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6. 10. 선고 2023가단5145830 판결

주문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32,628,403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4. 20.부터 2025. 6. 10.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3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각종 손해보험업 및 그 부대사업을 영위하는 보험사업자로 (차량번호 1 생략) 차량(이하 '원고차량'이라 한다)에 대하여 소유자인 D와 자동차종합보험을 체결한 자이고, 피고 B 주식회사(E 주식회사에서 F 주식회사로 상호가 변경되었고, 이후 건설사업부문이 분할되어 위 피고에 이르렀다, 이하 '피고 B'라고만 한다)는 서울 영등포구 G 소재 H구역 업무시설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의 시공사이며, 피고 주식회사 C(이하 '피고 C'라고만 한다)는 피고 B와 사이에 이 사건 공사현장의 경비 및 혼잡 등으로 인한 위해 발생을 방지할 목적 등으로 경비용역계약을 체결한 자이다.

나.

피해자 I(이하 '피해자'라고만 한다)은 피고 C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로 위 경비용역계약에 따른 업무의 일환으로 2016. 4. 20. 19시 35분경 서울 영등포구 J에 있는 편도 2차로의 도로에서 이 사건 공사차량의 진행을 안내하기 위하여 위 도로의 중앙선 부근에 서있던 중 원고차량에게 충격당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여, 고관절 운동기능 제한, 슬관절 불안정 등의 장해를 입었다.

다.

피해자는 원고차량의 보험자인 원고에게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단5056106호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이 사건 사고 당시 피해자는 야간에 신호등만 든 채 도로의 중앙선 부근에서 공사차량의 진행을 안내한 잘못이 있으므로 이러한 사정을 참작하여 원고차량의 책임을 70%로 제한하여 '원고가 피해자에게40,089,053원(= 소극적 손해액 10,089,053원 + 위자료 3,000만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위 판결을 '관련 민사판결'이라 한다).

라.

이에 따라 원고는 2018. 9. 20. 피해자에게 지연손해금을 포함하여 45,069,980원을 관련 민사판결금으로 지급하고, 그 밖에 치료비 등을 지급하여 2019. 4. 19.까지 합계 93,224,010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이 법원에 현저하거나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의 기재및 영상, 을가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취지

피고 B는 이 사건 공사의 시공사로서 피고 C에 이 사건 공사 업무 중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준 자로서 원고차량과 같은 통행차량으로 하여금 이 사건 공사현장주변의 상황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라바콘, 안내표지판 등을 설치하거나 야간에 비가 오는 특수한 작업 상황에서 피해자에게 야광 조끼나 헬멧을 착용케 하는 등 피해자를 위한 안전조치를 전혀 이행한 바 없어 산업안전보건법 등을 위반하였다. 또한 피고 C는 피해자와 고용계약을 체결한 사용자로서 역시 위와 같은 안전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고, 위와 같은 피고들의 과실로 인해 발생한 또는 그 피해가 확대된 이 사건 사고에 따른 피해자에 대한 손해를 민법 제760조에 따라 피고들은 원고와 공동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는데, 원고가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였으므로, 보험자대위에 의해 피고들을 상대로 지급한 보험금 93,224,010원의 50%를 구상금으로서 구한다.

2)

피고 B<1>의 주장취지

가)

산업안전보건법상 피고가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는 작위의무의 근거가 불분명하다.

나)

이 사건 사고는 원고차량의 전적인 과실로 발생한 것이거나, 피고의 과실이 있더라도 이미 피해자의 과실로 평가되었으므로, 별도로 이 사건 청구를 할 수 없다.

나.

피고 B에 대한 청구의 판단

1)

관련법리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노동자가 노동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노동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그리고 이러한 사용자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행위가 불법행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등 참조). 채무불이행책임은 당사자 사이에 위와 같은 보호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 계약관계 또는 이에 준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는 경우에 인정되는 것인데, 위 보호의무가 사용자의 지휘 · 감독권

에 부수하는 의무인 점에 비추어, 그러한 의무는 반드시 직접적인 고용계약 당사자 사이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피용자가 사용자의 지휘 · 감독하에 노무에 종사하는 법률관계 즉, 사용자가 당해 피용자의 노무를 지배 · 관리하는 법률관계의 개재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비록 당사자 사이에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이를 인정할 수 있다.

한편,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과 체결한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자가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여 공동불법행위자들이 공동면책된 경우, 보험금액을 지급한 보험자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 대하여 그 부담부분에 대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1998. 12. 22. 선고 98다40466 판결 등 참조).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및 손해배상의 범위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에 관한 불법행위책임 등이 인정되는지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해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들, 즉 ① 피고는 피해자와 직접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하지 않지만 이 사건 공사 전반을 관리·감독함에 있어 피고 C와의 경비용역계약을 매개로 하여 사실상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업무를 피고 C측에 부담시키는 형태로 피고 C가 고용한 피해자에 대하여 실질적인 지휘·감독을 하였던 점, ② 이 사건 사고발생 당시 시행되던 구 산업안전보건법(법률 제11882호, 시행 2014. 3. 13, 이하 같다) 제29조가 사업의 전부를 도급받아 그 중 일부를 하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수급인 등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그가 관리하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를 규정한 조항인데(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도8621 판결 참조), 피고는 공사와 관련한 명시적인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으나, 위 경비용역계약을 통하여 사실상 원도급인으로서 이 사건 공사업무의 일부로 볼 수 있는 이 사건 공사현장의 관리업무 중 일부분을 피고 C에 도급준 것과 마찬가지의 행위를 하였으므로, 위 조항의 적용을 받음에 있어 별다른 어색함이 없는 점, ③ 피고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령상 구체적인 작위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바, 직접적인 적용 조항이 없다고 하더라도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3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30조 제4항 제19호, 제5항, 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고용노동부령 제144호, 시행 2015. 12. 31.) 제31조 제1항 등의 유추적용에 따라 산업안전보건법의 해석상 인정되는 안전조치의무(작위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고<2>, 그렇지 않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경비용역계약을 매개로 하여 사실상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업무를 부담시킴으로 인하여 피고 C가 고용한 피해자에 대하여 실질적인 지휘·감독을 한 이상 그 사용자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에게는 원고차량과 같은 통행차량으로 하여금 이 사건 공사현장 주변의 상황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라바콘, 안내표지판 등을 설치하거나 야간에 비가 오는 특수한 작업 상황에서 피해자에게 야광 조끼나 헬멧을 착용케 하는 등 피해자를 위한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전혀 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되고, 그러한 과실이 이 사건 사고발생에 한 원인이 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불법행위책임 또는 사용자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다만, 이 사건 사고는 기본적으로는 전방주시 의무를 태만히 한 원고차량의 과실이 더 크다고 보이는 점, 관련 민사판결에 따라 원고가 지급한 손해배상금 중 지연

손해금의 액수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이 사건 피고들과 공동불법행위자로 볼 수 있는 원고차량 운전자 상호간의 부담부분을 35:65으로 보아, 피고들의 책임을 35%로 제한하기로 하고<3>, 피고들이 별도로 액수에 관하여 다투지 않고 있는 원고 지급 보험금의 합계 93,224,010원을 모두 이 사건 사고와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 인정한다.

3)

구상권 행사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인 원고차량 운전자의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원고가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을 모두 지급하여 공동불법행위자들이 공동면책 되었으므로, 보험금을 지급한 원고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들인 피고들에 대하여 그 부담부분에 대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고, 구상가능한 액수는 32,628,403원(= 93,224,010원 × 35%)<4>이 된다.

다.

피고 C에 대한 청구의 판단

1)

청구의 표시

별지 청구원인 중 피고 C에 해당하는 부분의 기재와 같다.

2)

적용법조

민사소송법 제208조 제3항 제3호(공시송달에 의한 판결)

3)

일부 기각하는 부분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들에 대한 책임제한에 따라 위 손해배상액 32,628,403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이를 인정하지 아니한다.

라.

소결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구상금으로 32,628,403원 및 이에 대하여 최종 보험금 지급일의 다음 날인 2019. 4. 20.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재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선고일인 2025. 6. 1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일부 인용한다.

판사 박창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