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0. 17. 선고 2023가합84043 판결

2023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 O은 방문건강확인<1>, 방문적부조사<2> 등을 수행하는 의료기관인 ‘Q의원’(이하, ‘Q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고, 피고 P 주식회사(이하, ‘피고 P’라 하고, 기재의 편의상 Q병원과 피고 P를 ‘피고들’이라 한다)는 방문적부조사 및 손해사정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며, 원고들은 2012.경부터 2022.경까지 피고들 또는 Q병원과 방문건강검진 및 방문적부조사에 관한 위촉계약(이하, ‘이 사건 위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방문건강검진 및 방문적부조사 업무를 수행한 간호사 또는 임상병리사들이다. 이 사건 위촉계약의 계약관계는 아래 표와 같다. (생략) 2) 원고들과 피고들은 이 사건 위촉계약을 체결하면서, 아래 내용과 같은 위촉계약서<3>를 작성하였다. <4> <5> 나. 이 사건 업무의 개요 1) 보험사는 보험가입대상자의 보험 청약시로부터 30일 이내에 보험청약의 낙부(보험인수 여부)를 결정하여야 하고, 보험청약을 할 때로부터 30일이 경과하면 보험청약을 승낙한 것으로 보게 된다(상법 제638조의2 제1, 2항). 보험설계사들의 모집에 따라 보험가입대상자들이 보험사에 보험계약의 청약을 하면, 보험사는 1차적으로 서류심사를 통해 추가 심사 없이 보험인수를 결정하거나, 추가 심사(건강확인, 적부조사 등) 진행을 결정한다. 추가 심사를 결정한 보험사는 피고들<6>에게 건강확인 및 적부조사 등을 위탁하고, 피고들은 위탁 받은 보험가입대상자의 거주지에 따라 해당 지역을 담당하는 방문간호사 또는 방문임상병리사(이하, ‘방문임상병리사 등’이라 한다)에게 접수건을 배정한 후 아래 4항과 같이 보험사에게 분석 결과를 전달한다. 그 분석 결과를 받은 보험사가 보험청약의 낙부를 결정함으로써 보험계약 체결여부 심사가 종료된다.

2)

원고들이 수행하는 방문건강확인 및 방문적부조사의 구체적인 절차는 다음과 같다. 위와 같이 방문임상병리사 등이 피고들로부터 보험가입대상자의 거주지에 따라 지역별 접수 건을 배정받으면, 1 보험가입대상자에게 직접 연락하여 방문시간·장소를 확정하고(이를 ‘확약’이라고 한다), 2 확약 일정에 맞추어 보험가입대상자의 주거지 등을 방문하여 건강검진 및 적부조사를 수행한 후 3 보험사가 요구한 정보를 전산에 입력하고, 채혈 등으로 확보한 검체는 Q병원의 사업장으로 보낸다. 4 Q병원은 위 검체 등 건강검진정보, 면담내용을 분석하여 그 결과를 보험사에 전달하고, 피고 P는 검체분석 없이 보험사가 요구한 정보를 보험사에 전달한다(이하, 원고들이 위촉계약에 따라 수행하는 위 1~3 업무를 ‘이 사건 업무’라고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69호증, 을 제1, 2, 19, 20, 23, 24, 78, 79, 95, 9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이 사건 업무 수행 과정에서 피고들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들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퇴직금과 근로기준법에 따른 연차휴가수당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관련법리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2)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그에 대한 입증책임은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54637, 2006다54644(병합)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7> 갑 제7, 15, 16, 24, 27, 33, 76, 84 내지 88, 90, 91, 94, 95, 97, 103, 106, 107, 110, 149, 159, 162호증, 을 제3 내지 6, 8, 11, 12, 15, 17, 18, 21, 28 내지 36, 38, 62, 66, 67, 70, 71, 77, 90, 95 내지 97호증의 각 기재, 동대구세무서의 과세정보회신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과 이 사건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업무를 수행한 원고들이 피고들에 대하여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이 피고들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나머지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원고들은 업무수행 여부, 업무수행 시간과 장소, 순서 등을 피고들의 관여 없이 독립적으로 정하여 이 사건 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들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가)

업무 배정 및 수행 여부

(1)

피고들은 방문임상병리사 등을 모집할 때부터 그 방문임상병리사 등이 담당할 지역을 특정하여 모집하고 위촉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방문임상병리사 등의 담당지역은 중복되지 않는다. 피고들의 전산에는 방문임상병리사 등의 각 담당지역이 등록되어 있어, 보험사가 피고들에게 검진 및 조사를 위탁하면 보험가입대상자의 주소지에 따라 해당 담당지역 방문임상병리사 등이 자동적으로 배정되므로, 피고들이 임의로 방문임상병리사 등을 선정하여 업무를 배정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원고들로서는 보험사가 자신이 담당하는 지역에 거주하는 보험가입대상자에 대한 검진 등을 피고들에게 의뢰하는 순간부터 사실상 위 보험가입대상자를 담당하게 되는 것이어서, 원고들이 피고들로부터 배정을 받아 이 사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2)

방문임상병리사 등이 위와 같이 배정 받은 일을 모두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자신의 개인 일정 등에 따라 자유롭게 업무 수행 여부를 결정하였다. 1 원고 N는 2022. 8. 8. Q병원 직원 U에게 전화하여 ‘약 7일간 해외에 가게 되었고, 자신이 자리를 비우는 동안 자신의 담당 지역 중 계양구는 V 대신해주기로 하였는데, 부평구를 대신해 줄 사람이 마땅치 않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2 원고 K은 2021. 7. 30. Q병원 직원 W으로부터 ‘월요일 성북구 검진이 가능한지’ 문의를 받자 ‘월요일은 안 된다’고 거절한 후 화요일에 검진을 수행하기로 하였고, 2021. 10. 8. W으로부터 ‘화요일에 중랑구 X에 있는 Y 검진 가능한지’를 문의 받고 ‘화요일은 병원 예약을 해두어 화요일에는 업무를 하지 않을 예정’이라는 취지로 말하여 특정 일자에 의뢰된 일은 수행하지 않기도 하였으며, 3 원고 F은 2010. 10.경 Q병원에게 ‘약 5주간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개인 공부시간 확보를 위하여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업무를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통보하였고, 4 피고 P는 2018. 5. 11., 2019. 5. 28., 2019. 8. 20., 2019. 11. 29. Z에게 담당하는 지역의 방문적부조사를 요청하였는데, Z은 집안 행사나 김장 등 개인 사정을 이유로 피고 P의 요청을 거절하였고, 5 Q병원은 2020. 12. 16. 전남 고흥을 담당하는 AA에게 그 지역 방문건강검진 건을 2020. 12. 18.에 수행하도록 요청하였는데, AA은 ‘너무 먼 곳이다’라는 이유로 업무 수행을 거절하였으며, 6 Q병원은 2020. 12. 10. 오전경 서울 금천구를 담당하는 AB에게 당일 오후에 방문건강검진이 가능한지 물어보았는데, AB는 ‘오후 시간을 비워 두었다’는 이유로 업무를 거절하였고, 이에 Q병원은 인근 지역인 서울 구로구를 담당하는 AC에게 방문건강검진을 요청하였으나, AC도 ‘개인 사정으로 하루 일정을 비워 두었다’는 이유로 업무를 거절하였다. 7 Q병원과 위촉계약을 체결한 AD은 2022. 6. 2.경 U에게 3주간 해외여행을 갈 예정이라는 사실을 통보하면서, U으로부터 ‘업무를 대신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자 ‘없다’고 하면서, U에게 ‘일을 대신해 줄 다른 사람을 설득해봐라. 난 이미 비행기 표도 끊어 놨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3)

원고들은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기간에는 직접 다른 방문임상병리사 등을 섭외하여 자신이 담당한 지역의 업무를 대행하도록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피고들의 허락을 받지 아니하였고, 피고들은 이를 제지하거나 관여하지 아니하였다. 예컨대 원고 I은 2021. 8. 4. U에게 ‘동생의 가게 개업을 도와주기 위해서 위촉계약 업무를 한 달간 쉴 예정인데, 자신의 담당 지역 중 포천과 양주는 AE에게, 의정부는 AF에게 대행하도록 하였다’는 사실을 통보하였다.

나)

업무 방법

(1)

건강검진 항목, 건강검진 방식(채혈 사유나 채혈 방식

등) 및 검진 후 입력할 항목과 방식 등은 피고들이 아닌 보험사가 정하고, 피고들이 보험사로부터 의뢰받은 검진 및 조사의 내용은 보험사나 보험상품 별로 다를 수밖에 없다. 결국 이 사건 업무의 내용인 구체적인 방문건강검진 또는 방문적부조사의 방법은 모두 보험사가 지정한대로 정해지고, 피고들이 임의로 정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2)

피고들이 원고들에게 ‘동부는 앞장에 주소, 연락처 기재하지 마세요’, ‘우량체 진단시 필수 기재사항 *1일 흡연량: 0몇개피 *흡연년수: 0년 *금연후 경과년수: 0년 0개월 *니코틴 결과: neg/pos’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공지를 하는 등 이 사건 업무 수행에 관한 구체적 준수사항을 요청한 사실은 인정된다. 한편, 보험사들이 내부적인 기준에 따라 정해둔 검진 및 조사 방식을 준수해 줄 것을 피고들에게 요청하면, 피고들은 원고들이 이 사건 위촉계약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보험사로부터 받은 요청 사항을 원고들에게 그대로 전달한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들이 업무에 관한 보험사의 요청 사항을 위와 같이 원고들에게 전달한 것을 사용자로서의 지휘·감독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다)

업무 시간

(1)

원고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가 피고들이 정한 업무시간이라고 주장하고, Q병원의 모집공고에 ‘근무시간[9시~18시(월~금), 9시~13시(토)]’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 즉 원고들은 개인 일정과 판단에 따라 업무시간을 조절하였고, 그 과정에 피고들이 관여하지 아니한 점, 원고 B은 2020. 3. 16.부터 2020. 9. 18.까지 Q병원으로부터 총 357건의 이 사건 업무를 받아 수행하였는데 그 중 15시 이후로 위촉업무를 수행한 건은 단 18건에 불과한 점,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들이 피고들의 사무실에 출근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원고들이 이 사건 업무를 수행하는 시간 이외의 시간에 피고들의 지휘·감독에 따르는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의 업무시간이 오전 9시~오후 6시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2)

예컨대 원고 G은 2021. 9. 9. U으로부터 ‘화성시 AG에서 10시 검진이 가능하냐’는 문의를 받고 자신의 일정에 공백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검진 시간을 12시로 정하였고, 2021. 9. 23.에는 Q병원 직원 AH에게 ‘고객이 희망하는 시간에는 방문이 어렵다’고 말하고 배정된 업무를 수행하지 아니하는 등(이에 위 AH은 원고 G을 대체할 방문임상병리사 등을 찾아보았으나 구하지 못하여 보험사 측에 해당 건 의뢰를 철회해달라고 요청하였다) 하루 중 스스로 원하는 시간에 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들이 지정하는 시간에 구속되지 아니하였다.

라)

업무 일정

(1)

원고들이 피고들의 지시나 결재 없이 자유롭게 확약을 정하고, 그에 따라 이 사건 업무를 수행한 사실은 기초사실에서 본 것과 같다. 구체적으로, 원고들이 하루에 이 사건 업무를 1건도 수행하지 않은 날은 매월 평균 2일~3.25일(Q병원) 또는 7.25일~11.25일(피고 P)이고, 하루에 6건 이상 수행한 날은 매월 평균 2.5일~5.75일(Q병원), 2일~4.25일(피고 P)인바, 원고들은 개인 일정 및 효율적인 동선을 고려하여 업무 일정을 조절함으로써 특정일에 일을 몰아서 하고, 특정일을 비워 자체적으로 휴무를 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업무를 수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2)

피고들과 계약한 방문임상병리사 등은 자유롭게 이 사건 업무 일정을 정하고, 개인 일정에 따라 자체적으로 휴무를 정하기도 하였다. 1 Q병원과 계약한 AI은 2020. 10. 26.부터 2020. 11. 26.까지 한 달 간 매주 월, 목요일에 개인적인 사정(사회복지사 실습)을 이유로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음을 알리고 그 기간에는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고, 2 피고 P와 계약한 Z 병원 예약, 집안 행사, 김장 등을 이유로 업무를 수행하지 않을 것임을 통보하고 업무를 수행하지 아니하는 등 자유롭게 업무 수행 여부를 정하였다. 또한, 방문임상병리사 등은 피고들의 관여 없이 업무 일정을 구성하여 특정일에는 확약을 잡지 않는 방법으로 자체적으로 휴무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방문임상병리사 등은 위 각 경우 모두 피고들로부터 허락이나 결재를 받지 아니하였고, 피고들이 방문임상병리사 등의 자유로운 업무 일정 구성을 금지하거나 불이익을 주지도 아니하였으며, 휴무 신청 방법이나 신청서 양식도 존재하지 아니한다.

(3)

Q병원은 코로나19로 인하여 2020. 2. 24.부터 휴업을 하였고, 2020. 3. 24. 업무를 재개하면서 원고들에게 업무 재개 요청을 하였는데, 원고 C는 2020. 4. 22.에 업무를 재개하였고<8>, 원고 B은 Q병원으로부터 연락 요청을 받고도 2주간 연락을 하지 않다가 다시 ‘전화가 안돼서 문자드린다. 보험사도 매우 난감해하고 있다. 서로 연락은 되어야할 것 같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자 '보험설계사에게 문자를 보내고 있다. 별다른 일 없으면 연락을 자제해달라. 무급으로 일을 안 하고 있으니 전화를 신경 쓰고 싶지 않다‘고 회신한 후 2020. 4. 9. 업무를 재개하는 등 위촉계약에 따른 업무를 개시할지 여부도 원고들이 자유롭게 결정하였다.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업무 수행을 요청할 뿐 강제하지 아니하였고(강제할 수단도 없었다), 원고들의 업무 재개 여부에 관하여 아무런 불이익을 가하지 아니하였다.

(4)

이 사건 위촉계약을 체결한 원고들에게 고정급이나 퇴직금, 4대 보험 등의 혜택은 없으나,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의 불규칙한 3교대 근무[데이(Day), 이브닝(Evening), 나이트(Night), 오프(Off)]나 일반 의원 등의 고정 근무(오전부터 오후까지)에 비하면 업무시간이 유연하여 육아나 겸업 등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Q병원은 방문임상병리사 등을 모집하면서 ‘근무시간내 탄력적 운용 가능/ 육아와 겸하여 병행업무 가능’이라는 내용을, 피고 P는 채용공고에 ‘5. 근무형태 : 프리랜서‘, ‘고용형태 : 자유직’이라는 내용을 각 기재하였다. 실제로 1 AJ은 2014. 3.경 작성한 자기소개서에 ‘요앙병원 심사청구, 파라메딕 방문 간호사 프리랜서 원합니다’라고 기재하였고, 2 AK는 2014. 4.경 자기소개서에 ‘이전 근무병원에서는 대부분의 근무타임이 이브닝 아니면 나이트였기에 아이를 가진 부모로서, 아이와 지내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아이와 함께 잠을 자지 못하는 시간이 한 달에 적어도 1주일 정도는 있었기에 다른 사람들이 일하는 시간에 일하고 아이와 함께 주말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에 페이와 병원 경력을 포기하면서 상근직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간호사이기도 하지만 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시간의 유동성이 있는 근무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라고 기재하였으며, 3 원고 G은 2021. 12. 6. U에게 위촉계약 해지의사를 전달하면서 ‘애들이 좀 커서 병원 쪽으로 가려고 한다’는 취지로 말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을 포함한 방문임상병리사 등은 이 사건 업무와 병원 고정 근무의 선택지가 가지는 장점과 단점을 모두 고려하여 이 사건 업무를 선택한 후 이 사건 업무의 장점(유연한 업무시간, 육아, 겸업 등)을 누린 것으로 볼 수 있다.

(5)

위와 같이 방문임상병리사 등이 자유롭게 업무 수행 여부나 일정을 선택하는 것은, 통상적인 근로계약관계에서는 개인사정을 이유로 업무 개시에 관한 사용자의 업무상 지시를 거부할 수 없고 육아 등 개인 일정과 병행하기 위하여 업무시간을 스스로 구성할 수 없는 것과 분명하게 대비된다.

마)

업무 지시

(1)

근로계약관계가 아닌 위임·도급관계에서도 ‘사무의 처리’와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의 성질상 필요한 지시나 보고가 이루어질 수 있다. 민법은 목적물의 하자가 도급인의 지시에 기인한 때에는 담보책임을 묻거나 해제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하여 도급관계에서도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지시를 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고(민법 제669조), 위임은 사무의 처리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으로서(민법 제680조), 수임인은 위임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위임사무의 처리상황을 보고하고 위임이 종료한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전말을 보고하여야 한다(민법 제683조)고 규정하여 위임관계에서 수임인의 보고의무를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위촉관계에 지시나 보고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러한 지시를 하게 된 경위, 지시의 내용 및 구체성, 지시의 구속력 등을 살펴 위와 같은 지시나 보고가 근로계약상의 포괄적인 지휘·감독권에 근거한 사용자로서의 지시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해 근로자의 징표가 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S이 원고들에게 ‘현재 미결건 또는 향후 접수되는 건 중 계약일이

9. 16.일이전인 건은 이번주까지 모두 마무리를 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우체국 이전 계약건은 금요일(2. 1.)까지 심사자가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등 업무 수행 기간을 강조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어 업무 수행 기간을 수 회에 걸쳐 강조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보험사는 보험가입대상자의 보험청약시로부터 30일 이내에 보험청약의 낙부를 결정하여야 하고, 보험청약을 한 때로부터 30일이 경과하면 보험청약을 승낙한 것으로 보게 되는바, 방문임상병리사 등의 위촉업무가 지체되는 경우 보험사의 보험청약 낙부 판단이 어렵게 될 수밖에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가 위임 또는 도급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기한 준수를 강조하는 정도를 넘어 구체적인 업무 시점을 지정하는 지시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3)

또한, S이 원고들에게 ‘전산 컨택정보에 입력되어 있지 않은 건이 많습니다. 오늘부터 이번주까지 확약된 건은 반드시 컨택정보 꼭꼭 입력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AL 완전판매 중점 확인 분배된 건은 5/24까지(오늘 컨택) 꼭 1차 컨택, ★ 5. 31.일까지 면담 완료입니다’라는 문자메시지 등을 보낸 사실은 인정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업무는 방문임상병리사 등에 의하여 단독으로 수행되므로, 피고들로서는 원고들이 보험가입대상자와 연락을 취하거나 확약을 진행하였는지, 검진이나 조사를 하였는지 등의 업무수행 경과를 확인하기 위하여 원고들에게 정보입력을 요청할 수밖에 없고, 그러한 요청이 위임인의 수임인에 대한 처리상황 보고 요청을 넘어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들의 이러한 정보입력 요청에는 아무런 구속력도 없었다.

바)

업무 장소 피고들은 원고들을 위한 사무실을 마련하지 아니하였고, 원고들이 수행한 이 사건 업무의 특성상 별도의 사무실이 필요하지도 아니하였다. 원고들은 ‘방문검진 후 채혈분리를 위해 피고 P 사무실에 복귀하여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실제로 원고들이 피고들의 사무실에 출근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피고 P의 사무실에 원심분리기가 비치된 사진이 있으나, 원고들이 이 사건 업무를 수행한 후 위 사무실로 출근하여 위 원심분리기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사)

복장 등 업무 수행 과정

(1)

Q병원의 대구 사무실에 Q병원의 이니셜인 ‘AM’가 표시된 유니폼이 비치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되나, Q병원이 원고들에게 위 유니폼을 착용하고 이 사건 업무를 수행하라고 지시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위 유니폼에는 ‘AM’라는 표시 옆의 빨간색 하트 안에 ‘AN’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이는 피고 O의 ‘AN 빨간색 하트는 Q병원의 고객사인 AO의 표장이고, AO는 2012년경 Q병원에게 방문채혈업무를 위탁하면서 AO가 위탁하는 방문건강검진 때 자신들이 제작한 옷을 입어달라고 요청하였다’라는 주장에 부합하는바, 위 옷이 Q병원의 유니폼이라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오히려 S팀장이 방문임상병리사 등에게 ‘특히 복장 관련하여 너무 편한 복장으로 면담하지 않도록 조금 신경 써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유니폼을 입지 않고 근무 복장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

피고들이 원고들에게 피고들의 상호와 원고들의 직위(계약심사역 등), 소속(대구계약팀 등) 등이 기재된 명함과 사원증을 만들어 준 사실은 인정되나, 이 사건 업무는 보험가입대상자의 주거지나 직장 등에 방문하여 보험가입대상자의 민감한 개인정보인 건강정보를 확인하는 일이었으므로, 피고들로서는 원고들이 자신의 신원을 밝히고 이 사건 업무를 용이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위 명함 및 사원증을 만들어줄 필요성이 있었다. 그렇다면 피고들이 위 명함 및 사원증을 만들어주었다는 사실만으로 피고들이 원고들을 근로자로 채용하였다는 점이 입증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아)

의료행위 관련 방문간호사 또는 방문임상병리사가 수행하는 방문건강검진은 채혈 등의 의료행위가 수반되므로, 간호사 또는 임상병리사가 방문건강검진 업무를 함에 있어서는 의사의 지도가 필요하다(의료법 제2조 제2항 제5호 나목,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1조의2 제1호, 제2조 제2항 제1호). 다만, 간호사가 ‘진료의 보조’를 함에 있어서는 모든 행위 하나하나마다 항상 의사가 현장에 입회하여 일일이 지도·감독하여야 한다고 할 수는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의사가 진료의 보조행위 현장에 입회할 필요 없이 일반적인 지도·감독을 하는 것으로 족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대법원 2003. 8. 19. 선고 2001도3667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의사의 지도는 의료행위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으로서, 간호사나 임상병리사의 의료행위에 의사의 지도가 필요하다는 것만으로 의사의 의료행위에 관한 모든 지도가 근로관계에서의 상당한 지휘·명령과 같다거나, 모든 간호사 또는 임상병리사는 항상 의사의 근로자로서 의료행위를 하여야 한다는 사실이 곧바로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2)

피고들은 원고들의 이 사건 업무 수행 과정이나 결과를 평가하여 그 결과에 근거한 업무지시를 하거나 불이익을 가하지 아니하였다.

가)

피고들은 방문임상병리사 등이 3년 이상 위촉계약을 유지하면서 이 사건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인센티브 명목으로 장기근속수당을 지급하였는데, 일부 방문임상 병리사 등에게는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장기근속수당은 이 사건 위촉계약의 내용에 없었던 항목인 점, 그 금액이 3만 원에서 12만 원에 불과한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일정에 맞추어 자유롭게 업무 수행시점을 정하는데, 보험계약의 경우 보험사가 30일 이내에 보험청약의 낙부를 결정하여야 하는 기간 제한이 있어서 피고들로서는 이 사건 업무의 신속한 수행을 위한 유인책을 제시할 필요도 있었던 점, 위 장기근속수당은 원고들이 실제로 수행한 업무에 대한 수수료와는 무관하게 지급되는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일부 방문임상병리사 등에게 위 장기근속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이 불이익을 가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

피고들과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하였던 원고 D, AP 등이 제출한 진술서(이하, ‘원고 D 등의 진술서’라 한다)에는 ‘교육 불참시 평가에 반영하고, 서울 본사로 재교육을 오게 하였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 Q병원이 원고들에게 ‘11월 적부와 방진 교육시간이 변경되어 안내드립니다’, ‘금번 9월 20일 정기교육은 전산교육으로 대체하기로 했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매월 조사자 평가 결과 하위 10명에게 평가 안내문 발송과 6개월 내 누적 3회인 경우 본사 재교육 실시’ 공지를 한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들은 교육 참석 여부를 평가에 반영하거나 안내문 발송, 본사 재교육 실시 및 수수료 차감 등 어떠한 불이익도 주지 아니하였다.

다)

‘2015년 조사자 평가 변경과 신설항목’(갑 제1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들이 조사자 평가에 관한 여러 항목을 두어 방문임상병리사 등을 평가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그와 같은 평가를 토대로 상위자 10% 이내 상위 8명에게 3만 원 내지 10만 원의 직능수당을 지급한다는 것이 핵심적인 내용이고, 평과 결과에 따라 수수료를 차감하는 등의 불이익을 가한 사실은 없다.

라)

업무집행확인서(갑 제15호증) 양식에는 업무에 관한 확인내용과 문제점을 기재하도록 되어 있으나 이는 이 사건 업무 처리 과정에서 보험가입대상자로부터 민원이 발생하는 경우 그 경위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고, 상황보고서(갑 제16호증)는 보험가입대상자의 동일성 미확인 등 구체적인 문제가 발생하여 이를 설명하기 위하여 작성한 것으로서, 위촉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경위를 기술한 것이므로, 그러한 상황보고서나 경위서가 작성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들이 방문임상병리사 등의 업무를 평가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피고들은 위와 같은 상황보고서상의 문제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해당 방문임상병리사 등에게 수수료 차감이나 재교육 등 어떠한 불이익도 가하지 아니하였다.

마)

또한, 피고들이 원고들에게 ‘공지사항조회는 반드시 확인해야 할 내용이고, 이를 확인하지 않으면 업무에 중대한 오류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를 읽은 방문간호사와 읽지 않은 방문간호사가 전산에 표시되도록 할 예정이며, 이를 48시간 내에 읽지 않으면 평가에 포함시킬 예정이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인정되나, 실제로 공지사항 확인 여부를 평가에 포함시키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3)

피고들에게는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이 없었고,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서 취업규칙에 준하는 것도 존재하지 아니하였다.

4)

피고들은 원고들을 포함한 방문임상병리사 등이 이 사건 업무 외의 다른 업무를 겸업하는 것을 제한하지 아니하였고, 실제로 이 사건 업무 외의 동종 또는 이종의 업무를 하는 방문임상병리사 등이 다수 있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에 대한 전속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가)

원고 D 등의 진술서에는 ‘겸직을 금지했고, 발각 시 해고를 했다’는 취지가 공통적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변론종결일 현재 피고들 또는 Q병원과 위촉계약을 체결한 64명의 간호사 또는 방문임상병리사 중 약 20명이 요양병원, 일반병원, 동물병원, 검도관 운영, 빵집 운영, 건강식품 판매, 비누 판매 등 다양한 겸업을 하고 있는 점, 겸직을 이유로 징계를 받거나 해고가 된 방문임상병리사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겸직을 금지하고 겸직이 발각되면 해고를 했다는 위 진술서의 기재는 믿기 어렵다(위 겸업 내역은 원고들이 아닌 방문임상병리사 등의 것이지만, 원고들과 다른 방문임상병리사 등의 각 위촉계약 내용이나 업무의 실질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나)

예컨대 AQ, AR, AS는 각자 다른 병원 업무를 겸업하고 있고, 원고 H은 화, 목요일에만 이 사건 업무를 수행하고, 월, 수, 금요일 오후에는 댄스강사로 강습활동을 하였으며, 원고 C는 2019.~2020.경에 총 4군데 업체(Q병원, 피고 P, AT복지센터, AU복지센터)를 겸업하였고[가족요양보호사는 요양기관(노인복지센터)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로계약서에 지정된 근무일정표에 따라 요양보호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하는바, 원고 C로서는 이 사건 업무의 특성상 겸직 및 자유로운 업무일정 구성이 가능하였기 때문에 위와 같이 가족요양보호사 업무를 겸직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 N는 2019.~2022.까지 AV(유)를 운영하면서 건강식품 판매를 하여 매년 약 300~500만 원의 수입을 얻었으며, 원고 J은 2012.경 피고들과 위촉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AW으로부터 사업소득을 얻기도 하였다.

다)

피고들은, 기본급을 보장하는 대신 방문임상병리사 등의 업체에 대한 전속성을 강화한 다른 파라메딕 업체와 달리 매출규모가 크지 못하여 방문임상병리사 등에게 기본급을 보장해 줄 수 없었고, 이에 따라 방문임상병리사 등의 겸업을 인정해 줄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5)

원고들은 근무기간 동안 기본급을 받지 않았고, 근무내용이나 근무시간과 관계 없이 이 사건 업무의 처리 실적에 따른 수수료만을 받았으며, 그 수수료는 실적에 따라 매월 큰 편차가 있었다.

가)

피고들은 원고들을 포함한 방문임상병리사 등에게 기본급을 보장하지 않았고 이 사건 업무의 수행실적에 비례하여 수수료 지급 여부 및 지급액을 결정하였다. 원고들은 ‘피고들이 기본급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다’거나 ‘안동 지역을 담당하는 방문임상병리사의 경우 100만 원<9>을 기본급으로 보장하였다’라고 주장하였으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10> 나) 피고들이 원고에게 지급하는 수당 중 1 ‘성과수당’ 항목은 원고들의 방문건강검진 및 방문적부조사 건수에

을 것으로 보인다.

5)

원고들은 근무기간 동안 기본급을 받지 않았고, 근무내용이나 근무시간과 관계 없이 이 사건 업무의 처리 실적에 따른 수수료만을 받았으며, 그 수수료는 실적에 따라 매월 큰 편차가 있었다.

가)

피고들은 원고들을 포함한 방문임상병리사 등에게 기본급을 보장하지 않았고 이 사건 업무의 수행실적에 비례하여 수수료 지급 여부 및 지급액을 결정하였다. 원고들은 ‘피고들이 기본급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다’거나 ‘안동 지역을 담당하는 방문임상병리사의 경우 100만 원<9>을 기본급으로 보장하였다’라고 주장하였으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10> 나) 피고들이 원고에게 지급하는 수당 중 1 ‘성과수당’ 항목은 원고들의 방문건강검진 및 방문적부조사 건수에 따라 지급하는 수수료이고, 2 ‘지원수당’ 항목은 담당 지역의 방문임상병리사 등이 휴무 등의 사정으로 부재하여 인근 지역을 담당하는 방문임상병리사 등이 해당 지역으로 검진 및 적부조사를 실시할 경우 이동거리 및 소요시간 등을 고려하여 추가로 지급하는 수당을 의미하며, 3 ‘부재비’는 방문임상병리사 등이 확약에 따라 해당 일시에 방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보험가입대상자의 귀책으로 검진 및 적부조사를 하지 못할 경우 보험사와의 개별 약정을 통해 지급하는 수당을 의미한다. 4 ‘기타수당’은 보험사의 요청으로 긴급하게 검진 및 적부조사를 요청하였음에도 방문임상병리사 등이 기존 일정 또는 이동 거리 등을 이유로 검진 및 조사를 거절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방문임상병리사 등에게 소정의 비용을 더 지급하겠다고 제안하고 방문임상병리사 등이 이를 수락하여 검진 및 조사를 실시할 경우 지급하는 금원이다.

다)

Q병원에서 1 원고 A은 최저 388,000원(2013. 3.)<11>, 최고 2,385,000원(2019. 2.), 2 원고 B은 최저 350,000원(2013. 5.), 최고 3,144,000원(2019. 5.), 3 원고 C는 최저 761,280원(2014. 8.), 최고 3,215,200원(2018. 12.)을 각 받았고, 피고 P에서 1 원고 A은 최저 210,000원(2013. 10.), 최고 2,283,000원(2019. 12.), 2 원고 B은 최저 28,000원(2014. 2.), 최고 2,365,000원(2017. 12.), 3 원고 C는 최저 96,720원(2015. 1.), 최고 2,971,200원(2019. 12.)을 각 받았다. 원고 A의 경우 최소 수수료와 최다 수수료의 차이가 약 6배(Q병원) 또는 11배(피고 P), 원고 B의 경우 약 9배(Q병원) 또는 84배(피고 P), 원고 C의 경우 약 4배(Q병원) 또는 30배(피고 P)에 이르는바, 위 수수료가 실적이 아닌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을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

6)

원고들의 세금 신고 및 보험 원고들은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사업자로서의 세제 혜택을 누린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원고 A은 2014년 귀속 정기 과세표준확정신고를 하면서 피고들로부터 받은 소득 24,483,510원의 약 64%인 15,693,930원을 필요경비로 산입하여 소득금액을 8,789,580원으로 신고하였다. 또한 원고들은 피고들을 사업자로 한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과 산업재해보상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아니하였다.

7)

이 사건 계약에 관한 원고들의 인식 원고들은 이 사건 계약이 피고들과의 대등한 지위에서 체결되는 위임계약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 이 사건 위촉계약서 제1항에는 ‘갑(피고들)은 을(원고들)을 독립사업자 신분의 방문간호사(계약심사역)로 위촉하여, 갑의 파라메딕사업(보험심사업)에 필요한 인력으로 활용함을 그 목적으로 한다’고 기재되어 있고, 2 원고 F은 이 사건 소 제기와 관련하여 Q병원 직원인 AZ에게 ‘다 알고 일했던건데 그런 판결이 있다보니... 손든 사람만 챙겨주지 가만있는 사람은 바보가 되는 세상이 되어버려서 저두 오래 생각했어요’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어, 이 사건 계약이 근로계약이 아니고 자신이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나, 아래에서 보는 관련 사건(AX파라메딕, AY병원 파라메딕)의 판결에서 위 각 파라메딕 소속 임상병리사 등이 근로자로 인정된 것을 보고 퇴직금 등을 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였다는 의사를 표시하기도 하였고, 3 원고 K은 Q병원과 위촉계약을 해지할 무렵인 2022. 7. 22.경 U에게 ‘10년 동안 일했는데 퇴직금은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없는 거죠? 나만 달라고 떼쓸 수는 없고’라고 이야기하여, 자신이 근로자가 아니어서 퇴직금 지급 대상도 아님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하였다.

8)

동종 업체에 대한 관련 사건 판결과의 비교 원고들은 피고들과 동일한 업종을 영위하는 AX파라메딕·AY병원 파라메딕 소속 방문임상병리사 등의 근로자성이 인정된 사건과 이 사건은 업무수행 방법, 근무형태, 상당한 지휘·감독의 존재 등이 동일하므로 원고들도 피고들의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가)

AX파라메딕 사건 AX파라메딕은 1 소속 방문임상병리사 등에게 월 130만 원의 기본급을 보장하여, 방문임상병리사 등에게 지급할 월 수수료가 130만 원에 미달하는 경우 130만 원을 지급하였고, 2 방문임상병리사 등이 업무지침서를 위반하거나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업무지침을 위배한 바 이에 업무개선을 명하는 바입니다’, ‘업무지침서에 의한 업무처리절차를 철저히 준수하여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라는 내용의 업무개선명령서를 보낸 후 업무개선명령이 누적되는 경우 수수료를 감축하는 등의 불이익을 주었으며, 3 소속 방문임상병리사 등에게 취업규칙을 적용하고, 취업규칙에 어긋나는 행위에 대하여는 징계·해고 조치를 할 수 있었으며, 4 방문임상병리사 등으로부터 ‘병원의 제규칙을 준수함은 물론 모든 사항에 대해 상사의 감독을 받고 그 지시에 따른 업무를 철저히 수행하겠음’이라는 내용의 근무서약서를 받았고, 5 방문간호사의 등급을 1급부터 10급까지 나눈 다음 등급이 내려갈 경우 수수료를 차감하고 업무재교육, 업무개선명령, 업무정직을 명하였으며, 6 방문임상병리사 등은 휴가를 사용하고자 할 경우 휴무신청서를 작성·제출하여 AX파라메딕 직원들의 결재를 받았고, 7 2012.경까지 방문임상병리사 등이 혈청분리와 서류전산등록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사무실을 제공하여, 재택근무자와 사무소근무자가 구분되어 있었으며, 8 방문임상병리사 등으로 하여금 방문건강검진 시 반드시 유니폼과 배지를 착용하도록 하였다.

나)

AY병원 파라메딕 사건 AY병원 파라메딕은 1 일부 지역의 방문간호사에게 검진 건수와 관련 없이 일정액의 수당을 지급하였고, 2 방문간호사의 업무 내용, 근무태도 등을 평가하고, 평가결과에 따라 A~D 등급으로 나누어 수수료를 차등지급하였으며, 3 방문간호사의 업무 관련 실수에 관하여 수수료에서 벌금을 공제하기도 하였고, 4 방문간호사들에게 ‘1주일 또는 3일 이전에 담당자와 휴가 일정을 협의하라’고 요구하고, ‘업무평가 시 전체 근무일수, 휴가일수를 확인할 예정이다’, ‘내부 사전 확인 없이 휴가 시 업무평가에 영향을 준다’는 취지로 공지를 하기도 하였으며, 5 “겸업금지: 발각 즉시 ‘퇴사’(상대 파라메딕에도 알릴 것임)”라고 공지를 하여 경쟁업체와의 겸업을 비롯한 일체의 겸업을 금지하기도 하였다(다만, 나중에는 겸업 금지를 철회하였다).

다)

이 사건의 경우

(1)

피고들은 방문임상병리사 등에게 기본급을 보장하거나 기본급으로 볼 수 있는 수당을 보장한 적이 없고, 추가 보상(인센티브)을 지급하였을 뿐 방문임상병리사 등을 평가하여 등급을 매겨 수수료를 차등지급하거나 벌금을 부과하여 수수료를 감액하는 등 실제로 일한 건수에 관하여 약정된 수수료보다 적은 금액을 지급한 사실은 없다. 피고들은 휴무 사용에 관한 결재를 하거나 휴무 사용을 제한하지 아니하였고, 오히려 방문임상병리사 등으로부터 휴무 사실을 일방적으로 통보 받는 경우도 다수 있었다. 또한 방문임상병리사 등은 업무 일정을 직접 구성하여 업무가 없는 날을 만들어 사실상 휴무일로 사용하기도 하였고, 피고들이 겸업을 금지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방문임상병리사 등은 다양한 겸직 활동을 할 수 있었다.

(2)

같은 업종의 근로자라도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당연히 근로자성을 달리 판단할 수 있다. 실제로 채권추심원(근로자성을 인정한 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0다296819<12>, 근로자성을 부정한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20다208409 판결 등 참조), 백화점 판매원(근로자성을 인정한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근로자성을 부정한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11184 판결 등 참조), 정수기 설치기사(근로자성을 인정한 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20다273939, 근로자성을 부정한 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다5441 판결 등 참조), 자동차 판매 영업사원(근로자성을 인정한 대법원 2023. 10. 12. 선고 2023다254366<13>, 근로자성을 부정한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1두60687 판결 등 참조) 등 다양한 직종에 관한 소송에서, 유사한 업무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업무의 형태와 증명의 정도에 따라 결론을 달리하고 있으므로, 원고들과 선행사건의 원고들이 유사한 업무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원고들의 근로자성이 당연히 인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박승균 이영주 각주1) 1 채혈 등 보험가입대상자의 건강상태 측정 업무(이하, ‘방문건강검진’이라 한다)와 2 검진결과의 분석 업무를 의미한다. 각주2) 방문인터뷰를 통하여 보험청약 당시 보험가입대상자가 고지한 내용 중 중요사항을 확인하는 업무이다. 각주3) 원고 A, B, C는 2021. 9. 10.자 준비서면에서 자신들의 각 위촉계약서(을 제1, 2호증)가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하였고, 원고 A은 그 후인 2022. 1. 18. 위 위촉계약서에 관하여 피고 O과 피고 P 대표이사 R을 서울서초경찰서에 각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서울서초경찰서는 2022. 2. 25. 피고 O과 위 R에 대하여 혐의없음을 이유로 불송치결정을 하였다. 원고 A은 그 불송치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2022. 6. 21. 피고 O과 위 R에 대하여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 그 후 원고들은 이 사건 위촉계약서가 위조되었다는 주장을 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2022. 12. 13.자 준비서면에서는 이 사건 각 위촉계약서가 진정하게 성립되었음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위촉계약서에 기재된 업무의 범위, 제수당 규정, 원고들의 의무 규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위촉계약서는 근로계약서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기도 한 점, 피고들과 위촉계약을 체결한 나머지 원고들에 대하여도 같은 양식으로 작성된 위촉계약서가 있으나 그 나머지 원고들은 자신에 관한 위촉계약서의 진정성립을 다투지 아니하는데, 피고들이 원고 A, B, C에 관한 위촉계약서만 작성하지 아니하였다가 사후적으로 위조할 이유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여, 이 사건 각 위촉계약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됨을 전제로 판단한다. 각주4) Q병원의 위촉계약서 양식. 각주5) 피고 P의 위촉계약서 양식. Q병원의 위촉계약서 내용과 다른 부분만 기재하고, 동일한 부분은 생략한다. 각주6) 피고 P는 방문적부조사만을 수행하므로, 보험사로부터 적부조사만을 위탁 받는다. 각주7) 피고들은 별개의 사업체이나, 원고들 중 원고 H, L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모두 Q병원 및 피고 P에 동시에 소속되어 있었고, 변론종결일 현재 Q병원과 위촉계약을 체결한 간호사 및 임상병리사 64명 중 58명이 피고 P와도 위촉계약을 체결한 상태인 점, 피고 P의 팀장인 S은 Q병원의 업무에 관해서도 원고들과 소통하고, 영수증 처리와 관련하여 ‘피고 P 직원인 T에게 보내면 본사에서 P/안심을 분리해서 처리할 것’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한 점, 원고들에게 제공한 지급명세서 하단에는 ‘5월분(6월 15일 수령) 부터는 지급명세서를 본사(P/안심)에서 이메일로 발송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Q병원 또는 피고 P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필요한 사정들, 즉 사용자의 지휘·감독,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의 구속, 사업을 영위하는 방법, 보수의 성격이나 기본급 유무 등은 피고들을 분리하지 않고 함께 판단하여도 무방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별로 분리하여 판단하지 않고 함께 판단하기로 한다. 다만, 이는 피고들과의 관계에서 원고들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볼 수 있는지 함께 판단한다는 취지일 뿐,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피고들이 한 개의 회사라고 본 것은 아니다. 각주8) 원고 C가 업무를 재개하지 않는 동안 원고 C가 담당하는 지역에 거주하는 보험가입대상자에 대한 방문건강검진, 방문적부조사 업무는 다른 방문임상병리사 등이 수행하였다. 각주9) 원고들에 대한 수수료 지급 내역 중 100만 원이 지급된 내역도 없다. 각주10) 원고들 소송대리인은 변론기일에 ‘갑 제121호증 명세서 근속및평가수당란의 금액은 업무 실적과 무관하게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것으로 기본급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하였고, 이에 이 법원이 그에 대한 입증을 촉구하였으나 추가적인 입증을 하지 아니하였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근속및평가수당은 3년 이상 위촉계약을 유지한 방문임상병리사를 우대하기 위하여 추가적으로 지급된 금액으로, 기본급으로 보기는 어렵다. 각주11) 이 금액은 원고들과 피고들의 각 위촉계약 체결 직후 3개월간 수수료 지급액은 제외하고 산정한 내역이다. 이하 같다. 각주12) 위 판결은 『원고들과 같은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 업무형태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하여, 개별적인 증명의 정도에 따라 근로자성 인정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각주13)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 각 호의 사유가 없음을 이유로 상고를 기각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