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서울 강남구 C에서 프랜차이즈형 가맹점으로서 속눈썹 시술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D 강남점'(이하 '이 사건 업체'라고 한다)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이다.
피고는 2013. 12. 9.부터 2018. 4. 30.까지 이 사건 업체에서 속눈썹 시술업무 등에 종사하였다.
원고는 2013. 12. 9.경 피고와 사이에 'Designer 근로계약서'를 체결하였고,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2015. 7. 1. 원고와 피고 사이에 내용이 일부 수정된 'Designer 근로계약서'가 체결되었고, 수정된 내용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이하,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3. 12. 9.및 2015. 7. 1. 각 체결된 'Designer 근로계약'을 포괄하여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1>).
피고는 2018. 5. 11. 원고로부터 퇴직금으로 9,732,860원을 지급받았다(이하 '이 사건 퇴직금'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피고는 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로서 이 사건 업체에 근무하였는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피고에게 근로계약을 전제로 지급한 퇴직금은 법률상 원인이 없는 금원인바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가사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 하더라도, 원고는 프리랜서 용역을 제공받고자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인데, 원고는 프리랜서 용역 제공자와도 근로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것으로 착오하여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이는 중요 부분에 관한 착오이고, 원고에게 중과실이 있지 아니하므로 동기의 착오를 원인으로 하여 이 사건 계약을 취소한다.
피고
피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계약에 명시된 퇴직금 규정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받았으므로 부당이득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아가 피고가 근로자가 아니더라도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은 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로서 부당이득이 될 수 없다.
판단
관련 법리
당사자 일방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일정한 급부를 한 다음 급부가 법률상 원인 없음을 이유로 반환을 청구하는 이른바 급부부당이득의 경우에는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부당이득반환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 이 경우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자는 급부행위의 원인이 된 사실의 존재와 함께 그 사유가 무효, 취소, 해제 등으로 소멸되어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었음을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참조).
민법 제109조에서 규정한 바와 같이 의사표시에 착오가 있다고 하려면 법률행위를 할 당시에 실제로 없는 사실을 있는 사실로 잘못 깨닫거나 아니면 실제로 있는 사실을없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듯이 표의자의 인식과 그 대조사실이 어긋나는 경우라야 하므로, 표의자가 행위를 할 당시 장래에 있을 어떤 사항의 발생이 미필적임을 알아 그 발생을 예기한 데 지나지 않는 경우는 표의자의 심리상태에 인식과 대조의 불일치가 있다고 할 수 없어 이를 착오로 다룰 수는 없다. 또한, 동기의 착오가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부분의 착오에 해당함을 이유로 표의자가 법률행위를 취소하려면 그 동기를 당해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을 것을 상대방에게 표시하고 의사표시의 해석상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고 인정되면 충분하고, 당사자들 사이에 별도로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기로 하는 합의까지 이루어질 필요는 없지만, 그 법률행위의 내용의 착오는 보통 일반인이 표의자의 입장에 섰더라면 그와 같은 의사표시를 하지 아니하였으리라고 여겨질 정도로 그 착오가 중요한 부분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15. 6.24. 선고 2014다235219 판결 등 참조). 또한 상대방에 의해 유발된 동기의 착오의 경우 표의자가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표시하였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7. 8. 26. 선고 97다6063 판결 참조).
원고의 청구원인 주장에 대한 판단
먼저 이 사건 계약상 근로시간, 정기회의, 근무 복장, 퇴직금 규정 등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을 제11, 12호증의 각 기재 및 이 사건 계약서의 내용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을 제11, 12호증은 피고가 아닌 G와 원고측의 대화내용에 불과하다).
그러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된 사실에 관하여 당사자 간다툼이 없고, 이 사건 2015. 7. 1.자 계약서에는 퇴직금 산정과 지급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피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사건 계약이 곧바로 무효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위 인정사실 및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 정해진 내용대로 상대방에 대하여 노무를 제공하거나, 그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 사건 계약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계약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 · 피고 사이의 노무제공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서의 효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국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 정해진 퇴직금 약정에 근거하여 이 사건 퇴직금을 지급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이 사건 퇴직금을 받았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 주장은 이유 없다.
나아가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이 근로계약으로서의 효력을 가지는 경우, 원고는 프리랜서인 피고와도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야만 하는 것으로 착오하여 위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고 주장하는바, 원고의 위 주장을 선해하여 이 사건 계약에 대한 착오 취소 주장으로 보아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계약은 근로계약으로서의 효력은 없으나 원 · 피고 사이의 노무제공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서의 효력은 유효한 점, 원고의 주장 자체로도 '원고는 피고를 프리랜서로 채용하여 용역을 제공받으려는 동기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인바, 앞서 본 이 사건 계약의 목적과 내용에 부합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착오가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의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동현(재판장) 김연화 해덕진
각주1) 이 사건 각 계약서상 사용자측 대표자 명의는 'E'이고, 사용자측 서명자 명의는 'F'이지만, 위 각 계약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것임은 당사자사이에 다툼이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