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자동차 부속품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또는 참가인 이전에 피고로부터 위 도급계약과 같은 계약을 체결한 협력업체에 소속된(또는 소속되었던) 근로자인 사람들로서(이하 원고들이 소속된 협력업체들을 통틀어 '이 사건 각 협력업체'라 한다), 피고의 인천부품사업소 및 AP AQ센터 내 인천부품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다.
피고와 이 사건 각 협력업체 사이의 도급계약 체결
피고는 정형화된 계약서를 사용하여 이 사건 각 협력업체와 AS부품에 대한 물류 도급 계약(이하 위 각 계약을 구분 없이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원고들이 근무하던 시기를 전후하여 이 사건 각 협력업체와 피고가 체결한 이 사건 도급계약 중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협력업체 및 원고들의 업무
피고는 제조한 부품 중 차량 AS를 위한 부품의 보관 및 불출(배송)에 관한 업무를 이 사건 도급계약의 주된 목적으로 하여 이 사건 각 협력업체에 도급 주었고, 이 사건 각 협력업체 소속인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인천부품사업소 및 인천부품팀에서 이 사건 각 협력업체가 도급 받은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들의 소속업체, 근무기간, 담당업무는 별지2 표 기재와 같다.
관련 법령
별지3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26, 17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나 제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실질적으로 피고 회사의 업무상 지휘·명령을 받아 피고 회사의 물류 업무를 수행하였다. 따라서 피고 회사와 원고들이 소속된 이 사건 각 협력업체 사이의 법률관계는 도급이 아니라 파견법이 규정하는 근로자 파견에 해당하는데, 원고들이 수행하는 위 물류 업무는 근로자 파견이 금지되는 제조업 직접 생산공정 업무에 해당하고, 이 사건 각 협력업체는 근로자 파견 허가를 받지 않고 피고 회사에 근로자 파견의 역무를 제공하였다.
따라서 ① 원고 J, X, AI, AJ, AK는 2007. 7. 1. 이전에 이미 협력업체에 입사한 지 2년이 경과하여 제정 파견법 제6조 제3항 본문에 따라 위 2년을 초과한 시점부터 피고 회사 근로자의 지위를 가지게 되었으므로 근로자 지위의 확인을 구하고, 피고는 위 원고들이 지급 받지 못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며, ② 피고는 나머지 원고들에 대하여는 개정 파견법 또는 현행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 따라 별지2 표 '고용의제/고용의무'란 기재 각 일자에 나머지 원고들을 각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였으므로, 위 각 고용에 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고, 피고가 나머지 원고들을 고용하였을 경우 지급하여야 할 미지급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인정되는 사실
업무의 개요
인천부품사업소는 부품을 주로 전국에 있는 피고 회사의 다른 지역 부품사업소, 피고 회사의 부품대리점으로 출고하고, 인천부품팀은 부품을 피고 회사와 부품공급 계약을 맺은 AP, AR 운영 정비소나 개인 정비소에 출고하고 있다.
원고들의 업무는 '입고 - 분류 - 저장 - 피킹(저장되어 있는 부품을 각 출하 장소로 운반) - 포장 - 상차' 순으로 이루어진다.
입고, 분류 및 저장 업무
입고 업무는 사업소나 센터로 들어온 부품을 차량에서 하차하여 창고에 저장하기까지의 업무를 의미하는데, ① 입고 및 분류 작업, ② 저장 작업의 순서로 진행된다.
입고 작업자들은 물품이 적재되어 있는 파렛트를 운송 차량에서 하차한 후, PDA를 통해 입고된 물품 정보를 등록하고, 입고대기장에 물품을 분류한다. 사업소는 AP 물품과 AR 물품을 분리하여 저장하고 있으므로, 입고 작업자들은 AP 물품과 AR 물품을 먼저 나눈 후 같은 구역(zone)에 저장되어야 할 물건들을 하나의 파렛트에 함께 모아 놓는다.
위 입고 및 분류 업무가 마쳐지면, 각 구역 담당 작업자들은 위와 같이 각 구역별 파렛트에 정리되어 있는 물품 중 자신이 담당하는 구역에 해당하는 물품을 저장 공간으로 이동시켜 저장하고, 저장하고자 하는 물품의 정보를 PDA에 입력한다.
출고 업무
출고 업무는 저장 장소에서 물품을 찾아 꺼내어 차량에 상차하기까지의 업무를 의미하는데, 각 출고 업무는 ① 피킹 작업과 ② 발송 작업의 순서로 진행되고, 물품이 출고되는 방식에는 일반배송(계획불출)과 긴급배송(긴급불출)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일반배송(계획불출)
피킹 작업
인천부품사업소는 관할 지역 내에 있는 약 140개의 대리점에 물건을 배송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협력업체는 각 대리점의 주문 내역과 발송 일정을 고려하여 매일 출고진행 현황표를 작성하고,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위 출고진행 현황표에 따라 작업할 대리점을 선택한 후 오더피커<1>를 조작하여 자신이 담당하는 구역으로 이동하여, 대리점이 주문한 물품들을 차례대로 랙(rack)에서 꺼내는 작업(피킹)을 진행한 후 이를 오더피커에 적재하고, 출고대기장에 있는 각 대리점별 파렛트에 물품을 내려놓는다. 그 후 출고진행 현황표의 다른 대리점을 선택하여 같은 작업을 반복한다.
발송 작업
발송 작업자들은 위와 같이 피킹 작업자들이 각 대리점별 파렛트에 모아놓은 물품을 포장(패킹)하여 차량에 상차하는 작업을 수행하는데, 박스 포장(패킹)을 마치면 포장된 박스에 관한 정보를 PDA로 등록하고, 모든 박스에 대한 포장(패킹) 작업을 마치면 위와 같이 등록된 정보가 취합되어 출하대기 목록이 생성된다. 이후 발송작업자들은 운송 차량의 도착지(각 대리점) 및 출발 시간을 확인하여 포장(패킹)한 박스들을 상차한다.
긴급배송(긴급불출)
일반배송의 배송 일정과 별개로 물품을 배송 받고자 하는 경우에 이용되는 주문·출고 방식을 의미한다. 매주 2~3번 이루어지는 일반배송과 달리, 긴급으로 들어온 주문에 대한 긴급배송은 매일 이루어진다. 긴급배송(긴급불출)은 대리점 긴급배송(WJ)과 일반 긴급배송(RA)으로 구분되는데, 대리점 긴급배송(WJ)은 해당 부품사업소의 관할 지역 내 대리점으로 물품이 배송되는 것을 의미하고, 일반 긴급배송(RA)이란 타 지역 부품사업소로 물품이 배송되는 것을 의미한다. 긴급배송은 일반배송과 달리 작업자가 모든 구역을 돌아다니면서 해당 구역 내에 있는 긴급 주문 물품을 피킹하는 것 외에는 일반배송(계획불출)과 유사한 방식으로 피킹 및 발송 작업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진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13 내지 22호증, 을나 제8 내지10, 12,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근로자파견관계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그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그 근로자에 대하여 직 · 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 · 명령을 하는지, 그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 · 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그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 · 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2>
위 인정사실에다가 갑 제8 내지 12, 27 내지 29, 98 내지 142, 160호증, 을가 제2, 4, 7, 33호증, 을나 제1, 8, 9, 11, 13, 14, 16, 17, 24, 27 내지 31, 34 내지 36,38 내지 41, 45, 5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이 사건에서 근로자파견의 징표로서 주장한 사정들만으로는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파
견관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는지 여부
위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각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이 사건 업무를 수행하면서 전산 시스템(MAPS)<3>과 PDA를 이용하여 정보를 제공 받고,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였는데, 그러한 전산 시스템과 PDA는 피고 회사가 주문하는 물품의 종류, 수량과 출고시기를 이 사건 각 협력업체에 전달하는 수단이자 원고들이 위와 같이 전달 받은 정보의 열람 및 작업중 정보를 입력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수단이었다. 그렇다면 피고가 도급업무의 완성을 위하여 이 사건 각 협력업체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업무의 수행 결과 확인을 위한 정보를 요구하는 것을 넘어 수급업체 근로자에 대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들은 인천부품사업소 또는 인천부품팀에 배치되어 이 사건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원고들의 사업소 및 센터로의 배치, 사업소 또는 센터 안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담당하는지 여부 등은 피고의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게 이루어졌고, 피고로서는 주문에 따른 부품이 해당 주문처 또는 다른 사업소로 배송되기만 하면 충분한 것이었으므로 원고들의 작업배치나 변경에 관여할 필요도 없었다(갑 제116호증에 의하면, 피고 소속 물류 총괄반장인 AS은 원고 K에게 'AT 오늘 니가 하고 있냐?'라고 물어 보는 등 피고 소속 직원으로서도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 중 누가 구체적인 업무를 수
행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은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른 업무 수행 과정에서 피고 소속 직원들과 업무에 관하여 대화한 다수의 통화 녹음이나 메시지 등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은 근거라고 주장하고, 갑 제98 내지 14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이 피고 소속 직원으로부터 '일단 (부품) 하나는 먼저 보내자'라는 말을 듣고 이에 따르거나, '특정 부품의 재고를 확인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재고를 확인한 후 답장을 한 사실 등은 인정된다. 한편, 원고들이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피고 소속 직원들과 직접 의사연락을 주고받고 그 과정에서 피고의 업무지시로 볼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이 사건 도급계약에서 정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협력업체가 피고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로그 존재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의사연락 내지 업무지시가 업무상 지휘·감독관계의 징표에만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민법 제669조에서 도급인의 업무 지시를 예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도급인은 도급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수급인 또는 그 이행보조자에게 필요한 경우 도급업무의 이행을 지시하거나 그 이행에 따른 결과의 확인·검수를 요청할 수 있고, 도급인이 수급인이나 그 이행보조자에게 지시권을 행사하였더라도 수급인이 그의 책임 하에 그 일을 완성하였다면 그들 사이에 업무상의 지휘·감독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위갑 제98 내지 14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례들은 모두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른 원고들의 업무, 즉 부품을 '입고 - 분류 - 저장 - 피킹 - 포장 - 상차'하는 업무의 완성을 위하여 피고 소속 직원들과 의사연락을 주고받은 것에 불과하고, 이를 넘어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상당한 정도의 지휘·명령을 받은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원고들이 제출한 나머지 통화 녹음 및 메시지 등도 같다).
원고들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는 피고 회사의 직접 생산과는 무관한 업무이므로, 그 업무의 성질상 원고들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곧바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원고들이 피고가 수행하는 업무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인천부품사업소 또는 인천부품팀 내에서 피고 소속 직원들과 원고들이 수행하는 업무는 기본적으로 공정 단위로 구분되어 있고, 저장 및 피킹 작업의 경우에는 피고 소속 직원들과 원고들이 담당하는 업무가 부품의 종류에 따라 구분되어 있다. 그렇다면 사업소 및 센터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작업자들 모두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으나, 이는 업무방식의 유사성에서 기인한 것일 뿐이고, 개별 공정이나 업무대상인 부품의 종류를 기준으로 보면 피고 소속 직원들과 원고들의 업무가 명확히 구분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피고 소속 직원들의 결원시 원고들 또는 이 사건 각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의한 대체근로가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긴급·RA 공정 업무의 물량이 많거나 위 공정의 결원이 발생하면 피고 소속 직원이 위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있고, 갑 160호증의 영상이 이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영상 속 인물은 피고 회사 소속 '현장 관리자'인 AU 반장으로서, 평소피고 회사가 수행하는 현장 작업조차도 수행하지 않지만 긴급하고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하여 직접 분류작업을 수행한 것을 원고들이 촬영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원고들과 피고 소속 직원들이 수시로 서로의 결원을 대체하는 등으로 구분 없이 혼재되어 작업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이 없다).
협력업체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 근로조건의 결정, 교육 및 훈련,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여부
이 사건 각 협력업체가 작업배치권 등을 행사하여 필요에 따라 소속 근로자들을 인천부품사업소 또는 인천부품팀 중 필요한 곳에 배치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오히려 이 사건 각 협력업체의 현장소장은 위 출고진행 현황표(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협력업체에 의하여 작성되고, 그 내용 또한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른 업무 수행을 위하여 필수적으로 전달되어야 하는 기본적인 정보, 즉 '어떤 물품을 어디로 출고하여야 하는지'에 관한 것에 불과하다)를 기초로 원고들에게 출고 업무를 지시하고 업무 진행 현황을 지휘·감독하였으며, 작업량에 따라 작업 일정을 변경하기도하였다. 또한 특정 구역의 작업이 지연되거나 작업량이 과다한 것으로 판단되면 작업을 먼저 마무리한 다른 반으로 하여금 해당 구역 작업을 지원하도록 지시하였고, 특정반에 결원 또는 열외가 발생한 경우 다른 반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업무와 관련하여 요청사항이 있는 경우 원고들이 아닌 현장소장 또는 반장들에게 연락하여 관련 내용을 전달하였고, 이를 받은 현장소장 등이 이 사건 각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지시를 하였다.
이 사건 도급계약은 완성된 일의 양을 기준으로 도급대가를 산정하는 구조로서, 기본적으로 처리건수에 단가를 곱한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되고, 부수적으로 비생산업무를 수행하는 계약직 등에 대한 인건비 및 장비운영비 등을 가산하여 도급대가를 산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른 도급대가가 이 사건 각 협력업체의 근로자수를 기초로 하지 않았으므로, 피고로서는 이 사건 각 협력업체의 근로자수 자체나 이 사건 각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개별 근태(출퇴근 여부, 지각, 조퇴 여부 등), 근무시간(연장, 휴일근무 여부 등) 등을 직접 관리 및 통제할 필요성이 없었다. 실제로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근태 등을 관리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각 협력업체가 직접 원고들의 근무태도를 점검 및 관리하고, 비위행위에 대해서는 징계 등의 인사조치를 실시하였다(예컨대, 협력업체는 2021. 6.경 원고 U의 다른 근로자에 대한 욕설 및 인신공격성 발언 행위에 대해, 단체협약에 근거하여 '구두상 주의' 징계조치를 한 바 있고, 특정 근로자들의 부서를 이동시키거나 반장 등의 직책을 부여하였으며, 원고들의 휴가 사용도 협력업체의 반장, 부소장 및 현장소장의 결재를 받아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피고 회사가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사정은 없다).
이 사건 각 협력업체는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장애인 인식 개선교육, 성희롱 예방 교육 등의 법정 교육을 자체적으로 실시하였고, 신규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교육 및 업무관련 교육 등도 자체적으로 실시하였다.
협력업체가 이 사건 도급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
수급인이 도급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지 못한 경우 독자적인 업무수행을 하기 어렵고 도급인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이는 근로자파견 인정의 징표가 될 수 있는데, 원고들이 피고 소유의 건물에서 이 사건 업무를 수행하는 사실은 인정된다.
한편, 위 인정사실에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협력업체는 이 사건 도급계약의 목적인 부품 물류공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원고들이 사용하고 있는 업무 장비는 참가인의 소유이고, 참가인 이전의 다른 회사가 이 사건 도급계약의 협력업체일 때에는 이 사건 업무 수행을 위하여 피고 회사 소유의 장비를 사용하기는 하였으나, 위 협력업체는 이에 대한 임대료를 모두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파견관계 여부 판단을 위한 독립적 기업조직 및 설비가 반드시 장소나 도구 등 물리적인 설비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각 협력업체가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업무배치를 하고 그에 대한 근태를 관리하며, 업무 수행 그 자체나 수행 과정에서 필요한 수정 등을 지시하여야 하는바, 이는 그러한 기능을 하는 조직 체계를 갖추어야 가능하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협력업체는 소속 근로자에 대한 작업배치권을 행사하거나 그때그때 개별적인 업무를 지시 및 수정하였고,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권을 행사하여 근태를 관리하는 등의 조직 체계를 갖추어 이 사건 도급계약상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수 있고, 이 사건 각 협력업체가 명목적인 것에 불과하여 피고 회사에게 단순 노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른 업무가 한정성·구별성을 가지는지, 협력업체가 그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여부
이 사건 각 협력업체가 피고로부터 도급 받은 업무의 내용은 인천 부품사업소 입고장에 들어온 자동차용 AS부품 가운데 특정 부품을 창고 내 각 저장 장소로 운반하여 저장하고(저장), 저장되어 있는 부품을 각 출하 장소로 운반하여 이동하며(피킹), 각 출하 장소에 이동된 부품을 배송에 적절한 상태로 포장한 후(포장), 포장이 완료된 자동차 부품을 지게차 등을 통해 배송 트럭에 적재(상차)하는 업무로 특정되어있고, 그 내용은 앞서 본 이 사건 도급계약서에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으며, 원고들과 피고 회사 직원들이 수행한 업무는 공정 또는 AS부품을 기준으로 구체적으로 구별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른 업무는 한정성·구별성을 가진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 회사가 부품을 생산하면 이 사건 각 협력업체가 이를 입고시켜 분류하여 보관하다가 주문을 받아 수요가 발생한 부품의 종류와 수량을 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꺼내어 포장한 후 운반하여 공급하는 업무는 피고 회사의 부품 생산 규모 및 그에 대한 수요의 측면에 비추어 보았을 때 쉽게 수행할 수 있는 업무라고 보기는 어렵고, 시간 및 비용 등 많은 자원이 소비되는 업무로 보인다. 이에 피고 회사는 이 사건 도급계약을 통하여 이 사건 업무를 이 사건 각 협력업체에게 도급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 사건 각 협력업체는 피고 회사에 대한 AS부품 수요에 대하여 공급망 관리를 최적화하고 물류 운영을 간소화하는 측면에서 이 사건 업무에 대한 전문성·기술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이고, 이를 피고 회사의 역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박승균 이영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