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E'라는 상호로, 홍대점, 반포점, 강남점, 분당점 등에서 속눈썹 시술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업체'라 한다).
피고들은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피고 B는 2014. 4. 8.부터 2017. 3. 17.까지 반포점에서, 피고 C는 2012. 5. 1.경부터 2016. 12. 31.경까지 홍대점에서, 피고 D는 2015. 7. 6.부터 2018. 5. 11.까지 분당점에서 미용사 업무에 종사하였다.
원고는 2017. 4. 27. 피고 B에게 5,705,300원을, 2017. 1. 18. 피고 C에게 18,593,130원을, 2018. 5. 31. 피고 D에게 3,432,850원을 퇴직금 명목으로 각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들은 원고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이 사건 업체에 근무하였을 뿐 근로자가 아님에도, 원고는 피고들의 요구와 잘못된 노무사의 자문에 따라 피고들에게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는바, 위 돈은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된 것으로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위 돈 중 근로계약서에서 퇴직할 때 지급하기로 약정한 1,000,000원, 3,000,000원,1,000,000원을 각 공제한 나머지 4,705,300원, 15,593,130원, 2,432,85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하여야 한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 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임금, 퇴직금 등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입증책임은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으나{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54637,2006다54644(병합) 판결 참조}, 당사자 일방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일정한 급부를 한 다음 급부가 법률상 원인 없음을 이유로 반환을 청구하는 이른바 급부부당이득의 경우에는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부당이득반환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 이 경우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자는 급부행위의 원인이 된 사실의 존재와 함께 그 사유가 무효, 취소, 해제 등으로 소멸되어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었음을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갑 제7 내지 30호증, 을가 제1 내지 15호증, 을다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들이 근로자로서 이 사건 업체에서 노무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및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한 데에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보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와 피고들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이에는 근로장소, 임금, 휴일, 근무복, 근로시간, 담당업무, 업무평가서, 진급, 소득신고, 퇴직절차, 퇴직금 등에 관하여 상세하게 정하고 있으며,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근로기준법 및 취업규칙에 따르고, 취업규칙 또는 정당한 업무명령을 위반하였을 때 및 무단결근 월 3회 이상인 경우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음을 정하고 있다. 피고들은 위 근로계약서에 따라 기본급 명목의 고정적인 금액을 지급받았다. 이는 이 사건 업체에서 노무를 제공한 F의 경우 2018. 5. 25.경 '용역계약서'를 작성하고 기본급을 지급받지 않은 것과 대조되는바, 피고들이 이 사건 업체에서 노무를 제공하기 시작할 당시에는 피고들을 근로자로 보는것에 원고와 피고들의 의사가 합치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형식적인 계약서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피고 C는 이 사건 업체에서 노무를 제공할 당시 지문인식기를 이용하여 매일 출퇴근 시간을 기록하였고, 원고에게 피고 C와 함께 종사하고 있는 미용사들의 휴가, 조퇴 등에 관하여 사전에 보고하였으며, 급박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사후에 보고하되 근거서류인 진단서, 처방전을 가져오도록 하였다. 원고는 사전에 승인되지 않은 조퇴의 사유의 적정성까지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는 월차, 휴가 등을 구분하면서 추석때 이미 쓴 것 아닌지, 휴가가 있는지를 물어보기도 하였고, 월차는 토요일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것으로 보이며(을가 제8호증 1쪽), 매월 지각자 명단, 지각시간, 지각 횟수 등을 확인하였는데(을가 제9호증), 이는 근로계약서 상 계약해지 사유를 판단하기 위함일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원고는 근무시간을 지정하고 감독하였으며, 피고 C를 비롯한 미용사들이 이에 구속당하였다고 보인다.
원고는 피고 C에게 시술가격, 제품 할인 여부, 홍보글 게시, 빨래 여부 및 방법, 다림질에 관하여 상세하게 지시하고, 피고 C, D는 신규고객 유입 경로나 시술 인원 등에 관하여 원고에게 보고하여 원고가 이를 감독하였으며, 원고는 유니폼 및 속눈썹 시술을 할 때 필요한 사용접착제, 가모, 면봉, 화장솜, 에센스, 티슈 등의 제품을 지원하였다. 또한 이 사건 업체의 미용사들이 유니폼을 착용하지 아니하기 위하여는 원고에게 승인을 받아야 했는바, 미용사들은 원고로부터 업무의 구체적인 내용, 가격, 방법, 물품 구매처까지 지휘·감독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피고의 경우 근로시간, 업무내용 등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는지에 관한 자료가 개별적으로 제출되지 않기는 하였으나, 원고는 피고들이 퇴직한지 5년 내지 7년 이상 경과한 시점에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는바, 이미 퇴직하여 이 사건 업체에 근무하였을 당시의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피고들이 원고들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퇴직금 채권의 소멸시효인 3년이 넘는 장기간 위와 같은 자료를 보관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고, 원고가 이미 지급한 퇴직금의 반환을 오랜 시일이 지난 뒤 요구할 것을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원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피고들이 퇴직할 당시 노무법인의 노무사와의 상담까지 거쳐 노무사의 자문에 따라 피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였는데, 당시 원고의 상담 내용에 의하더라도전문가의 입장에서 근로자성을 부정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만일 피고들의 퇴직 당시에 퇴직금 지급 여부가 문제되었을 경우 피고들이 확보할 수 있었던 자료를 종합하면 원고 측 노무사의 자문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개연성이 높다.
F, G가 원고에 대하여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사건에서 미용사의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판결이 확정되기는 하였으나,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F는 원고와'용역계약서'를 작성하였고, F와 G가 원고에 대하여 임금 등을 청구하여 F, G가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증명책임이 F, G에 있었으므로,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한다. 또한 원고가 H에 대하여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돈을 부당이득의 반환으로 구하는 사건에서는 H의 근로자성을 부정하면서도 결과적으로 원고가 지급한 퇴직금이 법률상 원인이 없었다는 점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여 원고의 청구가 기각되었다.
D가 원고에게 다른 네일 업체에서 종사하는 I을 일주일에 4~5일 근무할 수 있다며 원고에게 소개시켜준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이는 D가 다른 장소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는 아니다. 그 외에 제3자로 하여금 대체근무를 하도록 하는 것이 가능하였다거나 출퇴근기록이 없는 미용사에 대한 자료는 피고들에 대한 것이 아니고, 달리 피고들의 다른 장소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였다거나 대체근무를 할 수 있었고 출퇴근이 자유로웠다는 등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있을 만한 자료는 전혀 제출되지 아니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