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4. 9. 1. 피고와 사이에 시간선택제 근로계약(1일 6시간 근무, 기간은 정합이 없음, 이하 ‘이 사건 시간선택제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16. 7.경 전일제 근로관계로 전환하기 위하여 피고의 전일제 전환 전형에 참여하여 서류전형을 거쳐, 2016. 7. 20. 필기전형(인·적성검사), 2016. 8. 1. 면접전형을 통하여 2016. 8. 19. 전일제 근로 전환 대상자로 최종 선정되었다.
원고는 2016. 8. 26. 피고에게 2016. 8. 31.자로 퇴직한다는 내용의 사직원(이하 ‘이 사건 사직원’이라 한다)을 제출하였고, 2016. 9. 1. 피고와 사이에 전일제 근로계약(1일 8시간, 1주 최대 52시간 근무, 기간은 정함이 없음, 이하 ‘이 사건 전일제 근로계약’이라 하고, ‘이 사건 시간선택제 근로계약’과 합하여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으며, 피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전환동의서(이하 ‘이 사건 전환동의서’라 한다)를 작성·교부하였다.
피고는 위 퇴직일(2016. 8. 31.)을 기준으로 그 때까지 발생한 원고의 퇴직금과 연차수당을 계산하여 2016. 9.경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2,849,634원을, 연차수당 명목으로 835,255원을 각 지급하였고, 2018. 7.경 원고에게 휴양소 이용료 보상 명목으로 250,000원을 지급하였다.
피고의 2016. 12. 23.자 취업규칙과 2016. 7. 25.자 복리후생 관리 규정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 4, 6 내지 7, 11 내지 13, 29, 3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기판력에 저촉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그 판결의 주문에 포함된 것, 그 소송물로 주장된 법률관계의 존부에 관한 판단의 결론 그 자체에만 미치는 것이고 전소와 후소가 그 소송물이 동일한 경우에 작용하는 것인데(대법원 1995. 6. 13. 선고 93다43491 판결 등 참조), 두 개의 소송물이 동일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하는 경우에도 청구원인이 서로 다르다면 별개의 소송물이며(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5다9760,9777 판결 참조), 부당이득반환청구권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서로 실체법상 별개의 청구권으로 존재하고 그 각 청구권에 기초하여 이행을 구하는 소는 소송법적으로도 소송물을 달리하고(대법원 2013. 9. 13. 선고 2013다45457 판결 참조), 이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과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살피건대, 갑 제16호증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19. 4. 30. 피고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소1653923호로 2017. 9. 1.부터 2019. 8. 31.까지 발생한 복지포인트 상당액 1,400,000원을 임금으로 주장하면서 그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9. 9. 27. 원고의 청구를 인정하였으나 피고의 상계항변을 받아들여 결국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한 사실, 원고와 피고는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는데, 항소심 법원은 2020. 5. 14. 복지포인트가 임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한 사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나66110호),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상고하였는데, 상고심법원은 2020. 7. 23.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한 사실(대법원 2020다229666호), 원고는 2020. 7. 23. 재차 피고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소2108262호로 미지급 연차수당 2,844,682원을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0. 11. 19. 미사용 연차휴가수당 1,444,682원에서 원고가 이미 수령한 835,255원을 공제한 609,427원을 일부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한 사실, 원고와 피고는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고, 원고는 항소심에서 복지포인트 1,400,000원 상당액을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구하는 청구를 추가적으로 병합하여 청구취지를 확장한 사실, 항소심 법원은 2021. 10. 2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과 피고의 상계항변을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뒤, 원고의 항소와 항소심에서 확장한 청구를 각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한 사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나
84978),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상고하였는데, 상고심 법원은 2022. 2. 10.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한 사실(대법원 2021다287843)을 각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에서 임금이나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이 아니라 부당이득으로 위 복지포인트 상당액 및 연차수당의 지급을 구하고 있고 각 청구권은 소송물이 다르므로, 위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에 미친다고 할 수는 없다.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존부에 관한 판단
관련법리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당사자 일방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일정한 급부를 한 다음 급부가 법률상 원인 없음을 이유로 반환을 청구하는 이른바 급부부당이득의 경우에는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부당이득반환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 이 경우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자는 급부행위의 원인이 된 사실의 존재와 함께 그 사유가 무효, 취소, 해제 등으로 소멸되어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었음을 주장․증명하여야 하고, 급부행위의 원인이 될 만한 사유가 처음부터 없었음을 이유로 하는 이른바 착오 송금과 같은 경우에는 착오로 송금하였다는 점 등을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등 참조). 한편 어떠한 계약상의 채무를 채무자가 이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채권자는 여전히 해당 계약에서 정한 채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가 그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하여 채무자가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었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6다45779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원고는 피고가 2014. 9. 1.부터 2020. 12. 31.까지 원고가 제공한 노무로 인하여 복지포인트 상당액 1,400,000원 및 연차수당 1,801,616원의 합계 3,201,616원에 이르는 법률상 원인 없는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금원을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는 원고가 피고와 체결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에 따라 자신의 의사로 노무를 제공한 다음 그 노무의 제공이 법률상 원인 없음을 이유로 그 보수 내지 대가 상당액의 반환을 청구하는 이른바 급부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부당이득반환을 주장하는 원고에게 있다.
그러나 원고는 자신의 노무 제공의 원인이 된 이 사건 각 근로계약 자체의 무효, 취소, 해제 등을 주장·증명한 바 없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각 근로계약에 따른 복지포인트 상당액 및 연차수당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여전히 이 사건 각 근로계약에서 정한 복지포인트 상당액 및 연차수당 청구권을 가지고 있으므로(이에 대하여 피고에게 지급의무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아래 다.항에서 판단한다), 피고가 그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하여 그로 인하여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었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이유 없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복지포인트 상당액 및 연차수당 지급의무에 관한 판단
관련법리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다른 민사사건 등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에 구속받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확정된 관련 민사사건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가 된다 할 것이므로 합리적인 이유설시 없이 이를 배척할 수 없고, 특히 전후 두 개의 민사소송이 당사자가 같고 분쟁의 기초가 된 사실도 같으나 다만 소송물이 달라 기판력에 저촉되지 아니한 결과 새로운 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8다92312, 92329 판결 참조).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관련 민사사건(대법원 2021다
287843)에서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시간선택제 근로계약은 이 사건 사직원 및 전환동의서에 따라 2016. 8. 31. 종료되었고 2016. 9. 1.부터 전일제 근로계약에 기하여 새로운 근로관계가 성립됨으로써 이 사건 시간선택제 근로계약과 이 사건 전일제 근로계약의 근로관계가 단절되었으므로, 2014. 9. 1.이 계속근수연수의 기산일임을 전제로 2017. 9. 1.부터 2019. 8. 31.까지의 복지포인트를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고, 전일제 근로관계가 시작되는 2016. 9. 1.부터 2020. 12. 31.까지 원고의 연차일수와 사용일수에 비추어볼 때 원고에게는 미사용 연차일수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미지급 연차수당이 존재함을 전제로 이를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구하는 원고의 청구 역시 이유 없다’는 취지의 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가 이 사건에서 제출한 주장 및 증거는 관련 민사사건에서 제출한 주장 및 증거와 중복되거나 법률상 주장을 추가한 것에 불과하고, 이 사건에서 제출된 주장 및 증거만으로는 원고에게 그 주장과 같은 복지포인트 상당액 또는 미지급 연차수당 채권이 존재함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한편 원고는 피고의 복리후생 관리 규정의 복지포인트 지급규정 중 지급대상을 ‘3년 이상 근속 중인 직원’에 한정하는 부분 및 재입사자 또는 직군전환자의 경우 재입사전 경력을 인정하지 않는 부분이 헌법 제10조에 따른 평등의 원칙, 근로복지기본법 제3조 제2항 및 제81조 제2항,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민법 제103조 등을 위반하여 무효이므로, 피고에게 2014. 9. 1.을 원고 계속근수연수의 기산일로 하여 계산한 복지포인트 상당액 지급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위 규정은 고용형태와 무관하게 근속기간을 기준으로 복지포인트 지급 여부를 가르는 규정이고, ‘재입사자’ 또는 ‘직군전환자’를 고용형태 중 하나로 볼 수도 없으므로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이 존재한다고 할 수 없는 점, ② 위 규정에 의하면 기간제근로자, 단시간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근속기간이 3년 이상인 경우 복지포인트를 지급받을 수 있으므로 기간제 근로자, 단시간근로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규정이라고 볼 수 없는 점, ③ 피고의 규모, 업종, 소속 직원들의 고용형태 등에 비추어볼 때 복지포인트 지급에 근속기간을 3년 이상 요하는 것 자체가 불합리하다고 할 수도 없는 점, ④ 위 규정이 재입사자, 직군전환자의 재입사 전 경력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것만으로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없는 점에 비추어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위 규정이 평등의 원칙이나 관련 법령 등에 반하여 무효라고 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고충정(재판장) 지상목 박평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