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1. 10. 선고 2023노649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4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사기 범행에 관한 고의가 없음에도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직권 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9. 9. 27. 대전지방법원 공주지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21. 9. 9.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인에 대한 원심 판시 각 죄와 판결이 확정된 위 근로기준법위반죄는 형법 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 전문에 따라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선고하여야 함에도 원심은 이를 누락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1의 가.항과 같은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 제3항에서는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3.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와 유사한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증거의 요지란 다음에서 판시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들어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나.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피고인은 부동산개발업 등을 하는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의 실질적 운영자이다. C은 2016. 10. 14. D 대표 E, F과 세종시 G 일원에 있는 H 건물(이하 ‘H’라고 한다)에 관하여 보증금 10억 원, 차임 최소 월 1억 5천만 원, 임대차 기간 10년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당시 계약금 1억 원은 계약 체결 후 2일 내에 지급하고, 중도금 및 잔금으로 2016. 12. 30. 1억 원, 2017. 1. 30. 1억 원, 2017. 2. 28. 2억 원, 2017. 3. 30. 2억 원, 2017. 4. 30. 3억 원을 나누어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2)

피고인은 C 명의로 임대인 D 측에 위 임대차보증금 명목으로 2016. 10. 14. 1억 원, 2016. 12. 31. 3,800만 원, 2017. 1. 18. 5,000만 원을 각 지급하였다.

3)

피고인은 C 명의로 2016. 12. 28.경부터 2017. 2. 16.경까지 피해자들과 투자약정을 체결한 후 피해자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각 3,000만 원, 합계 3억 원을 지급받았는데, 위 약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C이 H AB동 1층 내 실내야시장 등을 직영함에 있어 피해자들이 보증금으로 각 3,000만 원을 C에 투자하면 계약일로부터 2년간 피해자들에게 확정수익 각 월 100만 원을 지급하고, 계약 기간 만료 후 상호 협의 하에 기간을 연장할 수 있으며, C이 월 확정수익 지급을 2회 이상 연체하였을 경우 피해자들은 계약해지를 요구할 수 있고, C은 피해자들에게 즉시 보증금을 반환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4)

피고인은 2017. 2. 20.부터 2017. 5. 16.까지 피해자들에게 위 약정 수익금 100만 원을 2 내지 3차례 지급하였고, 이후에는 지급하지 않았다.

5)

임대인 D 측은 2016. 12. 20. 위 미수령 임대차보증금 중 8억 원의 채권과 차임채권 중 일부를 AL 주식회사에 양도한 후 채권이 양도되었다는 취지의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하여 그 무렵 위 우편이 C에 도달하였다. 그러나 C이 AL 주식회사에 약 1억 원을 지급하는 외에 나머지 채무를 이행하지 않자 D은 양수인 AL 주식회사의 동의를 얻어 위 채권양도를 철회하였고, 2017. 4. 3. C에게 미지급 임대차 보증금과 차임의 지급을 촉구하는 최고장을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하여 그 무렵 위 최고장이 C에 도달하였다.

6)

D 측은 2017. 5.경 C 측에 임대차보증금 등의 미지급을 이유로 임대차계약의 해지를 통보하였다.

7)

한편, 피고인은 위 피해자들로부터 투자금을 지급받을 무렵 2015. 6. 28.부터 2016. 8. 20.까지의 L 공사 관련 근로자 101명에 대한 임금 채무 합계 188,470,000원의 채무 등을 부담하고 있었다.

다.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판시한 사실 내지 사정이 충분히 인정되고, 원심이 판시한 위 사실 내지 사정에 위 인정사실과 위 각 증거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투자 원금과 약정 수익금을 지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한 채 투자금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1)

피고인은 투자금을 지급받을 당시에 피해자들에게 D 측에 임대차보증금 10억 원을 전부 납입했다거나 H 내 푸드 코트를 K협회장에게 임대하였다는 등의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피해자들 중 상당수는 투자 제의를 받을 당시에 이러한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피해자들이 아무런 담보도 없이 위 금원을 투자한 데에는 피고인이 향후 D 측으로부터 돌려받을 보증금 10억 원으로부터 투자 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중요한 동기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피해자들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한편 당시 임대인인 D 측은 금융기관에 거액의 대출을 받아 이자 납부에도 어려움을 겪는 등 재정 상황이 악화되어 있어 조경 및 계단공사 등을 이행하지 못했고, 이에 피고인이 자기 부담으로 일단 공사를 진행해야 할 상황이었다. 피해자들은 피고인이 위 임대차보증금의 상당 부분을 미납한 상태였다는 점, 위 보증금의 재원이 결국 피해자들의 투자금이라는 점, 임대인의 재정 상태가 건전하지 않아서 자신들의 투자금이 공사비용으로 충당될 수도 있다는 점 등을 알았다면 피고인에게 투자금을 지급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이러한 사정들을 구체적으로 고지하지 않은 채 피해자들로부터 만연히 투자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인다.

2)

피고인은 H 관련 사업의 전망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들에게 투자 원금 및 약정수익금을 충분히 지급할 수 있었으나 임대인과의 법적 분쟁 때문에 결과적으로 사업이 파행에 이르러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도 주장한다. 피고인은 임대인이 부담하여야 할 공사대금을 대신 납부함으로써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한 것이고 이렇게 정산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다투는 한편 임대인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는바, 임대인 측이 이행해야 하는 조경공사, 계단공사 등 H 점포 운영과 관련하여 필요한 시설이 완비되지 않았고 이에 피고인이 비용을 부담하여 일부 공사를 진행한 점은 인정되나, 그 비용 상당액만큼 보증금을 대체 납입하기로 합의하였다거나 상계 정산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 자료가 없다.

3)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피해자들 외에도 7명의 투자자로부터 동일한 투자약정에 따라서 각 3,000만 원을 교부받았는데, 교부받은 투자금 모두 공사대금 또는 임대차보증금으로 지출되었다. 위 약정에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비롯한 투자자들에게 매달 지급해야 할 수익금 합계가 1,700만 원에 달하고, 위 수익금 지급을 2회 이상 연체하여 투자자가 계약 해지를 요구한 경우 피고인이 즉시 투자 원금 3,000만 원을 반환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C 명의로 D 측과 체결한 임대차계약서에 따르면, 피고인은 월 임대료로 최소 1억 5,0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피고인의 막연한 전망과 달리 사업 자체의 수익성이 불분명했을 뿐만 아니라 투자 원금의 대부분은 임대차보증금 등으로 납입되어 임대차가 종료되지 않는 한 이를 쉽게 반환할 수 없었다.

4)

피고인은 위 투자금을 지급받을 당시 L 공사현장 근로자들에 대하여 약 1억 8800만 원의 임금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는데 이를 결국 변제하지 못하여 형사처벌까지 받았다. 이러한 근로자의 임금채권은 피고인의 일반재산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을 갖는 채권이므로 피해자들의 투자 원금 및 수익금 채권은 후순위로 변제받을 수밖에 없다.

5)

이처럼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투자를 받을 당시 이미 상당한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던 점, H 영업을 개시 준비과정에서 들인 자금의 재원이 상당 부분 피해자들의 투자금임에도 이러한 자금조달구조에 대하여 묵비한 점, 피고인은 임대인인 D 측에 임대차계약에 따른 임대차보증금 10억 원 전액을 납부할 능력이 없었고, 실제로도 이를 전부 지급하지는 못한 점, 피해자들에 대한 약정 수익금 또는 보증금을 지급할 방법은 전적으로 H 사업 수익에 달려있는데 그 사업성이 좋았다고 평가할 별다른 근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투자를 받더라도 약정 수익금이나 투자 원금을 반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였음에도 이를 용인하여 투자금을 교부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을 이유로 삼은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제2항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