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8. 24. 선고 2022나41555 판결

손해배상(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C’라는 상호로 체육시설업을 영위하는 자이며, 피고는 위 ‘C’ 강남지점(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서 2020. 11. 16.부터 개인트레이너(Personal Trainer)로 근무하여 오다가 2021. 5. 13. 퇴직한 자이다.

나.

피고는 2021. 5. 13.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그 이후로 출근하지 않았다.

다.

피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개인트레이너로 근무하며 2021. 4.경 원고로부터 재등록 또는 새로 등록한 D 회원 등에 대한 인센티브 수당으로 합 730,000원을 수령하였다.

라.

피고는 2022. 3. 16. 서울중앙지방법원(2021고정2290호)에서 아래의 범죄사실에 관하여 재물손괴죄로 벌금 30만 원 형의 선고유예 판결을 선고받았으며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생략)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8, 2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1)

피고는 원고와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에 따라 퇴사 시 80일 전까지 미리 통보할 의무가 있고 담당 회원의 인수인계 절차를 진행할 의무를 부담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2021. 5. 13. 무단퇴사를 하면서 인수인계도 하지 않았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피고로부터 개인 트레이닝 수업을 받던 10명의 회원들에게 수강료 합계 9,825,000원을 환불하는 손해를 입었다.

2)

피고는 무단퇴사 직전에 원고로부터 재등록 또는 새로 등록한 회원들에 대한 인센티브 수당을 수령했으나, 위와 같이 원고는 회원들에게 수강료를 반환하였으므로 피고에게 지급한 인센티브 수당 730,000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

3)

피고는 2021. 5. 13. 원고 소유 기물인 액자 12개를 내리쳐 손괴하였으므로, 원고는 위 액자 가액 상당인 147,540원의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

4)

피고는 무단퇴사 외에도 근무태만과 회원 및 타 근로자들에 대한 폭언, 기물 파손 등의 행위를 저질렀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15,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국 피고의 무단퇴사 등의 행위는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며,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서 위 환불금 9,825,000원, 인센티브 수당 730,000원, 액자구입비 147,540원, 위자료 15,000,000원의 합계 25,702,540원(= 9,825,000원 + 730,000원 + 147,540원 + 1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피고는 2021. 5. 7. 원고에게 퇴사 의사를 전달하였고, 이에 원고도 동의하여 2021. 5. 13. 퇴사한 것이므로 무단 퇴사한 사실이 없고, 퇴사 과정에서 담당 회원들에 대한 인수인계 절차를 모두 이행하였는바, 원고와의 근로계약상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없다.

2)

피고는 퇴사 당시 원고 소유 액자 중 8개의 나사를 드라이버로 해체하여 그 액자 안에 들어있던 피고의 자격증을 회수한 후 이를 조립하지 않고 방치한 사실만 있을 뿐,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 소유의 액자 12개를 내리쳐 파손시킨 사실이 없다.

3.

판단

가.

피고의 무단퇴사 및 인수인계 의무 불이행 등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1)

관련 법리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채권자가 부담하고(대법원 2014. 4. 24. 선고 2011다101544, 101551 판결 등 참조), 또한 불법행위에 있어서 고의·과실에 기한 가해행위의 존재 및 그 행위와 손해발생과의 인과관계에 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2272 판결 등 참조).

2)

판 단

①

살피건대, 을 제10 내지 12, 22 내지 24, 3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퇴사하기 전에 회원들에게 미리 퇴사 예정임을 알리고 재등록 여부를 묻기도 하였는바, 원고의 주장과 같이 2021. 5. 13. 피고가 원고와 다툰 후 무단으로 퇴사한 것이 아닌 사전에 원고에게 퇴사 의사를 표시하였고 원고가 이를 승낙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피고는 퇴사 다음 날인 2021. 5. 14. 이 사건 사업장의 부점장인 G에게 실제로 회원들의 인수인계 자료를 보내는 등 인수인계 의무를 일부 이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모두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무단퇴사하였다거나 인수인계 의무를 불이행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②

설사, 원고의 주장대로 피고가 무단퇴사를 하면서 인수인계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피고의 위 행위와 고객들의 환불 요구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더욱이 원고가 회원들에게 반환한 수강료는 결과적으로 강습을 받지 않은 회원들에게 그 반대급부인 수강료를 반환한 것에 불과하여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인센티브 수당의 경우에도 원고의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이는 기존 회원들이 재등록하거나 트레이너들의 소개로 인하여 신규회원이 등록하는 경우 지급되는 일종의 ’성과급‘으로서 기왕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임금의 일부로 보아야 하는바, 이를 원고의 손해라고 인정할 수 없다.

③

나아가, 갑 제2호증(근로계약서)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피고는 퇴사 시 원고에게 80일 전까지 이를 미리 통보하기로 약정한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2021. 5. 7. 원고에게 퇴사 의사를 전달하였다는 것으로, 피고가 2021. 5. 13. 퇴직함에 있어서 원고에게 미리 80일 전까지 이를 통보하지 아니한 사실 자체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고 할 것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퇴직으로 인하여 원고가 위 주장과 같은 손해를 입었다고 인정할 수 없는 이상 피고가 비록 퇴직 80일 전까지 원고에게 이를 통보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원고의 이 부분 손해배상청구가 이유 없음은 마찬가지이다.

④

한편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르면 퇴사 통보 후 2개월 안에 이루어지는 환불은 기존 트레이너가 책임을 져야 하므로 피고는 근로계약상의 의무로서라도 위 환불금 상당액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갑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인수인계를 했더라도 퇴사 통보 후 2개월 안에 이루어지는 환불은 기존 트레이너가 책임을 진다.”라고 규정(이하 ’이 사건 책임규정‘이라 한다)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그 약정의 취지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명백히 근로기준법 제20조<1>에 반하는 것이어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그 약정이 미리 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였다는 이유로 마땅히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반환하기로 하는 취지일 때에도, 결과적으로 위 조항의 입법 목적에 반하는 것이어서 역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바(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근로계약은 피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계약관계로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계약임은 원고 역시 인정하고 있는 점<2>, 이 사건 책임규정은 피고가 퇴사를 통보한 이후 발생한 회원들의 환불에 관하여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실제로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관계없이 바로 피고로 하여금 2개월 동안의 환불 전부에 대하여 인수인계 여부에 관계없이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고, 이로 인하여 피고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책임규정은 피고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한다 할 것이므로,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여 무효이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소결

결국 원고의 이 부분 손해배상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나.

원고 소유 액자 손괴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부분

피고가 2022. 3. 16. 서울중앙지방법원(2021고정2290호)에서 원고 소유 액자를 손괴한 범죄사실로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위 확정판결에서 인정한 범죄사실은 ’피고가 원고 소유 액자 8개를 드라이버로 나사를 분해하고 그 액자 안에 들어 있는 피고인의 자격증을 빼낸 다음 이를 조립하지 않고 방치하여 위 액자의 효용을 해하는 방법으로 타인의 재물을 손괴하였다‘는 것이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액자를 내리쳐 이를 영구적으로 파손시켰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② 형법상 재물손괴죄에서 손괴, 즉 재물의 효용을 해친다고 함은 사실상으로나 감정상으로 그 재물을 본래의 사용목적에 공할 수 없게 만드는 것과 일시적으로 재물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도 포함되는 점(대법원 1971. 11. 23 선고 71도1576 판결, 대법원 1992. 7. 28. 선고 92도1345 판결), ③ 따라서 형법상 재물손괴죄의 손괴(효용침해)와 민법상 불법행위에서의 재산상 손해를 법률상 동일한 개념 내지 요건으로 볼 수 없는 점 등을 모두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 소유 액자의 나사를 드라이버로 분해한 후 조립하지 않고 방치하여 ’일시적으로‘ 그 효용을 해한 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특별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다.

위자료 청구 부분

피고가 인수인계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무단퇴사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그 밖에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근무태만, 회원 및 타근로자들에 대한 폭언 등의 불법행위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바,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자료 청구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연화(재판장) 주진암 이정형

1)

근로기준법 제20조 :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

2)

원고는 이 사건 책임규정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이라 한다)을 위반하여 무효라는 피고의 주장에 대해 제1심에서부터 일관되게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계약이므로 약관법 제30조 제1항에 따라 약관법이 적용될 수 없다’고 다투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