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결정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0. 13.자 2023카합21021 결정

주문

1.

채무자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사이의 서울행정법원 2023구합50691호 부당채용취소구제재심판정취소 사건의 판결 확정시까지<1> 채권자가 채무자의 전략컨설팅 담당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한다.

2.

채권자의 나머지 신청을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제1항 및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50,000,000원을 임시로 지급하라.

이유

1.

소명사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가.

채무자는 ‘전략컨설팅 담당 임원’을 채용하기 위하여 2022. 2.경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에 후보자 추천을 요청하였다. 채권자는 2022. 4. 7. C로부터 채무자의 세부 모집요강을 전달받아 그 채용공고에 지원하는 서류(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를 제출하였다. 위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에는 채권자가 직전 직장인 D 주식회사(이하 ‘D’라 한다)에서 2021. 4.부터 당시까지(1년 1개월) 상무 직급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나.

채무자는 2022. 4. 21. 및 2022. 4. 27. 채권자에 대한 1, 2차 면접을 실시한 후, 2022. 5. 2. 채권자에게 최종 합격통지 및 채용조건 제안서를 이메일로 보냈는데, 위 채용조건 제안서에는 입사일, 고용형태, 연봉액 등의 주요 근로조건이 기재되어 있었고, 채권자는 같은 날 위 서류에 서명하여 회신하였다. 또한 채무자의 인사담당자는 2022. 5. 3. 채권자에게 입사일인 2022. 5. 16.에 제출할 서류를 이메일로 안내하였다.

다.

채무자는 2022. 5. 9. 소속 임원들에게 ‘신규임원 입사환영 만찬일정’을 알리는 이메일을 보냈는데, 임원 1명이 채무자의 대표이사에게 채권자와 관련된 언론기사 내용과 ‘블라인드에서 엄청 화제였다고 합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하였다.

이에 채무자는 2021. 9. 13.자 ‘E’라는 제목의 기사를 확인하였다. 위 기사에는 ‘채권자의 D 입사 직후 마케팅팀 인력이 전원 퇴사하여 논란이 되고 있고, 채권자는 팀원의 퇴사는 일신상 사유로 이직하는 것일 뿐 채권자와 무관하다고 해명하였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채권자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내용의 댓글이 달려 있었다.

라.

채무자의 인사담당자는 2022. 5. 16. 채권자에게 출근일이 2022. 5. 19.로 변경되었다고 알린 후, 2022. 5. 18. 출근일이 다시 2022. 5. 30.로 변경되었다고 알렸다. 이후 채무자는 2022. 5. 27. 채권자에게 채용내정 취소를 통보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고, 2022. 5. 30. 채용취소 통보서를 직접 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채용취소’라 한다).

마.

채권자는 채무자를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8. 23. 이 사건 채용취소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원직 복직 및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 지급을 명하는 내용의 판정을 하였다. 이에 채무자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1. 23.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이후 채무자는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현재 1심 계속 중이다(2023구합50691호).

2.

근로자지위보전 신청에 관한 판단

가.

근로계약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목적으로 체결된 것으로서 기본적으로 낙성‧불요식의 계약이다. 근로자가 채용절차에 응시하는 것은 근로계약의 청약에 해당하고, 이에 따라 사용자가 채용절차를 거쳐 지원자에게 최종합격 내지 채용내정의 통지를 하는 것은 그 청약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이다. 따라서 채용내정 통지를 함으로써 사용자와 채용내정자 사이에는 해약권을 유보한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고, 그 후 사용자가 채용내정자에 대하여 채용내정 취소를 통보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2000. 11. 28. 선고 2000다51476 판결, 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0다25910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채권자는 채무자의 채용절차에 응시하여 일련의 채용과정을 거쳤고, 채무자는 2022. 5. 2. 채권자에게 최종 합격통지를 하면서 구체적인 근로조건이 기재된 채용조건 제안서를 보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채무자가 위와 같이 2022. 5. 2. 채용내정 통지를 함으로써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보이고, 그 후 이루어진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는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사용자의 채용내정 통지로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다면 계약 성립 시부터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므로, 해약권이 유보된 채용내정의 경우라 하더라도 그 해약권 행사에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경우 채용내정의 취소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채용취소는 그 채용취소사유가 정당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부당해고로서 무효라고 판단된다.

1)

채무자의 취업규칙 제6조(결격사유) 제10호는 ‘기타 회사의 업무수행에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는 자는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으며 채용 후라도 채용 당시 당해 사유가 있었음이 확인된 때에는 즉시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제7조(신규직원의 제출서류)는 ‘(직원으로 채용될 자가) 전형과정에서 제출한 서류에 허위가 있음이 판명된 경우에 회사는 채용을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 제1호에 ‘이력서, 자기소개서’, 제4호에 ‘경력증명(경력직에 한함)’을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채용취소 당시 채무자가 주장한 채용취소사유는 ① 채권자의 직전 회사 근무기간 동안의 리더십 부족을 의심할 만한 언론보도 및 블라인드 앱 게시글을 고려할 때 채권자의 리더십 문제와 관련이 있어 보이므로, 채권자가 취업규칙 제6조 제10호의 ‘기타 회사의 업무수행에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는 자’에 해당하고, ② 채권자의 이력서 등에 기재된 임원경력기간(1년 1개월)과 달리 채권자는 그중 상당기간을 실제로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고 2021. 11.경 이미 2022. 4. 말에 퇴사하기로 D와 합의가 되어 있었으므로, 채권자가 취업규칙 제7조의 ‘전형과정에서 제출한 서류에 허위가 있음이 판명된 경우’에 해당하며, ③ 전형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았다면 채용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채용내정 의사표시에 중요한 부분의 착오가 존재하였으므로 민법 제109조에 따른 취소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었다.

2)

채권자가 2021. 4.경 D의 마케팅실을 총괄하는 임원으로 채용되었다가 2021. 11.경 D 대표이사의 2022. 4. 말 권고사직 제안을 받아들여 2021. 11. 중순경부터 퇴사시까지 재직기간만 유지하면서 실제 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사실은 있다. 그러나 채권자가 D에서 임원으로 소속된 전체 재직기간을 이력서에 기재한 것이 통상적인 이력서 표기방식에 어긋난다고 보기 어렵고, 휴직기간 등 특수한 사정을 별도로 표기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제출서류에 허위기재를 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3)

또한 채권자가 제출한 이력서의 경력사항에는 채권자의 총 20여 년의 경력이 모두 기재되어 있고, 채무자가 채권자를 채용내정한 데는 채권자가 D의 임원으로 채용되기 이전에 이루었던 성과 등 다양한 경력까지도 종합적으로 고려되었을 것으로 보이며, 채권자가 임원으로서 재직한 기간이 D에서 상무로 근무한 약 1년뿐이라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더욱이 채무자는 C에게 임원경력이 있는 전략컨설팅 담당 임원 후보자 추천을 요청하면서 일정기간 이상의 임원경력을 요구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채무자의 채용공고에도 일정기간 이상의 임원경력기간을 요구하거나, 이전 직장에서의 재직 중 지위 변동사항을 고지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 채무자가 면접 등 채용과정에서 채권자에게 과거 근무한 회사에서 징계를 받거나 그 밖의 사유 등으로 갈등을 유발하였는지 여부에 대해서 확인하였다는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

4)

특히 채무자가 채용내정 통지 후 발견한 채권자와 관련된 부정적인 언론기사와 댓글, 블라인드 앱 게시글에서 제기된 채권자의 리더십 부족 의혹은, 그러한 의혹이 사실이라는 점을 인정할 만한 구체적인 근거도 없다.

채무자는 채용조건 제안서 등을 통해 채용 이후 3개월의 수습기간을 설정하기로 채권자와 합의하였으므로 수습기간에 채권자에 대한 업무평가를 진행한 다음 채권자의 본채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는데도, 사실확인을 거치지 않은 언론보도와 익명의 댓글 등을 통해 제기된 의혹을 이유로 곧바로 채권자를 업무부적격자로 판단하여 채용을 취소하였다.

5)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채권자가 채용과정에서 채무자에게 D 근무기간 동안 경험한 사건들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채권자와 채무자의 신뢰관계가 파탄되었다거나 위 채용내정에 민법 제109조에 따른 취소사유가 존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따라서 채권자에게 채무자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사이의 서울행정법원 2023구합50691호 부당채용취소구제재심판정취소 사건의 판결 확정시까지 채권자가 채무자의 전략컨설팅 담당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할 것을 구할 피보전권리가 소명되고, 나아가 채무자가 이 사건 채용취소에 이르게 된 경위, 채무자가 채권자의 근로자 지위를 다투고 있는 사정 및 이 사건 채용취소로 인하여 채권자가 놓이게 된 상황 등에 비추어 보면, 그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된다.

3.

임금지급 신청에 관한 판단

가.

본안판결을 통하여 얻고자 하는 내용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의 권리관계를 형성하는 이른바 만족적 가처분의 경우에는, 본안판결 전에 채권자의 권리가 종국적으로 만족을 얻는 것과 동일한 결과에 이르게 되는 반면, 채무자로서는 본안소송을 통하여 다투어 볼 기회를 가져보기도 전에 그러한 결과에 이르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에 관하여 통상의 보전처분보다 높은 정도의 소명이 요구된다. 특히 금전지급가처분이 발령되면 이후 원상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될 염려가 있으므로, 본안소송에 의하면 채권자에게 현저한 손해가 발생한다는 등 시급한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될 때에 한하여 금전지급가처분이 발령될 수 있다.

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채용취소가 부당해고라는 점은 소명된다. 채권자는 이 사건 신청 무렵인 2023. 8.경 새 직장에 취업하여 현재 급여를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임금 지급에 관한 보전의 필요성을 소명하라는 이 법원의 요구에 대해 새 직장의 구체적인 급여내역에 관하여는 전혀 밝히지 않고 있는 점, 채권자는 가계지출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였을 뿐 예금 등 적극재산에 관해서는 별다른 증거를 제출하지 않은 점, 이러한 상황에서 채권자가 이 사건 채용취소로 인하여 과거 지급받지 못한 임금을 당장 지급받아야 할 정도로 채권자 가족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단정하기 부족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들만으로는 본안판결 전에 미리 가처분으로써 시급하게 이 부분 가처분을 명할 보전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3. 10. 13.

판사 전보성(재판장) 우희성 김세이

각주1) 위 행정사건이 이 사건의 본안소송에 해당하지는 아니하나, 채권자가 스스로 가처분의 시적 한계를 위와 같이 제한하여 신청하였으므로, 처분권주의의 원칙에 따라 이 사건 가처분결정의 시적 범위를 위와 같이 제한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