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들은 피고에 근무하였던 정규직 근로자들(원고 A, C은 일반직, 원고 B은 전문직)<1>이고, 피고는 서울특별시 정책개발과 시정발전 기여를 목적으로 설립된 재단법인이다.
행정자치부는 2015. 9. 30. 지방출자‧출연기관 임금피크제 도입 권고안을 통해 지방공공기관의 인건비 부담 증가를 해소하고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훈련된 인력을 활용함으로써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근로자의 정년연장 내지 보장으로 고용안전을 도모하며, 임금피크제 절감 재원으로 신규채용을 증가시켜 청년구직자 일자리 제공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를 통하여 피고 등 지방출자출연기관에게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였다.
피고는 위 권고안에 따라 2016. 12. 5. 정년이 보장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정년 직전 2년간의 임금을 총 25% 감액(1년차 90%, 2년차 85%)하는 내용으로 임금피크제 운영규칙을 제정하였는데, 그 중 이 사건과 관련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한편 피고는 2023. 2. 27.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규칙 중 일부를 아래와 같이 개정하였다(이하 아래 개정된 운영규칙을 통틀어 ‘개정규칙’이라 한다).
이 사건과 관련한 원고들의 각 근속기간, 피고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정년퇴직일 등은 아래 표<2> 기재와 같다. 원고들은 이 사건 운영규칙 제4조에 따라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동안 조정된 임금을 지급받았고, 퇴직금 또한 이를 기초로 산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8호증(가지 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 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들 주장 요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유의미한 대상조치 없이 시행되었고,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청년근로자의 신규채용을 위해 사용되지도 않았으므로, 결국 연령에 따라 임금만 감액하여 원고들을 부당하게 차별한 결과로 이어져 무효인바, 피고는 원고들에게 임금이 조정되기 전 임금을 기초로 적어도 별지 기재와 같이 산정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들은 명시적으로 일부 청구임을 주장한다).
판단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 4에 의하면, 사용자는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등 분야(제2호)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여서는 안되고(제1항), 사용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간주하는바(제2항), 연령차별은 헌법상 평등권에 반하는 것으로, 사용자는 모집 및 채용에서 연령차별을 할 경우 위 법률에 따라 형사처벌되며(제23조의 3 제2항), 사용자에 대한 연령차별 진정이 있을 경우 국가위원회의 구제조치, 시정명령,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되는바, 위 조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위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 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하며,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2 내지 21, 23 내지 2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고 그 방법이나 정도도 적정한 경우라 판단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지방출자‧출연기관 임금피크제는 청년층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한편 고령 노동자들의 고용 유지 및 안정, 목적으로 도입된 것으로, 행정자치부가 모든 지방출자․출연기관에 고령 근로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하여 도입을 권고함에 따라 피고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게 된 것으로, 기존 근로자의 퇴출이나 피고의 개별적 이익과 같은 부당하거나 탈법적인 목적에서 시행된 것이 아니다. 지방출자‧출연기관 임금피크제는 근본적으로 한정된 재원 내에서 근로자들의 정년 연장 및 보장과 맞물려 고령근로자들의 임금감경을 통하여 마련한 재원으로 신규 고용을 늘려 청년고용 증진을 위한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한정된 재원의 합리적인 배분, 청년고용 증진의 목적의 타당성 자체는 부정할 수 없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관계없이 당초 정규직 정년이 만 60세였던 기관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규직 직원들(계약직인 연구직은 제외)의 당초 예정되어 있던 정년을 그대로 보장하는 조건으로 정년 이전의 연령부터 임금을 인하하는 정년보장형으로 설정되었는바, 그 경우 정년에 가까운 고령의 정규직 근로자들의 경우 개별적으로 직접 금전적인 보전 없이 2년간 임금이 감경되는 불이익한 효과가 현출되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종래 10년 이상 근속하고 정년 잔여기간 6개월 이내인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하던 공로연수 제도를 20년 이상 근속하고 잔여기간 1년 이내인 정규직 직원 중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직원의 경우 최대 1년(임금피크제 비대상은 6개월) 공로연수를 갈 수 있도록 재편하였고(이후 10년 초과 20년 미만 근속하고 잔여기간 6개월 이내인 자는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을 경우 최대 6개월, 임금피크제 비대상은 최대 3개월 공로연수를 갈 수 있도록 대상 범위를 보다 확대하였다), 장기간의 공로연수로 실 근무 인원이 줄어드는 것을 감안하여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직원들의 부서 배치 등을 고려하였다. 이는 피고가 부서이동을 통한 업무경감 및 공로연수 제도 재편으로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인 직원들이 임금 조정 기간 동안을 휴식이나 퇴직 후 인생을 준비하기 위한 기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 판단된다.
이 사건에서 일반직 직원인 원고 A의 경우 임금피크제를 적용받기 시작한 2021. 1. 1. 종래 경영관리실 재무팀 소속에서 감사실장으로 업무가 변경되었는데, 감사실은 2018. 1. 1.부터 운영한 신설조직으로 2019년도 기준 피고의 각 부서 중 업무량이 가장 적은 부서로서, 기준 인원 1인인 상태에서도 0.02원 감원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고된 바 있다. 원고 A은 2021년도에 감사실에서 다른 겸임직원 1명과 같이 근무하다, 2022년도에는 3월까지 잔여 연차를 모두 소진하고 2022. 4.경부터 정년퇴직일까지 공로연수로 파견되었으며, 원고를 대신하기 위해 2022. 1. 1.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일반직 직원인 원고 H이 2022년. 1. 1. 경영관리실 재무팀 소속에서 감사실장으로 배치되어(2022. 2.까지는 재무팀 겸임) 1년을 근무한 뒤, 2023. 4. 12.까지 잔여 연차를 모두 소진하고 정년퇴직일까지 공로연수로 파견된 결과 결국 위 두 일반직 원고들은 임금피크제 적용 첫해에는 상대적인 한직인 감사실에서 감경된 업무를 하고 두 번째 해는 연차 및 공로연수로 사실상 근로제공 없이 휴식의 기회를 가진 것이다.
다만, 전문직 직원으로 근속기간 10년 초과 20년 미만인 원고 B의 경우 2021. 7. 1.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았으나, 종전과 같이 출판팀 업무를 지속하다가 2023년도에 2023. 2. 5.까지 연차를 사용하고, 퇴직일까지 공로연수로 파견되어 6개월간의 휴식을 보장받는데 그쳤으나,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해 별도 직무를 부여할지 기존 직무를 유지할지는 본래 각 기관의 재량에 일임되어 있어 단지 이를 두고 피고가 대상조치를 적절히 취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들은 임금피크제 기간 동안 다수의 연차를 사용하고 재택근무를 하였는데(원고 A은 총 58일 3시간의 연차와 45일의 재택근무, 원고 C은 총 93일 7시간의 연차와 6일의 재택근무, 원고 B은 총 86일 6시간의 연차와 90일의 재택근무), 각각 공로연수 직전 잔여 연차를 소진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원고들은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동안 복무 측면에서도 임금 감액과 상응하는 배려를 받았다고 판단된다.
[원고들은 일반직 직원들에 대한 공로연수 기간의 확대는 1년간의 초빙연구원 제도의 혜택을 받는 비정규직 연구직과의 형평을 위한 것이지 임금피크제의 대상조치가 아니라고 주장하나, 공로연수 제도의 재편 자체가 임금피크제 도입과 맞물려 그 대상을 위하여 이루어진데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임금피크제 적용 전에는 6개월에 불과하였던 공로연수를 연차를 포함하여 사실상 1년간 근무를 쉴 수 있도록 한 것은 명백히 임금피크제 대상조치로 판단되며, 설령 피고가 공로연수 제도를 재편하면서 피고 계약직인 연구직의 초빙연구원 제도 기간 등을 참작하였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으로 대상조치가 아니게 되는 것도 아니다.]
또한 피고는 2017. 4.경부터 만 5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교육훈련비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바, 이 또한 미흡하나마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고령의 직원들에 대한 대상조치의 일환으로 기능한다 할 것이다.
피고의 위와 같은 각 조치가 비록 원고들 등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삭감된 임금 등을 완전히 전보하는 것은 아니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일부 임금 등의 감경은 임금피크제 자체가 한정된 재원을 고령층에서 청년고용으로 일부 이동시켜 배분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는데서 기인한 필연적인 결과이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기간 2년 및 누적 임금삭감률 25%, 삭감 임금 등 총액을 고려하여도 피고가 취한 대상조치와 형량함에 있어 과도한 불이익이라 보기는 어렵다.
다음으로, 원고들에 대한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당초 목적인 신규채용으로 이어졌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지방출자‧출연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보완하기 위해 2016. 5. 행정자치부에 의해 마련된 운영지침에 의하면, 피고와 같은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의 경우 매해 정년 도래 1년 전 인원의 증가분만큼 별도 정원으로 신규채용 목표를 설정하도록 되어 있으나, 증가분이 존재하지 않거나, 임금피크제 대상자와 신규채용자의 임금격차가 크지 않아 임금감액률을 높게 설정해도 별도 정원을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는 조정승인을 받아 자연퇴직에 따른 필요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예정되어 있었다. 또한 지방출자‧출연기관은 신규 인력 채용계획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정하여져 있었다(을 제6호증 12면).
피고는 정년 도래 1년 전 인원이 1인 증가하는 2022년 제1회 직원 채용계획으로 원고 A에 대한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별도 정원으로 일반직 4급 1인(청사관리) 채용계획을 수립하였는데, 서울특별시는 이에 대하여 적정 의견 아래 ‘일반직 4급 청사관리 인력 채용 부분은 현재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인력의 별도 정원 추가 충원으로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별도 채용인지 공고 전 채용 사유를 사전제시하여 주기 바란다’는 보완 요청을 하여 이를 관리하였다. 피고는 원고 A에 대한 별도 정원으로 I을 채용하였고, 이후 I은 종래 원고 A이 근무하던 경영지원팀으로 인사발령되었으며, 동시에 원고 H은 경영관리실 재무팀의 겸임이 해제되고 감사실 근무만 하게 되었는바, 결국 피고의 이와 같은 2022년 제1회 직원 채용계획은 원고 A이 2022년도에 연차 및 공로연수를 떠나 근로제공을 하지 않게 되는 것, 즉 대상조치와 맞물린 추가 채용으로 판단된다.
또한 2023년도의 경우는 정년 도래 1년 전 인원 증가분이 없었으나, 피고는 2022년 제4회 직원 채용계획(전문직의 경우 2022. 12.경 채용)으로, 원고 B에 대한 임금피크제 적용(2023년도에 공로연수)에 따른 별도 정원으로 전문직 4급 1인(출판) 채용계획을 수립하였으나, 이에는 서울특별시가 부적정 의견을 표명하는 바람에 결국 채용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결국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운영함에 있어 운용가능한 범위 내에서 직원들의 업무를 경감시키고, 퇴직일 직전 6월 ~ 1년은 연차 및 공로연수 파견으로 근로시간을 감축시키고, 이와 맞물려 운영지침에 따른 정년 도래 1년 전 인원 증가분 등을 고려하여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여 실제로 시행하였다고 판단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원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