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2. 8.부터 2025. 11. 25.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6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보험업 등을 그 목적으로 하는 보험회사로, 2023. 1. 16.경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와 보험기간 2023. 2. 1.부터 2024. 2. 1.까지, 피보험자 'C, C 대구 지점 근로자 전원, 각 원청업체'로 하는 국내근로자 재해보장책임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C은 2022. 1. 12.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로부터 E 지식산업센터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 중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하도급받아 위 공사에 F(이하 '피해자'라 한다) 등 근로자를 투입하여 공사를 진행하였다.
피고는 2021. 10. 14. D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의 안전시설물 제작 및 설치 업무를 하도급받아 이 사건 공사현장에 안전시설물을 제작하여 설치하였다.
피해자는 2023. 4. 11. 06:10경 이 사건 공사현장 3번 GATE 내 공사장 상가슬라브 1층에서 지하1층 바닥으로 받침목을 투하하여 내려놓는 작업을 하던 중 중심을 잃고 지하1층 바닥으로 추락하였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으나 2023. 4. 20. 07:10경 사망하였다.
C은 피해자 측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으로 400,000,000원을 지급하였고, 원고는 2024. 2. 7.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으로 C에게 피해자측 과실(30%)을 고려하여 315,000,0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의 안전시설물 설치의무자로서 추락방지시설물을 관련 기준 등에 따라 설치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민법 제750조에 따라 피해자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 또는 D에 대한 채무불이행에 기한 확대손해에 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원고는 C에 이 사건 보험계약에 의한 보험금을 지급하여 상법 제682조에 의하여 C이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구상청구권을 대위취득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31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D과 C 측의 요청으로 이 사건 사고 장소인 기둥 부분에 철재난간 일부를 설치하지 않았으므로, 안전시설 설치에 관한 고의 · 과실이 존재하지 않는다. 한편이 사건 사고는 피해자가 작업공간이나 통로가 아닌 공간에서 불안전한 자세로 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그 원인이 피해자에게 있을 뿐, 피고의 안전시설 설치와 인과관계가 없다.
설령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위와 같은 행동, 피보험자인 C의 관리감독상 업무상 주의의무위반으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20% 이하로 제한하여야 한다.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법행위는 불법행위의 핵심적인 성립요건으로서, 법률을 위반한 경우에 한정되지 않고 전체 법질서의 관점에서 사회통념상 위법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도 포함할 수 있는 탄력적인 개념이다(대법원 2024. 7.11. 선고 2023다314022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현장에 난간대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을 경우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는 근로자가 추락 등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난간대를 설치하는 피고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같은 법 시행령 등 관련 법령, D의 난간대 설치기준에 따라 이 사건 공사현장에 철재난간과 안전망을 안전하게 설치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 사건 사고 위치 부분에 철재난간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과실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민법 제750조에 의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피해자에 대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므로 채무불이행에 기한 확대손해배상책임에 관한 주장은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D과 C 측의 요청으로 이 사건 사고 장소인 기둥 부분에 철재난간 일부를 설치하지 않았으므로 고의 또는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제출한 을 제5호증의 기재만으로는 D이나 C 측에서 이와 같은 요구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가 2025. 11. 21. 제출한 참고자료를 보더라도 피고의 직원은 현장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의 요구에 일부 공간을 비워두고 난간대를 설치하였다는 것으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D이나 C의 요청으로 난간대 일부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인정할 수 없고, 설령 C에서 이를 요청하였다고 하더라도 원청인 D의 승인 없이 위와 같이 난간대를 설치하였으므로 과실이 없다고 볼 수도 없다.]
책임의 제한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해자는 작업공간이나 통로가 아닌 공간에서 안전하지 않은 자세로 작업을 하였고, 추락방지를 위한 안전벨트 고리를 결속하지 않은 점, D은 피고가 안전시설물을 설치한 후 이를 제대로 설치되었는지 확인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하여 이 사건 사고 장소의 난간대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것을 발견하지 못한 점, C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피해자 등 근로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철저히 안전교육을 시키고 공사현장을 안전하게 관리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의 직원은 이 사건 사고 현장에 난간대를 설치하면서 현장에서 철근이나 형틀 작업하는 사람들(C 측)의 요구로 기둥에서 일부 공간을 비워두고 난간대를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사고는 D, C, 피해자, 피고의 과실의 경합으로 발생된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은 전체 손해의 3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가 400,000,000원<1>인 사실에 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의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액은 120,000,000원(= 손해액 400,000,000원 × 30%)이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피해자의 유족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날의 다음 날인 2024. 2. 8.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선고일인 2025. 11. 2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희
각주1) 피해자의 전체 손해액에서 유족급여 부분을 공제한 나머지 손해인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