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12. 19.부터 2024. 12. 19.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3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반도체 장비의 제조, 수리, 판매 및 임대업 등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이고, 피고는 원고의 자회사인 주식회사 C(변경 전 상호는 ‘D 주식회사’이고, 상호 변경 전・후로 주된 사업 내용은 광학기기 제조, 가공 및 도, 소매업 등으로 같다. 이하 주식회사 C를 ‘C’라 하고, 주식회사 D를 ‘D’라 한다)에서 사내이사 겸 최고기술책임자<1>로 근무하다가 2022. 8. 26. 퇴사한 사람이며, E은 C의 대표이사인 사람이다.
원고와 피고의 이 사건 계약 체결
피고는 2012. 12. 26. 광학기기 제조, 가공 및 도, 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F(이하, ‘F’라 한다)를 설립하여 운영하던 중 E과 함께 2016. 5. 13. D를 설립하여 운영하였다.
원고는 2021. 6. 3. D와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한 후 D에 44억 원을 투자하였고 [D가 발행하는 기명식 상환전환우선주 17,600주(액면가액 5,000원/주)를 1주당 250,000원의 가액으로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계약 당시 E과 함께 D의 ‘이해관계인’으로서 D의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의무이행을 연대하여 보증하고, 동시에 계약의 당사자로서 권리와 의무(피고의 퇴사 제한 등이 포함된다)를 약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계약의 주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계인이 보유한 D의 주식에 대하여 양도, 증여, 담보제공 등 일체의 처분행위를 하지 못
또한, 원고는 2021. 6. 4. 피고 및 E과 사이에 피고와 E이 소유하고 있던 D의 주식을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다만, 피고는 배우자인 G 명의로 주식을 소유하고 있었으므로, 위 주식매매계약은 G과 E을 매도인으로 하여 체결되었다), 그 무렵 피고에게 주식매수대금 109,200,000원[피고가 G 명의로 소유하고 있던 1,680주 × 1주당 65,000(액면 5,000원)]을 지급하였다.
D는 이 사건 계약 이후인 2021. 7. 16. C로 상호를 변경하였고, 피고는 같은 날 C의 사내이사로 취임하였으며, C로부터 연 보수 100,800,000원을 받았다.
C의 징계 및 피고의 퇴사
피고는 이 사건 계약 체결 이후 C에서 개발업무, 시설관리업무 및 생산업무 등을 수행하였고, C의 보안에 관한 업무도 담당하고 있었다.
그런데 원고는 2022. 7. 4.경 허가되지 않은 무선 와이파이가 잡힌다는 이유로 C의 연구소와 피고의 컴퓨터 등을 확인하였고, C의 연구소에 비인가 인터넷망 등 설치, 비인가 USB 사용 17개 이상 적발, F NAS<2>와 C NAS의 공유 사용 등을 적발한 후 피고로 하여금 연구소 출입을 금지시키고 피고와 F의 PC 등을 수거하였다.
그 후 원고는 피고에게 2022. 7. 12. ‘위 적발 사항 등에 대한 사유서를 제출하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고, C는 2022. 7. 19. ‘인사(징계)위원회 소집’을 이유로 하여 같은 날 개최되는 인사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지하였으며, 같은 날 개최된 인사위원회에서는 “1. 비인가 USB 사용 및 클라우드등으로 정보 유출행위 2. 미존재 도메인 사용을 통한 2차적 개인메일로 수신유도행위 3. 연구소내 비인가 인터넷망 설치 행위 4. 협력사 NAS, 연구소 NAS와 비인가 공유행위 5. 개인 노트북 반입, 사용 및 무단 복제 행위 6. 불법소프트웨어 무단사용 행위 7. 상기 내용 포함하여 업무 전반에 관한 위법성 여부”를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 ‘2022. 7. 20.부터 2022. 7. 31.까지 1차 대기발령, 1차 대기발령 만료 후 정부과제 진행 상황에 따라 최대 3개월의 대기발령’ 및 보수를 30% 감봉하는 징계 처분을 하였다.
피고는 2022. 8. 26. C에게 ‘C의 경영상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C는 2022. 9. 30. 위 사직서를 수리하였다.
C와 피고 사이의 분쟁
C의 피고에 대한 고소
C는 수사기관에 피고를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누설등) 및 업무상배임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경기도남부경찰청은 2023. 8. 14. ’C의 자료가 저장된 노트북 등이 외부로 반출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고, 영업비밀을 유출 및 부정사용하거나 업무상 배임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자료가 불충분하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불송치 결정하였다(이하, ’고소사건‘이라 한다).
피고의 E에 대한 진정
피고는 2022. 8. 29. 노동청에 E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각 진정하였으나, 중부지방고용노동청 평택지청은 2023. 2. 2. ’피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으로 위 진정 사건을 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에 송치하였고, 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은 2023. 8. 17. 같은 이유로 위 진정 사건을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하였다(진정 내용 중 일부 혐의에 관하여 약식명령 청구되었으나, 피고와는 무관한 혐의에 관한 것이다. 이하, ’진정사건‘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9, 17 내지 20, 23, 2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2022. 8. 26.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퇴사 제한 기간에 퇴사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위약벌 약정에 따라 10억 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가 퇴사한 날의 다음날인 2022. 8. 27.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계약에서 ‘피고가 2031. 5. 31. 이전에 D(C)에서 퇴사하는 경우, 원고에게 위약벌로 10억 원을 지급한다’고 약정한 사실, 피고는 2022. 8. 26. 회사 내부 결재시스템을 이용하여 전자문서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회사에 출근하지 아니하여 2022. 10. 1. 퇴직처리된 사실은 인정된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위약벌 약정에 따라 10억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이 송달된 날의 다음 날인 2022. 12. 19.부터(이 사건 위약벌 약정에 기한 피고의 채무는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로 보아야 하고, 원고는 이 사건 소장 부본의 송달로써 그 지급을 구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인인 2022. 12. 18.을 변제기로 본다)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12. 19.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위약벌 약정은 ① 근로자인 피고의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 예정을 금지한 근로기준법 제20조<3>가 적용되어 무효이거나, ② 피고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므로 민법 제103조가 적용되어 무효이다.
이 사건 위약벌 약정이 유효하더라도, 피고는 피고의 책임 없는 사유로 퇴사를 하였으므로 위약벌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설령 피고의 퇴사가 피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위약벌 약정은 부당히 과다하므로 무효이거나, 적정한 금액으로 감액되어야 한다.
판단
피고가 근로자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20조가 적용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이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를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해 스스로 이윤을 창출하거나 손실 등 위험을 부담하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5두5146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갑 제13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계약은 원고가 D(C)를 인수하고, D를 운영하던 피고와 E으로 하여금 D에서 계속 기술을 개발하도록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 점, ② 이에 피고는 C의 사내이사로 선임되었고, 따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는 점, ③ 피고는 C로부터 월 840만 원의 보수와 법인카드를 사용할 권한 및 기숙사와 매월 65만 원 상당의 차량리스료를 지원 받았을 뿐만 아니라 C 대표이사의 명함을 사용하고 C 내부에서도 대표이사와 같은 대우를 받은 점, ④ 피고는 출퇴근 기록 등 근태관리를 받지 아니한 점, ⑤ 피고는 C의 주식 중 4.49%를 소유하고 있는 점, ⑥ 노동청과 검찰청은 위 진정사건에서 ‘피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C가 피고에 대하여 감봉 등 징계처분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C의 근로자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근로계약을 전제로 하는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이 사건에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위약벌 약정이 민법 제103조를 위반하여 무효인지 여부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D(C)의 기술과 성장가능성 등을 보고 44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하였는데, D는 피고와 같은 핵심개발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회사였기 때문에 원고가 피고 소유의 D 주식 중 일부를 109,200,000원에 매수하면서 피고로 하여금 C의 대표이사에 준하는 대우를 받으면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 점, ② C의 2023년 외부감사 후 연결기준 매출액 및 영업이익 초과 달성에 따라 피고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약속한 점, ③ 피고는 위와 같은 인센티브와 이 사건 위약벌 약정 및 보수 등을 모두 고려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위약벌 약정은 법률행위의 목적인 권리의무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거나 법률적으로 이를 강제하거나 법률행위에 반사회질서적인 조건 또는 금전적인 대가가 결부됨으로써 반사회질서적 성질을 띠게 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대법원 2024. 6. 17. 선고 2020다291531 판결 참조) 민법 제103조에 위반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이를 전제로 하는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가 책임 없는 사유로 C를 퇴사하였는지 여부
살피건대, 갑 제23, 24호증, 을 제4, 7호증의 각 기재, E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는 자신의 책임 있는 사유로 C에서 퇴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C가 ‘1. 비인가 USB 사용 및 클라우드등으로 정보 유출행위 2. 미존재 도메인 사용을 통한 2차적 개인메일로 수신유도행위 3. 연구소내 비인가 인터넷망 설치 행위 4. 협력사 NAS, 연구소 NAS와 비인가 공유행위 5. 개인 노트북 반입, 사용 및 무단복제 행위 6. 불법소프트웨어 무단사용 행위 7. 상기 내용 포함하여 업무 전반에 관한 위법성 여부’를 이유로 피고를 징계한 사실은 기초사실에서 본 것과 같다.
살피건대, 계약기간이 만료되었음에도 F의 임직원이 C의 연구소에 상주하고 있었고, 연구소에 인가받지 않은 Wi-Fi 네트워크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그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C의 업무용 PC 또는 노트북이 F의 PC 등과 연결되어 있었던 사실 등이 인정되는바, C로서는 위 연구소를 관리하는 책임자였던 피고에 대한 징계 등의 조치가 불가피하였을 것으로 보인다[수사기관은 위 고소사건에 대하여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하였으나, 그 주된 이유는 ‘피고가 C의 업무상 자료를 유출하였다거나 그러한 의도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에 불과하다].
다만, C의 취업규칙 제69조(징계의 종류) 2호는 감봉에 관하여 ‘월급여금총액의 10분의 1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의 금액을 감액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C가 피고 보수의 30%를 감액한 사실은 인정되나, ① 취업규칙을 위반한 징계에 대하여는 구제신청이나 소 제기 등의 구제절차를 활용할 수 있음에도 피고는 징계에 관하여 아무런 구제절차를 시도하지 아니한 점, ② C는 위 징계사유와 관련된 연구소 등 장소에만 피고의 출입을 통제하였을 뿐 피고가 C 내의 다른 장소에서 활동을 하는 것을 제지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피고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국책 과제를 수행하기도 한 점, ③ C에게 거액을 투자한 원고로서는 최고기술책임자인 피고가 꼭 필요한 입장이었으므로, C가 부당한 목적으로 위 징계를 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실제로 E은 ‘원고 측에서는 징계 이후 계속하여 피고에게 장비개발을 완료하라고 하였다. 피고가 장비개발을 완료하면, 원고 측도 피고에 대한 선처를 검토하겠다고 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등에 비추어 보면, C가 취업규칙에 정해진 감액률보다 높은 감액률로 감봉처분을 하였다는 것만으로 피고의 퇴사에 피고의 책임이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피고는 이 사건 징계 처분 직후 회사에 제대로 출근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C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출근하여 업무를 수행하라’는 지시를 받았음에도 이에 응하지 아니하다가 2022. 8. 26.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결국 C는 2022. 9. 30. 위 사직서를 수리하였다.
인사위원회 의사록에는 C의 대표이사인 E과 사내이사 H, I이 인사위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E의 ‘인사위원회가 개최된 장소는 원고의 대표이사 사무실이었고, 원고 대표이사와 원고 직원, 내가 참석했다’라는 증언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징계를 주도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다만, ① 이 사건 계약에서 원고가 인수한 C(D)의 신주에 대하여 의결권을 인정하였으므로(이 사건 계약서 제9조) 원고는 C의 주식 81.85%를 가진 대주주로서 C의 모든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점, ② C와 피고 및 E은 C의 이사회 구성원 중 이사 2인 및 감사 1인을 원고가 지명한 자로 선임하여야 하는 점(이 사건 계약서 제15조 제1항), ③ C가 ‘대표이사, 이사의 변경, 자본금 변동 및 잉여금 처분에 관한 사항, 정관의 변경, 합병, 분할, 분할합병, 다른 사업의 착수, 중요자산의 처분, 중요채무의 부담, 주주총회 및 이사회의 안건, 중요자산의 취득 등’ 대부분의 행위를 함에 있어 원고로부터 서면동의를 받아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이 사건 징계를 주도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피고의 퇴사에 피고의 책임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E은 ‘피고가 나에게 이 사건 위약벌 10억 원 지급 의무를 면제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을 여러 번 했다’는 취지로 증언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징계 후 자신이 사직하는 경우 자신의 책임 있는 사유로 퇴사하게 되는 것임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약벌 감액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위약금 약정이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위약벌의 성격을 함께 가지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은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직권으로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위약금 전체 금액을 기준으로 감액할 수 있다(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6다257978 판결 참조). 이때 그 금액이 부당하게 과다한지는 채권자와 채무자의 각 지위, 계약의 목적과 내용, 위약금 약정을 한 동기와 경위, 계약 위반 과정, 채무액에 대한 위약금의 비율, 예상 손해액의 크기, 의무의 강제를 통해 얻는 채권자의 이익, 그 당시의 거래관행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일반 사회관념에 비추어 위약금의 지급이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볼 수 있는지를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2. 12. 24. 선고 2000다54536 판결, 대법원 2020. 11. 12. 선고 2017다275270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보건대, 앞서 인정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계약에서 손해배상액의 예정을 따로 정하지 아니하였고, 위약벌이 10억 원으로 거액인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위약벌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위약벌의 성질을 동시에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② 피고의 퇴사가 피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의 것이기는 하나, 앞서 본 것과 같이 C가 취업규칙에 정해진 징계의 정도를 넘어서 피고의 보수를 감액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보아야 하는 점, ③ C는 인사위원회 개최 당일인 2022. 7. 19.에서야 피고에게 출석이유를 ‘인사(징계)위원회 소집’이라고만 기재한 출석통지서를 교부한 점(다만, C는 2022. 7. 12. 피고에게 인사위원회에서 논의될 징계사유를 모두 명시하여 사유서 제출을 요구하였으므로, 피고로서는 인사위원회에서 논의될 사유를 모두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④ C의 고소사건이 혐의없음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된 점, ⑤ 피고의 퇴사 제한 기간이 10년으로 장기간이고 위반 시 피고가 지급하여야 하는 금액이 10억 원으로 거액인데, 이러한 조건 설정에 피고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⑥ 원고가 이 사건 계약으로 C에게 투자한 금액은 44억 원이나, 피고 소유의 D(C) 주식을 인수하면서 피고에게 지급한 금액은 109,200,000원에 불과하고, 피고가 C에서 약 1년 넘게 재직하였는데 피고의 연 보수가 100,800,000원인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위 약벌 10억 원은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판단되므로, 이를 50%에 해당하는 5억 원(= 10억 원 × 50%)으로 감액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5억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이 송달된 날의 다음날인 2022. 12. 19.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12. 19.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박승균 이영주
각주1) CTO: Chief Technology Officer
각주2) 네트워크 연결 스토리지
각주3) 근로기준법 제20조(위약 예정의 금지)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