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C 주식회사(이하 모든 회사명에서 ‘주식회사’는 생략한다)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이하 ‘민간임대주택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대구 달성군 D건물 905세대, 전남 무안군 E건물 337세대, 전북 군산시 F, G 864세대 합계 2,106세대(이하 총칭하여 ‘이 사건 신탁부동산’이라고 한다)의 민간임대아파트를 건설·공급한 회사로서,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여 이 사건 신탁부동산의 임대인으로서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회사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C이 임차인들에게 부담하는 임대차보증금반환의무를 보증한 회사이다.
피고는 C과 부동산처분신탁계약을 체결한 신탁회사이다.
원고는 피고에 2020. 1. 21. 도시사업부 부대표로 입사하여 2021. 3. 31. 퇴사한 사람으로서, 2021. 7. 27. 피고로부터 면직결정을 받은 사람이다.
C과 피고의 이 사건 신탁부동산에 관한 신탁계약 체결
원고는 2020. 1.경 피고와 2020. 1. 21.부터 2020. 12. 31.까지 피고의 도시사업 부문 부대표로 근무하기로 하는 내용의 위임 형식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서’라고 한다).
원고는 2020. 5. 21. 피고의 도시사업2팀 그룹장으로서, 이 사건 신탁부동산의 원활한 임대아파트 분양전환 사업을 위한 목적으로 이 사건 신탁부동산에 관한 처분신탁계약 체결을 승인한다는 내용의 기안서에 결재하였다(이하 ‘이 사건 기안서’라고 한다). 이 사건 기안서에는 신탁부동산의 개요와 권리제한사항 및 임대차보증금 현황, 신탁보수 및 계약기간 등이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신탁부동산의 등기부 등이 첨부되어 있으며, 그 말미에는 피고의 리스크관리팀 H, I의 의견이 기재되어 있는데, 그 의견은 ‘선순위 채권 합산액이 감정평가액을 상당 부분 초과하고 있어 분양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당사에 직접적인 부담이 될 위험이 큰 사업장으로 판단되므로, 임대차보증금 반환청구 등의 위험에 대비한 자금 추가 확보 등 보완 방안이 필요하다. 본건 수주를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20. 5. 28. C과 이 사건 신탁부동산에 관한 처분신탁계약을 체결하고(이하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이라고 한다),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임차인들의 임대차보증금 반환 요구 및 주택도시보증공사의 피고에 대한 각종 청구
위탁자인 C은 임대기간 만료에 따른 임차인들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이행하지 못하였고, 이 사건 신탁부동산 중 다수의 임차인은 C과 주택도시보증공사에 임대의무기간 만료에 따른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요구하였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C에 대한 30억 원의 사전구상금 채권을 청구채권으로 하여, 채무자 C이 이 사건 신탁부동산에 관하여 제3채무자 피고에게 가지는 일체의 채권(분양전환대금, 일반분양대금, 임대료수익금, 신탁계약에 따른 신탁수익금, 신탁계약의 해지나 종료 시 정산금, 신탁재산처분으로 인한 정산금 등)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하였고(전주지방법원 2020카단11334), 위 법원은 2020. 6. 15. 위 가압류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하였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2020. 7. 20. 피고에게 이 사건 신탁부동산 중 전북 군산시 아파트의 임차인들에 대한 보증금반환채무 대위변제금 95억 3,219만 원 및 지연손해금의 상환을 요구하였고, 채무자를 피고로 하여 이 사건 신탁부동산 중 대구 아파트 425세대에 대한 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하여(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0카합5162), 위 법원은 2020. 7. 1. 위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하였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2020. 9. 25. 피고에게 분양보증 및 PF보증 등 각종 업무거래를 제한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고, 2020. 10. 29. 피고에게 이 사건 신탁부동산의 임차인들에 대한 보증금반환채무 대위변제금 14,745,373,150원 및 지연손해금의 상환을 요구하면서 강제집행을 최고하였다.
피고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할상환약정 체결 등
피고는 2021. 3. 18. 주택도시보증공사와 사이에 C이 반환하지 못한 이 사건 신탁부동산에 관한 임대차보증금을 전부 부담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분할상환약정을 체결하였고(이하 ‘이 사건 분할상환약정’이라고 한다), 2021. 7. 2.을 기준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에 합계 19,156,521,965원을 지급하였다.
원고의 퇴사 및 피고의 원고에 대한 면직결정 등
피고는 2021. 2. 25. 원고를 직위해제 하였고, 원고는 2021. 3. 31. 퇴사한 후 2021. 4. 1. J과 자문위원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자문위원으로 근무하여 왔다.
피고는 2021. 3. 31.부터 2021. 6. 29.까지 특별감사를 실시하였고, 피고의 감사실장은 2021. 7.경 원고의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 체결에 대한 전결권의 행사가 면직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다.
피고는 2021. 7. 22. 원고에게 이메일을 통하여 ‘2021. 7. 23. 개최 예정인 인사위원회에 출석하라’고 통지하면서 전화로 ‘C 건’으로 인한 것임을 알렸고, 원고는 2021. 7. 22. ‘개인사정상 인사위원회에 참석이 어려우며, 인사위원회 심의사항을 보내주면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하겠다’고 답변하였다. 피고는 2021. 7. 23.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일정이 2021. 7. 26.로 연기되었으니 출석하라’고 통지하였다.
피고는 2021. 7. 26.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원고와 원고가 그룹장으로 있는 도시사업2팀의 K 본부장을 면직할 것을 결의하였다. 원고는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피고는 2021. 7. 27. 인사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원고에 대한 면직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면직결정’이라고 한다). 피고가 징계결정 통지서에 기재한 면직결정의 이유는 다음과 같다.
원고는 2021. 8. 3. 피고에게 재심신청을 하였다. 피고는 2021. 8. 19.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재심 여부 결정에 관한 심의를 하였고, 원고의 징계사유에 관한 주장은 재심을 해야 할 상당한 이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재심을 하지 않기로 결의하여 2021. 8. 23. 원고에게 재심을 진행하지 않기로 하였다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다.
피고의 인사규정과 관계법령 등
피고의 인사규정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고 한다), 「금융투자회사의 영업 및 업무에 관한 규정」(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고 한다)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2>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6호증, 을 제1 내지 7, 10, 11, 18, 19, 2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면직결정은 위법하므로, 원고는 이 사건 면직결정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그로 인한 정신적 손해배상금 2,000만 원의 지급을 구한다.
이 사건 면직결정의 의미와 효력에 관하여
이 사건 면직결정은 이미 사직으로 신분관계가 종료된 원고에 대하여 한 것으로서 그 자체로 무효이다.
이 사건 면직결정의 절차상 하자
실질적인 진술 기회 박탈
피고는 징계요구의 내용을 미리 원고에게 고지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보내달라는 원고의 요청을 무시하였고, 인사위원회 직전일에 그 개최를 통지하는 등 인사규정 제45조 제1항, 제89조 제1항, 제3항 등을 위반하여 실질적으로 원고가 심문에 대하여 답변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였다.
재심 절차 불이행
원고의 재심신청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재심 자체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통지하면서 재심 의결을 위한 인사위원회를 개최조차 하지 않았고, 그 이유 또한 당초 면직결정의 결론만을 반복할 뿐 실질적인 이유를 기재하지 않았으며, 아무런 근거도 없이 재심을 하지 않기로 하는 결정을 하는 등 인사규정 제91조 제3항, 제4항을 위반하였다.
이 사건 면직결정의 사유 부존재<3>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만으로 C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피고가 승계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그럼에도 피고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대위변제에 따른 상환요청에 응하고 이 사건 분할상환약정까지 체결한 것은 단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피고와 업무상 중요한 협조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고가 C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승계하였음을 전제로 원고가 리스크관리팀의 위험성 고지를 무시하여 피고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징계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피고가 C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승계하였다고 하더라도, ① 피고는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에 따라 이 사건 신탁부동산의 재산 범위 내에서 그 채무를 이행할 책임을 부담하는 것임에도, 피고가 그 고유재산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대위변제금을 변제하는 것은 피고 스스로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서 피고의 손해는 원고의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 승인에 의한 것이 아니고, ② 원고는 리스크관리팀의 의견에 따라 C이 대출의향서 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던 점, 피고가 2020년 말경부터 원고를 업무에서 배제하여 원고로 하여금 적극적인 후속조치를 취하기 어렵게 한 점, 주택도시보증공사 역시 피고에게 법적 조치를 예고하는 등 원고로 하여금 다른 업무를 하기 어렵게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 체결의 승인에 따라 피고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러한 점에서도 징계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피고
이 사건 면직결정의 의미와 효력에 관하여
원고가 스스로 사임한 경우라도 아직 재직 중인 K 본부장에 대한 징계수위와의 형평성, 원고가 저지른 비위행위의 중대성과 금융투자업계에 그 중대성을 알려야 할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퇴직한 원고에 대해 면직결정을 할 수 있고, 자본시장법에 따라 제정된 이 사건 규정 제2-71조, 제2-74조 등 관련 법령에도 그 근거가 마련되어 있다.
징계절차의 적법
이 사건과 같이 원고가 퇴직한 이후 면직결정을 하는 경우에는 인사규정에 따른 절차를 반드시 준수할 필요가 없다. 나아가 피고는 아래와 같이 인사규정에 따른 절차를 모두 준수하였다.
실질적인 진술 기회 박탈 관련
피고는 원고에게 인사위원회에 참석하여 소명할 것을 통보하였고, 전화를 통해서도 징계의 원인이 된 사실이 ‘C 건’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등 원고에게 충분히 진술할 기회를 보장하였다.
재심 절차 불이행 관련
인사규정 제91조 제3항, 제44조에 따르면 대표이사는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재심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대표이사가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재심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위 규정에 따른 것으로 적법하다.
징계사유의 존재
원고는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의 체결을 승인하면서 피고가 이 사건 신탁부동산에 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의무를 부담하게 될 위험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 체결 이후에도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방치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피고에 손해를 끼쳤다.
판단
이 사건 면직결정의 의미와 그 효력
원고가 2021. 3. 31. 퇴사하였음에도 피고가 2021. 7. 27.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면직결정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자본시장법 제424조 제3항(퇴직한 임직원이 받았을 징계조치내용 통보 규정)과 같은 법 제283조 제1항에 따라 설립된 L협회가 같은 법령 등에 근거하여 제정·시행 중인 이 사건 규정 제2-71조 제1항 제2호 가목(퇴직 후 징계퇴직 상당의 처분을 받은 자에 대한 직원 채용금지 규정)과 제2-74조 제1항(퇴직자에 대한 징계내역 보고 규정)의 각 내용에 비추어 보면, 비위행위를 저지른 금융투자회사의 직원이 소속회사를 옮겨 다니면서 동일·유사한 비위행위를 반복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건전한 금융거래질서의 유지와 투자자 보호에 이 바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금융투자회사의 퇴직한 직원이 재직 중이었다면 징계퇴직 상당의 처분을 받았을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퇴직한 직원에 대하여도 그러한 징계퇴직 상당의 처분을 취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국 이 사건 면직결정은 통상적인 사용자의 인사권 행사로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징계처분이 아니라 원고가 피고 회사에 재직 중이었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 체결을 전후한 행위가 면직결정을 받을 정도로 중대한 비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의미가 있는 처분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면직결정은 이 사건 규정 등을 근거로 한 것으로서 이 사건 면직결정이 원고가 퇴직한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이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이 사건 면직결정의 의미를 위와 같이 보는 이상,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면직결정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해고’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이나, 원고는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는 임원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피고는 이와 같이 주장하면서도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면직결정이 인사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것임은 다투지 않고 있다)은 이 사건에서 실익을 가지지 못하므로, 나아가 살펴보지 않는다].
다만 이 사건 면직결정이 인사규정 제84조 제1항 제1호 가목에 따라 이루어졌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이 사건 면직결정의 의미를 위와 같이 보더라도 만일 이 사건 면직결정이 인사규정에서 정한 절차를 위반하였거나 부존재하는 사유를 근거로 하여 이루어진 경우라면 위법하여 무효로 될 수 있으므로, 아래에서는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징계절차의 하자 여부에 관한 판단
피고의 인사규정 제45조 제1항은 ‘위원회는 징계대상자에게 출석을 명하여 징계요구의 내용에 관한 심문을 행하고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89조 제1항은 ‘인사담당팀장은 인사위원회에 징계심의를 부의하였을 때에는 징계대상자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피고가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개최 사실을 알리면서 출석을 통지하고, 그 징계사유가 ‘C 건’임을 알린 사실, 그럼에도 원고가 개인사정으로 참석이 어렵다고 답변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결국 피고는 인사규정 제45조 제1항, 제89조 제1항에서 정한 절차를 모두 준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원고가 주장하는 인사규정 제89조 제3항은 인사위원회가 징계심의를 하여야 하는 원칙적인 기한을 둔 규정으로서 징계대상자인 원고에게 적용되는 규정이 아니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인사규정 제91조 제3항은 ‘징계대상자는 대표이사에게 재심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91조 제4항에 따라 준용되는 제44조는 ‘대표이사는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위원회에 대하여 재심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원고가 2021. 8. 3. 피고에게 재심신청을 하자 피고의 대표이사 M은 2021. 8. 19.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재심 여부 결정에 관한 심의를 하여 재심을 하지 않기로 결의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결국 피고는 인사규정 제91조 제3항, 제4항의 재심절차 역시 모두 준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징계사유의 유무에 관한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0호증, 을 제3, 13, 2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의 체결을 승인하면서 피고가 이 사건 신탁부동산에 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의무를 부담하게 될 위험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아니하여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피고에 손해를 끼쳤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면직결정의 징계사유는 존재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은 "임차주택의 양수인(기타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자를 포함한다)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신탁법상의 신탁은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특정의 재산권을 이전하거나 기타의 처분을 하여 수탁자로 하여금 신탁 목적을 위하여 그 재산권을 관리·처분하게 하는 것이므로(신탁법 제1조 제2항), 부동산의 신탁에 있어서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게 되면 대내외적으로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된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C이 이 사건 신탁부동산의 임차인들과 임대차계약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피고가 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수탁자인 피고는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호에 따라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다(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0다70460 판결 참조). 원고는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 제14조 제1항과 특약사항 제15조 제1항 등을 근거로 피고가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은 위탁자인 C과 수탁자인 피고 사이에 체결된 것으로서 당사자 사이에만 효력을 가질 뿐이고, 임차인들 및 주택도시보증공사와의 관계에서는 효력을 가질 수 없다. 또한 원고가 제시하는 국토교통부 회신(갑 제20호증)은 수탁자인 피고에게 임대사업자의 지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회신에 불과할 뿐이다.
그럼에도 원고는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의 체결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도시사업2팀 그룹장으로서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 체결의 법적 효과와 그 위험성 등에 대한 검토를 게을리 하였다고 보인다.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 체결 추진 무렵 리스크관리팀에서는 임대차보증금반환을 포함하여 임대인으로서 의무를 부담하게 될 리스크가 있으므로 해당 건을 수주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내용의 의견을 원고가 그룹장으로 있는 도시사업2팀의 K 본부장 등에게 전달하였다. 이 사건 기안서의 말미에도 ‘당사에 직접적인 부담이 될 위험이 큰 사업장으로 판단되므로, 임대차보증금 반환청구 등의 위험에 대비한 자금 추가 확보 등 보완 방안이 필요하다. 본건 수주를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리스크관리팀 직원의 의견이 기재되어 있음에도 원고는 이 사건 기안서의 최종 결재권자로서 서명하여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 체결을 승인하였다. 또한 원고는 2020. 3. 20. C로 하여금 N은행 노원역지점으로부터 ‘대출의향서’를 받도록 하는 등 리스크관리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였다고 주장하나, 결국 C은 대출계약 체결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임에도 원고는 그대로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 체결을 승인하였다. 나아가 원고는 이 사건 소송에서도 계속해서 수탁자인 피고가 임대차보증 금반환의무를 승계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리스크관리팀의 법적 검토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실제로 위탁자인 C이 이 사건 신탁부동산에 관한 임차인들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의무를 이행하지 못하자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이를 대위변제한 다음 피고에게 구상금의 지급을 요구하면서 강제집행을 예고하였고, 피고는 이 사건 분할상환약정을 체결하고 그 채무를 이행하는 등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으로 인하여 피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에 따르면 피고는 이 사건 신탁부동산의 재산 범위 내에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부담할 뿐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은 피고와 C 사이에서 효력을 가지는 것으로 피고가 임차인들에 대해 부담하는 채무가 이 사건 신탁부동산의 재산 범위로 제한된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이 사건 신탁부동산의 임차인들은 피고를 상대로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제1심 법원으로부터 인용판결을 선고받기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기안서의 최종 승인자로서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의 법적 효과와 위험성을 성실하게 검토해야 할 책임이 막중한 지위에 있는 점, 당시 약 333명의 근로자가 근무하는 사업장의 약 16명의 임원(등기이사와 경영임원에 해당하는 비등기이사를 포함한다) 중의 한명으로서 상당한 보수를 지급받는 경영임원에 해당하였던 점, 이 사건 위임계약서 제2조 제1항, 제3항은 원고가 경영진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고 이에 따른 책임을 진다고 정하고, 피고의 경영임원운영규정 제2조, 제5조는 경영임원은 경영목적상 임원과 사실상 동등한 직책을 부여받아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원고의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 체결 승인으로 인한 피고의 손해 발생은 최소한 원고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면직결정은 위법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무효확인청구 및 손해배상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현석(재판장) 안근홍 차현우
각주1) 원고는 2023. 11. 1.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로 기재하였으나, 원고는 소장 제2항 청구금액을 2023. 7. 11.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서 그대로 유지하고, 2023. 11. 1.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해 감축하였는바, 위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는 원고에게 유리한 ‘2023. 7. 11.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의미하는 것으로 선해한다.
각주2) 제5조(제재대상 위법·부당행위) 금융기관 또는 그 임직원이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한 경우에는 제재의 대상으로 한다.
각주3) 1. 금융관련법규를 위반하거나 그 이행을 태만히 한 경우
각주4) 2. 횡령, 배임, 절도, 업무와 관련한 금품수수 등 범죄행위를 한 경우
각주5) 3. 금융기관의 건전한 경영 또는 영업을 저해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경영악화를 초래하거나 당해 금융기관 또는 금융거래자의 이익을 해한 경우
각주6) 4. 금융사고 등으로 금융기관의 공신력을 훼손하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각주7) 5. 고의 또는 과실로 업무상 장애 또는 분쟁을 야기한 경우
각주8) 6. 감독자로서 감독을 태만히 한 경우
각주9) 7. 기타 금융시장의 신용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부당·불건전한 영업 또는 업무처리를 한 경우
각주10) 원고는 이 사건 면직결정의 근거사유로 기재된 ‘리스크관리팀의 위험성 고지 무시 및 위탁자의 자금 조달능력 맹신’, ‘수탁 전후 적절한 조치 미이행’,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분할상환 이행으로 손해 발생’이 각 별개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그 각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면직결정은 모두 ‘원고가 이 사건 처분신탁계약의 체결을 승인하면서 피고가 이 사건 신탁부동산에 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의무를 부담하게 될 위험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아니하고 손해방지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피고에 손해를 끼쳤다’는 하나의 사실관계를 근거로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를 별도로 나누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