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추징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으로부터 136,339,489원을 추징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위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A의 나머지 항소, 피고인 B, 주식회사 C의 항소,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A
품목허가 서류의 영업비밀성에 대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라 한다) 품목허가 서류들은 비공지성 또는 경제적 유용성 등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피해 회사들의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배임수재죄에 대하여
피고인은 식약처 육아휴직 기간 동안 심사관으로서의 업무를 중단하고 있었으므로 위 기간 동안 식약처와의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의약품 원재료 및 시약 공급계약 체결의 알선에 관한 청탁은 식약처심사관의 임무와 무관하다.
피고인은 주식회사 C(이하 주식회사의 경우 ‘주식회사’ 기재를 생략한다)의 급여 명목으로 4,500만 원을 지급받았을 뿐 B으로부터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2 순번 1 내지 3, 5 내지 7 기재와 같은 명목 및 액수의 금원을 수수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이 C으로부터 차용한 3,000만 원은 수수액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피고인은 계약 체결 주선의 대가로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2 순번 10 기재 112,790,000원을 받은 사실이 없고,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D에게 도움을 청하여 D으로부터 5,700만 원을 무상 지급받았을 뿐이다.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2 순번 11 기재 13,479,980원은 피고인이 E에 수입식품 및 수입식품 신고절차에 관한 자료를 작성하여 준 대가로 지급받은 돈이고, 계약 체결 알선의 대가로 받은 돈이 아니다.
피고인은 D 등과 공모하여 계약 체결 주선의 대가로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2 순번 12 기재 44,378,400원을 수수한 사실이 없고, 위 돈은 피고인이 C에서 받지 못하였던 급여 등을 D이 C으로부터 대신 지급받은 돈에 불과하다.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국외누설등)죄에 대하여
피고인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B에게 F 별규 자료를 제공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이 C 사무실 책상에 놓아둔 F 별규 자료를 B 또는 C의 직원이 스캔하여 그 파일을 취득하였을 뿐이다.
F 별규 자료는 G에 의해 이미 확보된 자료일 뿐 아니라 경제적 가치가 없는 자료이고, 피고인은 위 자료를 1차 가공물의 형태로 B에게 제공하였을 뿐이므로, 위 자료가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지 못하였고, 이를 통해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H에 손해를 입힐 목적도 없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3년, 추징 225,413,289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B, C[아래 1), 4), 5)항에 대하여]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국외누설등)죄 및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죄에 대하여 가) 피고인 B은 G에 F의 화학적 성분 및 반응 검토를 요청하였을 뿐, F 별규자료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
F 별규는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에 따라 작성된 단순한 자료에 불과하고, 의약품 품목허가 신청 시에 이를 활용할 수 없으므로, 경제적 유용성이 없어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
G는 이미 F을 취급하는 업체로서 F 별규 자료를 사용할 필요가 없었고, 위 별규의 제공으로 인해 H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없었으므로, 피고인 B에게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H에 손해를 입힐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G는 F 별규 자료의 내용 일부를 확인하였을 뿐이고, 이를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9. 1. 8. 법률 제162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1항에서 정한 ‘외국에서의 사용’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없다.
I에 대한 배임증재죄에 관하여 J은 C이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지위에서 납품해 오던 약품이므로, 피고인 B이 I에게 J 공급계약 체결에 편의를 봐 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할 이유가 없었다.
A에 대한 배임증재죄에 관하여 A은 식약처 육아휴직 기간 동안 심사관의 지위를 갖고 있지 않았고 복직 후에도 심사관 업무를 맡을 것인지 여부가 불확실하였으므로, 식약처와의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 A이 C의 직원으로서 영업 활동을 하고 성과급을 지급받은 행위는 식약처 심사관의 임무와 무관하다.
위법수집증거 관련 주장 압수수색검증영장(영장번호 2018-34024호)에는 압수할 물건으로 “A이 사용하였거나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 및 네트워크 저장 장치”만이 기재되어 있으므로, 위 영장에 따른 압수수색의 대상은 A이 피고인 C에서 퇴사하기 전 NAS 서버에 저장한 자료로 제한되어야 한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피고인 B이 NAS 서버에 저장한 자료까지도 압수하였는바, 이는 위법한 압수·수색에 해당한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 B: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피고인 C: 벌금 7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피고인 A에 대하여)
사실오인 피고인 A이 각 제약회사 등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품목허가 서류를 반출할 경우 제약회사 등에 손해가 발생하므로, 식약처에는 제약회사 등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의 부담에 따른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 있다. 피고인 A도 품목허가 서류를 반출할 경우 식약처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염려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므로, 피고인 A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피고인 A에 대한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품목허가 서류의 영업비밀 해당성에 대한 판단 – 피고인 A
관련 법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의 ‘영업비밀’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하는 것인데, 여기서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다’는 것은 정보가 간행물 등의 매체에 실리는 등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정보를 통상 입수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는 것은 정보 보유자가 정보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또는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며,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은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인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2도1282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I 및 C에게 누설한 식약처 품목허가 서류들은 피해회사들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므로, 이를 전제로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누설등)죄 및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국외누설등)죄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비공지성 1 식약처 품목허가 서류는 제약회사 등이 식약처에 의약품 및 의약외품(이하 ‘의약품 등’이라 한다)의 제조판매·수입품목 허가를 신청하면서 제출하는 자료로, 그 가운데 ‘원료약품 및 그 분량’, ‘제조방법’, ‘기준 및 시험방법’, ‘별규’ 부분은 각 피해 회사와 식약처를 제외한 제3자에게는 공개되어 있지 아니하고, 피해 회사 내부에서도 접근 권한을 부여받은 업무 담당자 등 일부 직원만이 위 서류를 열람 가능하며, 인터넷이나 논문, 간행물 등을 통해 그 내용이 발표된 바도 없다. 2 ‘원료약품 및 그 분량’은 의약품 등의 원료명, 배합목적, 규격, 분량, 단위, 제조원 등이 기재되어 있는 자료로, 피해 회사 및 식약처 외부의 제3자에게 공개된 바 없다. 식약처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에는 의약품 등의 원료명 및 주성분의 분량이 공개되어 있으나, 주성분을 제외한 부형제, 용제 등 첨가제의 경우 그 배합목적, 분량, 규격 등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3 ‘제조방법’은 의약품 등을 제조하는 공정의 순서와 명칭, 공정별 사용원료, 제조자, 제조원 등이 기재된 자료이고, ‘기준 및 시험방법’은 완제품의 품목허가 및 생산, 수입 및 판매, 의약품 정기 감사 등에서 요구되는 품질의 관리 기준과 이를 위한 시험방법이 기재된 자료이며, ‘별규’는 약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원료의 품질 기준 및 시험 방법 등이 기재된 자료이다. 위 자료들 모두 일반적으로 공개되어 있지 않고, 피해회사나 식약처가 아닌 제3자를 통해 취득할 수 없다. 4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4 순번 3 기재 “K 주사제 국제공통기술문서(CTD) 중 공정 자료”는 L 100mg(K)의 국제공통기술문서(Common Technology Document) 중 일 부분으로 의약품의 제조 공정과 각 공정별 인증 절차가 기재된 자료이고, “제조공정별 인증결과(Validation Summary Report)”는 위 ‘제조방법’에 따라 제조된 의약품의 품질의 균질성을 검증하기 위해 제조 공정별 인증 결과를 요약한 자료이다. 이들 각 자료들은 각 장에 비밀 표시(Confidential and Proprietary, CONFIDENTIAL)가 되어 있고, M 유한회사(이하 ‘M’이라 한다)와 식약처를 제외한 제3자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경제적 유용성 1 ‘원료약품 및 그 분량’은 피해 회사가 제형연구 및 품질시험 등의 연구 과정을 거쳐 작성한 자료이고, 경쟁 업체에서 이를 획득할 경우 동등한 의약품을 개발하는 데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특히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에 공개되지 않은 부형제의 규격과 분량에 따라 의약품의 용출량(체내에서 약이 녹는 정도)이 결정되는데, 용출량은 의약품의 효과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 의약품 개발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일 뿐 아니라 의약품 품목허가 심사 시에도 주요한 고려 대상이다. 2 ‘제조방법’에는 의약품 등의 제조공정이 다소 개괄적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자료에 기재된 공정 순서, 조합 원료 등을 연구하여 작성하는 데에는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한다. 경쟁업체에서 위 자료를 참고할 경우 그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의약품 등의 제조 공정을 개발하는 데에 있어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특히 ‘비고’ 란에 기재된 원료 제조원 정보를 통해 양질의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원료 제조업체를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 ‘기준 및 시험방법’은 품목허가 서류 가운데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자료로, 피해 회사가 직접 설정한 시험 항목과 품질 관리 기준 및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여 개발한 시험 방법을 포함하고 있다. 위 자료에 기재된 시험방법은 의약품 등의 품목허가 신청 및 생산, 수입 및 판매, 의약품 정기 감사 시에 모두 사용되는 자료로, 경쟁업체에서 이를 취득할 경우 보다 손쉽게 유사한 제품을 개발하여 판매하거나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은 기준 및 시험방법 자료가 ‘의 약(외)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규정’의 예에 따라 작성된 것일 뿐 피해 회사들의 특유한 내용이 포함된 자료가 아니라고 주장하나, 위 규정은 ’기준 및 시험방법‘의 작성 형식 및 예시, 일반적인 품질 관리 기준 등을 정하고 있음에 불과하다. 피해 회사들이 비용과 노력을 들여 이 부분 자료의 내용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이상, 그 형식이나 일부 정형화된 내용이 지침으로 규정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자료의 경제적 유용성을 부정할 수 없다.] 4 ’별규‘ 자료는 피해 회사들이 원료 생산 회사로부터 독점적으로 제공받은 자료를 토대로 번역과 수정을 거쳐 작성한 내용 및 피해 회사들이 상당한 비용과 노력을 들여 개발한 시험 방법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경쟁업체에서 위 자료를 취득할 경우 이미 식약처의 품목심사를 통과한 원료의 규격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향후 식약처의 품질기준에 맞는 의약품 등을 개발하거나 품목허가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 별지 범죄일람표 4 순번 3 기재 자료 가운데 국제공통기술문서 공정 자료는 M에서 연구와 실험을 거쳐 개발한 의약품 제조 공정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제조공정별 인증 결과는 완성된 의약품의 균질성을 입증하기 위해 제조공정의 각 단계에 대한 연구와 시험을 거쳐 작성된 자료이다. 위 각 자료들 모두 완성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었을 것으로 보이고, 경쟁업체가 이를 취득할 경우 M의 L 100mg과 유사한 의약품을 개발하는 데에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6 피해 회사들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여 위와 같은 품목허가 자료를 작성하였고, 경쟁업체에서 이와 같은 품목허가 자료를 취득할 경우 제품 개발에 필요한 비용 및 시간을 상당한 정도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제네릭 의약품의 경우 이미 품목허가를 받은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한 특성을 가졌는지 여부를 위주로 품목허가 심사가 이루어지므로, 이미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받은 의약품 등의 허가 자료를 취득할 경우 이를 허가 신청에 활용함으로써 보다 용이하게 의약품 등의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밀관리성 1 피해 회사들은 품목허가 서류들을 비밀로 분류하거나 서류에 비밀이라는 표시를 하여 이를 열람하는 자로 하여금 비밀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였고, 품목허가 서류 원본은 잠금장치가 된 캐비닛에 보관하고 사본은 별도의 보관 장소나 제3자의 접근이 제한된 저장 매체에 보관하며, 위 서류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관련 업무의 담당자 내지 사전에 허가받은 자에게만 제한적으로 부여하였다. 2 피해 회사들은 건물 출입문에 지문인식 잠금 장치를 설정하여 외부인이 위 서류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고, 건물 내부 및 서류 보관 장소에 CCTV를 설치하거나 경비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여 서류의 무단 열람 및 외부 반출을 통제하였다. 3 피해 회사들은 회사 내 컴퓨터 및 업무 시스템에 암호를 설정하여 사전에 허가받지 않은 자가 회사 내부에서 품목허가 서류를 열람할 수 없도록 하였고, 이동식 저장장치나 네트워크 저장 장치의 사용을 제한함으로써 품목허가 서류 파일의 외부 반출을 통제하였으며, 서류 파일에 암호를 설정하거나 DRM 보안 시스템을 이용함으로써 외부인의 서류 열람을 제한하였다. 4 피해 회사들은 직원들로 하여금 입사 및 퇴사 시 비밀유지서약서 내지 경업금지서약서를 작성하도록 하였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정기 보안 교육을 실시하였으며, 자체적인 보안 규정을 수립하여 시행하였다. 피해 회사가 다른 업체에 의약품 생산 등을 위탁할 경우에도, 해당 업체와 품목허가 서류에 관한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여 위 서류가 제3자를 통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였다.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국외누설등)죄 내지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죄에 대한 판단 - 피고인들 가. 관련 법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1항 위반의 죄는 고의 외에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 손해를 입힐 목적’을 범죄성립요건으로 하는 목적범이고, 그와 같은 목적은 반드시 적극적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이 아니더라도 미필적 인식으로도 되며, 그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의 직업, 경력, 행위의 동기 및 경위와 수단, 방법, 그리고 영업비밀 보유기업과 영업비밀을 취득한 제3자와의 관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4. 12. 선고 2010도39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 A과 피고인 B은 공모하여 H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F 별규 자료를 G에 전송함으로써 누설하였고, 위 피고인들에게 위 자료가 외국에서 사용될 것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 및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H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도 있었다고 판단되므로, 원심의 판단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1 식약처 품목허가 서류의 일부인 F 별규 자료가 H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는 점은 앞서 제2항에서 본 바와 같다.<1> 2 피고인 A과 피고인 B 모두 수사기관에서 피고인 A이 F 별규 자료의 일부를 수정하여 피고인 B에게 전달하였다는 점 및 피고인 B이 이를 번역하여 G에 제공하였다는 점을 자인하였는데, 위 진술에 특별히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다. 3 피고인 B은 G에 F 별규 자료 자체를 제공한 사실이 없고 다만 그 가운데 일부만을 수정하여 송부하였을 뿐이라고 주장하며, 피고인 B이 G에 보낸 이메일의 내용을 제출하였다. 그러나 위 이메일의 내용을 놓고 보더라도 피고인 B이 F 별규 자료에 기재된 F의 성상, 융점, 용해상태, 건조감량, 강열잔분, 순도 등 H이 취급하는 F의 고유한 품질 기준을 G에 제공한 사실이 인정된다. 4 피고인 A, B은 2017년 초경 피고인 C과 N의 F 주사제 공동 개발을 추진하면서, H의 품목허가 서류를 제품 개발 및 품목허가 신청에 참고하여 H의 O주사2%와 유사한 제품을 개발할 것을 계획하였다. 피고인 A, B은 신규 개발하는 주사제의 원재료인 F을 G로부터 공급받을 목적으로 G에 H의 F 별규 자료를 제공하며 위 자료에 기재된 시험방법에 따른 품질 시험을 요청하였는데, 이를 통해 H이 취급하는 F과 동일한 품질의 F을 G로부터 공급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G가 별규 자료에 기재된 시험방법으로 F 품질 시험을 실시하거나 별규 자료에 기재된 품질 기준에 부합하는 F을 공급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행위는 모두 F 별규 자료의 ‘사용’에 해당한다. 5 G가 F 별규 자료를 참고하여 H의 F과 유사한 품질의 F을 C과 N에 공급하고, 이를 통해 H의 F 주사제와 유사한 제품이 개발되어 국내에 유통될 경우, H의 매출에는 상당한 타격이 초래될 수 있었다. 피고인 A, B은 이와 같이 F 주사제 신제품 출시가 H에 손해를 발생시킬 수 있음을 인식하면서도, 위 신제품 개발 과정의 일환으로 F 별규 자료를 G에 누설하였다. 6 나아가 F을 생산하는 회사인 G가 H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F 별규 자료를 취득할 경우, 요청받은 목적대로 위 자료를 사용하는 것 이외에도 자료에 기재된 F의 품질 기준이나 시험 방법을 자사 제품의 품질 개선에 활용하거나 국내 허가 기준에 맞는 F 원료 개발에 참고하는 등으로 F 별규 자료를 유용할 가능성도 존재하였다. 피고인 A, B은 F 별규 자료가 H의 영업비밀에 해당함을 인식하면서 이를 G에 제공하였는바, 자료가 G에 의해 사사로이 사용될 가능성 및 이로 인해 H에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7 피고인 A, B은 위와 같이 G를 통해 F 공급 가능성을 확인하여 N의 F 공급 계약 체결을 주선해 준 대가로 N으로부터 커미션 명목의 돈을 받았고, F 주사제 신제품 개발에 성공하여 의약품 품목허가가 접수되거나 수리될 경우 C이 N으로부터 상당한 비율의 기술료를 받기로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A의 식약처 심사관으로서의 지위 또는 영업비밀인 품목허가 서류를 이용하여 취득하는 위와 같은 돈은 부정한 이익에 해당하는바, 피고인 A, B은 부정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누설하였다고 판단된다. 8 피고인 A, B은 H의 F 별규 자료가 오래 전에 작성된 것이라거나 G를 포함한 다수의 업체들이 F을 취급하고 있었다는 사정을 들어, G가 위 자료를 사용할 것이라는 점 및 H에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수의 업체가 동일한 원료인 F을 생산하거나 공급받는다고 하더라도 그 품질 기준, 제조방법, 시험 방법 등은 모두 상이하므로, H이 취급하는 F의 규격이 기재된 F 별규 자료는 G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가치가 있는 자료였을 것으로 보이고, 위 자료의 누설에 의해 H이 손해를 입을 가능성도 존재하였다.
피고인 A의 배임수재죄 및 이에 대한 피고인 B의 배임증재죄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형법 제357조 제1항에서 정한 배임수재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란 타인과의 대내관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사무를 처리할 신임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되는 자를 의미하고, 반드시 제3자에 대한 대외관계에서 그 사무에 관한 권한이 존재할 것을 요하지 않으며, 또 사무가 포괄적 위탁사무일 것을 요하는 것도 아니고, 사무처리의 근거, 즉 신임관계의 발생근거는 법령의 규정, 법률행위, 관습 또는 사무관리로도 발생할 수 있으며, ‘임무에 관하여’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위탁받은 사무를 말하는 것이나 이는 본래의 사무뿐만 아니라 그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범위 내의 사무도 포함되고, 나아가 고유의 권한으로 처리를 하는 자에 한하지 않고 보조기관으로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사무를 담당하는 자도 포함되고, ‘부정한 청탁’이란 반드시 업무상배임의 정도에 이를 것을 요하지 않으며, 사회상규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면 족하고, 이를 판단할 때에는 청탁의 내용 및 이에 관련한 대가의 액수, 형식, 보호법익인 거래의 청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야 하며, 청탁이 반드시 명시적일 것을 요하지 않는다(대법원 2011. 2. 24. 선고 2010도11784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타인 사무 처리자 해당성 및 임무관련성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 A은 식약처와의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었고, 의약품 원재료 및 시약 등 공급 계약의 알선에 관한 청탁은 피고인 A이 식약처 심사관으로서 담당하는 사무와 관련 있는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1 피고인 A은 2009. 12.경부터 2020. 7.경까지 10년간 P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계약직 근로자인 심사관으로 근무하였다. 심사관은 제약회사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검토하여 의약품 등의 품목허가 여부를 심사하는 직책으로서 식약처와의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되고, 위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특정 회사에 부당한 이익이나 불이익을 주지 않고 공정하게 의약품 등의 품질을 심사하여야 할 임무 및 업무상 취득한 품목허가 서류를 사적으로 이용하거나 외부로 유출하지 않아야 할 임무를 부담한다. 2 피고인 A은 2017. 1. 17.경부터 2018. 1. 16.경까지 육아 휴직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심사관으로서의 업무 수행을 중단하였다. 그러나 피고인 A은 휴직 기간 중에도 식약처의 의약품안전관리시스템에 접속하여 품목허가 서류를 열람하였는데, 식약처와의 관계에서 위 서류를 부정하게 사용하지 않아야 할 업무상의 임무를 부담하고, 7년 이상 심사관으로 근무하여 왔던 피고인 A이 복직 후 다른 직무를 수행하게 되는 경우도 상정하기 어려우므로, 육아휴직으로 인해 피고인 A이 갖는 식약처 심사관으로서의 지위가 소멸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피고인 A은 C을 포함한 제약회사 등으로부터 원재료 및 시약 등의 공급 계약 체결을 알선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 대가로 계약에 따른 수익 일부를 지급받았다. 공정한 지위에서 품목심사 업무를 수행하여야 할 식약처 심사관이 특정 업체의 부탁을 받아 공급계약 체결을 알선하는 행위는 심사관으로서의 임무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고, 위와 같은 계약 체결 알선에 관한 청탁은 배임수재죄의 보호법익인 거래의 청렴성을 해하는 내용의 청탁으로서 사회상규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 4 피고인 A은 심사관 업무를 수행하며 알게 된 제약회사 관계자들에게 연락하여 납품계약 체결을 주선하거나, 품목허가 서류에 기재된 원재료의 제조처 정보를 참고하여 원재료 공급 업체를 물색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인 A은 심사관의 지위에서 알게 된 인맥이나 식약처 외부에 누설하지 않아야 할 비밀 정보를 공급계약 체결 주선에 활용하기도 하였는바, 피고인 A의 계약 체결 주선 행위가 심사관으로서의 임무와 무관한 사적인 영업 활동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렵다. 5 피고인 B도 피고인 A이 심사관 업무를 수행하며 알게 된 인맥, 의약품 원재료 관련 지식, 식약처 품목허가 서류 등을 공급계약 체결 주선에 활용하리라고 기대하면서, 피고인 A에게 계약 체결 알선을 부탁하거나 피고인 A을 C의 영업 담당 직원으로 채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B의 입장에서도, 의약품 등의 원재료 및 시약공급계약 체결을 알선해달라는 청탁은 식약처 심사관의 임무와 관련된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2 순번 1 내지 3, 5 내지 7, 12 기재 금원에 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2 순번 1 내지 3, 5 내지 7, 12 기재 금원은 피고인 A이 앞서 본 바와 같은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피고인 B으로부터 제공받은 금원에 해당한다. 1 피고인 A은 2016. 2.경 의약외품 원재료 공급처를 찾고 있는 I에게 피고인 B을 소개하여 주었고, 그 대가로 2016. 6.경부터 피고인 B으로부터 원재료 공급에 따른 수익의 일정 부분을 소개비 명목으로 지급받았다. 피고인 A은 2017. 1.경부터 C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였는바, 위와 같이 피고인 A과 C이 근로관계를 맺기 전부터 이루어진 계약 체결 주선 행위가 피고인 A이 C의 직원으로서 수행한 업무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고, 그 대가로 지급된 금원을 피고인 A이 근로의 대가로 지급받은 급여라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2 피고인 A은 2017. 1.경부터 2017. 9.경까지 C에서 근무하며 C과 다른 업체간의 원재료 및 시약 공급계약 체결을 주선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위 기간 동안 C으로부터 정기적이고 고정적인 급여를 지급받는 것이 아니라 공급계약 체결 성사 실적에 비례하는 돈을 지급받기로 피고인 B과 합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A과 피고인 B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 A이 C과 다른 업체 간의 원재료 및 시약 공급계약 체결을 주선하여 주고 그 대가로 C의 수익금 가운데 일부를 지급받았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결국 이 부분 금원은 피고인 A의 급여가 아니라 공급계약 체결 알선의 대가로 지급된 돈으로서, 앞서 본 바와 같은 부정한 청탁의 대가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3 피고인 A이 배우자 Q의 명의로 C에 3,000만 원을 변제하기로 하는 취지의 차용증을 작성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는 피고인 B이 피고인 A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금원을 지급한 후, 피고인 A이 약속한 만큼의 영업 실적을 올리지 못하자 이미 지급한 돈 일부의 반환을 요구하여 작성된 차용증에 해당한다. 피고인 A이 이미 피고인 B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이 부분 금원을 지급받은 이상, 위와 같은 차용증의 작성은 범행 이후에 발생한 사정으로서 배임수재죄 및 배임증재죄의 성립 여부와는 무관하다. 4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2 순번 12 기재 금원은 피고인 A이 N과 C의 원재료 공급계약 체결을 알선하고 그 대가로 지급받은 돈으로, 피고인 A이 C에서 퇴사한 후 D이 피고인 A을 대신하여 피고인 B으로부터 이를 지급받았다. 이 부분 금원도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부정한 청탁의 대가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피고인 A은 D이 자신의 관여 없이 단독으로 C으로부터 위 돈을 지급받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 A은 수사기관에서 D, R, S과 함께 C으로부터 자신이 정산받지 못한 커미션을 지급받아 나누어 가지기로 사전 모의하였다고 진술하였고, D과 R도 이와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위 진술에 특별히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2 순번 10 기재 금원에 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 A은 D, R, S과 공모하여 E으로부터 한약재 납품 계약을 알선하여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2 순번 10 기재 금원을 취득하였다고 판단된다. 1 D은 수사기관 및 다른 사건의 증인신문에서 ‘피고인 A이 E으로부터 한약재를 납품받은 후 E의 수익금 일부를 지급받아 나누어 갖자고 제안하였고, 피고인 A이 자신에게 T을 소개해 주었으며, T을 통해 E과 한약재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E으로부터 납품 수익 일부를 지급받아 피고인 A, R, S과 나누어 가졌다.’라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이와 같은 진술 내용에 특별히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고, D이 피고인 A에게 불리한 내용의 거짓 진술을 할 만한 뚜렷한 이유도 찾기 어렵다. 2 피고인 A은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T에게 N 및 D을 소개하여 주었다고 진술하였고, T은 ‘피고인 A으로부터 D을 소개받고 D 등에게 E을 소개해 주었으며, E이 한 약재 납품으로 얻은 수익 일부를 커미션 명목으로 D에게 송금해 주었다’고 진술하였다. 이를 앞서 본 D의 진술과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A은 T을 통해 D과 E을 연결하여 줌으로써 E과 N의 한약재 납품계약 체결 주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3 피고인 A은 D 등과 공모하여 이 부분 금원을 수수한 사실이 없고 D으로부터 5,700만 원을 무상으로 지원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D은 피
거짓 진술을 할 만한 뚜렷한 이유도 찾기 어렵다. 2 피고인 A은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T에게 N 및 D을 소개하여 주었다고 진술하였고, T은 ‘피고인 A으로부터 D을 소개받고 D 등에게 E을 소개해 주었으며, E이 한 약재 납품으로 얻은 수익 일부를 커미션 명목으로 D에게 송금해 주었다’고 진술하였다. 이를 앞서 본 D의 진술과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A은 T을 통해 D과 E을 연결하여 줌으로써 E과 N의 한약재 납품계약 체결 주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3 피고인 A은 D 등과 공모하여 이 부분 금원을 수수한 사실이 없고 D으로부터 5,700만 원을 무상으로 지원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D은 피고인 A이 E으로부터 지급받은 커미션의 분배 비율에 관한 불만을 제기하며 6,000만 원을 주면 수사기관에서 D을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하여, 어쩔 수 없이 피고인 A에게 5,700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 A은 D 등과 공모하여 N과 E의 납품계약 체결을 주선하여 준 후, D이 E으로부터 계약 주선의 대가를 지급받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D으로부터 그 일부인 5,700만 원을 분배받은 것으로 보인다.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2 순번 11 기재 금원에 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 A은 E으로부터 한약재 납품 계약 체결을 알선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2 순번 11 기재 금원을 취득하였다고 판단된다. 1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A은 T을 D에게 소개하여 줌으로써 N과 E의 한약재 납품계약 체결을 알선하였는데, 피고인 A과 T 모두 수사기관에서 피고인 A이 위와 같은 계약 체결 알선의 대가로 E으로부터 직접 커미션을 지급받았다고 진술하였다. 2 E 영업팀장 U은 T을 통해 N을 소개받았고, N과의 거래로 얻은 마진의 일부를 T이 지정하는 Q(피고인 A의 배우자) 명의의 계좌로 송금하였다고 진술하면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내용의 Q에 대한 금원 지급 내역 및 원천징수 영수증을 제출하였다. 3 피고인은 이 부분 금원이 E에 수입식품 및 수입식품 신고절차에 관한 자료를 작성하여 준 대가로 받은 돈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U은 ‘Q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식품 수입 절차, 허가 내용, 식품의 종류에 대해 받았다’고 진술하면서도 이와 별도로 N과의 거래로 발생한 마진의 일부를 Q의 계좌로 지급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어 이 부분 금원은 위 자료와 무관하게 지급된 돈으로 보이고, 2018. 3. 8.경부터 2018. 12. 7.경까지 7차례에 나누어 지급된 이 부분 금원이 1회의 자료 작성에 대한 대가로 보이지도 않는다.
소결론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피고인 B의 I에 대한 배임증재죄에 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은 I에게 임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금원을 공여하였다고 판단되므로, 원심의 판단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1 피고인, A, I 모두 수사기관에서 ‘A이 I과 피고인을 연결시켜 주어 V과 C 사이에 의약품 원재료 납품 계약이 체결되었고, 피고인이 I과 A에게 납품 수익의 일부를 커미션 명목으로 지급하였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 A, I 사이에서 C의 의약품 원재료 판매와 관련하여 Q와 W(I의 친척)이 수수료를 지급받기로 하는 취지의 ‘상품판매를 위한 업무계약서’도 작성되었다.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금원은 V과 C 사이의 의약품 원재료 공급 계약 체결과 관련하여 I에게 지급된 돈으로 보인다. 2 I은 V과의 관계에서 업무와 관련하여 부당하게 금품 등의 이익을 받지 않아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V 내부에서 원재료 공급계약의 상대방을 결정할 권한을 가진 I이 특정 원재료 공급업체로부터 사사로이 금원을 지급받는 것은 객관적으로 거래의 청렴성을 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I도 이와 같은 금원의 수수가 향후에 문제가 될 가능성을 고려하여 친척 명의의 계좌로 이 부분 금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인다). 3 I은 ‘C의 입장에서 기존에 V과 거래가 없다가 거래를 하게 된 경우였으므로, A이 커미션을 받아도 되지 않냐고 하여 커미션을 받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 C이 의약품 원재료인 J을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업체에 해당하였다고 하더라도, I으로서는 원료 공급 대금이나 공급 기간 등 계약의 조건을 C에 유리하게 설정하거나 향후 V이 다른 의약품 원재료를 필요로 할 경우에 C을 그 공급업체로 선정하는 등으로, 의약품 원재료 공급계약 체결과 관련하여 피고인과 C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였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I에게 원재료 공급계약 체결과 관련하여 편의를 봐 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할 만한 동기도 존재하였다고 판단된다.
피고인 B, C의 위법수집증거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은 “검사는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지방법원 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범죄 혐의사실과 무관한 별개의 증거를 압수하였을 경우 이는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압수·수색의 목적이 된 범죄나 이와 관련된 범죄의 경우에는 그 압수·수색의 결과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압수·수색영장의 범죄 혐의사실과 관계있는 범죄라는 것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한 혐의사실과 객관적 관련성이 있고 압수·수색영장 대상자와 피의자 사이에 인적 관련성이 있는 범죄를 의미한다. 그중 혐의사실과의 객관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 자체 또는 그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과 직접 관련되어 있는 경우는 물론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과 방법, 범행 시간과 장소 등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 등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경우에도 인정될 수 있다. 그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의 내용과 수사의 대상, 수사 경위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인정된다고 보아야 하고, 혐의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이라는 사유만으로 관련성이 있다고 할 것은 아니다. 그리고 피의자와 사이의 인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대상자의 공동정범이나 교사범 등 공범이나 간접정범은 물론 필요적 공범 등에 대한 피고사건에 대해서도 인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7도1345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실 및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수사기관이 2018. 12. 8. 발부된 압수수색검증영장(2018-34024호, 이하 ‘이 사건 영장’이라 한다)에 기초하여 피고인 C의 NAS 서버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압수한 것은 적법하므로, 원심의 판단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1 이 사건 영장에 기재된 내용 가운데 항소이유와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위 영장의 ‘압수할 물건’ 기재에 의하면 ‘A이 사용했거나 사용하고 있는 네트워크 저장장치’에 저장된 전자정보 일체가 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과의 관련성이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 압수의 대상이 되며, 개별 전자정보의 생성 및 수정 일시가 언제인지, 저장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 압수의 범위가 제한된다고 볼 수 없다. 3 피고인 B은 피고인 C의 모든 직원들이 NAS 서버에 대한 관리자 권한을 부여받아 NAS 서버를 사용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2017. 1.경부터 2017. 9.경까지 피고인 C에서 근무하였던 A도 NAS 서버를 사용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피고인 C의 NAS 서버는 ‘A이 사용하였던 네트워크 저장장치’에 해당하고, 위 서버 내에 저장된 전자정보 일체가 이 사건 영장의 ‘압수할 물건’에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4 수사기관이 이 사건 영장을 집행할 당시 A이 의약품 등 품목허가 서류를 I에게 제공한 사실, 피고인 C의 이사로 근무하였던 사실 등이 드러난 상황이었고, 수사기관은 A이 식약처에서 반출한 품목허가 서류를 피고인 C의 사무실이나 저장 매체에 저장해 두었을 가능성 및 피고인 C이 위 자료를 사용하였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이 사건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NAS 서버에 저장된 품목허가 서류들은 A이 피고인 C에 제공하였을 가능성이 농후한 자료로서 영장 기재 혐의사실과 직접 관련된 증거에 해당하였고, 위 서버에 저장된 제약회사 및 의약품 등과 관련된 자료들은 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로 활용될 수 있는 증거에 해당하였다. 5 NAS 서버의 ‘스캔’ 폴더에 저장된 품목허가 서류 파일은 A의 퇴사 이후에 생성된 것이나, 피고인 B이 피고인 A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품목허가 서류 파일을 NAS 서버로 옮겨놓은 것으로서 피고인 A의 혐의사실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전자정보에 해당하였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 피고인 A
관련 법리 업무상배임죄는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하고 그러한 임무위배행위로 인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 성립하는바, 여기서 재산상의 손해에는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재산상 손해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않고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한다. 그런데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는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라 함은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할 막연한 위험이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아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것과 같은 정도로 구체적인 위험이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따라서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은 구체적·현실적인 위험이 야기된 정도에 이르러야 하고 단지 막연한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674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심의 판단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1 피고인이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3 기재와 같은 의약품 품목허가 서류 등을 식약처 외부로 반출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식약처는 제약회사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의약품 품목허가 서류 등을 보관하고 있는 기관에 불과할 뿐 위 서류가 식약처의 영업비밀 내지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이를 식약처 외부로 반출함으로써 식약처에 어떠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2 검사는 제약회사 등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품목허가 서류를 피고인이 식약처 외부로 반출함으로써 제약회사 등이 식약처에 손해배상 등을 청구할 가능성이 발생하였으므로, 피고인의 행위가 식약처에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품목허가 서류 등을 식약처 외부로 반출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식약처의 제약회사 등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고, 제약회사 등이 실제로 식약처에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는 증거도 없다.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식약처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도 있다는 막연한 가능성은 재산상 손해와 동등하게 평가할 정도의 구체적·현실적 위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3 피고인은 품목허가 서류를 식약처 외부로 반출한 사유와 관련하여 ‘업무에 사용하거나 개인적으로 궁금한 사항을 찾아보기 위해 서류를 가지고 있었다’, ‘원료납품 건이나 품목허가 신청자료를 작성할 때 참고하기 위해 보관하고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이 품목허가 서류가 제약회사 등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 서류를 식약처 외부로 반출하는 행위만으로 영업비밀의 주체가 아닌 식약처에 어떠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인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인이 반출행위 자체를 통해 식약처에 손해를 가하고자 하는 의사로 위 서류를 반출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피고인들 및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조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고, 원심 및 당심의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들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추징부분에 대한 직권판단
원심은 피고인 A에 대하여 225,413,289원(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2 부분)의 추징을 명하였는데, 그 중 순번 10 및 12 부분 금액의 추징 범위에 관하여 직권으로 살펴본다.<2> 나.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2의 순번 10 기재 112,790,000원 부분 위 돈은 피고인 A이 D, R, S, T과 공모하여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취득한 금액인데, 피고인 A은 D으로부터 위 돈 중 5,700만 원(공범의 수대로 안분한 금액을 초과하는 액수이다)을 받았음을 인정하고 있고, 피고인 A이 그 이상의 돈을 실제로 취득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돈 중 피고인 A으로부터 추징할 수 있는 금액은 5,700만 원으로 한정된다.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2의 순번 12 기재 44,378,400원 부분 위 돈은 피고인 A이 D, R, S과 공모하여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취득한 금액이다. 피고인 A은 위 돈 중 10,281,000원을 분배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D은 그 이상의 돈을 피고인 A에게 분배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달리 그 금액을 특정할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바, 피고인 A에게 귀속된 가액을 특정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 A으로부터 추징할 수 있는 금액은 공범의 수대로 안분한 11,094,600원(= 44,378,400원 ÷ 4명)으로 한정된다.
소결 따라서 피고인 A으로부터 추징할 수 있는 금액은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2 중 136,339,489원(= 순번 1 내지 9 합계 54,764,909원 + 순번 10 중 57,000,000원 + 순번 11 기재 13,479,980원 + 순번 12 중 11,094,600원)이다. 그런데도 원심은 위 금액을 넘어 피고인 A으로부터 225,413,289원의 추징을 명하였는바,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추징부분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결론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추징부분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추징부분을 파기하고, 형법 제357조 제3항 후문에 따라 피고인 A으로부터 136,339,489원을 추징하며,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에 따라 위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A의 나머지 항소, 피고인 B, C의 항소,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중(재판장) 김지선 소병진 각주1) 피고인 B과 C의 변호인은 당심 의견서(2024. 10. 2. 제출)에서 G가 이미 F을 취급하고 있을 뿐 아니라 F에 관한 자료들이 인터넷이나 간행물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알려져 있어, F 별규 자료의 비공지성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였다. 그러나 G사를 포함한 다수의 제약회사 등이 동일한 물질인 F을 취급한다고 하더라도 각 업체들이 생산하거나 공급받는 F의 품질 기준, 시험 방법 등이 상이하므로, 변호인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F 별규 자료의 영업비밀성을 배척하기 어렵다. 변호인이 위 의견서에 첨부한 인터넷 및 간행물 자료를 살펴보더라도, 각 매체에 게시된 F의 융점, 순도 등 품질 기준이 상이할 뿐 아니라 별규에 기재된 시험 방법에 관한 내용은 공개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각주2) 피고인 A의 변호인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이후인 2024. 4. 29.자 의견서에서 추징금액을 다투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였는바, 추징금액을 변경하는 범위내에서만 판단하도록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