 따라 원고의 행위는 성희롱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되어 인사규정 제45조 제1항 제3호에 따른 징계사유에 해당함. 이에 징계혐의에 대한 소명기회 부여"라고 기재되어 있었고, 원고의 징계혐의사실 내용에는 "국외출장시 ○○○에게 본인의 호텔 룸에서 식사를 주문해서 같이 먹자고 제안"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원고는 2021. 11. 7.경 인사위원회에 징계혐의사실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등의 변소내용을 담은 진술서를 제출하였고, 2021. 11. 8.경 개최된 인사위원회에도 출석하여 진술하였다. 인사위원회는 위 원고의 변소까지 고려하여 원고에 대해 '국외출장시 특정된 2일에 신고인에게 본인의 호텔 룸에서 식사를 주문해서 같이 먹자고 제안하는 발언을 한 행위'가 인정되고, 이러한 행위는 '직장 내 성희롱'으로 판단된다는 이유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결의하였고, 피고는 2021. 11. 12.경 위 인사위원회의 의결결과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정직 2개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한 뒤, 같은 날 징계처분 사실과 그 내용을 원고에게 통지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하였고, 이에 피고는 재심청구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2021. 12. 1.경 원고에게 인사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지하였다. 이에 원고는 2021. 12. 3.경 변소 취지를 담은 진술서를 인사위원회에 제출하였다.
인사위원회는 2021. 12. 3.경 '기존 인사위원회의 판단을 수정할 새로운 진술이 발견되지 않았고, 피고의 성격과 사회통념 등을 고려하면 제1심의 양정을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등의 이유로, 제1심과 마찬가지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결의하였다.
이에 피고는 2021. 12. 8.경 원고에 대하여 정직 2개월의 징계처분(처분 적용일: 제1심 처분일인 2021. 11. 12.)을 하고, 2021. 12. 9.경 원고에게 이러한 징계처분결과를 통지하였다.
피고 복무규정, 인사규정, 성회롱 예방지침 등
피고 복무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 인사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의 성희롱·성폭력 및 직장 내 괴롭힘 예방지침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 내지 13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정직처분에는 다음과 같은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존재하므로 이 사건 정직처분은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정직처분의 무효확인 및 정직기간 동안 삭감되었던 임금 3,741,083원의 지급을 구한다.
절차적 하자
피고 인사규정 제49조 제1항에서 징계혐의자에게 진술의 기회를 부여하고 있음에도 피고는 2021. 11. 5. 인사위원회 출석을 통지하면서 원고의 구체적 혐의를 특정하지 아니하였고, 징계사유가 되는 행위가 있었던 구체적 일시조차 특정하지 못하였으며, 인사위원회 개최 전 수차례 이루어진 고충심의위원회의 조사시에도 원고에게 구체적 혐의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설명해주지 않음으로써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하였다.
실체적 하자
원고는 C에게 호텔 룸에서 식사를 주문해 같이 먹자고 제안한 사실이 없고, 설령 그러한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성희롱으로 볼 수 없으므로, 원고에게는 징계사유가 없다.
판단
절차적 하자 존부
관련법리
피고 회사의 징계규정에 징계위원회의 개최일시와 장소를 징계대상자에게 통보하고 징계대상자는 징계사유에 대하여 징계위원회에서 진술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면, 이는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과 소명자료를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 것이므로 그 통보의 시기와 방법에 관하여 특별히 규정한 바가 없다고 하여도 변명과 소명자료를 준비할 만한 상당한 기간을 두고 개최일시와 장소를 통보하여야 한다(대법원 1991. 7. 9. 선고 90다8077 판결 등 참조).
한편 성비위행위의 경우 각 행위가 이루어진 상황에 따라 그 행위의 의미 및 피해자가 느끼는 불쾌감 등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징계대상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각 행위의 일시, 장소, 상대방, 행위 유형 및 구체적 상황이 다른 행위들과 구별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어야 함이 원칙이다(대법원 2022. 1. 14. 선고 2021두50642 판결 참조). 그러나 징계혐의사실이 다른 행위와 구별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어 있고, 징계대상자가 징계사유의 구체적인 내용과 피해자를 충분히 알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징계혐의사실이 충분히 특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2두33323 판결의 취지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5, 16호증, 을 제16, 1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인사규정 제49조 제1항에서 "인사위원회는 징계 혐의자에게 진술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 피고의 고충심의위원회와 인사위원회는 심의결과와 징계의결에서 원고가 C에게 룸서비스 식사를 제안한 날이 국외출장기간 중 언제인지 정확히 특정하지 못하였고,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출석통지를 할 때에도 날짜를 특정하지 않은채 "국외출장시 ○○○에게 본인의 호텔 룸에서 식사를 주문해서 같이 먹자고 제안"이라고만 기재하여 통지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갑 제5호증,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원고는 2021. 11. 5.자 출석통지서를 받기 전 이미 징계혐의사실에 관하여 조사를 받았고, 고충심의위원회의 심의절차에도 출석하여 징계혐의사실에 관해 진술했던 점, ② 원고는 조사를 받기 이전부터도 신고자(피해자)가 C라는 점을 알고 있었으며, 원고가 C와 국외출장을 간 기간은 2019. 12. 6.부터 12. 17.까지로, '국외출장기간 중'이라는 점이 특정된 이상, 그 중 룸서비스를 제안한 날이 정확히 특정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징계사유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실제로 원고는 인사위원회에 두 차례에 걸쳐 변소 내용을 담은 진술서를 제출하였고, 인사위원회 회의에 출석하여 진술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 전 충분히 징계대상행위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방어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가 인사위원회 출석통지 및 이 사건 징계처분시 원고가 룸서비스 식사를 제안한 날짜를 정확히 특정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실체적 하자 존부
관련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우선, '원고가 국외출장시 2일에 걸쳐 C에게 본인의 호텔 룸에서 식사를 주문해서 같이 먹자고 제안한 행위'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살펴보면, 앞서 든 증거, 갑 제17호증의 영상, 을 제9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C의 신고내용 및 조사과정에서 작성한 진술서와 문답서의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일관되는 점, ② 2019. 12. 13.경 원고와 C의 술자리에 동행하였던 참고인(E) 역시 '콜롬비아 보고타 출장 중 룸서비스 동행 제안과 관련하여 원고로부터 C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를 사전(술자리 동행 전)에 전해 들었고, 2021. 12. 13.경 C와 둘이 술자리를 하려 하였는데, 예상치 못하게 원고가 등장하여 동석을 요청하였고, E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결국 술자리에 동석한 원고가 C의 호텔방에서 2차 술자리를 갖자고 하였으나 E의 거절로 결국 원고의 호텔방에서 2차 술자리를 갖게 되었다. 이후 원고가 C와 본인의 동의 없이 호텔방에서 (C와 E의 모습을) 몰래 동영상 촬영했다는 얘기를 듣고 상당한 불쾌감을 느꼈다'는 취지의 진술서(을 제13호증)를 작성하였는데, 위 내용은 C의 진술서 내용과 대부분 일치하는 점, ③ 실제로 원고는 원고의 호텔방에서 이루어진 2차 술자리에서 함께 있던 C와 E의 명시적 동의 없이 그들이 대화하는 모습을 자신의 휴대폰으로 동영상 촬영을 한 점, ④ C가 원고에 대하여 허위신고를 할 동기가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고, C가 출장기간 동안 원고와 여상히 일정을 수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성희롱 피해자가 할 만한 행동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징계사유인 '원고가 국외출장시 2일에 걸쳐 C에게 본인의 호텔 룸에서 식사를 주문해서 같이 먹자고 제안한 행위'가 존재하였다고 인정하기 충분하다.
다음으로,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피고의 인사규정 및 성희롱·성폭력 및 직장 내 괴롭힘 예방지침에서 정한 징계사유인 "성희롱"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살펴보면, ① 원고는 국외출장 복귀 후 C가 소속되어 있는 국제교류팀의 팀장으로 발령될 예정이었던바, 원고와 C는 사실상 상급자와 하급자의 관계에 있었던 점, ② 국외출장이라는 상황 및 호텔방이라는 장소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원고의 제안은 충분히 C의 성적 굴욕감을 유발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는 C가 제안을 한차례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재차 그와 같은 제안을 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업무수행의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업무와 관련된 장소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동료 근로자인 C에게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유발하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론
위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최윤영 김수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