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2. 5. 선고 2024가단5016939 판결

임금

주문

1.

피고는 원고 A에게 2,058,555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6. 23.부터, 원고 B에게 2,058,555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8. 25.부터, 원고 C에게 2,058,555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9. 2.부터, 원고 D에게 2,058,555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8. 14.부터 각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그중 2/3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인력 및 각종 업무제공 용역사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법인으로서 상시근로자 약 8,000명을 고용하고 있는 회사이다.

나.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고용되어 아래의 각 재직기간 동안 피고 회사가 도급(위탁)계약을 체결하여 현재까지 계속 사업 중인 F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고 한다)에서 24시간 격일제 형태(월간 약 15일)의 근로를 제공하였는데, 1일 사업장 체류시간은 08:00부터 익일 08:00까지이며, 주간에는 차량유도·주차안내, 야간에는 경비업무를 수행하였다.

다.

원고들은 피고 회사와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 지급에 관하여 포괄임금약정(이하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통칭하고, 포괄임금 약정을 '이 사건 포괄임금 약정'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포괄임금 약정 문구는 아래와 같다(다만, 급여 액수는 매년 최저임금 변동에 따라 달라졌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이 사건 포괄임금 약정의 효력 유무

1)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

이 사건 병원에서는 각 근로자들의 투입 근무지가 미리 결정되어 있고, 근로계약서 및 휴게시간활용확인서에서 각각의 휴게시간이 어떤 시간대에서 얼마나 이루어지는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원고들의 경우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포괄임금제를 적용해야 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또한 원고들의 실제 근무시간을 최저임금으로 환산한 금액이 포괄임금 약정 급여보다많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다. 따라서 이 사건 포괄임금 약정은 무효이다.

나)

피고

원고들은 이 사건 병원에서 주차관리 또는 경비업무를 담당하였으며, 병원 업무시간이 종료하는 18시 이후에는 본관 안내데스크 등 퇴근하는 병원 직원들을 대신해서 대기하는 업무를 진행하였다. 특히, 야간근무 시에는 방문객이나 문의 전화가 거의없고,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이 4시간 동안 숙면을 취하기도 하는 등 업무와 휴식이 수시로 반복되는 형태의 근무를 수행하였기에, 제대로 된 근로시간 산정은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야간시간대에는 사용자의 실질적인 지휘·감독이나 관리 등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나아가 피고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장으로부터 '주식회사 E(피고)의 F병원 현장'에 대하여 감시적 근로종사자에 대한 적용 제외 승인서를 교부받은 바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포괄임금 약정은 유효하다.

2)

관련 법리

감시 · 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4다23497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이 그대로 적용됨을 전제로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근로기준법상의 연장·야간·휴일근로 등에 대한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포괄임금으로 지급하려는 것이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려는 것은 아니므로, 감시 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그러한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기 위한 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등 참조).

3)

구체적 판단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기본임금을 산정하고 연장근로수당과 야간근로수당을 실제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포괄임금 약정이 체결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고,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을 제3 내지 5, 10 내지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의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상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워 포괄임금 약정의 필요성과 합리성이 인정되고, 이 사건 포괄임금 약정이 원고들에게 불이익하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 사건 포괄임금 약정은 유효하다.

①

원고들은 이 사건 병원에서 A조와 B조로 나뉘어 격일제로 근무하면서 주차 안내와 차량 유도 업무 및 경비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연장 및 야간, 휴일근무가 당연히 예상된다. 또한, 24시간 격일제 근무에 있어서 사업자가 근로자를 내내 관리·감독하면서 근로시간을 정확히 산정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②

이 사건 병원 진료시간은 오후 6시경 종료되고(콜센터는 오후 5시경 마감) 면회도 분만실에 한하여 19:00까지만 가능하였으므로, 이후의 야간시간에는 순찰이 주된 업무였다. A조와 B조에 편성된 인원이 주간과 야간에 동일하게 유지되었다고 보이므로 야간의 근무강도는 현저히 낮았다고 볼 수 있다.

③

더 구체적으로 근무내용을 살펴보면, 이 사건 병원은 본관 3동, 신관 2동 및 연구소로 이루어져 있고 야간에는 본관 및 신관 각 동의 안내데스크를 대체하여 격일제 근로자들이 근무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진료와 면회가 마감된 상황에서 데스크 업무는 드물게 발생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순찰은 1시간 30분 단위로 담당근로자가 배치되어 있으나 실제 순찰에 1시간 30분이 소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연구소의 경우 순찰시간이 30분으로 기록되어 있음), 상당한 유휴시간이 발생했으리라 예상된다.

④

이 사건 병원에는 독립된 휴게시설이 있어 침대에서 수면하거나 샤워실에서 샤워를 하는 등 자유로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⑤

2022. 6. 8.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에서 특별사법경찰관이 이 사건 병원에 현장출장을 나와 조사한 결과, 응급실 주간 근무자 1명, 응급실 야간 교대근무자 2명, 본관·신관 수위 및 주차관리 담당자 4명의 근무형태를 살펴본 후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 같은 법 시행규칙 제10조 제2항의 규정에 적합하다고 보아 감시적 근로 종사자에 대한 적용제외를 승인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고, 이에 따라 2022. 5. 19. 피고에 대하여 '감시적 근로종사자에 대한 적용 제외 승인서'가 발급되었다. 이때 조사된 근로자들 중 한명이 원고 D이고, 다른 원고들의 근무 형태가 원고 D과 달랐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포괄임금 약정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임금 차액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나.

근로계약상 휴게시간 미부여에 따른 미지급 임금 인정 여부

1)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

이 사건 병원에서 07:30부터 08:00까지 아침 조회를 하여 근로계약상 합의되지 않은 30분의 연장근로가 있었고(다만, 2023년부터는 조회참석에 대한 수당이 지급되었다), 휴게시간으로 정해진 3시간 중 1시간을 부여받지 못하였으므로, 1시간 30분에 대한 연장근로수당을 지급받아야 한다.

나)

피고

원고들에게 근로계약서상 휴게시간(8시간 30분)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었으므로, 임금체불은 인정되지 않는다.

2)

판단

이 사건 병원에서 조식시간을 이용하여 아침조회를 한 사실은 별다른 다툼이 없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참석이 자율적이고 원고들이 아침식사를 위해 일찍 나왔다가 자연스럽게 조회를 하게 되는 것뿐이라고 주장하나, 원고들과 같이 자주 근무구역과 시간이 변동되고 조 단위로 담당구역을 정하는 경우 조회를 통해 출근을 확인하고 담당구역과 시간을 확인하는 시간이 필수적으로 보이는 점, 2023년부터는 피고가 원고들에게 아침조회 시간에 해당하는 30분에 대한 수당을 지급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에 대한 추가급여 지급의무가 발생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만, 원고들이 주장하는 다른 1시간의 연장근로에 대해서는 이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여 받아들이지 않는다. 위 30분에 대한 추가급여를 계산하면(각 년도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시급 기준), 아래와 같이 원고별로 각 2,058,555원이 인정된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2,058,555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6. 23.부터, 원고 B에게 2,058,555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8. 25.부터, 원고 C에게 2,058,555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9. 2.부터, 원고 D에게 2,058,555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8. 14.부터 각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각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서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