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5. 18. 선고 2022가합52408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B 관리업무에 관한 위‧수탁협약 체결

1)

피고는 지방자치법 제2조에 따른 지방자치단체로 2016. 9. 28. 재단법인 C(이하 ‘이 사건 재단법인’이라고 한다)와 사이에 ‘서울특별시 B 위‧수탁협약’을 체결하고, 2016. 11. 1.부터 2018. 12. 31.까지 기간을 정하여 B 관리업무를 위 재단법인에 위탁하였다. 위 협약 제8조 제2, 4항은 ‘이 사건 재단법인은 이 협약 체결 전에 수탁사무와 관련하여 고용된 기간제근로자를 우선 고용함으로써 고용승계 비율이 80% 이상이 되도록 하여야 하고, 고용기간 중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을 유지’하여야 하며, ‘수탁사무 수행범위 조정시, 협약해지시, 협약기간 만료시 현 근로자의 의사를 존중하여 피고의 위탁업무를 수행하게 될 수탁기관에 고용승계가 될 수 있도록 협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이후 피고는 2018. 12. 27. 이 사건 재단법인과 사이에 2019. 1. 1.부터 2021. 12. 31.까지로 기간을 정하여 B 관리업무를 위 재단법인에 다시 위탁하는 내용의 ‘서울특별시 B 위‧수탁협약’(이하 피고와 이 사건 재단법인 사이에 체결된 B 위‧수탁협약을 통틀어 ‘이 사건 협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원고의 근로관계

1)

원고는 2016. 11. 16. 이 사건 재단법인과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6. 11. 16.부터 2017. 7. 15.까지로 하는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후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하면서 2021. 12. 31.까지 근무하였다.

2)

원고와 이 사건 재단법인 사이에 체결한 2018. 12. 31.자 근로계약서에는 ‘본 근로계약이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1호 및 취업규칙 제13조 제2항 단서에 의해 운영되는 위탁사업(사업의 완료 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사업)임을 인지하고, 추후 총 근로계약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사업이 완료되는 시점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고 근로관계가 종료됨을 분명히 확인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다.

이 사건 협약에 따른 위탁사업 종료 경위

1)

원고는 2019년경 상급자인 팀장으로부터 폭언과 언어적 성희롱을 당하였다는 내용으로 피고 소속 시민인권침해구제위원회(이하 ‘구제위원회’라고 한다)에 진정을 제기하였고, 구제위원회는 2020. 6. 3. 위 팀장에 의한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한 사실을 인정하고, 이 사건 재단법인에 위 가해자에 대하여 징계조치하고 피해자들의 피해회복에 필요한 보호조치 등을 실시할 것을 권고하는 결정을 하였다.

2)

이후 이 사건 재단법인은 아무런 조치 없이 위 가해자의 사표를 수리하였고, 위 재단법인의 이사 등은 가해자를 옹호하거나 피해자를 비난하고, 신고자를 색출하려는 등의 발언을 하였다. 이에 구제위원회는 2021. 4. 16. 피해자가 위 각 행위로 인하여 2차 피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고, 이 사건 재단법인에 대하여 인권교육 실시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재단법인 시설팀 팀장의 주도 하에 원고를 특정하여 비난하는 입장문이 작성되는 등 추가적인 2차 피해가 발생하였고, 위 구제위원회는 2021. 11. 19. 이 사건 재단법인에 대하여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인권교육 실시를 재차 권고하는 결정을 하였다.

3)

한편 피고는 2021. 7. 21. 이 사건 협약 제20조 제2항 제6호<1>에 따라 이 사건 재단법인에 대하여 협약 해지를 통보하였고, 2021. 9. 24. 협약 해지에 관한 청문을 거쳐 2021. 9. 30. 이 사건 협약에 따른 위탁사업 종료를 최종 결정하였다.

4)

피고는 B 관리업무를 직접 수행하기로 결정하고, 2021. 10. 5. 및 2021. 12. 6. 두 차례에 걸쳐 D사업소에서 근무할 환경정비원과 시설청소원 직종의 공개채용을 공고하였다. 피고가 공지한 환경정비원과 시설청소원 직종의 업무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7 내지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에게는 이 사건 재단법인과 체결한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존재하고, 수탁기관 변경시 수탁기관은 기존의 인력을 고용승계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위탁사무를 직접 운영하기로 한 피고는 수탁기관 소속 근로자인 원고를 고용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피고가 원고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절한 것은 부당한 해고에 해당하므로, 해고의 무효 확인 및 해고로 인하여 수령하지 못한 임금을 구한다.

3.

해고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근로자가 고용승계를 원하였는데도 새로운 용역업체가 합리적 이유 없이 고용승계를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 이때 근로자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기로 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지 여부를 포함한 구체적인 계약내용, 해당 용역계약의 체결 동기와 경위, 도급업체 사업장에서의 용역업체 변경에 따른 고용승계 관련 기존 관행, 위탁의 대상으로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자들의 인식 등 근로관계 및 해당 용역계약을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두57045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앞서 든 증거, 을 제3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의 고용승계기대권에 따른 피고의 고용승계의무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지 않은 것이 부당해고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원고는 이 사건 협약 제8조, 정부의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 ‘민간위탁 정책추진방향’, 서울시의 ‘행정사무의 민간위탁 관리지침’ 등을 근거로 피고에게 원고의 고용을 승계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위 주장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이 사건 협약 제8조에서 이 사건 재단법인이 이 사건 협약 체결 전 수탁사무와 관련하여 고용된 기간제근로자를 우선 고용하여야 한다거나 협약해지 또는 협약기간 만료시 위탁업무를 수행하게 될 수탁기관에 고용승계가 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12, 1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에서 위‧수탁계약 체결 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 승계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하여 노동자의 고용불안을 해소’하도록 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위‧수탁계약의 당사자로서 이 사건 재단법인과 같은 수탁자가 기존 수탁기관의 근로자에 대한 고용승계의무나 새로운 수탁기관에 고용승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취지로 해석될 뿐 위탁자인 피고가 이러한 의무를 부담한다고 해석되지는 않는다.

②

오히려 서울시의 ’행정사무의 민간위탁 관리지침‘에는, 사무운영 방식의 전환 등 특별한 사정이 발생한 경우 또는 특별한 사정의 발생 등으로 인해 타 법령, 자치법규, 지침 등에 규정된 채용절차를 준수해야 하는 경우에는 고용승계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서울특별시 공무직 채용 및 복무 등에 관한 조례 및 동조례 시행규칙에 의하면, 공무직의 채용은 공개경쟁채용을 원칙으로 하고, 세부 채용계획을 수립하여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는 등 규정에 따른 공고절차와 근로계약 체결절차를 준수하도록 정하고 있는바, 피고는 위 각 조례 규정에 따라 녹지관리업무를 담당하는 환경정비원 직종 등을 공무직으로 공개채용하였다.

③

또한 ’민간위탁 정책추진방향‘에서는 위탁자가 위탁사무를 직접 수행하기로 결정한 경우 수탁기관에 근로하는 노동자를 전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1단계 가이드라인을 참고하여 검토‧추진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위 ’1단계 가이드라인‘(정부의 2017. 7. 20.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서도 공정채용이 보다 요구되는 업무에 관하여는 아래와 같이 경쟁방식에 의한 채용을 권고하고 있다.

④

피고는 녹지관리업무를 담당하는 환경정비원 직종 등에 대하여 두 차례에 걸쳐 공개 채용시험을 진행하면서 공공기관 민간위탁 용역업체에서 근무한 경력을 관련분야 경력으로 인정하여 서류전형 배점 기준을 마련하기도 하였는바, 달리 피고가 B 관리의 주요 업무를 담당하는 환경정비원을 공개채용하기로 한 것이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

(2)

정부의 2017. 7. 20.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이 발표되었고, 피고도 위 가이드라인에 따라 일부 민간위탁업체 근로자들을 공무직으로 전환한 바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근로자의 고용존속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다른 국민들의 공공부문 채용기회가 박탈되지 않도록 채용절차의 공정성을 보장하여야 하는 지위에 있다는 점까지 아울러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가 민간위탁업체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는 관행이 형성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3)

피고는 위탁기간을 정하여 이 사건 재단법인에 B 관리사무를 위탁해 왔고, 이 사건 재단법인도 위탁기간 범위 내에서 원고 등 소속 직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해 왔는데, 위탁사업 종료시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내용을 근로계약서에 명시해 왔으므로, 원고 또한 이 사건 재단법인의 위탁기간 종료 시 근로계약도 종료됨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보이고, 이 사건 재단법인에서 근무하던 직원들 사이에 고용승계가 당연히 이루어질 것이라는 인식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4)

한편 이 사건 재단법인에서 근무하였던 근로자 중 상당수는 피고의 공개채용절차를 통하여 피고 산하 녹지사업소 등에서 근무하고 있으나, 원고는 위 채용절차에 응시하지도 않았는바, 피고가 원고의 고용승계를 거부하는 데 합리적인 이유도 인정된다. (5) 원고는, 원고가 종사한 직종에 관하여는 공개채용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채용절차에 응시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업무 내용은 ‘녹지시설팀 환경 및 녹지관리’인데, 피고가 공개채용을 결정한 환경정비원의 업무 내용을 살펴보면, 원고가 이 사건 재단법인에서 수행한 위 업무와 유사한 공원시설물 유지관리, 녹지대 및 임야관리 등을 포함하고 있는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의 고용승계 거절은 부당한 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절한 2022. 1. 1.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는 임금으로 월 2,578,00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구한다. 그러나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고용승계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원고의 위와 같은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이진희 김창수

각주1) 제20조(협약의 해제 또는 해지) ② 피고는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때에는 이 협약에 대하여 해지 등을 할 수 있다. 6. 이 사건 재단법인이 사업을 수행함에 있어 다수의 민원을 야기하는 등 각종 사건‧사고에 연루되어 사업수행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성희롱‧성폭력 등을 비롯한 인권침해와 그로 인한 2차 피해의 방조, 회계부정, 부당노동행위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