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 17. 선고 2023가합10495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컴퓨터 시스템 설계 및 자문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는 2007. 5. 27.경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공공영업팀, 건설사업2팀 등에서 근무하다가 이 사건 해고 통지를 받은 사람이다.

나.

원고에 관한 진정의 제기 등

1)

원고와 관련하여 2023. 4. 4.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원고가 2022. 5. 17. 22:00경 회식 자리인 호프집에서 자신의 허리를 만지고, 밖에서 기습적으로 키스를 하였다(이하 합쳐서 '이 사건 각 추행'이라고 한다)'는 취지의 직장 내 성희롱을 이유로 한 진정이 제기되었다(이하 위 진정을 제기한 사람을 '진정인'이라고 한다).

2)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2023. 4. 11. 피고에게 '진정인에 대한 직장 내 성희롱(신체접촉 등) 피해 내용에 관한 조사를 실시하고 조치하라'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다.

3)

이 사건 각 추행에 관하여 수사기관의 수사가 이루어졌고, 세종북부경찰서는 2023. 8. 18. 원고에 대하여 '목격자 등의 진술을 종합하면, 원고가 진정인과 상호 합의 하에 팔짱을 끼고 허리를 쓰다듬는 등의 신체접촉을 한 것으로 판단되고, 진정인이 키스를 당했다는 부분도 신빙성이 크게 떨어지며, 달리 피해사실을 뒷받침할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송치결정(갑 제4호증)을 하였다.

다.

이 사건 해고의 경위

1)

피고는 수사기관의 수사와 별개로 원고, 진정인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였고, 그에 따라 2023. 6. 23. 원고에게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는 출석통지를 한 후 2023. 6. 28.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하였다.

2)

피고는 2023. 6. 30. 원고에게 징계사유 및 근거와 함께 '원고를 2023. 6. 30.자로 해고한다'는 이 사건 해고통지(갑 제3호증)를 하였다. 위 해고통지서상 징계사유 및 근거는 아래와 같다.

<1>

3)

이 사건 해고에 대해 원고가 재심을 요구하여 피고가 2023. 7. 31. 재심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으나, '원고의 재심청구를 기각하고 원안을 유지하는 것'으로 의결하였다.

라.

관련 규정

이 사건 해고 당시 피고의 취업규칙 등 관련 규정은 별지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5 내지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이 사건 해고는 실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위법하다.

①

(제1 징계사유 관련) 원고는 2022. 5. 17. 진정인을 성희롱하거나 추행한 사실이 없다.

②

(제2 징계사유 관련) 원고가 진정인과 사적으로 만난 것은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한 것이고, 진정인도 이에 관하여 문제를 제기한 사실이 없다. 피고는 개인의 자유로운 사생활을 문제 삼아 원고를 해고하였다.

③

(제3 징계사유 관련) 앞서 본 것처럼 원고는 2022. 5. 17. 진정인을 성희롱하거나 추행한 사실이 없는데도, 진정인이 진정을 한 사실만으로 피고는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부당하다.

④

결국 원고가 현장소장의 지위를 남용한 사실이 없는데도 피고는 진정인의 진술에만 의존하여 원고를 해고한 것이고, 설령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를 해고한 것은 징계양정을 일탈한 것이므로 부당히 과하다.

나.

이 사건 해고는 피고의 징계사유에 관한 조사가 실질적으로 부존재했거나 현저히 부족했고, 원고에 대한 소명기회의 부여도 실질적으로 부존재하였거나 현저히 부족하였으므로 절차적으로도 부당하다.

다.

이처럼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바, 원고는 ①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는 확인을 구하고, ② 피고에게 ㉮ 임금 또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로서 2023. 7. 1.부터 2024. 1. 1. 임금상당액 47,007,92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 2024. 1.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25일 월 7,834,662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구한다.

3.

판단

가.

실체적 정당성과 관련한 판단

1)

제1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고 한다)이 금지하는 '직장 내 성희롱'은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말하는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가리킨다.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성희롱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장소와 상황,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또한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라는 요건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나타낸 것으로, 업무수행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성적 언동이 이루어진 경우뿐만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 어떠한 성적 언동이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지는 쌍방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와 상황, 행위 내용과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등 참조).

나)

갑 제7호증, 을 제1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수사기관 및 피고의 조사 당시 원고 스스로 '2022. 5. 17. 있었던 2차 회식장소에서 진정인의 허리를 잡았고, 입맞춤도 하였다'고 인정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 6호증, 을 제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위와 같은 행위가 남녀고용평등법 '직장 내 성희롱'으로서 피고가 취업규칙 제27조 제2호, 제97조 제1호 등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1)

진정인은 2023. 4. 26. 피고의 조사 당시 및 수사기관에서 '2022. 5. 17. 2차 회식장소를 이동하면서 원고의 팔짱을 낀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으나, 같이 회식을 하였던 E은 수사기관 및 피고의 조사 당시 '원고와 진정인이 팔짱을 끼고 이동하였다'고 진술하였다.

(2)

2차 회식장소에서 있었던 원고와 진정인 사이의 신체접촉에 관하여 목격자들은 수사기관 또는 피고의 조사 당시 아래와 같이 진술하였는데, 그중 '진정인이 거부하거나 싫어하는데도 원고가 강제로 하는 것 같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람은 없다.

①

E은 수사기관 및 피고의 조사 당시 '2차 회식장소에서 원고와 진정인이 입맞춤을 하였고, 원고가 진정인을 허리를 계속 만졌는지는 모르겠다. 강제로 한 것인지는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②

F은 수사기관에서 '2차 회식장소에 가보니 원고와 진정인이 서로 끌어안는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입맞춤을 하는 건 보지는 못했다. 원고가 강제로 하였는지 또는 진정인이 거부하였는지는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갑 제6호증의 2), 피고의 조사 당시(을 제8호증의 1)에는 '2차 회식장소에 딱 들어갔을 때 입맞춤을 하는 것을 보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③

G은 수사기관에서 '2차 회식장소에서 원고가 진정인의 허리를 만지거나 입맞춤을 하는 건 보지는 못하였으나, 진정인이 원고 옆에 딱 붙어 앉아 있었고, 팔짱을 끼며 안주 좀 시켜달라고 여러 번 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갑 제6호증의 3).

④

H은 수사기관에서 '2차 회식장소에서 원고가 진정인의 허리를 만지거나 입맞춤을 하는 건 보지는 못하였으나, 진정인이 먼저 원고와 팔짱을 자주 끼고 스킨십도 했다. 진정인이 강제추행당하는 느낌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갑 제6호증의 4).

(3)

위와 같은 진술 이외에도 F은 피고의 조사 당시 '진정인이 술이 과한 상태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수사기관 또는 피고의 조사 당시 원고와 진정인 모두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하는 등 원고와 진정인은 2차 회식 당시 이미 술에 취했던 것으로 보이고, 진정인이 곧바로(회식 다음날이나 그즈음) 직장동료 등에게 '원고와 스킨십 등을 할 의도가 전혀 없었는데 강제로 당했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4)

위와 같은 사정들에 더하여, 원고와 진정인 모두 기혼자였던 점, 진정인은 2022. 5. 4.부터 피고 회사에서 근무를 시작하여 원고와 진정인은 2022. 5. 17. 회식에서 처음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보이는 점 등까지 고려하면, 현장소장이었던 원고가 다른 직원들이 있는 장소에서 자신의 직위를 이용하거나 진정인의 의사에 반하여 진정인을 추행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5)

결국 형법상 강제추행죄와 남녀고용평등법상 직장 내 성희롱의 요건과 증명정도의 차이 등을 고려하더라도, 위와 같은 이유로 2022. 5. 17.에 있었던 원고와 진정인 사이의 신체접촉 등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1회적으로 한 서로 간 합의에 따른 행동으로 보이는바, 남녀고용평등법상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2)

제2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사업활동을 원활하게 수행하는데 필요한 범위 내에서 규율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데에 그 근거가 있으므로, 근로자의 사생활에서의 비행이더라도 사업활동에 직접 관련이 있거나 기업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할 염려가 있는 것이라면 정당한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 여기서 기업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할 염려가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구체적인 업무저해의 결과나 거래상의 불이익이 발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당해 행위의 성질과 정상, 기업의 목적과 경영방침, 사업의 종류와 규모 및 그 근로자의 기업에 있어서의 지위와 담당 업무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비위행위가 기업의 사회적 평가에 미친 악영향이 상당히 중대하다고 객관적으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1. 12. 14. 선고 2000두3689 판결 등의 취지 참조).

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2022. 5. 17. 회식 이후 적어도 원고는 2022. 5. 26.(1회), 2022. 6. 6.(2회), 2022. 6. 11.(3회), 2022. 7. 29.(4회)에 진정인과 만나 술을 마시고 모텔 등에서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그리고 위 인정사실에 더하여 을 제2, 7, 15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앞서 든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현장소장으로서 지위를 남용하여 진정인과 부적절한 사적 관계를 형성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는 남녀고용평등법상 '직장 내 성희롱'이자 피고의 취업규정 제27조 제3호에서 정한 '회사의 직원으로서 질서와 규율을 준수하고 맡은 바 직무를 충실히 수행할 의무를 위반한 것'이며, 같은 조 제4호에서 정한 '회사의 신용을 추락시키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등의 언동을 하지 말아야 할 의무를 위반 것'이기도 한바,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이를 두고 업무와는 무관한 사생활에 불과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①

앞서 본 것과 같이 2022. 5. 17. 있었던 원고와 진정인 사이의 신체접촉 등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1회적으로 한 합의에 따른 행동으로 우발적으로 발생한 실수에 가까운 행위로 평가할 수 있으나, 그 이후에 원고와 피고가 단둘이 따로 만나서 수차례 성관계를 가진 것은 이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

②

원고는 2021. 10.경부터 2022. 11.경까지 피고의 세종 현장의 현장소장이었고, 진정인은 원고가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던 중인 2022. 5. 4.부터 2022. 6. 17.까지 세종 현장의 일용직 근무자로 채용되어 신호수로 근무하였는데, 현장소장은 일용직근로자의 계약서 관리, 노무자일일출력 관리 등 일용직근로자의 근무에 있어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진정인이 2022. 5. 4. 채용될 당시 작성된 근무계약서(을 제17호증)에도 원고가 책임자로 기재되어 있고, 원고 스스로도 피고의 조사 당시 '자신이 진정인에게 작은 지각과 결근 등을 이유로 그만두라고 하였다'고 진술하였다(을 제7호증의 1).

③

원고와 진정인은 모두 혼인 중으로 원고가 법률상 배우자와의 혼인관계가 사실상 파탄된 상태라고 볼만한 사정은 없는바, 원고가 진정인과 성관계 등을 하는 것은 배우자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부정행위'이다. 이에 더하여 앞서 본 원고와 진정인 간의 직장 내 관계까지 고려하면, 원고와 진정인 사이의 만남을 회사 내 미혼인 직원들 사이에서의 이루어지는 사적인 만남인 교제와 동일하게 보기는 어렵고, 원고와 진정인 사이의 만남 사실이 드러날 경우 도덕적 비난은 물론이고, 주변 동료들 사이에서도 원고의 업무처리나 진정인에 대한 평가 등에 있어 공정성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바, 회사의 신용을 추락시키거나 명예를 훼손시키는 행동에 해당한다.

④

원고가 유부녀인 진정인과 성관계를 포함하여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2022. 5. 26.(1회), 2022. 6. 6.(2회), 2022. 6. 11.(3회)에 진정인은 원고의 감독하에 피고의 일용직 근로자로 근무하던 중이었는바, 원고의 행위는 피고의 현장소장이자 기혼자인 원고에게 업무적으로 또는 도덕적으로 마땅히 지켜야할 것으로 요구되는 행동규범을 위반한 행위이다.

⑤

원고가 애정에 기반하여 상호 진정한 합의 하에 진정인과 만났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는 진정인과의 만남에서 직장 내 절대적인 지위를 이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즉 원고 스스로 피고의 조사 당시 '원고가 먼저 진정인에게 2022. 5. 17.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지 않겠냐고 연락하여 진정인을 만났다', '2022. 5. 26. 처음 성관계를 하였을 때 원고가 참지 못하고 먼저 진정인에게 성관계를 해도 되냐고 물었다', '진정인이 퇴직한 이후인 2022. 7. 29.에 만났을 때도 그 전에는 차단시켜놨다가 7월말 쯤 먼저 카톡을 보냈는데 답변이 왔고, 시간이 되면 만나자라고 메시지를 보내서 만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을 제7호증)하는 등 원고와 진정인 사이의 만남은 원고의 요구로 인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수사기관에서 '진정인이 2022. 5. 26. 자신을 좋아한다고 했다'고 진술(을 제15호증)한 것 외에 진정인이 원고에게 적극적으로 만남을 요구하였다고 볼만한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피고가 2022. 5. 4. 진정인을 채용할 당시 계약기간은 2022. 7. 31.까지였는데, 앞서 본 것처럼 계약기간 만료 이전에 진정인을 퇴사하도록 한 것도 원고였으며, 진정인의 관한 출근기록(을 제18호증)상 원고가 진정인을 퇴사하도록 한 이유로 주장하는 작은 지각 등은 확인되지 않는다. 또한 진정인은 원고가 아직 세종 현장의 현장소장이었던 2022. 9. 5. 피고의 세종 현장에 일용직근로자로 재채용되었는데, 이와 관련하여 원고가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한바 없고, 객관적으로도 공정한 채용이었다고 가정해보더라고, 진정인이 2022. 7. 29. 원고와 만나는 등의 행위를 함에 있어서는 재채용가능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와 같이 성적 언동에 있어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남녀고용평등법상 '직장 내 성희롱'으로 볼 수 있다.

3)

제3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이 부분 징계사유는 '피고가 제1 징계사유, 즉 이 사건 각 추행과 관련하여 노동청에 진정을 하고 경찰에 신고함으로 인해 피고의 명예와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는 것으로, 앞서 본 것과 같이 원고가 진정인에 대하여 제1 징계사유와 같이 직장 내 성희롱 또는 이 사건 각 추행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운바, 진정인이 제1 징계사유에 관련하여 노동청에 진정을 하고 경찰에 신고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의 취업규정 제27조 제4호에서 정한 '회사의 신용을 추락시키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언동을 하지 말아야할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4)

징계양정과 관련하여

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등 참조).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되, 근로자에게 여러 가지 징계혐의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징계사유 하나씩 또는 그 중 일부의 사유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전체의 사유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징계처분에서 징계사유로 삼지 아니한 비위행위라도 징계종류 선택의 자료로서 피징계자의 평소 소행과 근무성적, 당해 징계처분 사유 전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사실 등은 징계양정을 하면서 참작자료로 삼을 수 있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것과 같이 제2 징계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4, 21호증의 각 기재, 앞서 든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제2 징계사유만으로도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①

피고의 취업규칙은 '성희롱의 행위자로 그 행위가 중대한 때'와 '본 규칙 제27조(복무규율)를 위반한 자로 그 정도가 중하다고 인정되는 자'를 모두 징계해고 사유로 정하고 있다(취업규칙 제97조). 앞서 본 것처럼 제2 징계사유는 남녀고용평등법상 '직장 내 성희롱'이자 피고의 취업규정 제27조 제3호에서 정한 '회사의 직원으로서 질서와 규율을 준수하고 맡은 바 직무를 충실히 수행할 의무를 위반한 것'이며, 같은 조 제4호에서 정한 '회사의 신용을 추락시키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등의 언동을 하지 말아야 할 의무를 위반 것'이다. 나아가 피고의 취업규칙은 '풍기문란 등 직장규율을 어지럽힌 자' 또한 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다(취업규칙 제97조).

②

피고의 징계규정은 '과거 징계이력을 유사한 사유로 징계를 받은 이력이 있거나 징계처분일로부터 소급하여 3년 이내에 다른 사유로 징계받은 사실이 있는 경우'를 징계양정에 있어서 가중과 관련하여 참작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징계규정 제26조 제1항 제2호), 피고는 2022. 11. 14. 피고로부터 세종 현장의 관리자로서 사고 은폐하고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은 사실(을 제4호증)이 있는바, 위와 같은 사실은 적어도 '징계처분일로부터 소급하여 3년 이내에 다른 사유로 징계받은 사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 명백하다.

③

현장소장의 직위에 있는 자가 절대적인 열세에 있는 일용직근로자와 부적절한 만남은 가지는 것은 그 사회적 비난가능성이나 회사의 조직질서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한 직장 내 성희롱의 경우와 같거나 유사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피고는 그동안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스마트 폰으로 여직원 치마 속을 촬영하다 적발된 경우' 등 뿐만 아니라, '술 마시다가 신체접촉을 하고, 모텔 앞까지 같이 가 달라고 부탁하는 등 팀동료에게 성희롱에 해당하는 불필요한 언행과 신체접촉을 한 경우' 등에도 해당 직원을 징계해고하였다.

④

피고의 취업규칙 제96조 제1호는 '본 규칙 제97조(징계해고)에 해당되나 그 정상이 참작되고 개전의 정이 현저한 자에 대하여 감봉 및 정직 처분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으나, 이를 적용할지 여부도 피고의 재량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2007. 5. 7.경부터 근무하여 장기근속하였다는 사정 외에 피고로부터 포상을 받은 사실이나(을 제2호증의 2), 특별한 기여를 하였다고 볼만한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바, 이 사건 해고에 있어 피고가 감봉 및 정직으로 감경하지 않은 것에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나.

절차적 정당성과 관련한 판단

원고는 구체적인 내용 없이 막연히 '피고의 징계사유에 관한 조사가 실질적으로 부존재했거나 현저히 부족했고, 원고에 대한 소명기회의 부여도 실질적으로 부존재하였거나 현저히 부족하였다'고만 주장하였을 뿐이고, 오히려 을 제6, 8, 11, 14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해고 이전에 원고 및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하였고, 징계의결일(2023. 6. 28.) 이전인 2023. 6. 20. 원고에게 회부사유와 함께 징계위원회 출석을 통지하며 진술기회를 고지하였으며, 원고의 재심요청에 따른 재심징계의결을 한 사실 등도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는 이 사건 해고에 있어 징계규정에서 정한 절차를 정당하게 이행하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절차적으로도 정당하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정현석(재판장) 안성민 장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