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7. 14. 선고 2022가합55358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방송법상의 방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2)

원고는 2005. 8. 17. 피고에 입사하여 2020. 10. 1.부터는 피고 스포츠센터의 스포츠편성팀에서 차장으로 근무하며 MD업무<1>를 수행하다가, 2022. 6. 28.부터는 전환배치된 스포츠제작팀 차장으로 근무하던 중 2022. 7. 29. 해고를 당한 사람이다.

3)

피해자 C(이하 ‘피해자’라고 한다)는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로서 2021. 11. 초순경 피고 스포츠편성팀에 파견되어 그 무렵부터 원고와 함께 근무를 하게 되었다.

나.

원고에 대한 신고 및 징계

1)

피해자는 2022. 6. 하순경 원고로부터 직장 내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였다고 피고 인사팀에 신고하였다.

2)

피고는 2022. 6. 24. 및 2022. 6. 30. 피해자와 면담을 하고, 원고와도 별도로 면담 조사를 진행하였다.

3)

피고는 2022. 7. 13. ‘2022년 8차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를 결정하였다. 원고는 위 징계해고 결정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2022. 7. 28. ‘2022년 9차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징계처분일을 2022. 7. 29.로 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처분’이라고 한다)를 유지하는 결정을 하였다.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 및 근거는 아래와 같다(피신고인은 ‘원고’를, 신고인은 ‘피해자’를 말한다).

다.

관련 규정

이 사건 해고처분과 관련된 피고의 규정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5호증, 을 제1, 2, 7, 9,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징계사유의 부존재

원고와 피해자는 2021. 12. 말경부터 내연관계를 유지하여 왔고, 피해자는 원고와의 관계를 이용하여 많은 편의를 누려왔는바, 원고는 피해자에 대하여 우월한 지위에 있지 않고, 피해자에게 직장 내 성희롱 내지 직장 내 괴롭힘을 가한 사실도 없다.

나.

징계양정의 일탈ㆍ남용

설령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는 원고와 피해자 사이의 내연관계에서 발생한 사정들인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해고처분은 징계재량권을 현저하게 일탈한 것으로 무효이다.

3.

판단

가.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ㆍ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ㆍ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하고, 또 이러한 지위에 있는 사람이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면, 이는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서 피해 근로자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된다(대법원 201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등 참조).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징계권자 또는 사용자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2)

판단

살피건대,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증거들에다가, 을 제3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의하면, 원고가 취업규칙 제6조, 제8조 제4항, 제74조의 1, 제65조 제1항을 위반하여 피해자에게 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을 가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피고에서 약 17년 동안 근무한 사람으로 스포츠편성팀의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었음에 비하여, 피해자는 피고에서 근무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협력업체소속 직원에 불과한 점, 피해자는 인사팀과의 면담 과정에서 “원고는 무엇이든 본인(피해자)이 거절할 때마다 항상 직급을 이용하여 권위적인 말로 강요하였다.”, “원고는 ‘네 직속상사는 나고 내가 알아서 해줄테니 넌 따라만 와라’라고 강압적인 모습을 보였다.“라고 진술한 점, 원고 스스로도 ‘피해자를 위해 2022. 1.경부터 2022. 6.경까지 피해자가 주 4일(32시간 내외) 근무할 수 있도록 근무시간을 조정해주었습니다’고 하였는바(소장 4면 참조), 원고는 피해자의 근무시간 조정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에 있어 피해자보다 우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피해자는 2022. 6. 24.경 인사팀과 면담 과정에서 ”원고와 MD 업무를 같이 하며 친해지기 시작하였는데, 1~2주 후 원고가 좋아한다는 표현을 하기 시작하였다.“, ”2021. 12. 말경 또는 2022. 1. 초순경 원고와 같이 근무를 하고 술을 마신 날이 있는데, 원고가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하여 괜찮다고 하였으나 원고는 ‘데려다주는 것도 자기 마음이다’라는 말을 하며 데려다줬고, 전자담배 충전도 할 겸 집에 들어가겠다고 하여 피해자의 집에 들어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원고는 같은 이유로 피해자의 집에 들어와 떡볶이를 본인 핸드폰으로 시키고, 덥다며 샤워좀 하겠다고 말하고 샤워를 하였고, 떡볶이를 먹은 후 피해자의 침대로 올라가 피해자에게 올라오라고 하였다. 원고는 피해자의 마스크를 벗기고 뽀뽀를 하려고 했고, 피해자는 왜 이러시냐라고 하며 피하였다.“, ”2022. 5.경 원고가 차로 데려다 준 날이 있는데, 원고는 차안에서 ‘뽀뽀해주라’는 말을 하였고, 다음날 ‘너무했다, 해줄 수도 있지 왜 안되냐’는 말도 하였다.“, ”2022. 6.경 원고는 피해자에게 전화를 하여 ‘진짜 안되겠냐, 좋아하면 안되겠냐’고 물었고, 피해자는 안된다고 하였다, 그 이후 원고의 태도에 변화가 생겼는데, 2~3일 후 같이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피해자에게 ‘미친년, 시발년’과 같은 폭언을 하면서, ‘앞으로는 평소처럼 대할 수 없다, 총량의 법칙이다, 그 동안 다른 애들보다 널 이뻐했으니 이렇게 대하는거다‘라고 하였다.“, ”며칠 뒤 원고는 피해자에게 전화를 하여 ’회사 그만둬라, 둘이 서먹한데 둘 중 하나는 그만둬야 하지 않겠냐‘고 하였고, ’너가 그만두는게 쉽지 않냐, 그만두어라 내가 불편해‘라고 하였다.“, “2022. 6. 20.경 치킨집에 가서 같이 맥주를 마셨는데, 원고는 피해자에게 ’너 이렇게 버릇없는 애였냐, 왜 이렇게 말대답하고 싸가지 없게 얘기하냐‘고 하였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건 이거야‘라고 말하며 몇 차례 피해자의 가슴 쪽으로 손을 대려고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이후 피고 인사팀은 원고와의 면담을 거친 후 2022. 6. 30.경 피해자와 다시 한 번 면담을 하였는데, 피해자는 “원고는 근무 시간 외에도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쉬는 날일 때에도 전화해서 ’뭐하냐 회사 나오면 안되냐‘고 하였고, 원고가 오전 출근, 피해자가 오후 출근일 때에도 원고는 집에 안 가고 같이 있고 저녁을 같이 먹어주겠다며 챙겨주는 식으로 늦게 갔다. 원고가 오전 출근, 피해자가 오후 출근일 때 오후 1~2시에 전화하여 ’오늘 생방 취소됐는데 할 거 없으니 놀자 빨리 나와라‘고 하였고, 오후 3~4시에도 전화하여 ’보고 싶으니 빨리 와라‘라고도 하였다.”, “술 마신 날 원고가 ’집에서 자고 가도 되냐, 쉬었다 가고 싶다‘고 해서 절대 안된다고 이야기를 한 날도 많았고, 원고가 집에 들어왔을 때도 허락없이 침대에 덥석 누워 당황스러웠고, 두 번째 왔을 때에는 침대에 누워 이리 와서 누워보라고 했고, 자기는 어두운 게 좋으니 불을 끄라고 하며 본인이 불을 끄기도 하였다.”, “2022. 5. 27.경 오전 근무였는데, 원고가 1박 2일 여행을 가자고 하였다. 안 된다고 하자 여수나 인천 쪽으로 본인이 알아서 예약하겠다고 하였고 피해자가 다시 안 된다고 하자, 저녁을 먹자고 하였다. 저녁을 같이 먹고, 술 마시면서 집에 가고 싶다는 피해자에게 원고의 집이 빈다며 새벽 3시까지 같이 있어야 한다며 막무가내로 우겨서 결국 새벽 3~4시에 집에 가게 되었다.”, “2022. 6. 20.경 같이 오전 근무를 하고 점심을 먹은 후 카페를 갔다. 팀장님이 변경한 업무 패턴에 대하여 말씀드려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원고가 ‘가만히 좀 있어라, 회사가 하라는 대로 해라 니가 뭔데’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면서, 이유 없이 계속 화를 냈고, ‘너에게 개인적인 감정으로 안 좋기 때문에 이렇게 화로 표출되는 거다‘, ’너 진짜 애새끼다 아무것도 모른다. 그걸 이야기해봤자 씨알이나 먹힐 것 같나? 어른이 이야기를 하면 좀 가만히 있어라. 내가 이런 애새끼를 좋아했다고? 내가 미친놈이지‘라고 하였다. 원고는 맥주를 마신 상태여서 어느 정도 취한 상태로 보였고, 피해자가 말대답을 하자 ’너 이렇게 싸가지 없는 애였나? 내가 아는 너는 착하고 그냥 네네하던 앤데 오늘 왜 이렇게 갑자기 대들고 반항을 하나?‘, ‘난 너에게 마음이 남아 있다. 지금도 솔직히 너 보면 가슴 만지고 싶은데 참고 있는 거다. 내가 지금까지 너를 좋아하며 당당했던 부분은 강제로 너의 몸에 터지하거나 강제로 끌고가서 하지 않지 않았나?’라고 했고, 피해자가 ‘실수한게 없으시다고요? 그건 차장님 생각이고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자 원고는 그 과정에서 ‘미친년, 씨발년 말대꾸 엄청하네, 진짜 싸가지 없다, 정신병원가라’는 등의 폭언을 반복하였고, 테이블을 마주보고 앉아 있었는데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 것이 있으니 가까이 앉아보라고 하면서 가까이 앉자, 가슴을 만지려는 행위를 계속 반복하였다. 이후 회사로 돌아가면서도 만지려는 행위를 반복하였다. 피해자가 오후 7시 쯤 퇴근을 하려 하자 원고는 카페에 가자고 하였고, 카페에서 원고는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물어보겠다며 ‘좋아하면 안되겠냐’고 하였고, 단호하게 안 된다고 거절하자, 원고는 냉랭하게 대할 것을 이야기하면서, 피해자의 얼굴에 담배연기를 여러 번 내뿜었고, 피해자가 입술을 물어뜯자 ’너가 내 앞에서 입술 물어뜯고 하는데 너가 그렇게 안 해도 얼굴만 보며 뽀뽀하고 싶은데 너가 입술 물어뜯고 있으면 그렇게 해 달라는 거 아니냐, 너가 나를 꼬시는 거 아니냐‘ 등의 발언을 하였고, 이 날 더 이상 참으면 안 되겠다고 마음먹고 팀장님을 만나 신고를 하게 되었다.”라고 진술하였다.

다)

원고의 성희롱에 대한 피해자의 진술은 원고가 언제 어디에서 어떠한 행동 또는 말을 하였다는 것으로서 당사자가 그 상황을 직접 겪지 않고서는 알기 어려운 내용을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고, 여기에 피해자에게 원고의 비위행위를 허위로 진술할 만한 동기를 찾아볼 수 없는 점, 인사팀에 대한 신고나 인사팀의 조사 과정에서도 특별히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할 수 없는 점, 피해자가 자신보다 상급자인 원고를 상대로 직장 내 성희롱 등의 신고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라)

위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은, ’나 원고가 오늘 오전, 나 오후 근무라 같이 못 있으니까 4시에 카페로 오래 커피한 잔 하자고‘, ’야 진짜 성희롱에 인격모독에 진짜 이건 아니다 싶어서 그리고 계속 그렇게 막말하고 욕하시는거 저 이제 녹음기 키겠다고 함. 욕이란 욕에 막말 다하고 내가 오늘 별의별 소리 다들음. 이거 대자보 붙여야돼‘, ’진짜 시발년이라 그러고 미친년 뭐 욕이란 욕은 다하고 정신 이상하다고 병원가라 그러고 성희롱 하면서 원래는 뭐 너 좋아할 때 가슴만지고 싶었다 그러고 속옷바꿨냐 그러고‘라는 내용 등이 포함된 피해자와 피해자의 직장 동료인 D과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제3호증), ’안되겠다 야, 나 니네 집에서 자고 가야될 것 같아, 아까 뽀뽀 한 번 해주지 그랬냐, 나 마음속에 이렇게 잊지 않고 있을거야‘, ’너 언제 해줄거야 뽀뽀를?, 너 내가 가만 안 둘 거야‘, ’진짜 안 돼? 막 손잡고 내가 이제 막 그렇게 하면, 나 진짜 안되면 그냥 포기할 거야, 이제 지울거야 진짜 마음속에서, 깨끗이 포기할래, 좋아하는 감정이 있는데 어차피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아니잖아, 니가 회사 그만두면 안 되냐, 나도 다녀야돼 니가 그만둬라 그게 더 쉽지 않겠냐‘는 원고의 발언이 포함된 원고와 피해자 사이의 녹취록(을 제4 내지 6호증) 등의 객관적인 증거에 의해서도 충분히 뒷받침된다.

마)

위와 같은 원고의 언행은 동일한 피해자를 상대로 상당한 기간에 걸쳐 지속적,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일련의 가해행위로서 전체적으로 보아 피해자의 입장에서 충분히 성적 불쾌감이나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정도에 이르고, 피해자에게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주고 피해자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을 것으로 보인다.

바)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한 판단

(1)

원고는, 이 사건 해고처분의 근거가 기재된 인사위원회 결정문에 징계사유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으므로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해고통지서에 해고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2>을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바(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81609 판결 등 참조), 피고는 이 사건 징계위원회가 개최되기 전 원고와의 면담 과정에서 비위행위들과 관련된 원고의 구체적인 발언, 행동 등에 대한 조사과정을 거치고 원고에게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소명할 기회를 부여한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인사위원회에 각 징계사유들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이 기재된 진술서를 제출하기도 한 점(갑 제7, 8호증), 징계사유들은 1 내지 9항으로 나뉘어 있어 어느 정도 세분화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이 사건 해고처분을 함에 있어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원고는, 피해자와 내연관계에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가) 내지 마)항에서 본 바에 의하면, 원고가 일방적으로 피해자에게 성희롱, 괴롭힘을 가한 것으로 보일뿐이고, 갑 제10, 11호증의 각 기재를 포함하여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내연관계에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3)

원고는, 피해자가 먼저 원고에게 회사를 그만둘 것을 요구하고, 2022. 7.경부터 변경된 근무안에 대하여 불만이 있던 피해자가 원고에게 근무안을 변경할 것을 요구하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신고를 한 것이며, 성적 발언을 서슴지 않은 것은 피해자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와 피해자 사이의 녹취록(을 제4 내지 6호증)에 의하면, 회사를 그만둘 것을 요구하고, 지속적으로 성적 발언을 한 사람은 원고로 보일뿐이다.

(4)

원고는, 피해자가 근무지 밖에서 만나줄 것을 강요하였고, 피해자의 집에 피해자의 동의를 받고 들어갔으며, 원고는 피해자가 예매한 콘서트 티켓을 대신 수령해주는 등 피해자가 원고와의 관계를 이용하여 직장 생활에서 많은 편의를 누렸으므로, 원고가 피해자에 대하여 우월한 지위에 있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피해자에 대하여 우월한 지위에 있었음은 앞서 가)항에서 본 바와 같고, 피해자와 D 사이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원고와 피해자 사이의 녹취록 등에 의하면 근무지 밖에서 만날 것을 강요한 사람은 원고로 보이고, 원고가 피해자의 집에 들어가는 데에 피해자가 동의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1)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하고(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징계시효가 지난 비위행위도 징계양정에 있어서 참작자료로 할 수 있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5두46550 판결,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두10424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살피건대, 원고의 피고에서의 경력, 차장이라는 직급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솔선하여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등의 행위를 하지 아니하여야 할 위치에 있었음에도, 오히려 피해자를 괴롭히거나 성희롱하였으므로 그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고, 비위행위의 내용, 반복ㆍ지속된 기간 등에 비추어 비위의 정도가 결코 가볍다고 볼 수도 없는 점,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느꼈을 정신적 고통이 가볍지 않다고 보이는 점, 원고는 피해자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고, 징계절차 및 이 사건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자신의 비위행위를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 점, 원고가 주장하는 E, F의 강제추행행위에 대한 징계는 그 비위행위의 동기 및 경위, 비위행위의 반복 여부, 피해자와의 관계, 피해의 정도 등에 있어 이 사건과 구체적인 사정을 달리하므로 이를 단순히 비교하여 이 사건 해고처분이 지나치게 과중하여 형평을 잃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는 동일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원고를 엄히 징계할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처분이 징계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나)

원고는, 피해자가 인사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징계양정을 낮춰달라는 취지로 부탁하고, 원고에 대한 해고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견서(갑 제6호증)를 제출한 사정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 인사팀의 G는 피해자가 징계 양정에 본인의사가 반영될 수 있는지 문의한 사실은 있으나, 징계양정을 낮춰달라고 요청한 사실은 없다고 하였고(을 제13호증), 피해자는 위 의견서(갑 제6호증)은 원고의 압박에 의하여 어쩔 수 없이 작성된 것으로, 강제적으로 작성되었기에 의견서를 철회한다는 취지의 의견서(을 제8호증)를 다시 제출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원고는, 피고의 인사법무팀장 H가 인사위원회 이후 원고에게 ”이례적으로 징계가 세게 나왔다.“라고 하고, 피고의 경영센터장 I이 노조위원장 J에게 ”원고가 잘못을 인정하였으면 봐줄 수도 있었다.“라고 하면서 안타까움 표현하기도 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H, I은 위와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는 사실확인서를 이 법원에 제출하기도 하였다(을 제14, 15호증)].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처분을 부당해고라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해고처분이 부당해고로서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더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현석(재판장) 안근홍 차현우

각주1) ‘Master Director’의 줄임말로, 방송이 편성운행표에 따라 운행될 수 있도록 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각주2) 제27조(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①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