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5. 18. 선고 2022나17392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1>는 금융기관 등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매매 및 관리, 부실채권 매매 등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14. 3. 10. 피고와 채권추심업무 위탁계약서를 작성한 후 2018. 5. 28.까지 매년 채권추심업무 위탁계약서를 작성하여 왔고, 2018. 6. 1.부터 2021. 2. 8.까지는 매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오면서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하였다.

다.

원고가 2014. 3. 10. 피고와 사이에 작성한 채권추심업무 위탁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후 2018. 5. 28.까지 원고와 피고와 사이에 매년 체결한 각 위탁계약서의 내용은 다소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경우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비록 2014. 3. 10.부터 2018. 5. 28.까지는 채권추심업무 위탁계약서를 작성하고 피고에서 근무하였으나,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기간에 대하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으로 25,871,70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위 기간 동안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었고, 위임계약에 따라 채권추심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이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원고와 같은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 업무형태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40612, 40629 판결,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나.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 내지 9, 16 내지 27, 31호증, 을 제1, 3, 7 내지 9, 12, 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2014. 3. 10.부터 2018. 5. 28.까지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원고가 2014. 3. 10. 피고와 최초 체결한 위탁계약서(갑 제1호증의 1)에는 원고를 "근로자"로, 원고에게 매달 고정적으로 지급한 70만 원을 "기본급"으로, 계약종료를 "퇴사"로 표시하고, 피고가 원고의 근무형태 및 담당업무를 피고의 사정에 따라 변경할 수 있다(제3조 제2항)<2>고 규정하는 등 원고의 근로자성에 부합하는 일부 기재가 있으나, 같은 위탁계약서에 "원고는 피고의 정규직원에게 적용되는 규정과 퇴직금, 해고예고수당, 제수당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제5조 제2항)", "원고는 개인사업자로서 사업자에 따른 민사, 형사, 행정, 세무상 등의 모든 책임은 원고가 부담한다(제5조 제3항)" 등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조항도 존재하는 데다, 1년 후인 2015. 3. 10. 체결된 위탁계약서(갑 제1호증의 2)부터는 "근로자", "기본급", "퇴사" 등의 표현이 수정·삭제되고, " 근태와 관련하여 원고는 피고로부터 그 어떤 규제도 받지 않는다(제4조 제2항)"<3>고 규정하는 점 등에 비추어 위탁계약서의 기재 자체만으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고, 실질적으로 사용종속관계가 있었는지가 중요하다.

②

원고는 채권의 추심순서와 구체적인 추심방법을 스스로 결정하여 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추심순위를 지정하거나 구체적 추심업무의 내용 또는 방법 등을 특별히 지시하지 않았고, 채권추심의 기본방향이 피고에 의해 정하여진 바 있다 하더라도 이에 따르지 않는다고 하여 불이익을 준 바는 없으며, 원고의 근무태도나 근무성적 등을 평가하여 보수나 처우에 반영하거나 추심실적이 부진하다고 해서 불이익을 주지도 않았다.

③

원고는 상담내역 등 추심활동내역을 피고 사무실 컴퓨터<4>에서만 접속 가능한 전산시스템에 입력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다. 그러나 이는 위임인으로서 위임사무의 처리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거나(민법 제683조) 채권추심활동 기록을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에 관한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일 뿐, 그 입력 내용이 원고의 업무수행 과정을 평가하는 자료로 사용되었다거나 그에 근거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업무지시를 하거나 불이익을 가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는 없다.

④

원고가 법조치 업무 또는 법률서면 검토 업무를 수행하고 피고 대표이사, 이사, 본부장 등의 확인을 받은 사실, 피고로부터 '경매배당금 청구 및 영수하는 행위, 공탁금 청구 및 수령·영수하는 행위, 경매배당금 청구와 관련된 부수행위 일체'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은 사실, 피고의 업무 회의에 1월 1회 정도 참여한 사실, 이메일을 통하여 피고의 업무를 수행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 과정에서 피고가 채권회수 목표를 설정하여 원고에게 이를 달성할 것을 요구하였다거나 업무 수행에 있어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⑤

원고는 근무내용이나 근무시간과 관계없이 채권의 회수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으며, 그 수수료는 실적에 따라 매월 큰 편차가 있었다. 그 외 원고는 피고로부터 기본급 명목으로 월 70만 원을 지급받았으나, 원고의 추심업무 수행과정에서 여러 비용이 발생하는바, 실제로 시외 출장을 제외한 업무경비 등은 원고가 따로 청구하여 지급받을 방법이 없었던 점, 위임인은 위임사무의 처리에 필요한 비용을 지출한 수임인에게 그 비용을 상환할 의무가 있는 점(민법 제688조)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돈은 원고의 추심업무와 관련한 업무비용 보전의 측면에서 지급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⑥

원고의 전산시스템 로그인·로그아웃 기록(을 제17호증)의 기재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통상 10:00경 로그인을 하고 17:00경 로그아웃을 한 경우가 많으나, 그 외 시간대에 불규칙적으로 로그인·로그아웃한 기록도 다수 존재하는 등 위 증거만으로 피고가 원고의 출퇴근 등 업무시간을 통제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⑦

원고는 피고의 요구에 따라 신원보증 보험증권, 신용정보, 범죄경력·수사경력조회 회보서, 혐의사실과 처분예상 진술서 등을 제출하기도 하였으나, 이는 원고가 불법추심 등으로 피고에게 손해를 입혔을 때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거나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9조의5 등에 따른 법령상 의무를 준수하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⑧

원고가 피고의 직인을 사용하는 경우 사건번호, 내용, 제출처 등을 기재하고, 시외 출장의 경우 목적지, 처리내역, 소요 비용 등을 기재하여 피고의 팀장, 부사장, 사장 등으로부터 확인을 받은 사실이 있으나, 이는 직인 사용 내역 관리 및 실비 정산을 위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이를 통하여 직인 사용이나 외부 업무 시 피고의 허가를 득하여야 했다거나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⑨

원고는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피고를 사업자로 한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과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2)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평균(재판장) 고충정 지상목

각주1) 변경전 상호 : 주식회사 C

각주2) 아래에서 보듯이 2015. 3. 10.자 위탁계약서에서는 이 조항은 삭제되고, 근태와 관련하여 원고는 피고로부터 그 어떤 규제도 받지 않는다는 규정이 신설되었다(제4조 제2항).

각주3) 2018. 2.자 위탁계약서에는 “근태 및 위탁업무수행과 관련하여 원고는 피고로부터 그 어떤 규제도 받지 않는 바, 외출 또는 결근이나 퇴근시에 피고에게 사전 보고나 승낙을 받을 필요가 없이 자율적으로 진행한다(제4조 제2항)”는 내용으로 변경되었다.

각주4) 이와 함께 책상, 의자, 전화 등 부대비품도 제공되었는데, 이는 업무 편의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2018. 2.자 위탁계약서 제3조 제3항은 “피고는 원고의 추심업무 수행에 필요한 PC, 전화, 책상 기타 사무용품에 대한 사용료를 매월 수수료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