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1. 16. 선고 2023가합41244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B은 E 주식회사(이하 ‘E’라 한다)의 사내이사로서 2011. 3. 31.부터, 피고 C는 E의 기타비상무이사로서 2009. 3. 31.부터, 피고 D는 E의 감사로서 2014. 3. 31.부터 각 현재까지 재직 중인 자들이다.

나.

F 유한회사(이하 ‘F회사’라 한다)는, E가 발행하고 E의 대표이사인 G가 연대보증한 권면액 1,000,000,000원, 만기일 2015. 10. 18.인 E 3회 무보증 사채(이하 ‘이 사건 사채’라 한다)를 인수하였다. F회사는 2019. 7. 12. 파산선고 되었고, F회사의 파산관재인 H은 2019. 9. 16. 원고에게 이 사건 사채 및 이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매각하여 양도하였으며, 이와 같은 채권양도 사실에 대한 통지권한도 원고에게 위임하였다.

다.

원고는 E와 G를 상대로 이 사건 사채원금 중 일부인 100,000,000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20. 4. 23. “E와 G는 연대하여 원고에게 1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10. 19.부터 2020. 2. 26.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무변론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받았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단5287485 판결), 2020. 5. 13.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양수금 판결’이라 한다).

라.

G는 2015. 10. 30. E에 대한 횡령 범행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죄 등의 범죄사실로 공소가 제기되었고, 2016. 3. 30. 아래와 같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의 범죄사실로 공소가 제기되었으며, 피고 B은 E의 사내이사로서 G와 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의 공범으로 기소되었다. 1심 법원은 G에 대한 범죄사실을 전부 유죄로 인정하면서 징역 8년을 선고하였으나 피고 B에 대해서는 G의 사기 범행에 공모․가담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선고하였고[서울남부지방법원 2015고합436, 470(병합), 2016고합36(병합), 84(병합), 96(병합), 100(병합), 124(병합), 161(병합), 313(병합), 333(병합) 판결], G와 검사는 위 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2017. 2. 10. 위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으며(서울고등법원 2016노2813 판결), G는 상고하였으나 2017. 5. 11. 상고기각 판결이 선고되어(대법원 2017도3666 판결) 위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요지

피고 B, C는 E의 이사로서, E의 대표이사인 G가 1년 2개월 동안 14회에 걸쳐 합계 7,604,000,000원을 횡령하는 범죄행위를 저질러 회사에 손해를 입히지 못하도록 감시·감독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함에도 고의 또는 과실로 이를 위반하여 방치한 것이므로,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라 E가 입은 손해인 1,604,000,000원(= G가 임의로 인출하여 횡령한 법인자금 7,604,000,000원 – G가 대표이사 가지급금 변제명목으로 E에 순차로 재입금한 6,000,000,000원)을 연대하여 배상할 의무가 있고, 피고 D는 E의 감사로서, 대표이사인 G가 위와 같은 범죄행위를 저질러 회사에 손해를 입히지 못하도록 감사로서의 의무를 이행해야 함에도 고의 또는 과실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에 위반하여 임무를 해태하였으므로, 상법 제414조 제1항에 따라 E가 입은 위 손해를 피고 B, C와 연대하여 배상할 의무를 부담한다. E는 현재 사업을 하고 있지 않으며 무자력 상태에 있는 상황이므로, 원고는 원고가 E에 대하여 가지는 위 양수금 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E를 대위하여 피고들이 E에게 지급해야 하는 손해배상액 1,604,000,00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3.

판단

가.

피보전채권의 존재 및 보전의 필요성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2022. 2. 17. 기준 E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양수금 판결에 기한 채무액은 149,906,849원(= 원금 100,000,000원 + 연 6%의 지연손해금 26,169,863원 + 연 12%의 지연손해금 23,736,986원)인 사실, E의 이 사건 사채 원금 중 이 사건 양수금 판결에 기한 채무액을 제외한 잔액 900,000,000원에 대한 2015. 10. 19.부터 2022. 2. 17.까지의 원리금 합계가 1,242,345,205원(= 원금 900,000,000원 + 연 6% 의 지연손해금 342,345,205원)인 사실, E가 2015. 9. 19. 부도처리되어 그 후로 더 이상 사업을 하지 않고 현재 무자력 상태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피보전채권의 존재 및 채권보전의 필요성은 인정된다.

나.

피대위채권의 존재

1)

피고들의 E에 대한 손해배상의무 존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을가 제1호증 내지 제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들이 이사 또는 감사로서 그 직무수행과정에서 선관주의 의무 내지 감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들이 선관주의 의무 내지 감시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전제에서 E에 대하여 손해배상의무가 있다는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E는 사실상 G의 1인 회사이고, G의 횡령 등 불법행위가 이루어지던 기간 중 이사회가 개최된 사실이 없다. 피고 B은 E의 과장 직책의 직원으로서 G의 요구에 따라 E에 그 명의를 제공하여 명목상 이사가 된 자이고, 피고 C는 비록 기타비상무이사로 등재된 자이나 E의 업무에 관여한 바 없고 E로부터 급여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②

원고는 당시 대표이사인 G의 횡령행위가 이루어진 기간, 횟수, 횡령금의 액수에 비추어 피고들이 대표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고만 주장할 뿐, 피고들이 구체적으로 대표이사의 횡령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③

원고는 피고 C, D에 대하여는 이사 또는 감사로 등기되어 있는 E의 법인등기부(갑 제3호증의 3)만 제출하고 있을 뿐이고, 피고 C, D가 G의 횡령행위를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그 횡령행위를 방치하였다거나 은폐하였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정황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④

원고는 피고 B에 대하여 G가 자금을 E의 계좌에서 G명의의 계좌로 이체할 때 피고 B에게 지시하였다는 G의 진술이 기재된 피의자신문조서(갑 제10호증)를 원고 주장에 부합하는 직접 증거로 제출하고 있다. 그러나 위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피고 B이 G의 자금이체가 자금의 개인적인 유용을 위한 목적이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을가 제6, 7호증, 갑 제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 B에 대해 G의 횡령범행에 관하여는 공범으로 기소조차 되지 않은 점, G는 자신의 횡령범행을 위한 계좌이체를 피고 B에게 지시하였다는 진술을 번복하면서 수사기관에서 그와 같은 진술을 한 사실이 없고 자금관리담당 L에게 계좌이체를 지시하였으며 피고 B은 자신의 공인인증서를 가지고 있거나 아이디, 패스워드 등도 알지 못한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한 사실 등에 비추어 볼 때 갑 제10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⑤

피고 B은 G가 I로부터 2014. 5.경 렌탈계약 포괄이전약정 계약인수대금 명목으로 합계 66,675,077,0700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의 공범으로 기소되었으나, 법원에서 ⅰ) I과의 렌탈계약 포괄이 전약정과 관련하여 실무자 협의에 참여하였을 뿐이고, 이후 렌탈계약서를 취합하여 I에 전달하는 일을 담당하였는데 이는 G의 업무지시에 따라 실무적인 일을 처리한 것에 불과하고, ⅱ) 회사의 최고 경영자인 G가 ‘자금을 끌어오겠다. VIP체험 마케팅이 수익이 된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던 점에 비추어 직원에 불과한 피고 B으로서는 위 이야기의 진위 여부나 위 사업의 성패 여부, 그로 인한 피해자측의 손해 여부를 판단하여 이를 저지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보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대표이사인 G의 지시를 믿고 따를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선고받았다. 이와 더불어 G 1인 기업으로 운영되던 E의 운영형태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 B이 G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거나, 설령 이를 의심하였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손해발생 여부를 판단하여 G의 행위를 저지할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2)

피고 B의 주장에 관한 판단(부가적 판단)

피고 B은 자신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일 뿐이므로 이사로서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이 점에 관하여 살피건대, 법인등기부에 이사 또는 감사로 등재되어 있는 경우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정당한 절차에 의하여 선임된 적법한 이사 또는 감사로 추정된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1. 12. 27. 선고 91다4409, 91다4416 판결 참조), E의 이사로 등기된 피고 B은 정당한 절차에 의하여 선임된 적법한 이사로 추정된다 할 것이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E는 사실상 G의 1인 회사이고, 피고 B은 E의 직원으로서 G의 요청으로 E에 그 명의를 제공한 명목상 이사였을 뿐 실제 이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으므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B이 E에 대하여 이사로서의 임무를 고의 또는 과실로 게을리한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 B에 대한 청구는 어느 모로 살펴보아도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지혜(재판장) 정우채 남원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