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2021. 6. 7. 파산채무자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위임약정(이하 ‘이 사건 위임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21. 6. 7.부터 2022. 6. 30.까지 파산채무자의 대표이사로 근무하였다.
또한 원고는 2022. 7. 11. 파산채무자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고문위촉 계약(이하 ‘이 사건 위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파산채무자는 2023. 3. 17. 수원회생법원 2023하합146호로 파산선고를 받았고, 피고는 같은 날 위 법원으로부터 파산채무자의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었다.
피고는 위 파산절차에서 채권신고기간 내인 2023. 4. 24. 이 사건에서 주장하는 연차수당, 고문료 및 인수인계비 합계 84,563,500원{= 연차수당 6,113,520원(= 436,680원 × 14일) + 고문료 68,449,980원(= 11,408,330원 × 6개월) + 인수인계비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채권을 파산채권으로 신고하였는데, 피고는 2023. 5. 16. 개최된 채권조사기일에서 그 전액에 대하여 이의하였고, 2023. 6. 2. 이 사건 소송을 수계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4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연차수당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위임약정 제9조 제2항에서는 ‘휴가에 대해서는 파산채무자의 회사규정 등에 명시된 직원의 처우 등에 대한 기준을 준용한다’는 취지로 정하고 있고, 원고는 명목상 대표이사에 불과하여 실제 경영자의 지휘·감독을 받았으므로, 파산채무자는 회사 규정 및 근로기준법에 따라 원고에게 미사용 휴가에 상당한 연차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주식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나(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0다57459 판결 등 참조), 주식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위임약정 제5조에서 ‘원고는 관리감독자의 지위에 있는 자로,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 휴일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는 이사회 등을 통하여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해 왔던 것으로 보이며, 원고가 파산채무자의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았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바, 원고는 임원으로서 회사와의 신임관계 하에 일정한 자율성을 갖고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일 뿐, 갑 제5호증의 기재 등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지위나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다거나, 임금을 목적으로 실제 경영자 등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인 관계에서 파산채무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나아가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에서 말하는 이사의 보수에는 월급·상여금 등 명칭을 불문하고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대가가 모두 포함되는바(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98720 판결 등 참조), 대표이사인 원고에 대하여 연차수당액 상당의 보수를 지급하기로 하는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다는 점에 대한 아무런 주장·입증이 없는 이상, 파산채무자의 회사규정에 위 수당 지급에 관한 규정이 있다고 하여 이를 대표이사인 원고에게 적용하여 그 지급을 구할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고문료 및 인수인계비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실제 경영자와의 갈등으로 대표이사 직을 사임하면서 이 사건 위임약정에서 정한 잔여 임기에 상응하는 보수를 보상받기로 하였고, 이에 이 사건 위촉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그 업무 수행 여부와 무관하게 파산채무자는 원고에게 이 사건 위촉계약에서 정한 보수 및 인수인계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위촉계약이 원고의 주장과 같은 경위와 목적으로 체결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위촉계약은 원고의 전문성에 대한 신뢰에 기반하여 원고가 파산채무자로부터 위탁받은 업무를 수행하고 그 대가를 지급받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 위임계약에 해당하는데, 원고가 이 사건 위촉계약에서 정한 자문 등 업무를 수행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나아가 이 사건 위촉계약 제5조를 민법 제689조 제1항에서 정한 법정해지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규정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는바(위 규정은 이 사건 위촉계약에 특유한 해지사유를 명시하여 정해 둔 것이 아니라,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내용을 단순히 주의적으로 규정한 것에 불과하고, 해지사유를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거나 그 절차나 손해배상책임 등에 관하여 별도로 규정하지 아니한바, 이 사건 위촉계약의 해지사유를 위 조항에서 정한 것만으로 제한하는 것은 대인적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위임계약의 본질에 반한다), 을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파산채무자는 2022. 9. 22.자 내용증명우편을 통해 원고에게 이 사건 위촉계약의 해지를 통보하였고, 그 무렵 위 내용증명우편이 원고에게 도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위촉계약은 파산채무자의 해지통보로써 적법하게 해지되었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위촉계약에 따른 업무를 실제로 수행하였다거나, 위 계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민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