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결정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1. 25.자 2023과14 결정

근로기준법 위반

주문

위반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지 아니한다.

이유

근로기준법이 제8조(폭행의 금지)에도 불구하고 제76조의2에서 새롭게 ‘직장 내 괴롭힘’ 금지규정을 도입한 입법취지, 외국에서 널리 정착되어 온 ‘직장 내 괴롭힘’ 제도의 연혁에 비추어 볼 때 ‘괴롭힘’이라는 개념은 일반 민·형사법상 폭행이나 폭력 또는 상해에 이른다고 평가할 수 없더라도 직장 내 상사등에 의한 과도한 질책이나 언동, 모욕이나 희롱 등의 행위가 반복되고 지속되면서 상대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킨 상태를 포괄적으로 이르는 상태개념인 점, 따라서 직장 내 괴롭힘을 구성하는 개별행위들 역시 따로따로 분리·평가될 것이 아니라 모두 체계적인 연관성 하에 종합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사용자 또는 직장 내 상사 등에 비하여 지위 또는 관계 등에서 열위에 놓여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도입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에서 말하는 ‘괴롭힘’이라는 것은 행위의《지속성》과《반복성》을 그 본질적 요소로 삼는다고 보아야 한다.

여기에다가, ‘직장 내 괴롭힘’을 판단할 때에는 해당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우발적,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위와 같이 지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도 함께 참작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사용자등의 폭언이나 고성 등이 근로자의 근무태만이나 그 위반사항에 대하여 지적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분노의 감정 형태로 표출되었을 뿐 지속·반복적인 언행이었음을 뒷받침할 자료가 없다면 이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포섭하는 데는 신중해야 하는 것이다.

이 사건에 돌아와 기록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먼저, 진정인과 사용자측 근로자인 B, C 사이에 이 사건이 발생한 2022. 3. 4. 이전부터 업무분장, 서로를 대하는 태도(특히, 사람을 보고도 인사를 안하는 문제), 사무실 내 소음발생 등을 둘러싸고 갈등관계가 존재하였다는 사정은 인정되나, 더 나아가 위와 같은 갈등관계의 구체적인 내용과 그 형태는 물론 이것이 그동안 외부로 어떻게 표출되었다는 것인지를 알 수 있는 아무런 자료 없다. 즉, 2022. 3. 4. 이전부터 B등에 의한 ‘직장 내 괴롭힘’ 내지 그 유사한 행위가 존재하였는지 여부를 추단할 만한 어떠한 사정도 현출되지 않은 것이다. 다음으로, 이 사건이 발생한 2022. 3. 4. 밤 10:20경 위반자의 사무실 내에서 B, C이 진정인에게 “싸가지 없다”, “미친년”, “지랄”, “씨발” 등과 같은 고성, 욕설, 폭언 등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당시 위반자의 대표자 및 B 등은 같은 날 저녁 외부에서 술을 곁들인 회식 후 사무실에서 추가 음주를 위하여 술과 음식을 사들고 회의실로 들어갔다가 화장실에 다녀오던 진정인과 마주치면서 서로 간에 과격한 언쟁이 발생하였고, 그 과정에서 진정인 역시 상대방들을 향해 언성을 높인 사실 또한 확인되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B 등이 수적 우위를 이용하여 진정인에게 고성과 욕설, 폭언 등을 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서로 간의 우연한 다툼을 기화로 기존의 갈등관계로 인해 잠재해 있던 진정인에 대한 분노가 일시적으로 폭발하면서 위와 같은 감정 형태로 표출된 것으로 보일 뿐, 이것이 위반자의 사무실 내에서 진정인에 대한 지속적·반복적인 괴롭힘의 일환이었던 것으로는 단정짓기 어렵다.

그렇다면 진정인에 대한 B, C의 ‘직장 내 괴롭힘’ 발생을 단정짓기 어려우므로 이를 전제로 한 사용자(위반자)의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의 필요한 조치 역시 요구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위반행위 성립을 인정할 수 없다. 이에 위반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따라서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36조 제1항, 제44조에 의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4. 11. 25.

판사 서영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