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법리오해(검사, 피고인 주식회사 B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라 한다)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주의의무의 내용이 다른 점,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의 보호법익이 다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와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죄는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 주식회사 B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와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죄를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죄수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쌍방)
피고인들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피고인 A: 징역 1년 및 집행유예 2년, 피고인 주식회사 B: 벌금 50,0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상상적 경합은 1개의 행위가 수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형법 제40조). 여기에서 1개의 행위라 함은 법적 평가를 떠나 사회관념상 행위가 사물자연의 상태로서 1개로 평가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1987. 2. 24. 선고 86도2731 판결, 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7도11687 판결 등 참조).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의 목적, 보호법익, 행위태양 등에 비추어 보면,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죄와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는 상호간 사회관념상 1개의 행위가 수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형법 제40조의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3도1231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의 목적이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지만 ‘산업재해 또는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 또는 종사자의 안전을 유지․증진하거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사람의 생명․신체의 보전을 그 보호법익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점, ②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와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주의의무는 내용 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나 모두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부과되는 것으로서 서로 밀접한 관련성이 있으며, 각각의 의무위반행위가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 발생으로 향해 있는 일련의 행위로서 모두 같은 일시․장소에서 같은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 발생을 방지하지 못한 부작위에 의한 범행이라는 점에서 사회관념상 1개의 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 점, ③ 위 각 의무위반행위는 모두 피고인 주식회사 B의 공사 현장 업무에 대하여 그 사용인 등이 의무를 위반하여 같은 일시․장소에서 같은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행위에 대하여 법인인 피고인 주식회사 B가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규범적으로 동일하고 단일한 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는 점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위 각 죄가 상상적 경합의 관계에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1>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이 사건 사고 이후 안전보건계획을 설정하고 전체 공사현장에 대한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는 등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있는 점, 피고인들은 유족들과 원만히 합의하여 유족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피고인들이 벌금형을 초과한 형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이전에 피고인 회사 사업장에서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 점 등을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의 목적 및 보호법익, 중대재해처벌법의 제정․시행 경위, 이 사건 범행의 결과 등에 비추어 그 죄책이 무거운 점, 피고인 주식회사 B는 이 사건 이전에도 이미 여러 차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벌금형의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정상으로 각각 고려하여 형을 정하였다.
당심에서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 조건에 변화가 없고, 그 밖에 피고인 A의 나이, 성행, 환경 및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및 결과, 사고 당시 현장 및 주변 상황, 재해자가 한 작업의 내용,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공판 과정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면 원심의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차영민(재판장) 소준섭 전은진
각주1) 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3도12316 판결의 취지와 같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