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0. 12. 18. 원고에게 한 견책의 징계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74,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 16.부터 2023. 4. 6.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50%는 원고가, 5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12,784,000원 및 그중 10,800,000원에 대하여는 2023. 4. 1.부터, 1,690,000원에 대하여는 2021. 3. 23.부터, 120,000원에 대하여는 2021. 4. 9.부터, 174,000원에 대하여는 2021. 1. 16.부터 각 소장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사옥, 산업시설 등 보호, 안전, 질서유지 등을 위한 시설경비업 등을 목적으로 2018. 11. 8. 설립된 주식회사로 C 주식회사(이하 ‘C’이라고 한다)의 자회사이고, 원고는 2019. 3. 1.경 입사한 피고 소속 근로자로서 C회사 D본부(이하 ‘남부본부’라고 한다)에서 경비를 담당하는 D경비팀 특수경비대원으로 근무하는 사람이다.
원고가 근무하는 경비초소의 모습
남부본부는 E 주식회사 F본부(이하 ‘서부본부’라고 한다)의 인천 서구 G 부지 내에 위치한다. 아래와 같이 그 출입로 중 좌측 부분은 남부본부, 우측 부분은 서부본부로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남부본부와 서부본부의 각 경비초소는 서로 마주보고 있다.
원고의 경위서 작성
지각으로 인한 경위서 2회 작성
원고는 ① 2020. 4. 9. ‘2020. 4. 8. 지하철에서 제대로 내리지 못해 07:00까지 출근하지 못하고 07:14에 출근하였다’는 내용의 경위서를 작성하였고, ② 2020. 4. 20.에도 ‘2020. 4. 20. 지하철을 놓쳐 07:00까지 출근하지 못하고 07:18에 출근하였다’는 내용의 경위서를 작성하였다.
근무태만으로 인한 경위서 1회 작성
원고는 2020. 10. 15. ‘2020. 10. 13. 야간근무 중이던 24:00경<1> 승용차량 1대가 남부본부 쪽으로 왔고, 서부본부의 경비대원이 열어주었다. 차단봉도 있고, 서로 조금씩 편의상 간혹 열어주는 경우도 있어서 그냥 있었다(이하 ’이 사건 행위‘라고 한다). 저는 이것이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였고, 다들 그렇게 근무하였다. 앞으로는 서부본부의 대원에게는 남부본부 쪽으로 오는 차는 직접 처리할 것이니 대응하지 말라고 하겠다’는 취지의 경위서를 작성하였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징계
피고는 2020. 12. 10.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어 소명절차를 거친 후, 2020. 12. 18. 원고에게 ‘원고가 지각 2회, 근무태만 1회로 인하여 연간 경위서 3회 이상 제출하였음’을 이유로 인사규정 제46조 제1항 제6호를 근거로 견책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라고 한다)을 하였다.
관련 법령 등
피고의 인사규정 등 이 사건 징계 당시의 관련 법령 및 규정의 주요내용은 별지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 13, 22, 3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8, 9, 11, 40, 41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징계에 관한 무효확인 청구
인사규정 제46조 제1항 제6호에서 ‘연간 경위서를 3회 이상 제출하는 자’를 징계사유로 규정한 것은 단순히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경위서를 제출하였다는 것만으로 징계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규정은 징계사유가 될 수 없는 내용을 징계사유로 규정한 위헌적이고 반사회적 규정이므로 무효이다.
아래와 같이 각 경위서의 작성 경위이나 내용 등을 참작하면, 원고의 경위서 제출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지각 2회의 경우, 원고가 2020. 4. 8. 07:18, 2020. 4. 20. 07:14 출근하였다는 것으로, 원고가 07:00까지 출근해야 함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경비팀장 H 등이 다수결을 이유로 출근시각을 07:00로 앞당긴 것은 위법·부당하고, 출근시각을 07:00로 하여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 또한 강요에 의하여 날짜까지 소급하여 작성한 것이므로, 원고는 07:00까지 출근할 의무가 없었다. 따라서 원고가 07:00까지 출근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라고 할 수 없다.
근무태만 1회의 경우, 2020. 10. 13. 입초근무 당시 발생한 것으로, 그 이전부터 남부본부의 경비업무를 하는 사람은 서부본부의 경비업무를 하는 사람과 함께 차량통제를 해왔고, 당시 서부본부의 경비업무를 하는 I 대원이 출입차량의 통제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원고가 별도로 관여하지 않는 것인데, 피고는 이를 문제 삼으며 원고에게 근무태만이라며 경위서를 쓰게 한 것이다. 즉 근무태만이 없었다.
설령 원고가 출근시각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앞서 본 지각의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원고가 07:00까지 출근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교대근무시각(실제 경비업무에 투입되는 시각)이 07:30이기 때문에 근무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다. 더구나 원고 이외에 지각한 사람들이 다수 있었는데도 원고에게만 경위서 작성을 요구한 것이므로 형평성을 위반한 것이기도 하다. 근무태만의 경우 관행적으로 해오던 것을 갑자기 문제 삼은 것에 불과하다. 이러한 점 등을 볼 때 원고를 징계하는 것은 과하다.
임금청구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를 위한 징계위원회 출석을 요구하였고, 그 때문에 원고는 근무일이 아닌데도 2020. 12. 10.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를 타고 출석하였다. 그런데도 피고는 원고에게 1일분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174,000원(휴일수당 174,810원에서 천원 단위 미만 버림)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피고는 부당하게 출근시각을 앞당겨 원고로 하여금 2020. 4. 1.부터 정당한 근로시각보다 일찍 출근하게 하였는바 이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이에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위자료로 1,080만 원(계산의 전제 : 1일당 2만 원, 매월 15일씩 근무, 36개월)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또한 원고는 부당하게 앞당겨진 출근시각을 맞추기 위해 대중교통 이용을 포기하고 오토바이(이륜차)를 구입할 수밖에 없었는바,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륜차 구입비 169만 원과 1년치 보험료 12만 원(천원 단위 미만 버림)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판단
이 사건 징계의 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인사규정 제46조 제1항 제6호의 무효 여부 등
아래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에 대한 징계사유로 규정한 인사규정 제46조 제1항 제6호의 ‘연간 경위서를 3회 이상 제출하는 자’의 의미는 단순히 연간 3회 이상 경위서를 제출한 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사규정 제46조 제1항의 징계사유 또는 이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취업규칙 제4조 제1항에서 정한 근로자의 성실의무 위반사유가 발생하여 그에 대한 경위서를 3회 이상 제출한 자’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경위서’의 사전적 의미는 ‘일이 벌어진 경위를 적은 서류’인바(국립국어원표준국어대사전), 위 규정을 문언 그대로 ‘어떤 일이 발생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서면을 연간 3회 제출하였다’는 것만으로 징계사유가 된다고 해석한다면, 근로자가 의무위반 등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징계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된다. 이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당하게 제재를 가할 수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서 사회통념상 용인하기 어렵다.
한편 경위서가 단순히 사건의 경위를 보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사고 등에 관하여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죄문 또는 반성문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내심의 윤리적 판단에 대한 강제로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그와 같은 사용자의 경위서 제출명령은 업무상 정당한 명령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두6605 판결 참조).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로 원고가 이 사건 징계사유인 ‘연간 경위서를 3회 이상 제출하는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2회 지각에 관한 판단
07:00까지 출근하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한 2번의 경위서 작성 제출
앞서 본 것처럼 원고는 2020. 4. 9.과 2020. 4. 20.에 ‘07:00까지 출근하지 못하였다’는 내용의 각 경위서를 작성하였다.
원고가 주간근무 시 07:00까지 출근해야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인정사실
피고의 경비대장 H는 2020. 3.경 D경비팀 특수경비대원들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근무시간 조정을 위한 투표를 실시한 후 그 투표결과에 따라 주간근무시간을 10시간, 야간근무시간을 14시간(각 휴게시간 2시간씩 포함)으로 조정하여 주간근무자의 출근시각을 07:00로 하고 근무교대시각은 07:30으로 정한 후 2020. 4. 1.부터 시행하겠다고 통지하였다.
H는 위와 같은 내용대로 피고에게 근무시간의 조정을 요구하였고, 피고는 위 요구대로 2020. 3. 31. D경비팀의 주간근무시간을 07:00 ~ 17:30(휴게시간 2시간 포함)으로, 야간근무시간을 17:00 ~ 익일 07:30으로(휴게시간 2시간 포함) 변경(이하 ‘이 사건 변경’이라고 한다)하도록 승인하면서, 후속조치로 대상직원의 근로계약서를 수정하기로 하였다.
원고는 2022. 4. 22.경 피고와 계약일을 2020. 4. 1.로 소급하여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였다. 기존계약과 비교하여 변경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판단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계약서에 따른 근로계약의 체결로써 원고는 2020. 4. 1.부터 주간근무 시 07:00까지 출근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취업규칙 및 이에 따른 교대근무 운영에 관한 지침(갑 제22호증) 등에 주간근무의 시작시간이 08:00까지로 되어 있음에도 H가 다수결로 07:00까지 출근하는 내용으로 변경한 것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반하는 위법한 변경이다’는 취지로 주장하는데, 이러한 원고의 주장은 이 사건 변경이 근로기준법 제94조의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또는 단체협약 제5조의 ‘기존보다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살피건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7, 22호증, 을 제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변경은 근로조건 등에 있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변경이라고 보기 어렵고, 취업규칙에 따른 정당한 근무시간의 변경이라 할 수 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교대근무 운영에 관한 지침(갑 제22호증)과 교대근무 운영지침(을 제8호증)<2> 모두 별표 1에 경비(보안)직무와 관련한 4조 2교대 근무에 있어 주간근무시간을 08:00 ~ 20:00(휴게시간 2시간 포함 12시간)로 야근근무시간을 20:00 ~ 익일 08:00(휴게시간 2시간 포함 12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변경에 따른 이 사건 근로계약상 주간근무시간은 07:00 ~ 17:30(휴게시간 2시간 포함 10시간 30분)이고 야간근무시간은 17:00 ~ 익일 07:30(휴게시간 2시간 포함 14시간 30분)으로 절대적인 근무시간에 있어 이 사건 근로계약상 근무시간이 총 1시간 더 많다. 그러나 이는 경비초소에 경비업무를 수행하는 업무의 특성상 그 업무 수행에 필요한 제복 착용이나 장비 구비 등 경비초소에서 실제 경비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준비시간이 필요한 관계로 출근과 동시에 곧바로 근무교대가 사실상 어려운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경비업무 수행을 위한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을 공식적인 근무시간으로 포섭하여 정하였기 때문인 것으로써 그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고, 여기에 피고가 주·야간 교대근무시각보다 30분씩 일찍 출근하도록 한 것에 대하여 임금(수당)을 지급한 점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변경으로 앞서 본 각 지침(갑 제22호증, 을 제8호증)보다 1시간(주·야간근무별로 30분씩)의 근무시간이 많아진 점을 두고 단체협약 제5조나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불이익한 변경이라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이는 2019. 3. 1.자 근로계약서에 주간 근무시간을 07:30 ~ 20:00(휴게시간 2시간 포함 12시간 30분)로 야간근무시간을 19:30~ 익일 08:00(휴게시간 2시간 포함 12시간 30분)으로 정함으로써 이미 반영하였던 부분이기도 하다.
교대근무 운영에 관한 지침(갑 제22호증)과 교대근무 운영지침(을 제8호증)에 기재된 근무시간은 불가변적인 것은 아니다. 즉 교대근무 운영에 관한 지침(갑 제22호증) 제5조 제3항은 ‘대장 및 파트장은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회사의 사전승인을 받아 변경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고, 교대근무 운영지침(을 제8호증) 제5조 제3항은 ‘대장 및 파트장이 사업소 사정 및 소속 근로자 과반수 이상이 동의할 경우 회사의 승인을 받아 변경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위 2개의 규정의 관계 및 적용순위가 어떻게 되는지 불분명하나 교대근무 운영지침(을 제8호증)은 명백히 ‘소속 근로자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변경요건을 규정하고 있고, 소속 근로자 과반수 이상의 동의는 이해관계가 있는 근로자의 과반수가 그와 같은 변경을 요구한다는 것이므로 교대근무 운영에 관한 지침(갑 제22호증) 제5조 제3항에서 정한 부득이한 사유로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변경은 D경비팀 특수경비대원 과반수의 요청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H가 이 사건 변경 이후 2021. 4.경 피고에게 또다시 출근시각을 06:30까지로 변경하는 것에 대한 승인을 구할 때는 피고가 소속 근로자 전원의 동의를 요구하였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으나, 위 두 규정 모두 부득이한 사유가 있거나 과반수의 동의가 있었다고 하여 회사가 근무시간 변경요구를 반드시 승인해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특별히 달리 볼만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이 사건 변경을 통해 주간·야간 근무시간의 절대적 수치의 변동이 있었으나, 주·야간 근무비율이 같다면 총 근무시간에는 변화가 없다. 그런데 원고의 주·야간 근무비율은 같은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변경을 통해 출근시각이 07:00으로 앞당겨졌고, 이로 인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출근하는 근로자들이 이전보다 30분 이른 시간에 일어나야 하고 버스나 지하철의 운행량이 많지 않아 불편을 겪을 수도 있는 사정을 부인하기 어려우나, 위 시간이 대중교통이용에 현저한 어려움을 초래할 정도로 매우 이른 시간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상, 이 또한 생활상 불편정도에 불과하여 단체협약 제5조나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불이익한 변경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앞서 본 사정들을 볼 때 이 사건 계약서에 정한 근로시간이 취업규칙 및 이에 따른 교대근무 운영에 관한 지침(갑 제22호증)과 교대근무 운영지침(을 제8호증)에서 정한 근로시간보다 근로자에게 불리하여 근로기준법 제97조에 따라 이 사건 계약서에 기재된 출근시간이 아닌 교대근무 운영에 관한 지침(갑 제22호증)과 교대근무 운영지침(을 제8호증)에 기재된 출근시간이 적용된다고 할 수도 없다.
원고는 ‘이 사건 계약서는 강박에 의하여 작성된 것이고, 계약서 작성일은 2020. 4. 22.경이므로 2020. 4. 1.부터 출근시간을 소급적용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먼저 강박 주장에 관하여 본다. 갑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H가 2019. 12. 23.경 원고에게 ‘원고는 근로계약서 미작성 상태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본사에 보고하겠다’는 등의 문제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는 이 사건 계약서(2020. 4. 1.자 계약서, 갑 제4호증) 작성 이전인 2019. 3. 1.자 근로계약서(을 제3호증)의 작성과 관련한 문자메시지로 보일 뿐만 아니라,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변경은 취업규칙에 따른 정당한 근무시간의 변경에 해당하므로 이에 따라 변경된 이 사건 계약서의 작성에 있어 설령 H가 위 문자메시지와 같은 이야기 등을 하였다고 보더라도 이를 두고 민법 제110조의 ‘강박’, 즉 위법한 해악의 고지라고 보기 어렵다. 이 부분 원고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소급 작성 관련 주장에 대하여 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H가 이 사건 변경사항을 2020. 4. 1.부터 시행하기로 하였다고 공지한 점, 이에 따라 원고가 소속된 D경비팀의 사업장에서 2020. 4. 1.부터는 출근시각이 07:00로 적용되어 시행되어 온 점, 원고는 2020. 4. 22. 이 사건 계약서를 작성하면서도 근로계약기간을 2020. 4. 1.부터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고, 계약일자가 2020. 4. 1.로 기재되어 있는 이 사건 계약서에 자필로 서명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는 원고가 2020. 4. 1.부터 주간근무 시 07:00까지 출근하기로 정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하는 원고의 주장 또한 이유 없다.
소결론
원고가 2020. 4. 1.부터 주간근무 시 07:00까지 출근하여야 함에도 2020. 4. 9. 07:14 출근하고, 2020. 4. 20. 07:18 출근함에 따라 2회에 거쳐 경위서를 제출한 것은 취업규칙 제4조 제1항에서 정한 근로자의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하므로, 이는 인사규정 제46조 제1항 제6호에 정한 경위서 제출에 해당한다.
1회 근무태만에 관한 판단
앞서 본 것처럼 원고는 2010. 10. 15. 이 사건 행위로 인한 경위서를 작성하였다.
그러나 기초사실 및 갑 제16, 3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행위가 인사규정 제46조 제1항 제2호의 ‘직무를 태만히 할 때’에 해당한다거나 취업규칙 제4조 제1항에서 정한 근로자의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기초사실에서 본 것처럼 원고가 근무하는 경비초소는 같은 출입로를 두고 서부본부와 마주보고 있어 서부본부에 방문하는 차량에 대해 남부본부의 경비대원이 용건 등을 확인하거나 반대로 남부본부의 방문하는 차량에 대해 서부본부의 경비대원이 용건 등을 확인하는 경우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구체적인 사정을 살피지 않고 단순히 남부본부의 방문하는 차량에 대해 서부본부의 경비대원이 용건 등을 확인하고 차단봉을 열어주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남부본부 근무자에 업무태만이 있었다고 속단할 수 없고, 이러한 특수성과 관련하여 피고가 별도의 근무지침이나 업무 관련 공지를 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
이 사건 행위와 관련한 CCTV 화면 등의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고, 앞서 본 경위서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 사건 행위가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으며, 원고가 근무지를 이탈하였다거나 승용차량이 상당시간 기다리며 경적을 울렸다는 등의 사정을 확인할 수 없다.
원고는 2020. 12. 10.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밤늦은 시간에는 간헐적으로 차가 1~2대 정도만 오는데 남부본부의 경비초소에서는 멀리서 차가 들어오는 게 잘 안보이고, 서부본부의 경비초소에는 잘 보인다. 2~3초가 굉장히 길게 느껴질 수 있다. 그 전에 서로가 도와주면서 일하였기 때문에 자신이 순간적으로 놓친 사이에 먼저 본 서부본부의 경비대원이 열어주었다’는 취지로 이야기 하였는바, 이 사건 행위는 단순히 원고가 2~3초 가량 늦은 사이에 서부본부의 경비대원이 먼저 출입관련 업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원고가 가만히 있었다는 것에 불과해 보이며, 이러한 정도라면 직무를 태만히 하였다거나 성실의무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론
이 사건 징계사유 중 근무태만으로 인한 경위서 작성 부분은 인사규정 제46조 제1항 제6호의 ‘경위서 제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가 ‘연간 경위서 3회 이상 제출’하였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는 징계사유가 부존재하여 무효라 할 것이다. 그런데도 피고는 이 사건 징계가 유효하다고 다투고 있고, 인사규정 제25조 및 보수규정시행세칙 제4조에 따르면 견책의 경우 승진 및 승단이 제한되므로 원고는 이 사건 징계가 무효라는 확인을 구할 이익 있다<3>.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서울에 거주하는 원고가 자신의 휴무일인 2020. 12. 10. 부산에 있는 피고의 본사에서 열린 이 사건 징계에 관한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여 소명한 사실과 이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교통비로 108,600원만 지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10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더하여, 갑 제31호증, 을 제7,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 즉 ① 징계위원회의 출석의 경우,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해당 행위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는 절차로서 근로자 자신의 이익을 위한 부분이 크나 사용자의 적법한 징계권 행사를 위해 근로자가 협조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는 점, ② 피고가 2020. 12. 2. 원고에게 보낸 출석통지서에는 서면진술도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소명사항이 있는 경우 직접 출석하는 것이 원칙인 점, ③ 위 출석통지서에는 이 사건 징계사유 뿐만 아니라 ‘2020년 10월 직원 간 폭행 건에 대한 일부 과실’도 출석이유로 제시되어 있는데, 피고가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소명을 듣고 위 직원 간 폭행 건과 관련하여서는 징계사유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징계를 하지 않은 점, ④ 피고는 근로자가 근무일에 징계위원회에 참석하는 경우 공가로 근태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이고, 공가는 유급휴가에 해당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2020. 12. 10. 징계위원회에 출석한 것은 휴무일에 근로를 제공한 것과 동일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휴무일 근무를 기준으로 1일 임금이 174,810원이라는 사실은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174,000원 및 이에 대하여 위 임금 지급일 다음날인 2021. 1. 16.부터 소장 송달일인 2023. 4. 6.까지는 원고가 구하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이 부분은 청구는, 피고가 원고로 하여금 2020. 4. 1.부터 07:00까지 출근하도록 한 것은 위법하게 출근시각을 변경하여 출근을 강제한 것이기 때문에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인데,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변경은 취업규칙에 따른 정당한 근무시간의 변경이고, 이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에 있어 피고에게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더구나 원고가 주장하는 불법행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근무시간 변경으로 원고는 일찍 출근한 만큼 일찍 퇴근하였는바, 원고가 좀 더 이른 시간에 일어나야 했고 버스나 지하철의 운행량이 많지 않아 불편하였다고 하더라도 출근시각 07:00이 대중교통이용에 현저한 어려움을 초래할 정도로 매우 이른 시간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상 원고에게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오토바이(이륜차)를 구매한 것 또한 마찬가지의 이유로 원고가 출·퇴근의 편의를 위해 구입한 것에 불과하므로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불법행위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현석(재판장) 안성민 장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