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2. 22. 선고 2023가단5015021 판결

주문

1.

피고 C은 원고에게 131,728,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5. 7. 5.부터 다 갚는 날까지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 B 주식회사는 피고 C과 공동하여 위 제1항 금액 중 19,759,2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2. 25.부터 2025. 12. 22.까지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피고 B 주식회사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B 주식회사 사이에 생긴 비용은 원고가 85%, 피고 B 주식회사가 15%를 각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생긴 비용은 피고 C이 부담한다.

5.

제1, 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손해보험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2021. 2.경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과 사이에 보험기간 2021. 2. 13.부터 2022. 3. 13.까지, 보장대상 사용자배상책임1인당 200,000,000원 한도로 정하여 E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나.

D은 2022. 1. 1. 피고 B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와 사이에 피고 회사로부터 300톤짜리 크롤라 크레인((차량번호 1 생략), 이하 '이 사건 크레인'이라 한다)과 크레인 운전자인 피고 C을 차용하여 D이 주식회사 F로부터 도급받은 안성시 G 공장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현장에서 공사완료일까지 사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 C과 이 사건 크레인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되었다.

다.

D 소속의 H(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이 사건 크레인 등을 이용하여 지상으로부터 8m 높이의 옥상 층에서 기둥 위에 설치된 양쪽 거더(보) 위에 8.2톤인 PC슬라브를 설치하는 작업 중이었다. 2022. 1. 25. 13:00경 이 사건 크레인의 연결 줄이 PC슬라브에서 미처 해체되지 않은 상태에서 크레인을 운전하던 피고 C이 무전기에서 들리는 '올려라'라는 말을 듣고 이 사건 크레인의 연결줄을 PC슬라브와 함께 들어 올리면서 연결 줄 1개에 매달린 PC슬라브가 균형을 잃고 기울어져 그 위에 있던 망인이 8m 아래로 추락하여 사망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라.

D은 사업주로서 중량물을 취급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 사전조사를 하고 추락위험등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 등을 세워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여야 하고, 중량물을 2명 이상의 근로자가 취급하거나 운반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일정한 신호방법을 정하여 신호하도록 하여야 하며, 추락 방호망이나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고 이를 점검해야 하는 등의 법령상,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하여 망인을 비롯한 피해자들이 그 구조상 작업을 위해서 안전대 고리를 해제할 수밖에 없게 하였고, 신호수를 배치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신호체계의 정함도 없이 작업을 하게 함으로써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공소사실(산업안전보건법위반)로, 피고 C은 이 사건 크레인의 연결 줄이 PC슬라브의 리프팅 훅에서 완전히 해체되고 연결 줄이 중앙으로 모인 것인지 여부를 크레인 내에 있는 CCTV로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전기에서 들리는 지시만 듣고 만연히 크레인 연결 줄을 들어 올리는 과실로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공소사실(업무상과실치사 등)로, 2023. 1. 6. 유죄판결을 받았다(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2고단1916).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마.

원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2022. 12. 13. 망인에게 보험금 131,728,0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5, 9, 10호증, 을 제3, 4, 10,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

가.

원고

이 사건 사고는 피고들과 D의 주의의무 위반이 경합하여 발생한 사고이다. 근로자파견계약에 의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사업주와 파견사업주는 산재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공동하여 부담하는바, 원고는 망인에게 보험금을 지급함으로써 D과 피고들을 공동 면책시켰으므로 상법 제682조 보험자대위의 법리에 따라 D이 피고들에 대해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하여 행사할 수 있다.

나.

피고 회사

이 사건 사고는 주로 D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발생하였다. 설령 피고 C에게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 C은 D 소속 근로자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D으로부터 직접 지휘, 감독을 받았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 사용자책임은 D이 진다.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크레인을 이용한 작업을 지시, 감독하거나 작업에 관여한 일이 전혀 없는바, 피고 회사에는 이 사건 사고 발생과 관련한 과실이 없다.

3.

판단

가.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1)

피고 C의 과실 유무

이 사건은 피고 C에게 과실이 있음을 전제로 그 사용자(D)의 배상책임을 담보하는 보험금을 지급한 원고가 피고 회사에게도 사용자 배상책임이 성립한다는 이유로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당사자 사이에 피고 C의 과실 유무에 관하여 다툼이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앞서 거시한 증거들에다가 갑 제8, 11, 13 내지 20호증, 을 제2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는 중량물인 PC슬라브를 8m 높이에서 다루는 위험한 작업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D은 법령상, 업무상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안전대책을 포함하고 있는 작업계획서대로 작업이 이루어지는 대신 망인을 비롯한 근로자들이 작업을 위해서 안전대 고리를 부착설비에서 해제할 수밖에 없게 하였고, PC슬라브를 인양하여 안착시키는 지점에 신호수를 배치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신호체계의 정함도 없이 피해자들이 직접 무전기로 피고 C 및 지상 근로자들과 연락하며 작업을 진행하게 하였는바, D의 이러한 중대한 주의의무위반은 이 사건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고, 제대로 안전장치가 있었다면 망인이 사망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위와 같이 근로자들의 구두 신호에만 의지에서 작업을 하는 위험한 현장에서 피고 C이 무전기에서 들리는 '올려라'라는 말만 듣고(잘못된 신호를 듣고),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만연히 크레인 연결 줄을 들어 올린 과실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는바, 그 과실이 가볍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C의 과실이 D 등의 주의의무 위반 등과 경합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2)

피고 회사의 사용자책임

가)

피고 회사가 파견사업주에 해당하는지 여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근로자보호법'이라고 한다)의 목적과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를 고용하여 타인을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근로자보호법이 적용되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사자들이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받을 것이 아니라, 계약의 목적 또는 대상에 특정성, 전문성, 기술성이 있는지 여부, 계약당사자가 기업으로서 실체가 있는지와 사업경영상 독립성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 계약 이행에서 사용사업주가 지휘 · 명령권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 등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1두7076 판결 등 참조). 파견근로자보호법에 의한 근로자 파견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용사업주와 사이에 체결한 근로자 파견계약에 따라 사용사업주에게 근로자를 파견하여 근로를 제공하게 하는 것으로서,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의 사업장에서 그의 지시·감독을 받아 근로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사용사업주와의 사이에는 고용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는 반면, 파견사업주는 파견근로자의 근로계약상의 사용자로서 파견근로자에게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할 뿐만 아니라,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자에게 근로를 제공함에 있어서 사용사업자가 행사하는 구체적인 업무상의 지휘·명령권을 제외한 파견근로자에 대한 파견명령권과징계권 등 근로계약에 기한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파견근로자를 일반적으로 지휘·감독해야 할 지위에 있게 되고, 따라서 파견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는 민법 제756조의 사용관계가 인정되어 파견사업주는 파견근로자의 파견업무에 관련한 불법행위에 대하여 파견근로자의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져야 한다(대법원 2003. 10. 9. 선고 2001다24655 판결 참조).

갑 제12, 17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C이 수사기관에서 본인을 'D에 배속된 크레인 기사였다'고 진술한 사실, 관련 형사 사건 공소장에 피고 C이 'D 소속 근로자'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되기는 하나, 이는 D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피고 C에게 직접 지휘, 감독을 하는 사용사업주라는 점을 나타내 줄 뿐이고, 달리 피고 C과 D과 사이에는 직접적인 고용계약을 맺었다거나 D과의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반면,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 회사는 그 소속의 크레인 조종사인 피고 C을 D과의 임대차계약에 따라 D에 대여(파견)하였는데, 임대차계약상 대여대금에는 건설기계조종사(피고 C)의 임금이 포함되어있고, 작업시간은 양 계약당사자가 서로 확인한 작업일보에 의하도록 하였으며, 건설기계조종사의 숙식제공 등의 소요비용도 양 계약당사자가 합의하여 정하기로 되어 있는 점, 피고 C은 대여기간이 만료되면 다시 피고 회사로 복귀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회사는 피고 C의 파견사업주로 봄이 타당하다.

나)

사용자책임 성부

피고 회사는 파견 조종사인 피고 C을 일반적으로 지휘·감독해야 할 지위에 있게 되고, 따라서 파견사업주인 피고 회사와 파견 조종사인 피고 C 사이에는 민법 제756조의 사용관계가 인정되어 피고 회사는 피고 C의 파견업무인 이 사건 크레인 조종 업무에 관련한 불법행위에 대하여 파견 조종사인 피고 C의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진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3. 10. 9. 선고 2001다24655 판결, 대법원 2010. 8. 26. 선고 2010다32153 판결 등 참조).

다만, 파견 사업주인 피고 회사가 파견근로자인 피고 C의 선발 및 일반적 지휘·감독권의 행사에 있어서 주의를 다하였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면책될 수 있다고 할 것이지만(위 2001다24655 판결 참조), 피고 회사가 이 사건 사고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어떠한 조치를 취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구체적 주장 · 증명이 없으므로,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피고 C의 사용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

3)

내부 분담 비율(구상의 범위)

한편 동일한 가해자를 지휘·감독하는 복수의 사용자가 각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각 사용자 사이의 책임의 내부적 부담의 공평을 꾀하기 위하여 구상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그 구상의 전제로 되는 각 사용자의 책임비율은 피용자인 가해자의 가해행위의 태양 및 각 사용자의 사업의 집행과의 관계 정도, 가해자에 대한 각 사용자의 지휘·감독의 강약 등을 고려하여 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1994. 12. 27. 선고 94다4974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사고는 D의 사업장(공사현장)에서 발생한 것으로서, 이 사건 크레인의 조종업무에 관한 구체적인 지휘 · 명령권은 D이 행사하고 있었고, 피고 회사로서는 파견 이후의 이 사건 크레인의 구체적인 운행에 관하여 지휘 · 감독할 여지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 사고를 예방하거나 대응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앞서 본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전체적인 경위, 피해 정도, 손해 분담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피고 회사의 내부 분담비율을 15%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D을 대위하는 보험자인 원고에게 원고가 사용자책임에 따른 손해배상금 명목으로 지급한 보험금 131,728,000원에서 피고 회사의 책임비율 15%에 해당하는 19,759,200원(= 131,728,000원 × 15%)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 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23. 2. 25.부터 피고 회사가 그 이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2. 22.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C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1)

청구원인은 위 원고의 주장 부분 기재와 같다.

2)

적용법조: 공시송달에 의한 판결(민사소송법 제208조 제3항 제3호)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하며,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정한다.

판사 김혜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