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47,472,498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2. 5.부터 2024. 9. 24.까지는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 중 10%는 원고가, 9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의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09. 4. 24. 계란 도 · 소매업, 두부 도 · 소매업, 콩나물 도 · 소매업 등을 영위하는 피고와 위탁 물류서비스 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 한다),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그 소유의 용달차량으로 2009. 4. 21.부터 2019. 1. 21.까지 피고가 지정하는 고객에게 피고의 제품을 배송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48,746,2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2. 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6, 12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원고는 피고와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피고가 생산한 제품들의 배송업무를 수행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 · 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된 퇴직금 35,013,311원 및 연차휴가수당 3,860,352원, 야간근로수당 9,872,541원의 합계 48,746,2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피고와 도급계약 내지 위임계약에 해당하는 배송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의 내용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고 용역비를 받아 온 독립적인 사업자일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지휘 · 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므로, 원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을 따져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對償的)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살피건대, 앞서 본 각 증거 및 갑 제2 내지 11, 15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의 업무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원고의 업무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였고, 원고는 피고가 지정한 근무시간에 구속되어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없었고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도 원고가 아닌 피고에게 귀속되었으며, 원고는 피고로부터 계속적으로 제공하는 근로의 대가로서 대상적 성격을 갖는 보수를 지급받았다 할 것이고, 을 제1 내지 4, 6, 8, 10, 11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며 달리 반증이 없으므로,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 원고의 배송업무는 피고가 작성한 일간배송보고서(주기표)에 의하여 배정되었고, 원고에게 공지되는 일간배송보고서에는 도착지뿐만 아니라 상품명, 유의사항 등 원고가 수행하여야 할 업무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어 원고가 배송업무 배정과 관련하여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위와 같은 일간배송보고서 외에도 원고에게 이메일이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하여 고객의 요청사항을 반영한 구체적인 작업내용에 관한 지시를 하였고<1>, 원고는 피고의 지시나 지침 등을 준수하며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매일 피고에게 배송 시작시간 및 완료시간, 물품별 배송수량, 배송 고객수를 기재한 마감보고를 하여야 했고, 피고는 원고가 마감보고를 하지 않는 경우 '마감보고가 없으시네요'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보고를 독촉하였고, 이 외에도 수시로 원고에게 '본사로 보내는 시작 종료 문자 누락없이 보내시기 바랍니다', '배송시간이 변동있으신 분들은 각 요일 별 시작시간과 종료시간을 정확히 문자로 보내주세요'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피고는 원고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배송업무에 관련한 지시 사항들뿐만 아니라, '오후 3시에 긴급 물류미팅 진행합니다. 시간 엄수하시고 전원 참석입니다', '인트라넷에 가입 안하신 분 내일 오전까지 반드시 가입하시고, 가입여부를 문자로 보내주세요', 'E대회가 2/27(금) F콘도에서 개최합니다. 전원참석이며 문의사항은 개별적으로 해 주세요' 등 피고가 운영하는 시스템이나 행사 참여에 관련된 안내도 전달하였으며, 위 문자메시지에는 사업전진대회 관련 '불참 힐드 급여인상 1년보류, 1년결근입니다', 물류 정기교육 관련 '불참자는 새로운 급여 시스템에서 제외됩니다' 등 불참에 대한 불이익을 예고하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매일 피고의 수원 사무실로 출근하여 당일 배송할 제품을 수령하였는데, 피고는 원고에게 '수원 물류차 1시 도착입니다. 전원 시간 맞추어 출근 바랍니다', '금일 물류차량 본사 2시 출발입니다. 도착시간 확인하시고 출근바랍니다', '출근시간을 평일 5시 출근, 일요일은 4시 출근으로 통일하도록 하겠습니다', '첫배송시작은 19시 이후부터 해야합니다', '배송 마감시간은 7시전까지입니다. 참고하시고 시작배송을 앞당겨 주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원고의 출근시간, 배송 시작시간과 마감시간을 지정하였다.
이 사건 계약서 제13조는 '을은 갑의 허락 없이 본 계약내용의 권리를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으며, 임의로 영업 활동을 대신케 할 수 없다'고 정하여 원고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였고, 원고는 자신의 비용으로 운송업무를 위한 보조인력을 고용하거나 보조인력이 원고의 배송업무를 대행하지도 아니하였다(한편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제품을 배송하지 않는 시간에 다른 물품배송업무에도 종사하였다는 취지로 다투나, 을 제5, 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는 자기 소유 차량으로 피고의 배송업무를 수행하였으나, 매월 피고로부터 운송과 관련된 유류비를 지급받았고, 일부 기간의 경우 유류비 외에도 차량감가비, 유류보조비 명목으로 보수를 지급받았다.
피고는 원고를 포함한 배송기사들에게 배송유니폼을 제작하여 지급하였고, 원고에게 '피고 물류서비스부 대리'로 표시된 명함을 제공하기도 하였으며 2013년도에는 원고를 고용보험에 가입시키기도 하였다.
이 사건 계약서 제4조 제1항은 '배송지역 및 물량규모는 갑이 지정한, 월 4,500팩 이하가 될 경우에는 위탁 수수료를 2,400,000원을 기본적으로 지급한다'고 정하였고, 실제로 원고는 피고로부터 시기에 따라 구체적인 항목 명칭이나 항목별 금액은 변경되었으나 전체적으로 2,400,000~2,500,000원 가량의 금액을 보수로 지급받았다[2009. 5.부터 2013. 8.까지는 '월간 기본수수료'('월간 기본 배송 수수료', '기본 배송료' 등의 명칭으로 변경되었다) 외에 '보조금', '업무추진비'(또는 '성과급') 명목의 보수를 합쳐 위 금액이 지급되었고, 2013. 9.부터는 '기본급' 또는 '기본수수료'라는 명칭으로 위 금액이 지급되었다<2>]. 원고가 실제로 배송한 제품의 양이나 배송횟수, 배송거리 등의 배송실적은 위 보수금액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지급할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액수<3>
연차휴가수당
원고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동안 2017. 4. 21. 18일, 2018. 4. 21. 19일의 연차휴가가 발생하였는데 이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는 데 대하여 피고가 위 주장사실을 명백히 다투지 아니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갑 제4호증(급여명세서)의 기재에 의하면, 연차휴가수당 금액의 기준이 되는 원고의 통상임금이 별지1 미지급 임금표 월통상임금란 기재와 같고 2017. 4. 21. 발생한 연차휴가에 대한 연차휴가수당의 변제기인 2018. 4. 21.의 시급통상임금이 12,919원, 2018. 4. 21. 발생한 연차휴가에 대한 연차휴가수당의 변제기인 2019. 1. 21.<4>의 시급통상임금이 13,158원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연차휴가수당은 2018. 4. 21. 기준 1,860,336원(=12,919원×8시간×18일), 2019. 1. 21. 기준 2,000,016원(=13,158원×8시간×19일)의 합계 3,860,352원(=1,860,336원+2,000,016원)이다.
야간근로수당
원고는 2017. 10.부터 2019. 1.까지 별지1 미지급 임금표 야간근로시간란 기재와 같이 합계 1,515시간 동안 야간근로를 하였다고 주장하는바, 갑 제20, 2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7. 10.부터 2018. 12.까지 합계 1,468시간 동안 야간근로를 한 사실은 인정되나 2019. 1.에도 야간근로를 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1,468시간의 야간근로에 대한 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갑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위 기간 동안의 야간근로수당 금액의 기준이 되는 원고의 통상임금이 별지1 미지급 임금표 기재와 같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야간근로수당은 2017. 10.부터 2018. 5.까지 합계 792시간의 야간근로에 대한 5,115,926원(=12,919원×0.5×792시간), 2018. 6.부터 2018. 12.까지 합계 676시간의 야간근로에 대한 4,447,404원(=13,158원×0.5×676시간)의 합계 9,563,330원(=5,115,926원+4,447,404원)이다.
퇴직금
원고가 2009. 4. 21.부터 2019. 1. 21.까지 피고의 제품을 배송하는 업무를 하여 피고에게 계속 근로를 제공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갑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원고의 평균임금이 별지2 미지급 퇴직급여 산정표 평균임금란 기재와 같이 116,300원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퇴직금은 34,048,816원(=116,300원×30일×3,562일/365일, 원 미만 버림)이다.
소결
피고는 원고에게 연차휴가수당 3,860,352원, 야간근로수당 9,563,330원, 퇴직금 34,048,816원의 합계 47,472,498원(=3,860,352원+9,563,330원+34,048,816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2019. 1. 21.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 날인 2019. 2. 5.부터 피고가 위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9. 24.까지는 상법에 정한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에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로 하여금 원고에게 위 금액을 지급하도록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이상아(재판장) 송영환 김동현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2나72351
판결선고
2024. 9. 24.
판결
별지
각주1) 갑 제3호증 2면 피고가 2016. 3. 2. 원고에게 보낸 문자 중 '이 집에 지인배송까지 5팩이 들어갑니다. 그 중 3팩만 미투입 고객요청입니다.', 갑 제3호증 45면 피고가 2017. 10. 19. 원고에게 보낸 문자 중 '주기표 신규 위치 이동입니다. C지역 목요일화성시 D 다음으로 배치 부탁 드립니다.' 등
각주2) 다만 2011. 3.부터 2013. 8.까지는 보조금 및 성과급 등 '물류배송경비'의 지급일이 기본수수료의 지급일과 달라 지급명세서가별도로 작성, 교부된 것으로 보인다.
각주3) 원고가 주장하는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산정기준과 산정방법에 대하여 피고가 명백히 다투지 아니하고 이 법원의 석명에도 의견을 제출하거나 자료를 제출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제출된 증거에 반하지 않는 한 원고가 주장하는 산정기준과 산정방법에 따른다.
각주4) 원고가 퇴사함에 따라 2018. 4. 21. 발생한 연차휴가의 사용이 불가능해졌으므로 퇴사와 동시에 연차휴가수당 청구권이 발생하였다 할 것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