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보직해제 및 해임의 각 무효확인청구 부분을 모두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정보통신공사업, 전기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M생으로서 2013. 9. 1.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피고로부터 2023. 1. 13. 보직해제를 받고 2023. 4. 12. 해임되었다.
원고에 대한 보직해제 및 해임 경위
원고는 2013. 9. 1. 피고에 입사한 뒤 '부사장'으로 근무하다가 2021. 1. 4. '사장'으로 승진하였다.
피고는 2023. 1. 13. 원고를 '사장(C, D 사업총괄)' 직위에서 보직해제 하였고(갑 제1호증, 이하 '이 사건 보직해제'라 한다), 2023. 1. 19. 원고로 하여금 피고 본사에서 대기발령하도록 하였다.<2>
피고는 2023. 4. 7. 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해임을 의결하였다. 위 이
사회 의사록(을 제21호증)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23. 4. 10. 원고에게 원고를 2023. 4. 12. 자로 '사장'에서 해임한다(이하 '이 사건 해임'이라 한다)는 취지의 아래와 같은 통지문(갑 제3호증)을 내용증명으로 발송하였다.
피고의 임원규정 및 취업규칙
피고의 임원규정(을 제4호증) 및 취업규칙(을 제5호증)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호증, 을 제1 내지 5, 2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 한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소 중 각 무효확인청구 부분에 대한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본안전항변의 요지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가 아닌 임원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보직해제 및 이 사건 해임에 대한 각 무효확인청구는 모두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설령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피고의 취업규칙 제49조는 근로자는 만 60세가 되는 해의 말일에 당연 퇴직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1961년생인 원고는 2021. 12. 31. 당연 퇴직한다. 그런데 원고는 2023. 4. 18.에야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원고가 근로자의 지위를 계속 보유하고 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보직해제및 이 사건 해임에 대한 각 무효확인청구는 모두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관련 법리
확인의 소에서 '확인의 이익'이란 당사자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 위험이 있고, 이를 제거함에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 인정된다.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무효임의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근로를 제공할 수 있었던 기간 동안의 임금을 청구하는 경우,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피고와의 사이에 이루어진 근로계약상의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임이 명백하므로,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이미 피고의 인사규정에 의한 당연해직사유인 정년을 지났다면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대법원 2013. 6. 13. 선고 2012다14036 판결, 대법원 2024. 3. 12. 선고 2019다29013, 29020, 29037, 2904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이 사건 보직해제와 이 사건 해임은 아무런 근거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효이므로, 이 사건 보직해제 및 이 사건 해임이 각 무효라는 확인을 구하고 있다.
그런데 아래 제3의 나.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보직해제 및 이 사건 해임이 이루어질 당시 피고의 근로자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근로자로서의 지위의 회복 등을 위해 이 사건 보직해제 및 이 사건 해임의 각 무효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보직해제및 이 사건 해임의 각 무효확인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였다고 하더라도, 피고 취업규칙 제49조가 "근로자의 정년은 만 60세로 하고, 정년의 연령에 도래하는 년의 말일자로 당연 퇴직한다."라고 정한 사실, 원고는 1961년생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변론종결일인 2026. 3. 31. 당시 위 취업규칙 규정상 원고의 당연퇴직일인 2021. 12. 31.이 이미 도과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해임 무효확인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또한, ①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 피고 취업규칙상 원고의 당연퇴직일이 도과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가 피고 근로자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한 점, ② 원고가 주장하는 임금 감액의 불이익은 그에 관한 금전지급청구를 통하여 해소할 수 있는데, 이 사건 보직해제의 효력 유무는 위 금전지급청구에 대한 판단 과정에서 선결문제로 다루어지면 충분한 점, ③ 실제로 원고는 이 사건에서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보직해제가 무효라는 이유로 위 보직해제 기간 동안 지급받지 못한 임금 차액의 지급을 구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보직해제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부분 역시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 취업규칙상 원고의 정년이 이미 도과하였으나, 1958년생인 E 전무가 피고 취업규칙상 정년이 도과한 2025. 3.경 퇴직하면서 퇴직금과 퇴직위로금을 지급받았으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보직해제 및 이 사건 해임의 무효 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 피고 취업규칙상 원고의 당연퇴직일이 도과함으로써 원고가 피고 근로자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한 이상, 원고가 들고 있는 위 사정만으로 이와 달리 판단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국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보직해제 및 이 사건 해임의 각 무효확인청구 부분은 어느 모로 보나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본안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이 사건 보직해제는 아무런 법률상, 사실상 근거가 없으므로 무효일 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급여는 본인의 동의 없이 감액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 사건 보직해제를 이유로 피고 임원규정에 따라 2023년 1월부터 원고의 임금을 삭감하였고, 총 삭감 액수는 합계 37,637,628원(2023년 1월 임금 삭감액 7,813,700원 + 2023년 2월 임금 삭감액 14,800,000원 + 2023년 3월 임금 삭감액 15,023,928원)이다.
한편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해임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부당한 해고이므로 무효이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① 위 임금 삭감액 37,637,62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② 2023. 4.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원고가 지급받던 월 임금인 16,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당초 일반 근로자가 아닌 비등기임원으로 채용되었고 그 이후 '사장'까지 승진하였으며, 피고의 사업소 등의 경영책임자로서 일반 직원들을 지휘, 감독하였다. 또한, 원고는 근무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근무하였으며, 피고 취업규칙이 정한 휴가를 사용한 적이 없고, 직원 정년이 도과하였음에도 계속 '사장'으로 근무하였다. 나아가 원고는 피고의 임원만 사용할 수 있는 법인카드와 골프장회원권을 사용하여 왔다. 위와 같은 사정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근로자가 아니다.
원고가 담당하였던 기계설비 사업에서 큰 적자가 발생함으로써 피고는 막대한 손해(1,671,391,864원)를 입었다. 또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의 평일 골프회원권 사용, 회사 업무와 무관한 법인카드 사용내역 등에 관하여 소명을 요구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거부하였다. 이에 피고는 위와 같은 이유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신뢰관계가 훼손되었다고 판단하여 원고를 보직해제하고 해임한 것이다.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인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이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 ·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를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해 스스로 이윤을 창출하거나 손실 등 위험을 부담하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5두51460 판결 등 참조).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 · 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 · 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7, 11, 12호증, 을 제14 내지 16, 2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피고에서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은 원고가 피고의 지휘 · 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함에 그치지 않고 원고가 피고로부터 피고의 사업소의 관리 등을 위임받아 그 사무를 처리하는 것이었다고 봄이 타당하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피고 내 지위 및 업무 등
피고는 전기통신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G, H 등 이동통신사들로부터 기지국 설치공사 등을 도급받아 수행하고 있으며, 임원의 직위 및 직급으로는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 '상무보'를 두고 있다(피고 임원규정 제5조). 원고는 2013. 9. 1. 피고에 입사한 이후 '부사장', '사장'의 직위를 사용하면서 이 사건 해임 전까지 피고의 C, D사업소 등을 관리하여 왔다.
실제로 원고가 관리한 D사업소의 조직도(을 제6호증의 1)에는 원고가 "경영 책임자"로서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피고의 2023. 1. 6. 자 조직도(을 제6호증의 2)에는 원고가 당시 대표이사 I<3> 바로 밑에 위치하고 있고, 원고는 '사장' 직위에서 "경영
지원" 직책을 담당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보직해제를 명한 '임원변경발령공고(갑 제1호증)'에도 원고는 "사장(C, D 사업총괄)"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피고의 안전보건팀에서 실시하는 위험성 평가와 관련하여 작성되는 '위험성평가 절차서(을 제9호증)'에는 원고가 최종 승인권자로서 서명하였으며, 피고 내에서 구성된 위험성평가협의회가 작성한 '위험성평가협의회 실시 보고서(을 제10호증)'에도 원고가 "경영책임자"로 서명하였다. 한편 피고가 2022년경 원청인 F 주식회사에 제출한 '일일 안전점검일지(을 제7호증)'의 작성자 란에는 "원고(대표이사)"라고 기재되어있으며, 피고가 2017. 11. 16. F 주식회사에 제출한 '특별 작업허가서(을 제8호증)'의신청자 란에는 원고의 성명과 서명이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① 급여대장(갑 제11호증)에 원고의 소속부서는 C사업소라고 기재되어 있고 피고 본사 부사장 K보다 아래에 위치하고 있는 점, ② 피고의 현 대표이사 K은 2022. 11.경 이사회에서 원고는 전 대표이사 I의 부하라거나 피고의 직원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발언하였던 점, ③ 원고가 '사장'이었음에도 피고 임원규정 상 급여보다 적은 금액을 지급받았던 점 등에 비추어 피고는 원고를 서류상으로만 '사장'으로 취급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드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를 피고의 근로자로 인식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위 급여대장에는 피고의 등기임원(J, I, K, L)<4>부터 미등기임원의 순서로 기재된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즉, 등기임원인 J(회장), I(대표이사), K(부사장), L(감사),
비등기임원인 원고(사장), N(고문), O(전무), E(상무)의 순서이다], 위 급여대장의 기재를 들어 피고가 원고를 임원으로 취급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2022. 11. 14. 개최된 피고 이사회에서 당시 피고 대표이사 I과 사내 이사 K 사이에 원고의 거취 등을 두고 상당한 언쟁이 있었는데 K은 원고에게 적대적인 인물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5>을 고려하면, 위 이사회에서 K이 하였던 일부 진술만을 들어 피고가 원고를 임원이 아닌 근로자로 보았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한편 원고가 이 사건 해임 무렵 '사장' 직위에 있었음에도 피고 임원규정 별표 '임원급여'<6>에 기재된 월 급여 25,000,000원보다 적은 16,000,000원을 지급받기는 하였다. 그러나 피고가 원고에게 위 임원규정에서 정한 것보다 적은 급여를 지급한 면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월 급여가 통상적인 피고 소속 근로자가 받았을 급여를 상회한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사정을 들어 원고가 피고로부터 근로자로서의 보수를 지급받았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가 원고를 피고의 근로자로 인식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원고가 근로자의 지위에서 피고로부터 지휘 · 감독을 받았는지
원고가 2021. 3.경부터 2023. 1.경까지 피고의 전 대표이사인 I에게 매일 수행한 업무 내용 등을 보고하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기는 하였다.<7> 그러나 위임계약 관계의 경우에도 위임인이 수임인에게 위임사무의 처리 방향을 제시하고 수임인이 위임인에게 위임사무의 처리 결과를 보고하는 업무체계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점<8>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서 피고로부터
지휘 · 감독을 받았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가 근무 시간 · 장소를 지정하고 원고가 이에 구속되었는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의 D, C사업소를 관리하는 위치에 있었으므로 주로 위 사업소가 소재한 곳에서 근무하였을 것으로 보이나, 원고가 평일 오전에도 피고의 골프회원권을 사용하여 골프장을 이용하기도 하였던 점<9>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근무 시간과 장소를 지정하였고 원고가 이에 엄격하게 구속되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원고에게 피고 취업규칙 등이 적용되었는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취업규칙 제49조는 "근로자의 정년은 만 60세로 하고, 정년의 연령에 도래하는 년의 말일자로 당연 퇴직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는 1961년생이므로, 만 60세가 된 해의 말일인 2021. 12. 31. 당연퇴직하게 된다. 그런데 원고는 그 이후로도 피고에서 '사장'으로 계속 근무하였다.
나아가 피고 취업규칙 제49조의2는 이른바 '임금피크제'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직원이 만 58세에 이르는 달의 다음 달부터 해당 직원의 임금을 일정비율로 감액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는 만 58세에 도달한 2019년 이후 월 급여가 삭감되지 않았고, 오히려 원고의 월 급여(성과급 제외, 중식대 포함)는 2020. 1.분 12,000,000원에서 2021. 1.분 14,000,000원, 2022. 4.분 16,000,000원까지 인상되었다.<10>
원고의 피고에 대한 근로자로서의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피고의 임원 E은 2023. 2.경 원고에게 '보직해제된 임원일지라도 상근 임원이므
로 회사 출근이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무단결근 시 급여가 지급되지 않으며 무단결근에 대한 징계와 보직해제된 임원으로서의 규정이 중복 발효되어 추가적인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의 문자를 발송했던 것으로 보인다.<11> 그러나 위 문자 내용에서도알 수 있듯이 원고는 피고의 상근임원이었기에 원칙적으로 피고에 출근하여 근무하여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문자 내용만을 들어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전속성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 밖의 사정
원고는 고용보험 관련하여 피고의 근로자로 신고되었고,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급여는 근로소득으로 신고되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① 원고는 이 사건 해임 무렵까지 피고로부터 월 16,000,000원의 급여를 지급받았는데, 이는 중소기업인 피고 소속 근로자가 지급받았을 급여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는 위 급여 외에도 통상적인 피고 소속 근로자가 사용하기 어려운 법인카드 1장, 골프회원권 3장 등을 빈번하게 사용하였고,<12> 피고의 차량 및 현장 임원실도 배정받아 사용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13> ③ 피고는 2013. 9. 4. 원고에 대한 고용보험 취득신고를 하면서 원고를 "고위공무원 및 기업 고위임원"이라고 신고하기도 하였던 점<14>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로부터 근로자로서의 보수를 지급받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원고가 2013년 피고에 입사하기 전 육군 대령으로 전역하였는데, 그 계급정년인 56세에 도달하는 2017년 육군 대령의 연봉은 107,110,000
원이었으므로 원고가 피고로부터 수령한 월 급여는 그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었는바 이는 통상적인 범위에 속하는 것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피고로부터 수령한 급여가 근로자로서의 보수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때에는 피고의 통상적인 근로자의 보수 수준과 비교하여야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원고가 피고의 이사로 등기되지 않았고 상법상 이사로서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은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근거가 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피고의 이사로 등기된 바 없어 이사회 출석 등 상법상 이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음은 당연한 것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은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였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어렵다.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해임 관련 임금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자신이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이 사건 해임이 부당해고에 해당함을 이유로 2023. 4. 1. 이후의 기간에 대한 임금지급청구를 한다. 그러나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보직해제 관련 임금 차액 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먼저, 자신이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피고가 원고의 동의 없이 근로자인 원고의 임금을 삭감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보직해제 기간 동안 삭감된 임금 차액 지급청구를 한다. 그러나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는 다음으로, 이 사건 보직해제가 아무런 법률상, 사실상 이유가 없는 것이어서 무효라고 주장하며 이 사건 보직해제 기간 동안 삭감된 임금 차액 지급청구를 하는바, 이에 관하여 본다.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하고, 근로자의 과거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므로, 근로자에 대한 직위해제처분의 정당성은 근로자에게 당해 직위해제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나 직위해제에 관한 절차규정을 위반한 것이 당해 직위해제처분을 무효로 할 만한 것이냐에 의하여 판단할 것이다(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누15926 판결, 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두8210 판결 등 참조). 한편, 기업이 계속 활동하기 위해서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불가결하므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대기발령의 업무상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의 비교교량, 근로자와 협의 등 대기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인사권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한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대기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되어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05. 2.18. 선고 2003다63029 판결, 대법원 2022. 9. 15. 선고 2018다251486 판결 등 참조).그리고 위와 같은 판단기준은 회사의 근로자가 아닌 임원에 대한 직위해제에도 참고가 될 수 있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4, 15, 19, 2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보직해제가 무효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피고 임원규정 제12조 제1항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회사에 재산상 손해나 명예를 실추시킬 때", "독직 또는 기타 부정행위를 하고 그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을 때",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하거나 회사 조직에 심각한 악영향이 미칠 때"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임원의 보직을 해제하고 해임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는 2021~2022년경 기계설비사업에 투자하였으나, 1,671,391,864원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15> 피고로서는 위 사업 업무를 수행한 원고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위 기계설비사업에서 발생한 손해가 원고의 귀책으로 인한 것인지 조사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의 법인카드를 교부받았고,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20,000,000원에서 25,000,000원 가량을 사용하였다.<16> 또한, 원고는 피고
의 골프회원권을 사용하여 2021년 54회, 2022년 53회 골프장을 이용하였는데, 평일 이용 횟수가 2021년의 경우 27회, 2022년의 경우 38회였다.<17> 한편, 위 기간 중 원고는 위 골프회원권을 사용하여 자신의 여동생인 P 명의로 골프장을 몇 차례 예약하기도 하였다.<18> 원고가 담당하던 업무의 특성상 영업 등의 목적으로 피고의 법인카드와 골프회원권을 사용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보직해제가 이루어질 무렵까지 피고에게 위 법인카드와 골프회원권 사용 내역에 대한 뚜렷한 소명을 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사건 보직해제 당시 원고에게 피고 임원규정 제12조 제1항에서 정한 각 보직해제사유가 존재하였다고 볼 만한 상당한 정황이 있었고, 피고가 이와 관련한 조사 등을 위하여 원고를 '사장' 직위에서 보직해제 할 필요성과 정당성도 있었다고 봄이 옳다.
따라서 이 부분 청구는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19>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보직해제 및 이 사건 해임의 각 무효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모두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
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태(재판장) 송서윤 강윤구
1원고는 '피고는 원고에 대한 부당해고 기간 동안 원고의 퇴직연금 계정으로 부담금 및 그 지연이자를 계속 납입하거나, 원고에게 직접 퇴직연금 미납 부담금 및 그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으나(2025.12. 9. 자 원고 준비서면 제2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을 변경하지 않았고 그 구체적인 내용과 액수 등을 주장하고 있지도 않으므로 위 주장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2갑 제2호증의 1, 2.
32012. 1. 13.부터 2023. 1. 13.까지 피고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다(을 제1호증 제5면 참조).¦
4위 급여대장의 기간(2020. 1.~2022. 12.)에 J은 사내이사로, I은 대표이사로, K은사내이사로, L은 감사로 등기되어 있었다(을 제1호증 참조).
5갑 제12호증.
6을 제4호증 제6면.
7갑 제7호증.
8민법 제683조 또한 "수임인은 위임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위임사무의 처리상황을 보고하고 위임이 종료한 때에는 지체없이 그 전말을 보고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9을 제15, 24호증.
10갑 제11호증 제1, 13, 28/37면. 한편 원고는 2022. 3.분 급여로 17,000,000원을 지급받았으나, 일시적이었던 것 으로 보인다.
11갑 제7호증 제196/198면(원고가 E으로부터 받은 문자를 I에게 전달한 것이다).
12을 제14, 15, 24호증.
13갑 제2호증의 1 중 "사용하고 있는 차량은 1월 19일까지 본사로 반납해 주시고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임원실은 1월 18까지, 회사에서 지원되고 있는 숙소는 27일까지 퇴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4을 제16호증.
15을 제19호증.
16을 제14호증 제13, 26, 28, 44, 60, 80면.
17을 제15호증.
18을 제24호증 제1, 6, 7면.
19한편, 임금 차액 지급청구와 관련하여 원고는 '보직해제된 임원의 보수 삭감에 관한 피고 임원규정 제21조는 이 사건 보직해제가 있기 전인 2021. 1. 13. 추가된 것이어서 그 이전에 채용된 원고에게 적용될 수 없다'거나 '원고에게는 보직수당이 따로 없었으므로 이 사건 보직해제에 따라 삭감할 수 있는 임금은 그 보직에 대한 수당으로 한정되는바 피고 임원규정 제21조에 따라 원고의 임금을 월 3,000,000원으로 대폭 감액하는 것은 무효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한다(소장 제4면, 2025. 7. 14. 자 원고 준비서면 제8, 11~12면). 그러나 우선 위 주장은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였다는 원고의 입장과 그 전제를 달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 임원규정(을 제4호증)은 그 개정 당시 피고의 임원들에게 모두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달리 위 임원규정의 부칙이 위 임원규정 제21조에 관하여 시행일 외에는 달리 그 효력이 미치는 범위 등에 관하여 정하고 있지도 않다. 따라서 위 임원규정 제21조는 이 사건 보직해제 당시 피고에 재직하던 원고에게도 적용된다고 보아야 하고, 원고에게 보직수당이 따로 있었는지와 무관하게 피고가 위 규정을 근거로 원고의 급여를 월 3,000,000원으로 감액한 것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