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8. 22. 선고 2023가단501170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컴퓨터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는 원고의 사내이사로 취임하여 업무를 수행하다가 해임된 자이다.

나.

원고는 2019. 2. 1. 피고와 사이에 ‘근로시간: 1일 8시간 주 40시간 근무 원칙’, ‘연봉총액 120,001,440원, 월급여총액 10,000,120원(기본급 7,214,680원, 연장수당 1,864,080원, 휴일근로수당 621,360원, 식대 100,000원, 차량유지비 200,000원, 포괄임금제 적용)’, ‘퇴직금 : 사업주는 근로자의 퇴직시 근로연수 1년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및 취업규칙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한다. 회사는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을 위하여 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할 수 있으며, 그 경우 세부사항은 퇴직연금제도의 기준 및 취업규칙을 따른다’는 내용 등으로 근로 및 연봉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이 사건 계약 체결 후인 2019. 3. 29. 개최된 원고의 정기주주총회에서는 피고가 원고의 사내이사로 취임하는 내용 및 이사 보수 한도액을 4억 원으로 정하는 내용의 의결이 있었고,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 법인등기부에 사내이사로서 등재되었다(피고는 원고의 주식도 일부 부여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부사장의 직함으로 개별부서로부터 자금 계획 및 집행에 관한 보고를 받으면 이를 취합하여 총액으로 대표이사에게 알린 후 그에 대한 자금집행을 직접 담당하였고, 자신이 운영하던 부서의 자금과 관련해서는 대표이사의 결재 없이 자신의 전결로 자금을 집행하기도 하였다. 또한 일부 부서의 신입사원 채용을 전결로 결정하고, 이사회에서 이사로서 의사를 표시하기도 하며, 원고로부터 법인차량 및 법인카드를 제공받아 사용하였다(2021. 11. 15.경 원고 대표이사의 지시에 따라 법인차량을 반납하였다). 반면, 원고 대표이사와의 관계에서는 수시로 대표이사의 지시 사항을 처리하거나, 필요하다고 판단한 업무의 경우 사전에 대표이사에게 업무 방향 또는 작성 자료에 대한 사전 승인을 구하기도 하였으며, 업무처리결과를 대면·유선·카카오톡·메일 등 여러 가지 수단으로 사후 보고하거나, 업무계획 및 일일업무 보고를 하기도 하였고, 대표이사에게 미리 알리거나 업무시스템을 활용하여 연차휴가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라.

피고는 원고가 제시한 임원관리규정(안)의 승인이나 임원위촉계약이 체결 및 피고가 근무하던 원고의 서울지점 폐쇄 등에 대하여 사실상 반대의사를 표시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 대표이사와의 관계가 악화되었다. 이후 원고는 피고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여 그 조사결과(피고 경영/관리능력 미달, 직장내 괴롭힘, 법인카드 부정사용, 대표이사와의 관계를 저버리고 도발하는 행위 등)를 근거로 2022. 2. 7.경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피고를 이사(부사장)에서 해임하였다.

마.

한편, 원고 정관에는 임원의 보수를 주주총회의 결의로서 정한다고 되어 있을 뿐 퇴직금이나 퇴직연금 등에 관해서는 따로 정하지 않고 있는데, 피고는 원고 소속으로 2019. 3. 27. 퇴직연금에도 가입을 하여 원고는 2019. 3. 28.부터 2021. 7. 9.까지 합계 25,307,604원을 피고에 대한 퇴직연금으로 납입하였고, 피고는 위 퇴직연금 외에도 원고 소속으로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업무를 수행하면서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급여를 매월 수령하였다(이하 위 퇴직연금을 ‘이 사건 퇴직연금’이라 한다).

[인정 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9, 을 제1호증(원고는 피고가 원고에 근무하기 시작하면서 임의로 새로운 양식에 따라 작성한 것이어서 그 내용이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하며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증거가 위조되었다거나 권한 없는 자에 의하여 작성되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을 제2 내지 18호증(가지번호를 따로 표시하지 아니하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의 임원으로서 원고의 지휘·감독을 받지 아니하고 자유로이 원고의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 보기 어렵고,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는데, 피고는 자신이 근로자임을 전제로 임의로 이 사건 퇴직연금에 가입하였는바,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퇴직연금에 기한 퇴직금채무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확인을 구한다.

2)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의 근로자로서 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가 원고회사에서 퇴직함으로서 근로관계 법령에 따른 퇴직금 지급채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판단

1)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해 인정되는 아래의 각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원고 대표이사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이고, 따라서 피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가입한 이 사건 퇴직연금을 달리 무효라고 볼 사정이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가)

이 사건 계약의 체결이나 이 사건 퇴직연금의 가입에 있어 원고의 의사관여 없이 피고가 이를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이라고 볼 근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계약의 체결 및 이 사건 퇴직연금의 가입은 일응 원고의 의사에 따라 추진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나)

피고는 주로 대표이사의 지시사항을 처리하고 업무처리결과나 계획 등을 보고하는 업무를 수행하였고, 그에 따라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급여(또는 보수)를 지급받았으며, 임원관리규정의 승인이나 임원위촉계약의 체결 등과 관련하여 대표이사와의 의견충돌 이후 관계가 악화된 이후에는 법인차량을 반납하게 되고 그 이후 해임까지 당하는 등 원고 대표이사와의 관계에서는 적어도 대표이사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봄에 큰 무리가 없다(원고는 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근거로 해임을 하였다고 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 사내에서 작성된 조사결과를 전적으로 신빙하기 부족하다).

다)

피고는 등기된 사내이사겸 주주로서 원고의 자금집행 등에 관여하고, 이사회에서 표결권도 부여받았으며, 법인카드나 차량의 지원도 받는 등 독자적인 결정권한을 가진 임원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으나, 자금집행에 관한 사항 중 주요한 사항은 대표이사에게 보고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사로서 받은 나머지 대우는 근로자성을 상실하게 할 만한 주요한 표지로 보기 어렵다(피고는 원고에 입사 당시 직원이 약 12명 정도로 원고가 소규모회사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라)

원고의 등기이사로서 활동 이력이 있는 C, D, E 모두 등기이사 여부와 상관 없이 퇴직금(또는 퇴직연금)의 지급을 받았거나 받는 대상자로 처리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F, G, H이 임원위촉계약을 새로이 체결하였다는 사정은 원고가 사후적으로 퇴직금 지급을 면하고자 새로이 임원위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박창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